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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역사정술】 하(夏) 6

홍범의 가르침

(2) 우의 시대—홍범의 가르침(洪範之治)

도덕이 고상했던 상고(上古) 세상에서 음악은 사람과 신을 소통시키는 중요한 수단이었다. 왕조가 교체되는 개조환대(改朝換代) 시 상고성왕(上古聖王)은 모두 음악을 창작해 천지의 기에 순응하고 천지와 더불어 조화를 이루는데 도달했다. 이외에도 음악은 상고시대에 또 만민(萬民)을 조화롭게 하고 교화를 넓히는 작용을 했다. 후세의 제왕들이 예악형정(禮樂刑政)으로 세상을 다스렸다고 말한다면 상고 세상에서는 음악 하나로 천하를 통치한 시대였으며 나머지 예(禮)・정(政)・형(刑)은 그 보조였다고 할 수 있다.

우임금이 음악으로 천하를 다스린 이야기하기에 앞서 우는 본래 천부적으로 뛰어난 재능을 타고난 대성인(大聖人)임을 말해야 한다. 사서에는 대우에 대해 “말이 음률이 되고 행동은 법도가 되었다(聲爲律,身爲度)”고 했다. 즉 그의 목소리는 황종(黃鍾)과 상응해 천연의 율려(律呂)가 되어 12율의 도량표준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율도(律度 법도)는 위로 천명(天命)이 배치하고 드러낸 천상(天象) 및 상응하는 역법(曆法)과 대응하기에, 천명을 받은 성왕이 아니라면 이런 신이(神異)한 현상은 결코 있을 수 없다. 아울러 우임금에 대해 기록한 이런 신기한 현상은 사서에서도 유일무이한 것이다.

대우 초상 《역대제왕성현명신대유유상(曆代帝王聖賢名臣大儒遺像)》

그해에 대우가 물을 다스리는데 성공한 후 일찍이 고요(皐陶)에게 명령해 《하약(夏龠)》을 만들어 그의 공을 드러내게 했다. 나중에 대우가 물을 다스린 공으로 순임금의 선양을 받아 천자의 자리에 오른 후 치수의 공을 드러낸 《하약》을 하나라 사람들의 대악(大樂)으로 정했고 이를 또 《대하(大夏)》라고 불렀다.

《대하》의 웅장한 악무(樂舞)에는 64명으로 구성된 무용단이 등장해 팔일(八佾)이라 불렀다. 무용수는 한손에 깃털(羽)을 들고 다른 손에는 피리(龠)를 들었다. 여기서 깃털은 화려하고 아름다운 깃털장식을 말하며 피리는 상고시기 연주하던 악기의 일종이다. 상고의 대악(大樂)은 문무(文舞)와 무무(武舞) 두 종류로 나뉘는데 문무를 출 때는 손에 깃털과 피리를 들었다. 하악(夏樂)은 바로 문무에 속한다.

또 64명의 무용수들이 입었던 의상 역시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고대 중국인들은 옷을 입을 때 상의하상(上衣下裳 상의는 저고리 하의는 치마)을 중시했다. 《대하》 악무 무용수들은 아래에 흰 치마를 입고 위에는 아름답고 정교한 석의(裼衣)를 입었다. 여기서 석의란 겉에 입는 화려하고 귀한 옷을 말하는데 삼대(三代 하상주) 시대의 예복이었다. 삼대 예복 중에는 또 피변(皮弁)이라 불린 특별한 모자가 있었다.

바로 이렇게 수승(殊勝)한 거대한 악무와 함께 대하(大夏)의 역사는 중원 대지 위에 서막을 열었다. 우임금이 음악으로 천하를 다스린 것 역시 아주 아름다운 한 획을 그었으니 이를 가리켜 오음청치(五音聽治)라 한다.

역사 기록에 따르면 우임금은 궁정 앞에 종(鍾), 고(鼓), 경(磬), 탁(鐸) 및 도(鞀) 등 5가지 악기를 배치했다고 한다. 여기서 탁은 큰 방울의 일종이고 도는 손잡이가 달린 작은 북을 말하는데 후세에 흔히 발랑고(撥浪鼓)로 불린 것과 모양이 비슷하다. 이 5가지 악기에는 5가지 용도가 있었다.

