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 묵안(黙安) 정리
【정견망】
1. 음험한 부자
당나라 때 분주(汾州 지금의 산서성 일부) 효의현(孝義縣) 천촌(泉村) 사람 유마아(劉摩兒)가 고종 현경(顯慶) 4년 8월 병으로 죽었다. 다음날 그의 아들 유사보(劉師保) 역시 죽었다. 두 부자는 평생 일을 하는데 있어서 매우 음험하고 살생을 좋아했다.
이웃에 기롱위(祁隴威)가 있었는데 장작을 패다 수레바퀴에 부딪혀 죽었지만 며칠 후 다시 소생했다.
기롱위는 저승에서 유마아의 아들 유사보를 보았는데 그는 마침 큰 화로속 끓는 물속에서 삶기고 있었다. 잠깐 사이에 살이 다 삶아졌고 사람의 모양이 아니었으며 백골만 남았다. 큰 화로에서 꺼낸 후 한참이 지나자 다시 사람 모양으로 회복되었다.
기롱위가 유사보에게 물었다.
“저들이 무엇 때문에 자네를 삶는가?”
유사보가 말했다.
“내가 사람됨이 음험하고 늘 사냥을 하여 이런 벌을 받는 것입니다.”
기롱위가 물었다.
“자네 부친은 어디 계시는가?”
유사보는 “부친은 죄가 더 심해서 당신이 만날 수 없을 것입니다. 당신은 돌아가야 하는데 가면 우리 집 사람들에게 알려주세요. 우리 식구들에게 우리를 위해 재(齋)를 지내고 복을 빌어달라고 해주세요.”
유사보는 말을 마치고 눈물을 비 오듯 흘렸다. 기롱위가 고개를 끄덕여 응낙했다.
기롱위는 두 저승사자에게 이끌려 앞으로 가기를 재촉받았다. 어느 관청에 도착했는데 건물이 매우 높고 20여 명이 지팡이를 짚고 서 있었다. 한 관원이 기롱위를 보고 물었다. “너는 무슨 복을 지었는가?”
기룡위가 대답했다.
“작년 정월 절에 있으면서 스님이 경서를 외우는 것을 보고 적삼을 벗어 보시를 했습니다. 또 오계를 받았고 지금까지 범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관원이 물었다.
“네 말대로라면 공덕이 무량한데 너는 왜 여기에 왔느냐?”
그를 잡아온 두 명의 저승사자가 말했다.
“그가 바로 장작나무를 패다가 수레에 부딪혀 죽은 기롱위입니다.”
그 관원은 사람을 불러 《명부(冥簿)》를 대조했다. 《명부》를 다 보고는 말했다.
“이 사람은 마땅히 죽어야 하며 잘못은 아니다. 하지만 옆에 주석이 달려있다. ‘계(戒)를 받고 보시했으니 마땅히 수명을 연장한다.’” 그래서 두 사자를 시켜 기롱위를 돌려보냈다. 기롱위는 즉시 살아났다.
2. 양이 백정에게 무릎을 꿇다
당 고종 현경 연간에 장안성 서쪽 길 옆에 한 점포가 있었다. 그 집 며느리가 아들을 낳았다. 한 달이 되자 친척들이 축하하러 모여들었고 양을 잡아 잔치를 하려 했다. 그런데 그 양이 여러 차례 무릎을 꿇으며 절을 했다. 백정이 이 일을 점포 주인에게 알렸다. 집안의 남녀노소 모두 이것은 무슨 나쁜 징조가 아니니 상관없다고 하며 양을 죽여 양고기를 솥에 넣고 삶았다. 다른 사람은 다른 음식을 만드느라 바빴으므로 며느리에게 어린 아이를 안고 고기 삶는 것을 지켜보라고 했다.
그녀는 아이를 안고 솥 앞에 서 있었는데 고기를 삶던 솥이 갑자기 폭발하면서 뜨거운 탕이 사방으로 튀어 모자는 둘 다 화상을 입고 죽어버렸다.
점포에 있던 사람들이 이것을 보고 다시는 살생을 하지 않았다.
