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목(木木)
【정견망】
명감의 본래 성은 주(朱)씨로 고평(高平) 사람이다. 집안 대대로 불법(佛法)을 받들었으나 오랑캐의 포로가 되어 강제로 처로 삼으려 했다. 온갖 어려움에도 그녀는 맹세코 모욕을 당하지 않으려 하였다. 그러자 양 치는 곳으로 쫓겨났다. 10여 년 동안 돌아갈 생각은 갈수록 절실했지만 어디를 거쳐 가야 하는지 돌아가는 길을 알지 못하여 늘 삼보(三寶 역주: 불법승을 말함)를 생각하고 더불어 출가하기를 바랐다.
어느 날 한 승려를 만나 5계를 받기를 청하자, 이에 《관세음경(觀世音經)》을 주었다. 이것을 얻어 익히고 암송하기를 밤낮으로 쉬지 않았고 만약 자신이 집으로 돌아가면 5층탑을 세울 것을 서원했다.
나중에 기회를 타서 동쪽으로 달아났다. 처음에 길을 몰랐지만 밤낮으로 계속 갔다. 비탈길로 어떤 산에 들어갔다가 얼룩 호랑이를 만났다. 몇 발짝 거리인지라 처음에는 몹시 놀라고 두려웠지만 잠시 후 의식이 진정되자 마음속으로 이르고자 하는 곳까지 갈 수 있기를 빌었다. 마침내 호랑이를 따라 걸으니 하루 지나고 열흘 지나서 청주(靑州)에 이르게 되었는데, 마을에 들어설 무렵 호랑이는 문득 사라졌다.
청주에 도착했지만 다시 포로가 되었다. 다행히 소식을 들은 남편이 배상금을 내고 맞아들였다.
집에 돌아온 후 그녀는 열심히 수행에 매진했다. 만약 작은 잘못이라도 있으면 새벽에 반드시 참회했고 상서로운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본 후에야 비로소 멈췄다. 이렇게 3년간 정진하자 때로는 꽃비가 내리는 것을 보았고 때로는 공중에서 소리가 나는 것을 들었으며 때로는 불상을 보기도 했다.
늙어갈수록 품행이 더욱 더 우뚝하여 강북의 젊은이들이 그녀를 스승으로 받들었다.
진(晉) 태화(太和) 4년(369) 봄 혜잠(慧湛) 등 10명과 더불어 강을 건너 사공(司空)으로 있는 하충(何充)공에게 나아가자 하충이 한 번 만나고는 몹시 공경했다. 당시 서울에 비구니 사찰이 없었으므로 자신의 별장에 비구니 사찰을 세우고는 명감에게 물었다.
“절 이름을 무어라 할까요?”
그러자 명감이 대답했다.
“우리 진나라에서 불교의 사부대중이 오늘에야 비로소 갖추어졌습니다. 시주께서 세운 것은 모두가 복을 지은 것이니 건복사(建福寺)로 하며 좋겠습니다.”라고 했다.
하충이 그 말을 좇았다.
나중에 병을 얻어 얼마 후 바로 죽었다.
자료출처: 《비구니전》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4413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