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简体 | 正體 | English | Vietnamese

전세금생: 증원해가 전세의 기억을 깨우치다

글/ 덕혜(德惠)

【정견망】

청나라 때 진사 증원해(曾元海 1797—1833)는 자가 섭소(葉蘇), 호는 소파(少坡)이며 복건 민현(閩縣) 사람이다. 민현은 중화민국 시기 행정구역개편으로 없어졌다. 그 위치는 오늘날 복건성 동부 민후현(閩侯縣)의 동남부 지역에 해당한다. 그의 부친 증휘춘(曾暉春)은 아편전쟁 당시 청나라를 대표해 아편을 불사른 임칙서(林則徐)의 사촌이자 현지에서 착하기로 유명한 사람이었다. 그에게는 5명의 아들이 있었는데 모두 공명(功名)이 있었다.

증원해는 형제들 중 가장 일찍 과거에 붙어 관직에 올랐는데 겨우 20세에 거인(擧人)이 되었고 사년 후 진사(進士)가 되었는데 이갑(二甲) 이등(二等)이었으니 다시 말해 전국 5등의 우수한 성적이었다. 그렇다면 그는 왜 이렇게 총명할 수 있었는가? 그 원인은 바로 그의 전세(前世)의 기억을 깨우쳤기 때문이었다.

증원해는 유년 시기 단독(丹毒)이란 병에 걸렸다. 단독이란 바로 피부 및 피하의 급성 감염질환이다. 당시 증원해는 단독이 아주 심해서 전신에 퍼졌고 생명이 위급할 정도였다. 바로 이때 한 동냥하는 떠돌이 스님이 증 씨 집안에 찾아왔다. 문지기가 본래 그를 쫓아내려고 했으나 이 스님은 오히려 내가 병을 고치러 왔다고 하자 즉시 그를 불러들였다.

떠돌이 스님은 37개의 은침(銀鍼)을 꺼내더니 그에게 삼키게 했다. 식구들이 저지하려고 했으나 아이의 병이 워낙 위급하니 그냥 한번 해보자는 심정으로 내버려 두었다. 증원해가 이 침들을 다 삼키자 뜻밖에도 매우 빨리 좋아졌다. 또 이 떠돌이 스님은 침을 일부 남겨주었고 이후 또 병이 나면 침을 삼키라고 했다. 증원해는 나중에 병이 있으면 침을 삼켰고 병은 과연 바로 나았다.

그때 침을 삼킨 일과 관련이 있는지 모르지만 증원해는 7살 때 “갑자기 전생을 깨달아” 전세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스승과 변론하면 스승도 그를 이길 수 없었다. 증원해는 나중에 한림원(翰林院)에 들어갔고 그 후 귀주(貴主) 학관(學官)을 지냈다. 사천을 지나는 길에 어느 지역에 가서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지난 생에 이곳의 노 선비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집을 방문했는데 선비의 아들이 아직 살아 있었다. 증원해는 즉시 노 선비의 방으로 들어가서 서가의 어느 책의 어느 쪽에 선비의 생전의 원고가 끼어 있다고 했다. 사람들이 찾아보니 정말 원고가 있었다.

증원해의 나이가 37살이 되던 해에 갑자기 복부에 혹이 자랐다. 사람들은 과거 떠돌이 스님이 남긴 침이 생각나 찾아보았지만 아무리 해도 찾을 수 없었다. 증원해는 이 때문에 병사했다. 사람들은 아마 그의 운명이 다한 것을 알았다. 그때 떠돌이 스님이 그의 단독을 치료할 때 “37개의 침을 주며 삼키게” 했던 것은 그의 나이 37세가 수명임을 암시한 것이었다.

증원해의 동생인 증원징(曾元澄)은 곽백음(郭柏蔭)과 매우 친해서 서로 사돈을 맺었을 뿐만 아니라 뜻이 통하는 지기였다. 젊었을 때부터 늘 함께 시를 읊곤 했다. 곽백음의 증손이 바로 곽측운(郭則沄)이며 중화민국 국무원 비서장을 지냈다. 관직을 사직한 후에는 자기가 수집한 신기한 일을 정리하여 책으로 만들어 이 일을 기록해 놓았다.

이 이야기에서 증원해의 병을 치료한 스님은 당연이 신통을 지닌 고승이다. 침을 삼키는 것은 현대 서양의학의 입장에서 보자면 위나 장을 해치는 일이겠지만 과거에 일부 능력 있는 고인(高人)들은 정말 침을 삼켜도 문제가 없었다.

예를 들어 남북조 시기 서역에서 온 유명한 역경사(譯經師)이자 고승이었던 구마라습(鳩摩羅什)은 권력자의 폭압 하에 강제로 파계하고 환속해 아내를 맞았다. 그러자 일부 승려들이 그를 따라 파계했다. 이에 구마라습이 모든 승려들을 소집해서 모아놓고 탁상에 두 사발의 물을 놓았는데 물속에는 침(針)이 가득 했다. 그는 사람들 앞에서 한 그릇의 침을 다 삼키고 나서 만약 다른 사람이 남은 한 그릇의 침을 삼킨다면 아내를 얻고 아들을 낳아도 된다고 말했다. 승려들은 비로소 구마라습이 신통이 있음을 알았고 파계하려는 사념(邪念)을 없앴다.

자료출처:곽측운 《통령소지(洞靈小志) 3권 증원해전생(曾元海前生)》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68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