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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신연의》 별해(別解) (1): 정념이 확고하지 못해 정에 끌려가 죽은 운소낭랑

글/ 명모(明眸)

【정견망】

삼선도의 운소(雲霄)낭랑, 경소(瓊霄)낭랑, 벽소(碧霄)낭랑은 미모와 공(功)이 높아 삼계(三界)의 가장 높은 곳을 관장한다. 특히 운소낭랑은 오성이 높고 법기(法器)가 강하며 우아한 긍지를 지녔다. 원시천존(元始天尊)의 12문도(門徒)들이 삼계를 벗어나자면 반드시 이 한 관(關)을 넘어야 했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절정 미모를 지닌 세 낭랑이 펼친 ‘구곡황하진(九曲黃河陣)’을 피할 수 없었고 그녀들에게 미혹되어 인간세상의 속인으로 떨어져 내려왔다.

원래 아미산 나부동(羅浮洞)의 조공명은 천황(天皇)시기에 도를 얻어 옥기선체(玉肌仙體 옥 같은 살결을 지닌 신선의 몸)를 수련 성취했고 문태사(聞太師)가 산을 나와 자신을 도와서 서기를 토벌해달라고 요청하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즉시 내려왔다.

하지만 조공명의 법기인 ‘정해주(定海珠)’도 공력이 삼계를 뛰어넘은 연등도인(燃燈道人)에게는 소용이 없었다. ‘정해주’가 소승(蕭升)의 ‘낙보금전(落寶金錢 날개 달린 금전)’에 의해 수거 당하자 조공명은 삼선도(三仙島)로 운소・경소・벽소 낭랑을 찾아가 법기를 빌리려 한다.

조공명이 자신이 찾아온 이유는 “금교전이나 혼원금두를 빌려서 연등도인에게 들어간 정해주 등 보배를 되찾으려 한다”고 말하자 운소낭랑이 고개를 가로 저으며 이렇게 대답한다.

“오라버니 이 일은 안 됩니다. 지난번에 삼교(三敎)에서 함께 의논해서 봉신방(封神榜)을 작성할 때 우리도 벽유궁(碧遊宮)에 있었잖아요. 우리 문인들의 이름이 봉신방에 꽤 많으니 동부(洞府)를 나가지 말라고 금지한 것도 이것 때문이잖아요. 사부님께서는 ‘이름을 가렸으니 마땅히 근신하라’고 하셨어요. 궁문 앞에는 또 ‘동부의 문을 단단히 잠그고 황정경(黃庭經) 3권을 조용히 읽을 지니라, 서쪽 땅으로 가면 봉신방에 이름이 있으리라’라는 구절이 붙어 있어요.

지금 천교(闡敎) 도우(道友)들이 살계(殺戒)를 범했으니 우리 절교 제자들은 실로 자유롭게 소요하면 되고 또 저번에 기산(岐山)에서 봉황이 울고 지금 성주(聖主)가 태어났는데 굳이 저들과 시비를 다투시다니요? 오라버니는 산을 내려오지 말았어야 해요. 오라버니나 저는 단지 강자아가 신(神)을 봉해 신선 가운데 옥석을 가리는 것을 지켜보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니 오라버니가 아미산으로 돌아가셔서 봉신의 일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시면 제가 직접 영취산에 가서 연등도인에게 정해주를 돌려드리게 할께요. 지금 굳이 금교전과 혼원금두를 빌려달라고 하시면 저는 따를 수 없습니다.”

운소가 거듭 부탁해도 자신의 청을 들어주지 않자 조공명은 “가족도 이러는데 남이야 말할 필요가 있는가!”라며 크게 화를 내며 떠났다. 세 낭랑 중 벽소낭랑은 빌려주려 했지만 운소가 따르지 않아 어쩔 수 없었다.

여기서 독자들이 보다시피 운소는 오성이 아주 좋다. 하늘의 이치를 똑똑히 알고 있고 무왕과 강자아가 하늘의 뜻에 따라 행동 것임을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이들을 방해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남에게도 하늘의 뜻을 거스르지 말라고 권고한다. 또 사부의 명령과 남매간의 정 사이에서 사부의 명령을 따르는 길을 선택했다.

하지만 “온갖 수단을 동원해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정(情)”속에서 그녀가 과연 사부의 명령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인가? 그녀가 어떻게 마에 끌려 내려갔는지 살펴보자.

