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목(木木)
【정견망】
석천축(釋天竺)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무명의 승려로 인도 사람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는 외모가 아주 추했고 늘 흙색의 비단옷에 가죽 신발을 신고 손에는 석장을 들고 다니며 장안에서 탁발했다.
위고(韋皐)가 출생한 후 3일째 되는 날 가족들이 승려들을 위해 재를 지냈다. 천축승이 초대도 받지 않고 찾아가니 위 씨 집안 하인들이 모두 화를 냈다. 식사를 마친 후 위 씨가 유모에게 아이를 데리고 나오게 하자 여러 승려들이 모두 장수를 축원했다. 그런데 천축승이 갑자기 계단 위로 올라와서는 아이에게 말했다.
“그동안 별고 없으셨습니까?”
그러자 아기 얼굴에 기쁜 표정이 나타났다. 여러 사람들이 다 이상하게 여겼다.
위 씨가 천축승에게 물었다.
“이 아이는 겨우 태어난 지 3일인데 법사님이 어떻게 오랜만이라고 하십니까?”
그러자 천축승이 말했다.
“이는 당신이 알 수 있는 바가 아닙니다.”
위 씨가 굴하지 않고 계속해서 원인을 물어보자 천축승이 비로소 말했다.
“이 아이는 바로 제갈무후(諸葛武侯 제갈량)가 전생(轉生)한 것으로 무후는 동한 말년 촉나라의 승상을 지냈으며 촉나라 사람들이 오랫동안 그의 은혜를 입었습니다. 지금 세상에 태어나 장차 촉문(蜀門)을 지키는 장수가 되어 촉인(蜀人)의 복을 받들어 지킬 겁니다. 저는 전에 검문(劍門)에서 아드님과 사이가 좋은 친구였는데 오늘 당신 집에 전생했다는 말을 듣고 만나보려고 왔습니다.”
위 씨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왜냐하면 신생아의 자(字)가 무후(武侯)였기 때문이다. 나중에 위고는 검남서천(劍南西川) 절도사가 되어 여러 차례 태위(太尉) 겸 중서령(中書令)을 지내며 18년간 촉 땅을 지켰다. 천축승려의 예언이 조금도 차이가 없었던 것이다.
자료출처: 《신승전》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436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