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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기》 시해(試解) (4)

글/ 탄진(撣塵)

【정견망】

(7) 마난의 배치와 근거

당승 사도는 81난(難)을 거쳐 서천에 도달한다. 이들 마난(魔難)의 배치는 표면적으로는 어느 지역을 가면 그런 마난을 만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아무런 근거 없이 배치된 것이 아니라 사람의 수련과 심성수련의 진행에 따라 배치된 것이다. 이들이 거쳐 간 지역과 만난 마난은 모두 자신의 심성과 신체의 내장 또는 혈위(穴位)와 관련이 있다. 우리는 손오공이 당승에게 귀의한 후 몇 가지 사례를 통해 분명히 보아낼 수 있다.

오공은 심(心)에 속하니 심이 바로잡히자면 자연히 육근(六根)을 깨끗이 해야 하는데 이를 육근청정(六根淸淨)이라 한다. 육근이란 불교에서 가리키는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다. 책에서는 이 육근을 각각 6명의 이름으로 형용해 각각 안간희(眼看喜), 이청노(耳聽怒), 비취애(鼻嗅愛), 설상사(舌嘗思), 신무우(身無憂), 의견욕(意見欲)이라 한다. 오공이 이 여섯 도적을 때려죽인 것은 사실 육근이 청정해졌음을 형상적으로 묘사한 것이다.

오공은 마음원숭이(心猿)라 자연히 주원신인 당승의 단속을 받는다. 이에 당승은 보살에게 전수받은 ‘긴고아주(緊箍兒咒)’를 외는데 다른 말로는 ‘정심진언(定心真言 마음을 안정시키는 진언)’이라고 하니 오공을 겨냥한 게 분명하다. 이렇게 마음원숭이를 제압한 후 곧 이어 백룡마를 거둔다. 이 회의 제목에 ‘의마수강(意馬收韁 생각이란 말의 고삐를 조이다)’이란 구절이 나온다. 즉 마음을 가두고 또 생각을 모으니 바로 ‘마음원숭이를 채우고 생각이란 말의 재갈을 물린다(鎖心猿拴意馬)’는 것이다. 생각은 마음의 단속을 받는데 손오공은 이전에 말을 관리하던 직책을 맡았으니 마음(心)과 생각(意)이 서로 합하면 자연스레 하나로 된다.

심의(心意)가 서로 합한 후 주인과 함께 서천으로 취경하러 가는데 다시 말해 진정한 수련이 시작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때 해야 할 것은 바로 금욕이다. 이것이 바로 검은 곰 요정에게 ‘금고아(禁箍兒)’를 사용한 뜻이다. 욕심을 단속했으니 당연히 미색을 탐하는 저팔계를 항복시켜야 한다. 사람이 계율에 따라 수련하면 심성은 자연히 제 위치에 오르게 된다.

이때에 이르러 당승 역시 불교의 핵심경전인 ‘심경(心經)’에 따라 자신을 수지(修持)할 때가 된 것이다.

앞서 이미 논술한 것처럼 취경 길에서의 수련은 대부분 도가의 수련이론이었다. 손오공과 저팔계가 대표하는 음양(陰陽)이 체내에서 합하는 것은 모두 비장(脾臟 오장의 土)의 작용과 분리시킬 수 없는데 사화상이 맡은 것이 바로 이 역할이다. 왜냐하면 비는 오행 중 토에 속하고 색은 황색이기 때문인데 여기에 인후(仁厚)하고 협조하는 속성을 더했다. 사화상은 또 황파(黃婆)라고도 불리는데 바로 매파란 뜻이다.

사화상을 거두기 전에 손오공과 저팔계가 황풍요괴와 크게 싸우는데 바로 금공(金公)과 목모(木母)가 황파의 조화가 부족하기 때문에 황풍요괴와 크게 싸운 것이다. 황풍요괴를 거둔 것은 다시 말해 사화상을 거둘 때가 된 것이다.

이제 당승 사도 5인이 다 함께 모였으니 진정한 수련에서 첫 번째 관의 고험이 시작된다. 바로 색욕지심의 고험이다. 이것이 바로 ‘사성이 선심을 시험한다(四聖試禪心)’의 유래이다.