조공명이 화를 내며 삼선도를 떠나다가 우연히 함지선(菡芝仙)을 만난다. 그런데 함지선은 바로 선초(仙草)가 수련 성취된 여선(女仙)이었다. 그녀가 조공명을 다시 운소의 동부로 데려가서는 남매간의 정을 부추긴다.

“하물며 남도 아니고 가족인데 친남매가 (법기를) 빌려주지 않는다면 남은 말해서 무엇 하겠어요? 심지어 나조차 법보(法寶)를 연마해서 당신 오라버니를 도와주려 하는데 당신은 왜 거절하나요?”

이때 벽소낭랑이 옆에서 한마디 거든다.

“언니 그렇게 해요, 금교전을 오라버니께 빌려드립시다.”

이렇게 조공명이 다시 동부에 들어와서 부탁하고 친정(親情)을 부추기는 함지선과 동생인 벽소낭랑의 삼면 공격을 받게 된 운소낭랑은 어쩔 수 없이 이들과 타협한다. 하지만 금교전을 빌려주면서 조공명에게 신신당부한다.

“오라버니 금교전을 가져가시면 연등도인에게 찾아가 정해주를 돌려달라고만 하시고 다른 일은 절대 하지 마세요. 이건 정말입니다.”

하지만 이는 자기 위로에 불과했을 뿐이다. 연등도인이 따르는 것은 하늘의 뜻인데 그가 어찌 그녀의 말을 따르겠는가? 또 조공명은 자기 주장이 강한 인물인데 어찌 그녀의 말을 따르겠는가?

이렇게 보면 운소는 정념(正念)이 충분히 강하지 못했던 것이다. 마치 우리 수많은 수련인들이 교란하는 사람이나 마가 없을 때는 아주 견정하지만 나쁜 사상이나 또는 여러 사람들이 에워싸서 공격하면 조금씩 타협하거나 더 심하면 심지어 그들이 자신을 공격하는 것이 자신을 위한 거라고 인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조공명이 서기의 전장(戰場)으로 돌아와 연등도인을 찾아가 정해주를 돌려달라는 말만 하고 돌아왔다면 아무 일도 없었을 것이다. 또 만약 연등도인이 정해주를 반환해주고 조공명 역시 운소의 권유에 따라 아미산으로 돌아갔다면 그는 선체(仙體)를 보존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연등이 법기를 반환하지 않자 자제력을 잃은 조공명이 금교전으로 연등을 해치려 했다. 그러자 연등 역시 어쩔 수 없이 도망쳐야 했고 그가 탔던 매화록(梅花鹿)이 대신 죽어 두 동강이 났다.

서기에 금교전의 위력을 막을 수 있는 인물이 없자 곤륜산에서 천운에 따라 육압(陸壓)도인이 내려와 ‘정두칠검서(釘頭七劍書)’로 조공명을 죽였다. 이치에 따르자면 이 일은 여기서 끝났어야 한다. 하지만 이때 신공표(申公豹)가 나타나 조공명과 운소낭랑의 남매 정을 이용해 운소낭랑을 괴롭힌다.

신공표는 마치 제3자처럼 가장하며 세 낭랑에게 조공명이 죽은 사실을 알린다. 경소와 벽소는 오라버니가 육압과 강상의 손에 죽은 것을 알고는 대성통곡한다.

신공표는 옆에서 “천년을 힘겹게 수련했는데 가련하게도 무뢰배의 손에 죽었다”는 말로 그녀들을 부추기고 또 조공명이 죽기 전에 문태사에게 당부한 “내가 죽은 후 틀림없이 여동생들이 금교전을 찾으러 올 테니 안부를 전해주시오. 나는 운소의 말을 듣지 않아 죽음을 자초한 것을 후회하오. 내 도복과 허리띠를 보면 나를 본 것과 같을 것이오.”라는 말을 과장을 섞어가며 상세히 묘사했다.

이 조공명이란 인물을 죽어가면서까지 운소낭랑을 괴롭혔으니 진실로 운소를 해치기 위해 온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여기까지 보면 누구라도 보이지 않는 어떤 힘이 운소낭랑을 겨냥해 왔음을 알 수 있는데 기어이 그녀를 일에 가담하게 만들고 그런 후 사지로 끌어내린다.

