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선장
【정견망】
서량여국은 흔히들 말하는 여인국이다.
처음 여인국에 들어갔을 때 당승과 팔계는 실수로 자모하(子母河)의 물을 마신 후 뱃속에 태아가 있는 것 같은 통증을 느낀다. 나중에 손오공과 사오정이 낙태천(落胎泉)의 물을 길어온 후에야 해소되었다.
‘병(病)’의 개념
수련인은 신체에 끊임없이 거대한 변화가 발생하기 때문에 수시로 각종 이상 감각이 나타날 수 있는데 때로는 몹시 견디기 힘들다. 이렇게 견디기 힘든 것을 일반인들이 보면 곧 병이 났다고 여긴다. 사실 이런 신체반응들은 수련인으로 말하자면 모두 정상이다.
왜냐하면 진정한 수련인에게는 근본적으로 ‘병’이란 개념이 없기 때문이다. 수련 과정에는 수많은 마난이 존재하는데 순풍에 돛단 듯 편안할 순 없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 방면이 있을 수 있다. 일부 기공을 연마하는 사람들이 수련을 괴롭지 않은 것으로 오해하는 원인은 기공 자체가 병을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기계적이고 단순한 추론에 불과하다.
사실 ‘병’ 자체는 소위 의학에서 말하는 그런 병리가 아니다. 수련인은 반드시 수련과정 중의 신체반응에서 나오는 각종 현상들을 정확히 대해야 하며 절대 이런 현상들의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 손오공과 사오정은 이것을 정상적인 반응으로 대했기 때문에 아주 쉽게 해소되었다. 반대로 만약 지나치게 집착하고 걱정하거나 심지어 일반인처럼 병에 걸렸다고 여긴다면 그럼 완전히 다른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그럼 다시 병의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담론해보자.
서양의학에서는 현대의 과학기술을 이용해 인체를 연구하는데 물리학과 화학의 방법으로 인체의 비정상적인 상태를 조정한다. 예전 사람들은 서양의학은 단지 “머리가 아프면 머리를 치료하고 발이 아프면 발을 치료한다”고 하는데 현대 서양의학 역시 인체계통을 분자 층면에서부터 인체의 각종 기전・병인을 연구한다. 겉으로 보면 크게 진보한 것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점에서는 본질이 개변되지 않았다. 양의의 방법은 단지 대증요법(對症療法)으로 다시 말해 반드시 병의 증상이 표현되어 나와야 검사해낼 수 있다. 증상으로 증상을 해석하고 증상으로 증상을 해결하기 때문에 비교적 표면적이다.
반면 중의(中醫)는 전통의학이론을 기초로 하며 그것의 이론기초는 음양(陰陽), 오행(五行), 기혈(氣血), 경락 등이다. 이는 모두 동방의 오랜 과학체계를 계승한 것으로 현대과학기술의 이론과는 전혀 다르다. 하지만 여러분들이 모두 중의의 치료효과를 인정하다시피 일부 난치병은 그래도 중의를 찾아서 치료해야 한다. 중의 중에서 침구, 경락은 특히나 의학계나 생물학계의 많은 과학자들이 경탄하게 한다. 가느다란 침으로 특정한 위치를 찾아 가볍게 찌르면 무형 중에 질병을 해결할 수 있다. 이것은 한 가지 아주 중요한 문제를 설명하는데 바로 병의 원인이 양방에서 말하는 그런 물리나 화학적 변화가 아니라 보다 깊은 층에서 인류가 아직 장악하지 못한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중의는 양의에 비해 이런 원인에 더 접근해 있다.
해외 과학자들이 인체의 체표전위를 측정해 중의학에서 말하는 ‘혈위(穴位)’의 위치를 발견했다고 하는데 전위가 상대적으로 높은 지점들을 연결하자 마치 인체의 경락과 아주 흡사했다. 이 실험은 어떤 면에서 경락이 객관적으로 존재함을 반영한다. 그렇다면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이런 것들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을까?
중의학의 존재는 인류의 행운이며 인류과학체계가 완벽하지 않음을 입증한다. 특히 인류과학발전의 길에서 한가지 지표로서 사람들로 하여금 시시각각 자신을 각성하게 하고, 현대의 첨단과학기술에 빠지지 않게 하며, 현대 인류의 과학기술수준이 아직 아주 저급함을 알려준다.