이 관을 지나면 인체의 오장은 자연히 편안해지는데 수련인에 대해 말하자면 이 층차에서 원영(元嬰)이 나오기 시작한다. 오장관(五莊觀)의 오장(五莊)에는 사실 오장(五臟)의 의미가 있다. 인삼과(人蔘果)가 어린아이 모양인 것은 바로 원영을 말한 것이다. 왜냐하면 원영은 사람이 수련하는 일정한 층차 중에서 단전부위에서 생기는 것으로 선천적인 것에 속한다. 때문에 원영이 오행속성을 모두 두려워한다고 한 것이다.

불가에서는 원영을 불체(佛體)라 하거나 또는 금강불괴지체(金剛不壞之體)라 한다. 원영이 생겨났으니 자연히 사람 몸에서 시마(屍魔)를 제거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백골정을 세 번 때려죽인 이야기다.

앞에서는 이런 불가의 수련이론을 말했지만 사실 더 많은 것은 오히려 도가에 속한다. 도가수련에서는 주천(周天)을 통한다고 말하는데 도가에서는 주천을 또 하차주천(河車周天)이라고도 한다. 이것은 《서유기》 중에도 체현되어 있다.

42회에서 손오공이 남해로 가서 관음보살을 청해 홍해아를 항복시킬 때 검은 거북이 보살에게 예를 행하자 보살은 오공에게 이렇게 말한다. “네게 (정병을) 줘서 보내려 했더니 네가 들지도 못하는구나. 선재용녀(善財龍女)더러 함께 가주라고 하마.”

하지만 용녀가 너무나 아름다워 오공에게 혹여 사념(邪念)이 생길까 두려워 저당물을 잡히고 가라고 한다. 그러자 오공은 “제가 불문에 들어온 뒤로 지금껏 단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습니다.”라고 항변한다.

나중에 보살이 오공더러 먼저 가게 하자 오공이 “감히 보살님 앞에서 재주를 부릴 수야 없지요. 근두운을 몰게 되면 알몸이 다 드러날 텐데 보살님께서 불경하다 꾸짖으실까 두렵습니다.”라고 한다.

이 내용은 보는 사람에게 웃음을 참을 수 없게 하지만 사실 이는 주천이 통할 때 진기(真氣)가 음부를 지나면서 양물이 발기하는 현상을 비유한 것이다. 동시에 또 보살이 거처하는 곳에 선재용녀만 있으니 나중에 홍해아를 선재동자로 삼기 위한 복선을 묻어둔 것이다.

뒤이어 44회에서는 흑수하(黑水河)에서 타룡(鼉龍 악어)를 잡는데 이는 원기가 명문(命門)을 통과하는 과정이다. 왜냐하면 신장(腎臟)은 오행에서 수(水)가 되고 흑색에 해당하는데 명문이 두 신장의 사이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당승 사도가 건넌 흑수하 역시 바로 명문이란 관을 넘는 것이다. 사람의 독맥(督脈)은 양(陽)에 속하기 때문에 책에서 날씨를 말할 때 “삼양(三陽 정월)이 돌아 온 하늘 밝고 고와 그림을 펼쳐놓은 듯하다(三陽轉運,滿天明媚開圖畫)”고 한다.

이어지는 것은 협척관(夾脊關)을 지나는 것이다. 협척이란 등쪽 척추 양옆을 가리키는데 제1흉추에서 제5요추 극돌기 하방 양측이다. 책에서는 좁은 길(小路)로 협척을 비유하는데 이 좁은 길이 두 개의 큰 관문(大關) 사이에 있고 관문 아래 길은 모두 깎아지른 듯한 절벽으로 오백 명의 승려들이 기와와 벽돌을 가득 실은 수레를 끌고 있다고 했다. 손오공이 신통으로 이 수레를 끌어다 두 관을 넘으니 바로 협척을 지난 것이다.

이 관을 지날 때 호력대선(虎力大仙), 녹력대선(鹿力大仙)과 양력대선(羊力大仙)이란 세 요마가 손오공과 법술을 다투다 제거된다. 여기서 표현하려던 진정한 의미는 주천운행이 협척을 지날 때는 외력을 사용할 수 없고 너무 빠르거나 너무 맹렬하거나 너무 부드럽지 않아야 하며 본성의 일념에 의지하면 자연스레 넘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모두 방문(旁門)으로 들어간다.