운소는 오성이 높고 층차도 높아서 “사부님께서 우리 문중에서는 산을 내려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고 만약 산을 내려가면 틀림없이 봉신방에 이름이 올라갈 거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러므로 이는 천수(天數)가 이미 정해진 것으로 오라버니가 사부님의 말씀을 따르지 않아서 이번 재앙을 피하기 어려웠던 겁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경소는 정마(情魔)를 이용해 언니를 공격한다.

“언니는 정말 무정(無情)하네요! 오라버니를 위해 힘쓰지 않으려고 이런 말을 하는 거잖아요. 설령 우리 셋의 이름이 봉신방에 오르더라도 저는 기어이 오라버니의 유골을 보러 가야겠어요. 혈육의 정을 저버릴 순 없으니까요.”

여러분, 정(情)이 중한가 아니면 사문(師門)의 법(法)이 중한가? 운소가 무정한 것인가 아니면 잘한 것인가? 정이 없다면 곧 자비가 있는 게 아닌가, 모든 사람에게 잘한다면 이는 정을 훨씬 초월한 게 아닌가? 조공명은 사부의 법을 따르지 않았으니 더는 수련인이 아니다. 또 그가 서기에서 사람을 죽였는데 설마 남들은 자신을 지킬 수 없단 말인가?

하지만 경소는 이때 법보다 정을 더 중시하고 정을 움직여 차라리 죽을지언정 정을 내려놓을 수 없다고 했다. 아울러 이 정은 또 정당한 것도 아니다. 조공명은 하늘의 뜻을 어기고 서기에 악행을 저질렀으니 이는 일반인이라도 잘잘못을 분명히 알 수 있는 일이다.

경소와 벽소가 화가 치밀어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오라버니의 복수를 하려고 떠나자 동생들의 안위가 걱정된 운소도 어쩔 수 없이 따라나선다.

그렇다면, 운소는 산을 내려가지 말라는 사부의 명을 어긴 것이 아닌가! 봉신방에 이름을 올린 게 아닌가! 그녀는 물론 여전히 “내가 직접 가서 일을 주관해야 하겠다”라고 생각했고 “곧 다녀오겠노라”고 했지만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나고야 말았다!

이리하여 가련한 운소는 끝내 마(魔)에 끌려 내려간다. 서기에서 강자아의 타신편(打神鞭)에 맞아 큰 부상을 당하자 화가 치밀어 오른 운소는 마성에 통제 당해 아무것도 가리지 않고 원시천존의 12대 문도들을 제거하기 위해 ‘구곡황하진’을 설치한다.

그런데 원시천존의 12대 문도들이 누구인가? 문수광법천존, 자항도인, 보현도인, 도덕진군, 영보대법사, 태을진인, 황룡진인, 구류손, 광성자, 적정자 등 모두 역사적으로 명성이 혁혁한 수련인들이 아닌가! 그렇다면 운소의 마(魔)는 얼마나 대단한가?

12대 문도들을 끌어내렸음에도 운소는 오히려 후회하면서 앉아서 속으로 생각했다.

‘일이 이미 벌어졌고 원시천존의 많은 문하들을 진 속에 가뒀으니 이제 나도 진퇴양난의 곤란한 처지가 되고 말았구나.’

이는 운소가 본래 악행을 저지를 생각이 없었고 형세에 따라 어쩔 수 없었음을 설명한다. 단지 스스로 주변의 의견에 대해 강경하게 맞서지 못하고 타협하다가 한걸음씩 심연으로 끌려들어간 것이다. 이때라도 그녀가 만약 마음을 되돌려 ‘구곡황하진’을 없애고 원시천존에게 죄를 청했더라면 아마 성명(性命)은 보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아니 애초에 좀 더 단호히 주변인들에게 반대했더라면 아예 산을 내려와 악행을 저지르지도 않았을 것이다.

‘구곡황하진’은 마치 삼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운소낭랑의 손에 쥔 노란색 깃발이 바람에 따라 흩날리며 미색(美色)이 뼈로 스며드는 것과 같다. 왜냐하면 운소의 아름다움은 단지 외모(人形)에서 표현될 뿐만 아니라 보다 많은 것들이 물형(物形)에서 표현되기 때문이다. 삼계 정상의 가장 아름답고 화려한 구름이나 넋이 나갈 정도로 절륜한 선경(仙境)의 세계가 바로 운소의 수중에 있고 그녀의 마음에 따라 펼쳐졌다.