우임금은 종과 경을 걸어놓은 나무틀에 다음과 같은 명령을 적게 했다.

“내게 도(道)로 권고할 사람은 북을 치고 의리(義)로 깨우칠 사람은 종을 쳐라. 또 정사에 관한 의견을 제출할 사람은 탁을 흔들고, 우환(憂患)으로 나를 일깨워줄 사람은 경을 치며, 옥사나 소송에 관해 호소할 사람은 도를 흔들어라.”

우임금은 이렇게 5가지 악기를 설치해 천하 사방의 선비들을 대했기 때문에 역사에서 이를 가리켜 ‘오음청치’라 한 것이다.

우임금은 음악으로 천하를 다스린 동시에 또 삼대에 줄곧 채용된 치세의 법전인 ‘홍범구주(洪範九疇)’를 만들었다.

《상서정의(尚書正義)》의 기록에 따르면 일찍이 대우가 홍수를 다스릴 때 한 마리 신령한 거북이 문장을 등에 지고 나타났으니 바로 하늘이 하사한 낙서(洛書)였다. 대우는 낙서의 문장에 근거해 홍범구주를 정리했다. 홍범구주는 단순히 홍수를 다스리는 도리만 포함한 게 아니라 천하를 다스리는 도리를 포함했다. 치수에 성공한 후 순임금이 대우에게 홍범구주의 내용을 기록하게 했다. 우임금은 제위에 오른 후 바로 이 구장(九章)의 법칙으로 천하를 다스렸다.

《상서(尚書)》〈홍범(洪範)〉편의 첫머리에는 무왕이 주왕(紂王)을 토벌해 주 왕조를 건립한 후 주왕의 숙부였던 기자(箕子)에게 천도(天道)에 관해 대해 문의하자 기자가 홍범구주를 써서 무왕에게 바쳤다고 한다. 이 기록에 따르면 우리는 우임금이 정해놓은 ‘홍범(洪範)’이 줄곧 상대(商代)까지 전해졌고 주대(周代)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천자가 천하를 다스리는데 중요한 참조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홍범구주》의 글자 뜻을 보면 ‘홍(洪)’은 크다(大)는 것이고 ‘범(範)’은 법칙이며 ‘구주(九疇)’란 9가지 방면의 내용을 의미한다.

대우는 죄인을 보면 수레에서 내려 울었다. 명나라 때 장거정이 편찬한 《제감도설(帝鑒圖說)》 삽화.

첫째는 ‘오행(五行)’으로 다시 말해 금목수화토(金木水火土)다. 오행이 제1위에 놓인 것은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은 일체가 다 이 오행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우가 물을 다스릴 때 물살에 순응해 지맥(地脈)을 합리적으로 소통하고 인도했는데 천하를 다스린 것 역시 마찬가지 이치로 오행의 특성에 순응하고 만물의 자연적인 이치에 순응해 합리적으로 소통하고 인도해야만 한다. 이것이 바로 하도존명(夏道尊命 역주: 하나라의 도는 명령을 존중한다는 의미. 《예기》에서 공자가 한 말이다)의 한 층 체현이다.

둘째는 ‘오사(五事)’인데 바로 외모(貌), 말(言), 보는 것(視), 듣는 것(聽), 생각(思) 등 5가지 방면을 가리킨다. 천자는 모름지기 외모가 공손해야 하고, 하는 말은 사람들이 다 따를 수 있어야 하며, 보는 것은 밝아야 하고, 듣는 것을 잘 들어야 하며, 생각이 밝고 치밀해야만 매사에 통하지 않는 것이 없게 된다.

한편 《상서정의》에서는 《오행전(五行傳)》을 인용해 “외모는 목(木)에 속하고 말은 금(金), 보는 것은 화(火), 듣는 것은 수(水), 생각은 토(土)에 속한다”고 했으니 오사는 바로 천자 자신에게 있어 오행의 일종 대응임을 알 수 있다. 천자가 자기 몸을 바르게 할 수 있어야 천하를 바르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두 번째로 나열된 것이다.