협척관을 지난 후 주천의 길을 따라 계속 위로 올라가는데 책에서는 통천하(通天河)에 도달했다고 한다. 이 통천하란 바로 정수리 백회(百會)란 뜻인데 책에서는 ‘긴 물줄기 백천(百川 많은 하천)을 관통하네’라는 구절이 있어 백회혈이 본래 경맥이 서로 교차하고 모이는 곳임을 설명하고 있다. 이 혈은 사람 머리 정수리에 위치하니 하늘과 서로 통한다고 할 수 있다. 백회혈과 대응하는 대뇌속이 바로 니환궁(泥丸宮)인데 다시 말해 사람의 원신(元神)이 머무는 곳이다. 요마의 이름이 ‘영감대왕(靈感大王)’인 것 역시 이 점을 입증한다.

통천하에 도달하게 되면 취경의 길에서 이미 절반을 온 것으로 다시 말해 이미 5만 4천리를 온 것이다. 이곳은 또 사람의 두정(頭頂 정수리)에 해당하는데 다시 말해 임맥과 독맥이 만나는 곳이다. 통천하 강변에 진가장(陳家莊)이 있고 이곳에 진징(陳澄), 진청(陳清) 형제가 살았다. 진징에게는 일칭금(一秤金)이란 여덟 살 난 외동딸이 있고 진청에겐 진관보(陳關保)란 일곱 살 난 아들이 있었다. 당승 사도가 구해낸 것이 바로 이 두 아이였다. 물론 이 역시 일종의 비유법인데 아들 하나 딸 하나는 바로 ‘영아와 차녀가 음양에 짝하는 것(嬰兒姹女配陰陽)’이다.

일찍이 장삼풍은 “황파가 영아를 끌어 니환에 오르고 현관을 지나 영아와 차녀 둘이 한데 모인다(黃婆引去嬰兒,上泥丸,透玄關,嬰兒姹女兩團圓)”라는 수련 시를 쓴 적이 있다.

또 어떤 사람은 “사람의 협척은 하늘의 은하수에 비교된다. 은하가 가로 막히면 신령한 까치가 다리가 되기 때문에 작교(鵲橋)란 말이 생겼다. 사람의 혀도 작교라 한다. 대체로 단(丹)을 만드는 뜻은 황파가 영아를 이끌어 니환으로 오르는 것으로 차녀와 만나면 이를 일러 상작교(上鵲橋)라 한다.”라고 말했다.

이 한 관을 넘을 때 영감대왕이 신통력으로 통천하에 큰 눈을 내리고 강물을 얼게 했다. 전통적으로 ‘구전금단(九轉金丹)수련법’ 중에서는 수련이 이 단계에 이르면 입정 중에서 니환에서 백회에 이르는 구역이 마치 허공과 같은데 눈꽃이 분분히 날리는 장면이 나타날 수 있다.

책에서도 여러 차례 ‘구전금단술’ 수련을 언급하는데 예를 들면 손오공이 태상노군의 금단을 훔쳐먹은 후 노군이 옥황상제에게 이렇게 말한다.

“노도(老道)가 궁중에서 ‘구전금단’을 연마하면서 폐하께서 ‘단원대회(丹元大會)’를 여시길 기다리고 있었는데 뜻밖에 도적을 맞았습니다.”

심지어 팔계도 손오공에게 자신의 전세를 말하면서 “구전대환단을 전수받아 밤낮으로 공부를 그치지 않았다(得傳九轉大還丹,工夫晝夜無時輟)”고 한다.

마지막으로 당승이 마지막 하나의 난을 보충하기 위해 통천하에서 난을 당할 때에도 “삼승을 받들어 마음대로 드나드니 구전의 단을 이뤄 내키는 대로 대응할 수 있게 되었네(秉證三乘隨出入,丹成九轉任周旋)”라는 구절이 있다.

