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연우(連宇)
【정견망】
《봉신연의》 전설에 나오는 신공표(申公豹)는 최후에 북해의 해안(海眼 바다의 눈)에 눌리게 된다. 그렇다면 해안이란 대체 무엇일까? 이에 대해서는 고서에도 기록이 많지 않다.
그런데 《옥당한화(玉堂閑話)》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강릉(江陵 호북성 형주) 현성(縣城)의 남문밖 옹문(雍門) 안쪽 동쪽 벽 아래 작은 당실(堂室)이 있다. 이 당실은 작은 기와로 덮여 있고 높이가 한 자밖에 안 된다. 당실은 매우 작았지만 들보, 기둥, 문, 창을 다 갖추고 있었다. 근처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식양(息壤)’이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식양이 무어냐고 물으면 수백 년 전 이 지역에 홍수가 터져 대부분의 땅이 물에 잠겼고 오직 세 개의 건축만 잠기지 않았다고 한다. 주수(州帥 주에 주둔한 군대 책임자)는 몹시 당황해서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했다. 이때 어떤 사람이 교외에 서생이 하나 있는데 온갖 책을 다 읽어 재주와 지혜가 출중하니 그를 불러 물어보라고 했다.
이에 선비를 불러 자문을 구하니 그가 이렇게 말했다.
“이것은 ‘식양’이란 땅이며 남문에 지어져 있습니다. 제가 《식양기(息壤記)》란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책에 대우(大禹)가 홍수를 막기 위해 이곳에 해안(海眼)이 있고 홍수가 바로 이곳에서 범람해 나온 것을 알고 돌로 용궁(龍宮)을 조각해 혈(穴) 속에 넣어 이것으로 수맥을 막았다 합니다. 나중에 들으니 이곳에 성을 건설하기 위해 낡은 건물들을 다 헐어버렸답니다. 그래서 이런 큰 홍수가 생긴 것입니다. 한번 파서 직접 보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동쪽 벽 아래로 몇 자를 파 들어가자 과연 돌로 조각한 궁실(宮室)이 나왔는데 이미 파손되어 있었다. 주수(州帥)가 보수하게 하고 두텁게 흙으로 메우자 비로소 홍수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다. 지금은 이 흙 위에 이렇게 당실을 지어서 이 지역의 표지로 삼는다. 《식양기》와 대조해보니 그가 한 말이 아주 정확했다.
원문위치: http://www.zhengjian.org/node/269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