그러므로 그녀는 마치 그 한 경계(境界)에서 심신에 스며드는 잔잔한 물결처럼 향기로운 깃발로 이목을 끈다. 고대 수련인들 대다수가 삼계를 벗어나지 못한 이유는 바로 법이 작았고 또 삼계 정상의 아름다움에 쉽사리 미혹되었기 때문이다. 심성이 여기에 있으면 삼계를 벗어날 수 없다. ‘구곡황하진’은 바로 원시천존의 문하들 중 수련에 성취가 있는 수련인들을 겨냥한 것으로 그들은 모두 이 관을 넘지 못하고 안에서 훼멸되었다. 세 낭랑은 이 때문에 하늘에 사무치는 큰 죄업을 지었고 결국 노자와 원시천존에 의해 훼멸 당한다.

그렇다면 원시천존의 문도들을 사로잡은 혼원금두(混元金斗)란 대체 무엇인가? 아주 오래고 먼 옛날 선계(仙界) 넝쿨 식물의 열매로 모양은 박(瓢)처럼 생겼는데 세 낭랑의 매력으로 가지(加持)되어 신(神)들을 미혹시키는 마기(魔器)다. ‘혼원(混元)’이 바로 마도(魔道)란 뜻이니 바로 일체를 모두 뒤섞어 하나로 합친다는 뜻이다.

그 어떤 물건이든 경계를 없애고 서로 융합시키는데 내가 곧 당신이고 당신이 곧 내가 된다. 이렇게 되면 마(魔)가 곧 도(道)이고 도는 곧 마가 된다. 일부 수련인들은 세간의 일체 이치를 한데로 뒤섞어 유가・도가・불가・법가와 분류되지 않는 것들을 모두 뭉뚱그려 한데로 합하고 만법귀종(萬法歸宗)이요 여러 가의 장점을 한데 합쳤다고 말하는데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아니고 무슨 병이든 다 있는 흐리멍덩한 사람이 될 뿐이다.

삼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운소낭랑이 사람을 미혹시키는 금두(金斗)에 경장옥액(瓊漿玉液 신선계의 음료)을 담아 마시라고 권하면 마실 것인가 마시지 않을 것인가? 마신다면 그녀는 당신이 앞으로 더 나아가는 것을 저지할 게 아닌가?

통천교주(通天教主)는 마주(魔主)로 비록 인류의 경계를 훨씬 뛰어넘었지만 그 본성이 악해서 질투심과 쟁투심 등의 작용 하에 정교(正敎)와 대립했고 결과적으로 만선(萬仙)을 해쳤다.

미색(美色)에는 3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미인(美人 아름다운 사람)이고 하나는 미물(美物 아름다운 사물)이며 하나는 미시(美時 아름다운 시간)이다. 이중 어느 것에 정(情)을 실어도 모두 색(色)이다.

‘구곡황하진’이 바로 색진(色陣)으로 사로잡은 것은 다 남자 수련인이었고 여자는 하나도 없었다. 물론 서기에 여자 수련인이 없었을 수도 있다. 이것은 외유내강(外柔內剛)한데 겉으로는 운소낭랑이 부드럽게 인사하는 것 같지만 안에는 건장한 체격의 대한(大漢)들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표면을 보는 데 습관이 되어 오직 운소의 미색만을 본다.

이것이 수련인에게 원하는 것은 삼계에 대한 일체 미련(집착)을 없애라는 것으로, 사람이 여색이나 미남 또는 예쁜 아이에 대해 아무런 색을 느끼지 못할 때 저층 경계의 사랑을 무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그 어떤 마음이든 삼계에 남기면 이것은 모두 사람을 붙잡는 쇠사슬이 된다.

원시천존의 12대 문도들이 만난 것은 삼계 가장 높은 곳 경물(景物)의 아름다움으로 속인의 여색(女色)이 아니다. 그것은 운소낭랑의 화신이다. 그들은 바로 이렇게 운소낭랑에 의해 떨어져 내려왔고 그 후 이 한 층에 가로막혔으니 다시 수련해야 지나갈 수 있음을 알았다.

[원주: 본문의 내용 중 일부는 《봉신연의》 원문에 없는 것이다. 가령 ‘구곡황하진’을 색진(色陣)으로 보거나 혼원금두의 원래 모습이 박 모양이라는 것은 원서에 없는 내용이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7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