통천하를 지나자 오공, 팔계, 사승이 각각 훔치려는 마음이 일어나 재난을 당한다. 이때 요마는 태상노군의 푸른 소가 금강탁(金剛琢)을 훔쳐 인간 세상에 내려와 요괴가 된 것이다. 이 금강탁은 과거 손오공이 천궁에서 소란을 피울 때 태상노군이 손오공을 잡기 위해 천령개를 때렸던 그 물건이니 금강탁이 이곳에 나타난 것은 바로 주천 중에서 정수리를 통과하는 것을 의미한다.

독자 여러분이 다 보았다시피 손오공이 천궁에서 큰 소란을 피울 때 온 하늘의 신장들도 그를 어쩌지 못했다. 그것은 한 사람이 수련해서 머리 이 부위에서 관(關)과 규(窺)를 통과하는 것을 형상화한 표현이다. 전통 수련 중에서 ‘명천고(鳴天鼓 하늘 북을 울리다)’가 있는데 바로 두 손으로 귀를 감싸고 손가락은 옥침(玉枕)혈 부위를 가볍게 두드리는 것이다.

천궁 중의 뇌부(雷府)는 바로 사람의 코를 가리킨다. 태상노군이 거처하는 도솔궁은 33층천 밖에 있으니 애초 손오공이 바로 그곳에서 팔괘로 속에 들어갔던 곳이다. 실제로는 사람의 정수리를 가리킨다.

한편 50회와 51회에서 당승 도제를 가로막은 시대왕(兕大王)은 노군의 푸른 소가 변한 것으로 그것이 사는 곳이 금두산(金兜山) 금두동(金兜洞)이라 도솔궁의 별명임을 알 수 있다. 손오공이 천왕을 부르고 뇌공(雷公 벼락신)을 부르고 화덕(火德 불을 주관하는 신)을 청하고 수백(水伯 물을 관장하는 신)을 청하며 여래를 알현하고 18나한을 청한 것은 마치 과거 그가 천궁에서 큰 소란을 피울 때와 마찬가지다. 실질적으로는 주천을 운행할 때 관과 규를 통과하는 것을 형상적으로 묘사한 것이다. 최후에 노군이 금강탁으로 소의 코를 뚫어 푸른 소를 제압한 것은 주천운행이 코 부위에 도달했음을 비유한 것이다.

53회에서 서량여국(西梁女國)을 지날 때 당승과 팔계가 자모하(子母河)의 물을 먹고 태기가 생긴 것은 수련 중에서 방문(旁門)으로 들어간 것을 가리킨다. 당승과 팔계는 오행 속성상 모두 수(水)에 속하는데 수련의 술어 중에서는 이를 수은(汞 홍)이라 한다. 손오공은 금공이니 수련의 술어로는 또 납(鉛 연)이라고 한다. 진연(真鉛 참된 납)과 진홍(真汞 참된 수은)이 합해야 자연히 선단(仙丹)이 생긴다.

그러나 팔계와 당승은 오히려 물을 마셨기 때문에 사태(邪胎)가 생긴 것이다. 사태가 생겼으니 어찌해야 하는가? 해양산(解陽山) 파아동(破兒洞) 낙태천(落胎泉)의 물이 있어야만 해결할 수 있다. 이 샘물은 바로 사람의 타액(唾液)을 가리키는데 수련 중의 술어로는 금진옥액(金津玉液)이라 한다.

파아동은 여의진선(如意真仙)에 의해 취선암(聚仙庵)으로 이름이 바뀐다. 여기서 암은 원래 비구니가 머무는 곳이고 여의진선은 남자인데 왜 이런 이름으로 고쳤을까? 왜냐하면 물의 괘상인 감괘(坎卦)는 2음 1양인데 다시 말해 음속에 양이 있으니 암(庵) 속에 남자가 하나 있다는 뜻이 된다.

손오공이 여의진선과 싸울 때 왜 분신술로 진선을 상대해 물을 구하지 못했을까? 왜냐하면 진연(真鉛)과 진홍(真汞)은 반드시 토모(土母)의 조화를 거쳐야하니 반드시 사오정이 물을 떠오게 해야만 사태를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이런 시가 나온다.

참된 납을 단련하려면 진수(真水)가 있어야 하니진수로 조화하면 참된 수은을 얻을 수 있네.참된 수은과 참된 납에 모기(母氣)가 사라지면영사와 영약이 나오니 그것이 선단(仙丹)이라.영아가 잘못 맺혀 임신한 모양을 하니토모(土母)가 공을 펼쳐 어려움을 마다 않네.방문(旁門)을 무너뜨리고 정교(正敎)를 따르니심군(心君)이 득의양양해 웃음 띠며 돌아오네.

