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劉曉)
【정견망】
십여 년 전 한 친구에 따르면 그녀가 어릴 때 늘 집 옆에 큰 나무 주위에서 한 무리 귀여운 소인(小人)들이 시끄럽게 떠들면서 노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그녀도 대체 어찌된 일인지 알지 못하다가 나중에 수련에 들어선 후에야 자신이 비로소 본 것이 소인국의 생명임을 알았다.
이 세상에는 대체 소인국과 거인국이 있는가? 영국의 작가 조나단 스위프트가 쓴 《걸리버 여행기》에 나오는 거인국 소인국은 정말 존재하는가? 중국 고서 중에 대인국(大人國) 소인국(小人國)에 대한 기술이 적지 않다. 여기서는 우선 소인국에 대해 한번 말해보겠다.
청대의 대학사 기효람(紀曉嵐)은 《열미초당필기(閱微草堂筆記)》에서 소인국의 존재에 대해 기술했다. 우루무치의 산 깊은 산속에 말을 키우는 사람은 늘 키가 한 자 정도 되는 소인을 보았는데 남녀노소 각종 연령의 사람이 다 있었다고 한다. 이들 소인들은 홍류(紅柳) 꽃을 보면 가지를 꺾어 화환을 만들어 머리에 쓰고 줄을 지어 춤을 추며 우우 하고 소리를 내며 노래를 부른다.
때로 그들은 목동의 장막에 와서 물건을 훔쳐간다. 만약 잡히면 그들은 바닥에 꿇어 앉아 곡을 한다. 만일 그들을 가두어 두면 그들은 굶어죽을망정 음식을 먹지 않는다. 그들을 놓아주면 그들은 처음에는 감히 달리지 못하고 어느 정도 걸어가다가 한번쯤 돌아보고는 만일 누가 그들을 쫓아가 야단치면 그들은 여전히 바닥에 꿇어앉아 운다. 사람들과 거리가 조금 멀어져서 쫓아오지 못할 정도의 거리가 되면 그들은 비로소 산 넘고 물 건너 나는 듯이 달아난다. 그러나 그들은 도대체 어디에 사는지 아무도 모른다.
이 소인들은 나무 요괴나 야수(野獸)가 아니라 고대 전설 속에 등장하는 난쟁이들이다. 하지만 그들의 이름은 모른다. 그들은 어린이처럼 생겼고 홍류화를 즐겨 쓰기 때문에 그들을 “홍류와(紅柳娃)”라 부른다.
현승(縣丞) 구천금(邱天錦)이 목장을 순시할 때 “홍류와” 한 명을 데리고 왔다. 자세히 관찰해보니 이 소인의 생김새는 수염과 눈썹 등이 사람과 다를 바가 전혀 없었다.
《산해경》에도 소인국 ‘정인(靖人)’에 대한 기록이 있으니 확실히 존재했던 것이다.
상고 시대 기서(奇書) 《산해경》에는 소인에 관한 기술이 몇 군데 더 있다.
먼저 《산해경・대황동경》에 이런 내용이 있다.
동해 밖에 대 황무지 중에 소인국이 있는데 ‘정인(靖人)’이라고 한다. 정(靖)은 세밀하고 작다는 뜻이다. 그들의 키는 겨우 9촌(약 27센티)이라고 한다.
또 《산해경・대황남경》에 이런 기록이 있다.
소인국이 있는데 초요국(焦僥國)이라 부른다. 백성들은 모두 성이 “기(幾)”씨고 곡식을 먹는다. 또 일종의 소인국이 있는데 “균인(菌人)”이라 하며 키는 약 삼 척(90센티)이다.
《산해경・해외남경》에는 또 이런 기록이 있다.
초요국 동쪽에 또 소인국이 있는데 주요국(周饒國)이라 한다. 그들은 동굴 속에 사는데 키는 작아서 대개 삼척 정도 되지만 일반인과 같은 옷을 입고 관을 쓴다. 또 매우 똑똑해서 각종 정교한 기물을 만들 수 있다. 이 외에 그들도 밭을 갈고 농사를 한다.
이외에 《국어・노어(魯語)》에 “초요씨는 키가 삼척이라 매우 작다.”는 기록이 있다.
《사기・대완전》정의에서는 <괄지지>를 인용해서 “소인국은 대진(大秦)의 남쪽에 있다. 사람은 삼척이며 밭을 갈 때 새들에게 쪼아 먹힐까 겁낸다.”라고 했다.
《수신기(搜神記)》12권에는 “왕망 건국 4년 지양(池陽)에 소인의 경지가 있는데 키는 한 척이 좀 넘고 수레를 타거나 걸으며, 온갖 물건을 잡고 크고 작은 이들이 서로 부르는데 삼일이 지나야 그친다.”라고 했다. 또 “경기(慶忌)”라는 일종의 소인을 기록했는데 생김새는 사람과 같으나 키가 4촌이고 노란 옷을 입고 노란 관을 쓰고 노란 덮개를 덮고 작은 말을 타고 달리기를 좋아한다.
삼국시대와 위진 시기까지도 소인국은 여전히 존재했다. 《위지 동이전》에 한 소인국을 묘사해 놓았는데 키는 겨우 3, 4척이다. 동진 시기 <습유기>에 ‘타이국(陀移國)’이라는 나라가 있는데 나라의 백성들은 키가 겨우 3척이며 만 년을 살수 있다고 한다. 전설에 따르면 이는 주요국(周饒國)의 다른 이름이라고 한다.
당나라 때 《법원주림(法苑珠林)》권8에는 “초요국 사람은 키가 삼척이고 눈썹과 눈이 다 갖춰져 있고 동굴 속에 산다.”고 했다.
《술이기(述異記)》에는 “대식왕국의 서해중에 나무에 소인이 살고 있는데 키는 6, 7촌이고 사람을 보면 웃는다. 만일 그들의 손발을 흔들어 잘못하여 나뭇가지에서 떨어지면 죽는다.”라고 했다.
기효람의 기록에서 보자면 소인국은 적어도 청나라 때까지는 여전히 존재했다. 그런데 왜 현대에 와서는 볼 수 없게 되었는가? 아마도 이들이 숨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앞서 말한 내 친구처럼 오직 인연이 있는 사람들만 그들을 볼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7579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