3. 천리(天理)의 보응은 한 치의 오차도 없어
당 고종 총장, 함형 연간에 장안에 한 백정이 있었는데 양 도살을 업으로 삼았다. 나중에 이 백정이 병이 들었는데 한 무리의 양들이 자기를 들어 올려 완전히 양을 자르는 식으로 자신을 잡는 것을 느꼈다. 두 마리 양이 그의 손을 잡고 두 마리 양이 그의 발을 잡고 다른 한 마리 양은 칼로 그의 목을 찔러 피가 철철 흘러 곧 죽는 것 같았다. 잠시 후 그는 깨어났는데 이런 일이 여러 번 반복되어 죽었다 살아나고 죽었다 살아났다. 나중에는 진짜 죽었다.
이 사람이 살아나기 전에 식구들이 그의 목에 선혈이 있는 것을 보았는데 자세히 보니 목이 칼로 찔린 것 같았다. 그 상처는 양을 자를 때 모양과 같이 한쪽은 구멍이 작고 한쪽의 구멍이 컸다. 정말 하늘의 보응에는 조금도 차이가 없었다.
4. 저승 판관이 주사관을 징벌하다
당나라 건주사사(虔州司士 관직명) 유지원(劉知元)이 사창(司倉)을 겸직했다. 어느 날 큰 연회를 베풀 때에 사마(司馬) 양순신(楊舜臣)이 그에게 말했다. “짐승을 살 때는 반드시 새끼를 밴 것을 사게, 살이 쪄서 먹기가 좋다네. 다른 것은 질겨서 먹기 힘들어.”
유지원은 그래서 새끼 밴 소 돼지 양 등을 골라서 잡았으며 잡을 태가 아직 움직이고 있었는데 한참이 지난 후에야 겨우 멈췄다.
오래되지 않아 양순신 집의 하인이 아무 병도 없이 죽었는데 심장이 여전히 따뜻했다. 7일이 지난 후 하인이 되살아났다. 그가 말하기를 “작은 새끼를 데리고 있는 흰 물소 한마리가 염라왕에서 호소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는 5월에 새끼를 뱄는데 모자가 같이 억울하게 죽었습니다.” 순식간에 또 돼지 양 나귀 등이 새끼를 데리고 와서 고소를 했다.
또 그는 유지원이 저승에서 자백하는 것을 보았는데 양사마를 불러와 그가 시킨 일이라고 했다. 삼일이 지나 유지원이 갑자기 죽었고 또 5일이 지나자 사마 양순신 역시 죽었다.
5. 집안에 돈이 있어도 정상적인 사람이 하나도 없어
무측천 초년 경조인(京兆人) 이전문(李全聞)은 집안에 재물이 많았으나 타고난 성격이 살육을 좋아했다. 돼지, 양, 소, 나귀를 죽여 삶을 때 그는 직접 구경했다. 그는 늘 수십 마리의 매를 키웠다. 봄, 여름이면 어구를 쳐서 물고기나 자라를 잡았고 겨울이면 여우나 토끼를 사냥했다. 그는 늘 아들과 참새를 잡아서 칼로 머리를 잘라내고 즉시 손을 놓아 얼마나 멀리 나는가 보아서 멀리 가는 사람이 이긴 것으로 삼았는데 이를 오락처럼 즐겼다.
그는 집에서도 극히 잔인하여 노비나 첩 하인이 조금이라도 잘못을 저지르면 즉시 그녀들의 배를 갈라 심장을 꺼내거나 혹은 눈을 파냈다. 나중에 그의 아내가 첫아들을 낳았는데 얼굴에 눈꺼풀 피부가 아래로 늘어져 코까지 내려와 있었고 이마 뒤쪽에 또 피부가 뒷 목덜미까지 내려와서 마치 두건을 쓴 것처럼 보였다. 나중에 또 아들을 낳았는데 이빨과 손톱이 호랑이 같고 입은 매 같았다. 나중에 또 아들을 낳았는데 목에서 허리까지 가는 봉선이 있어서 열어보니 심장 폐부 등 오장이 다 보였다. 이 아이들은 태어나자 얼마 안 되어 죽어버렸다.
그는 또 형이 있었는데 매사냥을 즐겼고 성격이 잔혹했다. 그의 아내가 아들을 낳았는데 정수리에 살이 도리깨 같았고 또 몇 명을 낳았는데 새나 짐승 자라처럼 생겨 있거나 눈이나 코가 없었다. 한 곳도 정상적이지 않았다!
(자료출처: 《태평광기》)
원문위치: http://www.zhengjian.org/node/252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