真鉛若煉須真水真水調和真汞幹真汞真鉛無母氣靈砂靈藥是仙丹嬰兒枉結成胎象土母施功不費難推倒旁門宗正教心君得意笑容還

당승 사도가 여인국에서 앞뒤로 겪은 두 차례 난(54회 55회)은 색관(色關)을 넘는 것과 관련이 있다. 물론 이것은 한 방면이고 실질적으로는 주천운행이 심장 부위에 이르렀을 때를 형상화해서 묘사한 것이다.

손오공이 파초선을 3번 부친 이야기(59회 60회 61회)는 아주 흡인력이 있는데 책의 전체구조와 인체 수련의 배치에서 보자면 이것은 조식(調息)을 통해 신체 각 장부의 조정(調整)에 도달한 것에 불과하다. 파초선은 위력이 아주 크지만 사실 표현한 것은 사람의 혀다.

전통 수련 중에서 ‘육자가결(六字歌訣)’이란 토납호흡법(吐納呼吸法)이 있는데 여섯 글자는 각각 허(噓), 가(呵), 호(呼), 희(呬), 취(吹), 희(嘻)로 간, 심, 비, 폐, 신, 삼초(三焦) 등 장부경락과 상응한다.

수련할 때 코로 마시고 입으로 내쉴 것을 요구한다. 이 6글자는 나찰녀가 파초선을 크게 만들 때의 구결인 희허가흡희취호(呬噓呵吸嘻吹呼)와 거의 똑같다. 수련 중에는 모두 ‘작교(鵲橋)를 타야’하는데 바로 혀끝을 상악(上顎)에 붙이는 것이다. 토납호흡 하면서 숨을 들이 쉴 때는 혀끝이 상악에 닿고 내쉴 때는 소리를 내는 입모양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렇게 하면 혀끝이 자연히 내려놓게 된다. 이것이 바로 손오공이 파초선을 세 번 부치게 된 내력이다.

혀는 또 심(心)의 싹으로 오행에서는 심에 속하고 화(火)에 속하기 때문에 파초선으로 화염산의 불을 끈다는 것은 조식(調息)으로 심화(心火)를 편안히 조절하는데 도달했다는 뜻이다.

손오공은 또 “우마왕은 본래 마음원숭이가 변한 것(牛王本是心猿變)”이라 했고 우마왕의 아들인 홍해아 역시 심화의 상징이고 우마왕의 아내 나찰녀가 지키는 화염산 역시 심화를 가리킨다. 이들 일가(一家)는 모두 심과 관련이 있다. 파초선을 부치자 비가 내리고 화염산의 불을 끈 것은 바로 도가 수련에서 말하는 ‘수화기제(水火既濟)’에 부합한다.

그러므로 파초선 이야기 끝부분에 “삼장법사 일행 넷이 수화기제로 본성이 청량해졌음을 말하는데 순음의 보배부채(파초선)를 빌려 화염산의 불을 끄고 산을 넘었다(單道唐三藏師徒四眾,水火既濟,本性清涼,借得純陰寶扇,扇息燥火過山).”라고 한다.

이 이야기에는 또 한 층의 의미가 담겨 있는데 그것은 바로 주천운행 중에서 삼초(三焦)를 지나는 것이다. 삼초란 한의학에서 상초(上焦), 중초(中焦), 하초(下焦)를 말하는데 신체 오장육부를 거의 다 포괄한다. 삼초는 하나의 특수한 부(腑)로 신체 내 수곡(水穀)의 도로가 되는데 수도(水道)를 소통시키며 수액을 운행하는 작용을 한다. 오행에서는 화(火)에 속한다.

아울러 나찰녀의 조식 비결은 단지 심(心)만 가리킬 뿐 아니라 오장육부에 대응한다. 손오공이 나찰녀 뱃속에 들어간 이야기는 사실 인체의 장부를 조정한 것을 형상화 한 것이다. 책에서도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오직 파초선을 사용해야만 화염을 식히고 비를 내리며 씨를 뿌리고 곡식을 수확할 수 있다.