고대에 의사로 활동하는 것을 가리켜 ‘현호제세(懸壺濟世 역주: 직역하면 호로병을 달고 세상을 구제한다. 여기서 호로병은 선술로 사람을 구제한 선인 비장방의 일화에서 유래한 것으로 의업에 종사함을 뜻한다.)’라고 했다. 사실 사람에 대한 신의 연민이다. 각종 수련법문에서는 모두 경락이나 기혈 등에 관한 학설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인정한다면 원시의 중의학이야말로 수련인이 일반인들에게 베푸는 일종의 은혜이다.
하지만 현대 중의학은 비록 일부 중의의 방제(方劑)나 수법(手法) 등의 형식을 보유하고는 있지만 이미 정신은 사라졌다. 또 증상을 중시하고 과학기술을 이용한 검증수단을 중시한다. 실제로는 이미 서양의학의 이론과 방법체계를 따라가고 있다.
과거 중국 역사상 진정한 명의(名醫)는 모두 수련인이었으며 어느 정도 특이공능을 지니고 있었다. 아울러 ‘뛰어난 의사는 병이 들기 전에 치료(上醫治未病)’했기 때문에 아직 병의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병을 치료할 수 있었다.
색(色)의 유혹을 극복하다
여인국 이야기는 수행자가 반드시 색의 유혹을 극복해 ‘색’이란 관문을 통과해야 함을 말한다. 색의 문제는 남녀 모두에게 적용된다.
그 어떤 사람의 수련과정이라도 모두 반드시 색마(色魔)의 교란과 고험(考驗)이 출현하는데 이는 사람마다 반드시 넘어야 할 하나의 관(關)이다. 색의 피해는 아주 심각해서 수련인의 결심을 동요시켜 속인 중의 정에 집착하게 만들며 인체의 에너지를 대량으로 소모하게 만들거나 심지어 사람을 이끌러 범죄의 깊은 수렁 속으로 끌어들인다.
‘색(色)’과 ‘욕(欲)’은 또 구별이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부부 사이에는 욕의 문제만 있을 뿐 색의 문제는 없다. 과거의 결혼은 모두 천지에 예를 올렸는데 즉 천지의 인정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현대 인류의 도덕관념은 아주 심하게 부패되었고 이미 일부 바르지 못한 현상이 습관이 되었다. 심지어는 동성애와 같은 추악한 현상들이 법의 보호를 받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인간의 법률은 우주법칙이 아니며 타락한 자는 반드시 우주법칙의 징벌을 받게 된다.
중국에서는 문화혁명 기간에 유가에서 중시하는 ‘극기복례(克己復禮)’를 대대적으로 비판하면서 반란을 부추겼다. 이는 인류문명에 대한 범죄로서 사람의 도덕관념마저 모두 혼란해졌다. 만약 사람에게 인류가 마땅히 지녀야할 도덕규범이 없다면 금수와 다름이 없는데 그때의 사람이 여전히 사람이란 말인가?
한편 당승은 여인국에서 위기를 벗어나자마자 전갈요정에게 사로잡혔다. 심지어 손오공마저 전갈의 공격으로 부상을 입었다.
여기에도 또 색의 문제와 관련이 있다. 표면적으로는 부드럽고 온화하며 아름다워 보이지만 사실상 독을 지닌 전갈이다. 당신이 금강(金剛)이나 철골(鐵骨)일지라도 찔리면 다칠 수 있다. 수련자에 대한 색의 위험은 이처럼 지대한 것이다.
색의 문제를 극복하려면 우선 반드시 한가지 정확한 지도사상이 있어 자신의 정념(正念)을 유지해야만 타파할 수 있다. 때로는 또 상사(上師)나 호법(護法)의 보호가 있을 수 있다. 일찍이 석가모니의 한 제자가 색계를 범할 위험에 빠졌는데 다행히 석가모니가 신통으로 그를 구해주었다. 석가모니는 또 그 제자에게 주문을 전수해 사상 속의 잡념을 깨끗이 제거하게 했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48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