셋째는 ‘팔정(八政)’이니 바로 음식(食), 재화(貨), 제사(祀), 사공(司空), 사도(司徒), 사구(司寇), 빈(賓 손님접대), 사(師 군사)를 말한다. 여기서 음식이란 백성들에게 농사에 힘쓰도록 가르치는 것을 가리킨다. 재화란 필요한 물자를 해결하는 것이고 제사란 신명(神明)과 조상을 공경하는 것이다. 사공은 백성들의 거처를 편안히 하는 것이고 사도는 백성들에게 예의를 가르치는 것이며 사구는 간사한 자나 도적을 징벌하고 다스리는 것이다. 빈은 손님 접대를 관장하고 사는 군대를 관리하는 것이다. 이는 국가 사무 중에서 가장 중요한 8가지 방면을 말한다.

넷째는 ‘오기(五紀)’다. 즉 해(歲), 달(月), 날(日), 별(星), 역수(曆數)를 말한다. 고인들은 이 5가지 항목으로 천시(天時)를 기록했는데 팔정을 펼치려면 천시를 존중해야 한다. 이 역시 하도존명(夏道尊命)의 한 체현이다.

다섯째는 ‘황극(皇極)’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있는데 너무 극단으로 가지 말고 중정(中正)한 도를 가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소위 황극을 세운다는 것은 바로 천자가 대중(大中)의 도를 실천해야 함을 가리킨다.

여섯째는 ‘삼덕(三德)’이니 바로 정직(正直), 강극(剛克 강경책) 및 유극(柔克 유화책)을 말한다. 다시 말해 천자가 천하를 다스리려면 각기 다른 상황에 대처해 강경책과 유화책을 나란히 펼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만약 이런 것들을 모두 해냈음에도 여전히 의심나고 결정하지 못하는 게 있으면 그럼 점복(占卜)을 통해 하늘의 뜻을 청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일곱 번째에 해당하는 ‘계의(稽疑 의심나는 것을 살핀다는 뜻)’다. 때문에 고대 궁정에는 늘 점치는 일을 맡은 관직이 있었다.

여덟 번째는 ‘서징(庶徵)’인데 다시 말해 천자의 덕행과 정치에 근거해 오행의 기운이 상응하는가 여부를 징험하는 것이다. 만약 천자가 덕이 있고 선정(善政)을 베풀면 기후가 순조롭지만 천자가 덕을 잃고 악정(惡政)을 베풀면 천재지변을 초래된다. 이런 길하고 흉한 징조 역시 천자가 천하를 다스릴 때 참조해야 할 것이다.

아홉 번째는 ‘오복(五福)’과 ‘육극(六極)’이다. 신명(神明)이 위에 계시니 사람이 하는 행동에는 모두 보응이 따른다. 선(善)에는 선한 보응이 따르는 것이 바로 오복이고 반대로 악(惡)에 악한 보응이 따르는 것이 바로 육극이다.

비록 지금 사람들이 ‘홍범구주’에 담긴 이치를 완전히 이해하기란 쉽지 않지만 이상의 대략적인 이해만으로도 우리는 하상주 삼대(三代)를 관통한 이 치세의 법전에 담긴 내함(內涵)이 후세 예악형정(禮樂刑政)의 개념을 훨씬 뛰어넘는 것을 알 수 있다. 상고시대 사람들은 천도(天道)・신명(神明)・자연(自然)에 더욱 가까웠고 우임금이 전한 치세의 법전은 하도준명이란 이 시대 특유의 문명 기상(氣象)을 완벽하게 체현한 것이다.

참고문헌:

1. 《사기》
2. 《여씨춘추》
3. 《예기정의》
4. 《예기주소(禮記注疏)》
5. 《강감(綱鑒)》
6. 《회남자》
7. 《상서정의》

 

원문위치: https://www.epochtimes.com/gb/17/3/11/n8898988.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