작가의 줄거리 배치는 아주 많이 궁리한 것이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일정한 층차에서 원영이 나오고 그 후 몇 장에서 서술한 것 역시 모두 영아 또는 심과 관련이 있는데 직접 주천과 통한다. 그 이후에는 칠정(七情)을 언급한다. 왜냐하면 정(情)이 만족을 얻지 못하면 곧 미움(恨)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 뒤에 쓴 것이 바로 육욕(六慾)이다. 이런 것들은 모두 일정한 규칙이 있는 것이다.

주천을 운행할 때 당승 사도가 처음 심(心)이란 관을 통과할 때 사용한 것은 홍해아였고 두 번째는 홍해아의 모친인 철선공주였으며 그 후 또 한 관을 넘을 때는 제목에서도 ‘차녀가 양을 구한다(姹女求陽)’(82회)고 썼다. 남자에서 여자에 이르고, 노인에서 어린이에 이르며 수련 중에서 갈수록 더 순수해진다.

이처럼 《서유기》의 줄거리 배치는 아주 독창적이다. 뿐만 아니라 단지 주천을 가는 것에 불과한 게 아니라 신체의 모종 특수부분 역시 연마해야 하는데 심지어 신체마저도 모두 청리해야 한다. 가령 예를 들면 65회와 66회에 쓴 황미요괴가 가리키는 것은 바로 사람의 생식기 계통이다.

황미요괴가 사용하는 짧고 부드러운 낭아봉(狼牙棒)이 가리키는 것이 바로 남자의 양물이며 그것이 사용하는 보패인 ‘탑포(搭包 긴 자루)’는 분명 사람의 음낭을 가리킨다. 미륵불이 이것은 “후천의 자루인데 세속에서는 인종자루(人種袋)라고도 한다.”고 말했다. 미륵불은 또 손오공에게 황미요괴를 유인할 때 손바닥에 ‘금(禁)’자를 써주며 주먹을 꼭 쥐고 있다가 요괴 앞에서 손바닥을 펴면 그가 따라올 거라고 했다. 이 ‘금(禁)’자는 앞에서 검은 곰 요정에게 씌운 금고아(禁箍兒)와 의미가 서로 통한다.

67회 타라장(駝羅莊)의 희시동(稀柿衕)은 사실 사람의 창자다. 소위 희시란 희시(稀屎 물똥)와 발음이 같다. 희시동에 사는 붉은 비늘의 큰 구렁이는 바로 회충을 가리킨다. 때문에 당연히 때려죽여야 했다. 이 관을 넘은 후 팔계가 큰 돼지로 변신해 앞에서 길을 뚫은 후에야 희시동을 지나갈 수 있었다.

마지막에 영산에 올라 능운도를 건널 때 오공이 당승을 무저선(無底船 바닥 없는 배)에 밀어 올리자 당승의 속세의 신체가 비로소 탈락되는 것은 바로 금선탈각(金蟬脫殼)의 의미에 대응한다.

(8) 수련의 내함을 드러내는 시와 제목 및 비유

어떤 이들은 《서유기》를 읽을 때 다만 줄거리만 보고 시사(詩詞)를 만나면 건너뛰곤 하며 또 각 회(回)의 제목도 주의하지 않는다. 사실 이속에서 진정으로 드러내는 것은 줄거리와 수련을 연계하거나 또는 이치이다. 제14회에서 ‘마음원숭이가 바로 잡히니 육적이 자취를 감추다(心猿歸正 六賊無蹤)’는 손오공이 이미 주인공의 마음속으로 돌아왔으며 안, 이, 비, 설, 신, 의 육적 역시 모두 뿌리를 잘라버렸음을 가리킨다.

제72회 ‘반사동에서 칠정이 근본을 미혹하고 탁구천에서 팔계가 체통을 잃다(盤絲洞七情迷本濯垢泉八戒忘形)’에는 일곱 마리 거미요정이 등장한다. 거미요정을 이용해 사람의 칠정을 비유하는 것이다.

