작자/채신련
【정견망】
1. 축장서(竺長舒) 이야기
진(晉)나라 때 축장서란 사람이 있었다. 원래 서역 천축 사람인데 전심으로 불경을 외우는 것을 업으로 했다. 나중에 그는 오군(吳郡)에 거주하게 되었다. 어느 날 성에서 화재가 났는데 집의 추녀가 집마다 붙어 있어 불이 번졌다. 축장서의 집은 바람이 부는 곳에 있었다. 그는 ‘우리 집이 불에 탈지 모르니 성심껏 불경을 외우자.’라고 생각했다. 큰 불이 퍼지면서 그의 집으로 옮겨 붙으려 할 때 갑자기 바람이 방향을 바꾸더니 불도 꺼져버렸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놀라 이상하게 생각했다.
당시 그의 이웃에 악동이 살고 있었는데 그는 늘 불만이 많았다. 한밤중에 바람이 세게 불 때에 몰래 불을 붙여 축장서의 집에 던졌다. 그러나 몇 군데 던진 곳의 불은 전부 꺼져버렸다.
이 소년은 매우 놀랐고 이에 감동을 받았다. 날이 밝자 그는 축장서의 집에 나아가 사죄하며 찬양했다. “당신은 신통이 대단해서 불을 끌 수 있군요!” 축장서는 솔직하게 말했다. “나는 무슨 신통이 없습니다! 그저 늘 불경을 외우는 일을 업으로 할 뿐이지요. 매번 무슨 번거로운 일을 만나면 신령에게 보호를 의지하여 위험에서 벗어나곤 합니다.” 《변정론辨正論》
2. 두 명의 오군 사람
하나는 오군 심갑(沈甲)이란 사람인데 나쁜 일로 감금되어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저자거리로 끌려 나가 참수 당하는 날 그는 관세음보살을 끊임없이 외우고 있었다. 망나니가 칼을 들었을 때 스스로 칼이 부러져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매우 놀랐고 이 때문에 그를 석방해주었다.
또 한 사람은 육휘(陸暉)라고 하는데 역시 감옥에 잡혀 들어갔다. 그는 반드시 죽임을 당할 것이라 생각해 식구들에게 부탁해 관세음보살상을 만들어 죽음을 면하게 해달라고 빌게 했다. 형을 내릴 때가 되어 그를 칼로 세 번을 내리쳤는데 칼이 세 번 다 부러졌다.
형을 집행하는 관리가 무슨 연고인가 묻자 그는 “아마도 관세음보살의 자비의 힘이 아닌가 합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사람을 보내 그의 집에 있는 관음상을 보았더니 관음상의 목에 세 갈래 칼자국이 나 있었다. 관리가 이 일을 조정에 상주해 그를 석방시켰다. (자료출처: 《선험기(宣驗記)》)
3. 손경덕(孫敬德)
동위(東魏) 정주(定州) 사람 손경덕은 불교를 신봉하여 관음상 하나를 주조하여 스스로 모셨다. 나중에 그가 강도에게 모함을 당해 감옥에 갇혔는데 고문을 견디지 못하고 무고하게 자백을 하여 사형 판결을 받았다. 꿈에 홀연 어느 스님을 만났는데 그에게 “관세음보살님, 구해주세요(救生觀世)”를 천 번 외우라고 했다. 그를 붙잡아 형장으로 갈 때 그는 이미 천 번을 외웠다. 칼이 그의 목에 닿았을 때 칼이 세 동강이 났는데 피부는 전혀 상하지 않았다. 칼을 세 차례나 바꾸어 시도했는데 여전히 부러졌다.
관원은 이 일을 조정에 보고했다. 승상 고환이 황제에게 표를 올려 그의 죽음을 면해줄 것을 상주했다.
손경덕이 집에 돌아가 관음상의 목을 보니 세 갈래 흔적이 있었다. 이에 조정에서는 《관음경》을 써서 세상에 널리 퍼뜨리게 했다. 현재 《고왕관세음경(高王觀世音經)》이라고 하는 것이 그것이다. 진(晉), 송(宋), 양(梁)나라와 진(秦), 조(趙)나라에서 모두 관세음, 지장, 미륵, 아미타불의 이름을 외웠는데 관련된 통계에 근거하면 도움 받은 사람이 셀 수 없이 많았다고 한다. (출처:《명상기(冥祥記)》)
4. 고순(高荀)
형양 사람 고순은 나이가 50인데 살인죄로 체포되어 지하 감옥에 갇혀있었다. 그는 틀림없이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옆에 갇혀 있던 사람이 말했다. “우리 함께 힘써 관세음을 외웁시다.”
고순이 말했다. “내 죄는 매우 무거우니 모함을 당해도 달게 받겠지만 어디 벗어날 길이 있겠소?” 같은 감옥에 있던 사람이 다시 권했다. 그래서 그는 소원을 세우고 이제부터 악을 버리고 선을 따르기로 맹세하고 전심으로 불경을 외우며 다시는 나쁜 짓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만일 벗어날 수 있다면 오층 불탑을 세우고 몸을 던져 노비가 되어 여러 승려들을 공양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전심으로 십여 일간 불호를 외웠다. 그러자 몸에 차고 있던 족쇄가 저절로 벗겨졌다. 간수가 깜짝 놀라 말했다. “만약 신불(神佛)께서 너를 불쌍히 여긴 거라면 네 목을 벨 때 죽지 않을 것이다.”
형을 집행하는 날 망나니가 칼을 들어 쳤으나 칼이 부러졌다. 이 일을 황제에게 상주하여 그는 사면 받았다. (출처: 《선험기(宣驗記)》))
5. 불법을 경시해 다리가 오그라들다 개과한 후 즉시 호전
사준(史雋)은 학식이 있는 사람인데 도교를 신봉하고 불교를 경시했다. 그는 늘 사람들에게 말했다. “부처는 작은 신이니 모실 가치가 없다.” 그는 불상을 볼 때마다 늘 경박하게 비웃곤 했다. 나중에 그의 다리가 오그라들었는데 아무리 신령에게 기도해도 모두 소용이 없었다.
그의 친구 중에 조문(趙文)이라는 사람이 그에게 말했다. “불경(佛經) 불법(佛法)은 천하제일의 복을 짓는 일이라네. 시험 삼아 관음보살상을 하나 조성해서 기도를 해보게.”
사준은 병이 워낙 심해서 그의 말대로 관음상을 주조했다. 상이 만들어진 후 경건하게 기도했다. 나중에 꿈에 관세음보살이 나타났고 병은 과연 쾌유되었다. 출처(《선험기》)
이상의 자료는 모두 송나라 때 이방이 지은 《태평광기》에 근거한다.
원문위치: http://www.zhengjian.org/node/250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