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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이야기: 지현(知玄)

목목(木木)

【정견망】

오달(悟達)국사는 속가 성이 진(陳)이고 법명이 지현(知玄)이며 자는 후각(後覺)이다. 미주(眉州) 홍아(洪雅 지금의 사천성 홍아현) 출신이다. 아직 어려서 말을 하기 전부터 불상이나 승려의 모습을 보면 반드시 기쁜 안색을 드러내곤 했다[역주: 선천적으로 불가와 인연이 있다는 의미].

이미 다섯 살 때 이런 시를 지었다.

꽃이 피니 나무 가득 붉은 빛이고
꽃이 지닌 가지가 텅 비었구나
오직 한 떨기 남았으니
내일 바람에 따라 정해지리라

花開滿樹紅
花落萬枝空
唯餘一朵在
明日定隨風

또 일곱 살 때 법태(法泰)법사가 영이사(寧夷寺)에서 《열반경》을 강론하자 매일 찾아가 설법을 들었다. 11살 때 머리를 깎고 승려가 되었다. 당나라 희종이 ‘오달국사’란 명칭을 하사했다.

지현이 일찍이 경사(京師 역주: 서울)에서 한 승려를 만난 적이 있다. 당시 이 승려는 가마라(迦摩羅 역주: 인도 병명으로 일종의 악성 황달병)란 악질을 앓고 있었는데 아무도 그가 이인임을 몰라보고 몹시 꺼려했다. 하지만 지현은 줄곧 그를 돌봐주었고 조금도 태만한 모습을 보이지 없었다.

나중에 이 승려가 떠날 때 지현에게 말했다.

“만약 그대가 나중에 어려움을 만나게 되면 서촉 팽주(彭州)에 있는 다롱산(茶隴山)에서 만납시다. 소나무 두 그루가 있는 곳이 그 표지입니다.”

나중에 지현은 안국사(安國寺)에 머물렀다. 당나라 의종(懿宗) 때 황제가 친히 법회에 참석해 법석을 열었고 그에게 침향목으로 된 의자를 특별히 하사했다.

그러던 어느 날 지현의 무릎 위에 갑자기 인면창(人面瘡 역주: 사람 얼굴 모양으로 생긴 종기)이 생겼는데 눈썹과 눈은 물론이고 입과 치아까지 갖춰 매일 음식을 주면 입을 벌려 삼키곤 했다. 사람과 별반 다름이 없었다.

지현이 이 병을 치료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써도 아무 효과가 없었다. 그는 문득 전에 그 승려가 해준 말이 떠올라 곧 다롱산으로 찾으러 갔다. 과연 운무 사이에 두 소나무가 선 것을 발견했고 이곳이 바로 전에 승려와 만나기로 약속한 장소가 분명했다.

지현이 다가가보니 어느 장엄한 불사(佛寺) 앞이었다. 승려는 이미 산문 앞에 와서 그를 맞이했다. 두 사람이 만나자 몹시 기뻐했다. 날이 저물어 막 자려고 할 때 지현이 자신의 고민을 승려에게 말했다. 그러자 승려가 말했다.

“무슨 큰 문제가 아니오. 산위의 샘물로 씻으면 치유할 수 있을 겁니다.”

이튿날 동이 트자 동자가 지현을 샘물이 있는 곳으로 안내했다.

지현이 막 물을 뜨려하자 종기가 문득 사람의 말을 했다.

“씻을 수 없소. 공(公)은 전에 《한서(漢書)》를 읽은 적이 있습니까?”

“읽은 적 있지.”

그러자 종기가 다시 말했다.

“기왕 책을 읽으셨다면 마땅히 원앙(袁盎)이 조조(晁錯)를 죽인 이야기를 아시겠군요. 당신이 그해에 원앙이었고 제가 조조였습니다. 나는 당신 때문에 동시(東市)에서 허리가 잘리는 억울한 죽음을 당했습니다. 이에 여러 세대에 걸쳐 당신을 찾아가 보복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10세(世) 동안 계율을 잘 지키는 정진하는 승려였기 때문에 당신에게 함부로 복수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오늘 당신이 황제의 선물을 받고 사치를 부리자 명리심이 일어났기 때문에 당신을 해칠 수 있게 된 겁니다. 하지만 당신은 다행히 가낙가(迦諾迦) 존자(尊者)의 도움을 받아 삼매법수(三昧法水)로 나를 씻어내면 앞으로 우리는 더 이상 원수가 아닙니다.”

지현이 이 말을 들은 후 깜짝 놀라 급히 물을 떠서 씻으니 통증이 완전히 사라졌고 종기 역시 치유되었다.

지현이 절에 돌아오자 사찰은 이미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이에 바로 이 장소에 나중에 큰 절을 지었다. 지현은 승려에게 감사드려고 또 자신의 오랜 원한을 알게 되었다. 만약 성현(聖賢)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이 원한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것이다. 이에 참법(懺法 참회법)3권을 썼다. 또 삼매수를 가져다 억울한 업을 씻었다는 뜻에서 책이름을 《수참운(水懺雲)》이라고 했다.

자료출처: 《송고승전》, 《신승전》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438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