또 40회 끝부분에는 ‘수련하지 않은 영아의 사화(邪火)가 기승을 부리니 마음원숭이와 목모(木母)가 함께 협력하누나(未煉嬰兒邪火勝,心猿木母共扶持)’라는 대목이 나온다. 여기서 손오공을 지칭할 때 금공(金公) 대신 마음원숭이(心猿)를 사용했다. 왜냐하면 화극금(火克金)인데 홍해아가 대표하는 것은 마음이며 심화(心火)가 지나친 것이기 때문이다. 금공을 사용하지 않고 마음원숭이란 술어로 손오공을 지칭했다. 또 함께 협력한다는 말도 아주 좋은데 단지 홍해아를 제거하는 게 아니라 그가 바르게 돌아오도록 돕는 것으로 왜냐하면 홍해아 역시 수련자 마음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55회에서는 전갈요정이 당승을 희롱하자 오공이 묘일성관(昴日星官)을 초빙해 제거한다. 뒤이어 56회 앞부분에 이런 시가 나온다.

영대에 아무 물건이 없음을 청정하다 하니적적하여 아무것도 없이 일념도 생기지 않는구나.마음과 생각을 날뛰지 않게 잘 가둬야 하고정신이 발끈하지 않도록 삼가라.육적을 없애고 삼승을 깨달으면온갖 인연이 스스로 드러날 것이며색을 제거해 영원히 없애면 진계(眞界)로 넘어가리니서방극락성에서 편안히 누리리라.

靈台無物謂之清寂寂全無一念生猿馬牢收休放蕩精神謹慎莫崢嶸除六賊,悟三乘萬緣都罷自分明色邪永滅超真界坐享西方極樂城

사도가 공을 이루고 정과에 봉해진 후에는 이런 시가 있다.

일체 진여가 속에 구르다사상과 합해 다시 몸을 닦았네.오행으로 색을 논하면 공이고 적막이라온갖 요괴 헛된 명성도 모두 말할 나위 없네.정과를 이룬 전단불 대각(大覺)으로 귀의하고공을 이루고 직책 받아 고통의 세계에서 벗어나네.천하에 경전을 전해 은혜의 빛 광활하니다섯 성인 불이문(不二門)의 높은 곳에 거한다네.

一體真如轉落塵合和四相復修身五行論色空還寂百怪虛名總莫論正果旃檀皈大覺完成品職脫沉淪經傳天下恩光闊五聖高居不二門

《서유기》에서 손오공은 강도 몇 명을 때려죽여 당승에게 쫓겨난다. 이로 인해 육이미후(六耳獼猴)와 손오공의 투쟁을 초래하는데 실질적으론 진아(眞我)와 가아(假我)의 다툼에 얽힌 것이다. 58회에서 육이미후를 때려죽인 후 이런 시가 나온다.

중도에 분리되어 오행이 어지러워졌으나요괴를 항복시키고 다시 모여 원명(元明)에 합쳤구나.신(神)이 돌아오고 심(心)을 버리니 수행이 바야흐로 안정되고육식(六識)이 제거되니 단(丹)이 저절로 이뤄지누나.

中道分離亂五行降妖聚會合元明神歸心舍禪方定六識祛降丹自成

또 59회 초반에는 “삼장은 보살의 가르침에 따라 행자를 거둬들이고 팔계와 오정에게 두 마음을 갖지 않도록 하고 원숭이와 말처럼 날뛰는 생각을 단단히 가두고 한마음으로 힘을 합쳐 서천으로 떠났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이것은 58회 제목인 ‘두 마음이 섞여 천지가 소란하고 한 몸으로는 진정한 적멸을 닦기 어렵다(二心攪亂大乾坤一體難修真寂滅)’에서도 분명히 볼 수 있다.

《서유기》에는 또 전편에 걸쳐 비유가 아주 많이 나온다. 요괴는 대부분 사람의 집착심을 비유한 것이다. 예를 들면 거미줄은 사람의 정사(情絲)를 비유한 것이고 육이미후는 사람의 후천적 관념으로 구성한 사람마음을 비유한 것이다. 심지어 요정이 사는 장소마저도 대부분 비유를 사용하는데 가령 반사동(盤絲洞), 타라장, 화염산 파초동, 함공산(陷空山) 무저동(無底洞), 완자산(碗子山) 파월동(波月洞) 등이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128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