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대법제자
【정견망】
고대 의학자 중 대체로 신의(神醫)라 불린 이들은 모두 천안(天眼)이 있었다. 다시 말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제3의 눈인데 마치 이랑신(二郎神)의 제3의 눈과 같은 것이다. 이 눈은 미시적인 물질이나 심지어 다른 공간의 물질을 볼 수 있다. 무릇 천안이 있는 사람은 모두 이를 이용해 병의 진정한 원인을 관찰할 수 있다. 지금 사람들은 CT, X선 또는 현미경 등의 수단으로 미시적인 것을 보지만 옛사람은 오히려 천안을 이용했다.
동한 말의 신의 화타(華佗) 역시 천안을 지녔다. 화타가 천안이 열린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다. 화타는 젊었을 때부터 의술이 이미 대단했다. 화타에게는 또 하나의 습관이 있었는데 가난한 사람의 병을 볼 때 만약 정말 형편이 어려워서 치료비를 부담할 수 없으면 무료로 치료해 주곤 했다. 어떤 때는 심지어 약까지 무료로 주기도 했다. 때문에 화타는 현지에서 아주 유명했다.[역주: 중국 고대 의사들은 보통 환자를 진료한 후 진단과 처방을 한 후 진료비를 받았다. 처방전에 나오는 약재는 환자가 자기 부담으로 구해서 직접 달여 먹어야 했다. 여기서 화타는 진료비는 물론이고 약재비도 받지 않고 환자를 무료로 치료해주었다는 뜻이다.]
어느 날 화타가 어느 객잔에서 한 손님의 병을 봐주고 있었다. 이 손님은 이미 무일푼 상태였다. 화타는 그의 모든 비용을 면제해 주었고 또 약까지 지어주었다. 마침 이(李)씨 성을 가진 도사가 이 객잔에 있었는데 화타의 행동을 하나하나 보고 있었다. 도사는 화타의 의덕(醫德)에 매우 감동하여 그를 자기 방으로 초대했다.
이(李) 도사가 물었다.
“듣자하니 당신의 의술이 매우 높다고 하는데 좀 보여주실 수 있습니까?”
화타는 “할 수 있습니다.”라고 했다.
“나는 출가한 도사라 돈이 없습니다.”
“돈이 없으면 무료로 보아드리지요.”
화타가 도사를 진맥했는데 아무리 해도 어떤 병인지 알아낼 수가 없어 고개를 흔들었다.
도사가 물었다.
“당신은 맥을 짚는 것 말고 또 무슨 방법을 사용합니까?”
화타는 자기는 4진(四診 전통의학에서 의사가 환자를 보고, 듣고, 묻고, 맥을 짚는 4가지 진단법]이 다 가능하다고 했다.
도사는 “이런 것들은 다 아주 일반적인 진료방법이고 가장 대단한 방법은 천안(天眼)으로 진료하는 것이랍니다.”라고 했다.
화타가 이 말을 듣고는 아주 절박하게 말했다.
“일찍이 사부님께 천안으로 병을 진료할 수 있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어떻게 하는지는 모릅니다. 선생님께서 제 부족함을 좀 깨우쳐 주실 수 있는지요?”
도사가 말했다.
“내게 처방이 하나 있는데 이것을 먹으면 천안을 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조약으로 무근수(無根水)가 있어야 한답니다.”
화타는 무근수가 무엇인지 물었다.
“바로 땅에 떨어지지 않은 빗물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그릇으로 빗물을 받으면 되겠군요. 하지만 오늘은 비가 내리지 않으니 어떻게 합니까?”
“내가 말하는 것은 그런 게 아니라 다른 것입니다.”
그러더니 도사가 화타를 마당으로 데려가서 칼로 대나무 난간을 갈랐다. 그러자 대나무 난간에서 물이 나왔는데 바로 어제 내린 빗물이 남아 있는 것이었다.
도사는 화타에게 이 ‘무근수’로 약을 복용하게 했고 이때부터 화타는 천안이 열렸다.
도사는 또한 화타에게 일부 비방을 전해주었고 이때부터 화타의 명성이 갈수록 유명해졌다.
‘서유기’ 69회에도 ‘무근수’가 나오며 일부 고적에도 이에 관한 많은 기록이 있다. 내 친구 중에도 의사가 있는데 ‘무근수’는 확실히 효과가 있다고 한다. 중의(中醫)가 보기에는 많은 불가사의 한 것들이 약이 될 수 있다. 자연과 사람이 정말 융합할 수 있다면 천인합일(天人合一)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 중의학의 내포는 박대정심(博大精深)하지만, 신을 믿지 않는 그런 사람들에게는 정말이지 불가사의할 것이다.
원문위치: http://www.zhengjian.org/node/2580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