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简体 | 正體 | English | Vietnamese

정거중이 시해선이 되다

작자/ 로적(路績)

【정견망】

도가의 수련방식은 종종 시해(尸解)의 방법으로 원만하여 신선이 된다. 시해란 바로 한사람의 자기를 연화해내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자신의 진짜 몸은 운유를 떠나는 것이다.

당나라 때 사인(舍人) 정거중(鄭居中)은 고아한 선비로 도술을 몹시 좋아했다. 그는 늘 장산인(張山人)과 함께 놀러 다녔기에 사람들은 단지 그를 작은 장산인이라 불렀을 뿐 그가 무슨 법술을 할 줄 아는지 몰랐다. 그는 양한(襄漢) 일대에 살았는데 중서사인(中書舍人)이란 관직을 하사받았으나 관직에 나아가지 않았다. 당 문종(文宗) 개성(開成) 2년 봄 정거중이 서너 명의 하인을 데리고 숭산(崇山)에 가서 스님과 함께 등산하며 몇 개월을 돌아다니며 거기에 머물렀다.

어느 날 밤 그는 어느 지방에 도착했는데 그곳의 삼림이 수려하고 물이 깨끗하여 그는 놀다가 돌아가는 것을 잊었다. 그래서 좀 쉬려고 하며 하인에게 촉등을 가져오라 하고 가는 김에 필묵을 좀 가져오라고 했는데 시를 쓰려는 듯 했다. 정거중이 붓을 들어 막 시를 쓸 때 촛불이 꺼졌다. 하인이 옆에 있었는데 그가 넘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하인이 황급히 다가가 보니 정거중은 거센 숨소리가 들렸고 닭처럼 밝은 빛이 그의 목을 돌며 빠져나왔다. 하인이 급히 불을 밝혀 그를 비쳐보았더니 그는 이미 숨이 끊어져 있었다.

종이에 ‘향화원필(香火願畢 향불을 끝내고 싶다는 의미)’이란 네 글자가 쓰여 있었는데 마지막 ‘필’ 자는 다 쓰지도 못했다. 나중에 산속에 사는 사람들과 사냥꾼들이 이따금씩 그를 보았는데 그가 입은 옷은 놀러 다닐 때와 같은 옷이었다. 바닥에 넘어진 정거중은 사실 지물화물(指物化物 사물을 지정해 다른 모습으로 연화하는 것)하여 연화한 것이며 진정한 정거중은 일찍이 떠나 신선이 되었다.

자료출처 : 《일사(逸史)》

원문위치 : http://www.zhengjian.org/node/2525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