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과정(果正)
【정견망】
가섭(迦葉)여래 시기 소년 비구가 하나 있었는데 노래를 아주 잘했다. 때문에 여러 비구들과 함께 노래를 부를 때면 자기 목소리가 청량(淸亮)하다고 여겨 남을 깔보았고 늘 자신은 남과 다르다면서 교만한 모습을 드러내곤 했다.
당시 목소리가 쉬어 갈라지는 노비구가 있었는데 노래를 잘 부르지 못했다. 함께 있을 때면 어린 비구는 늘 그의 목소리가 역겹다고 조롱했지만 그는 이 노비구가 이미 나한(羅漢)과위를 증오(證悟)한 성자임을 모르고 있었다.
어느 날 그가 소년 비구에게 물었다.
“네가 나를 아느냐?”
“진작부터 알다마다요. 노래 부를 때면 쉰 목소리로 남들을 역겹게 만드는 노비구가 아닙니까!”
“내가 비록 노래를 잘하진 못하지만 이미 생사의 속박에서 벗어났고 세간의 일체 고뇌가 없단다.”
소년 비구는 이 말을 듣고 몹시 당황했고 또 아주 부끄러워 노비구에게 참회했다. 그러나 죄(罪 구업)는 이미 성립되었고 오백 생(生)에 걸쳐 욕을 먹어야 하는 고통스런 보응을 당해야 했다. 나중에 새로운 부처님(佛陀)이 세상에 오실 때에야 비로소 벗어날 수 있었는데 그가 구도 받은 과정은 이랬다.
5백 명의 상인들이 멀리 여행을 떠나기 위해 함께 동행 했는데 그중 한 상인이 밤에 짐을 지키게 하기 위해 개를 한 마리 데려갔다. 도중에 개는 주인이 편히 잠든 것을 보고 몰래 고기 한 덩이를 훔쳐 먹었다. 하지만 상인이 깨어나 이 장면을 보고는 크게 화를 내며 개를 심하게 때렸다. 개의 다리가 부러지자 버리고는 떠났다.
이때 마침 사리불(舍利弗 석가모니의 제자)이 천목으로 이 장면을 보고는 곧 개 옆에 와서 음식과 물을 주면서 또 미묘한 법을 들려주었다. 개는 설법을 들은 후 곧 생명을 마쳤고 사위성의 바라문 집안에서 사람으로 환생했다.
어느 날 사리불이 혼자 동냥을 나갔는데 바라문이 그를 알아보고는 물었다.
“존자(尊者)께선 시중 드는 사미(沙彌)도 없이 혼자 나오셨습니까?”
사리불이 대답했다.
“당신께 아들이 있으시죠, 그 아이를 제 사미로 주시겠습니까?”
바라문이 대답했다.
“제 아이는 이제 겨우 일곱 살인데 너무 어리지 않을까요?”
사리불이 말했다.
“딱 좋습니다.”
사실 사리불이 그에게 음식을 주고 법을 설한 은혜를 베풀어 선보(善報)를 심었기 때문에 개가 사리불의 사미가 되어 자기 목숨을 구해준 은혜에 보답하러 온 것이다.
사리불은 그를 위해 법을 들려주었고 어린 사미는 오성이 좋아 금새 정과(正果)를 깨달아 해탈의 경지에 이르렀다. 이때 그는 단지 일시적으로 남에게 악담을 했기 때문에 오백생에 걸쳐 고통스런 보응을 받아야 했음을 깨달았다.
이 이야기가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은 동문제자 사이에 절대로 자신의 장점을 남의 단점과 비교하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기능의 높고 낮음은 영원히 수련자의 심성 척도 및 법리에 대해 증오한 층차를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3828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