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혜(德惠)
【정견망】
북송 시기 추호(鄒浩)라는 이름의 관리가 있었는데 자는 ‘지완(志完)’이다. 상주(常州) 진릉(晉陵지금의 강소성 상주시) 사람이며 경건하게 불교를 믿는 거사였다. 하지만 그의 정치적 업적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철종(哲宗) 원부(元符) 연간 (1098-1100)에 권신 장돈(章惇)에게 죄를 지어 귀양을 갔다. 철종은 아들이 없어서 황위를 형제들에게 전해야 했다.
하지만 장돈은 송 휘종이 지위를 이어받는 것에 반대했다.
그는 일찍이 “단왕(端王 훗날의 휘종)은 경박해서 천하를 다스릴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휘종이 제위에 오른 후 즉시 추호를 경성으로 불러 들였다.
건중정국(建中靖國) 원년 어느 날 추호는 명령을 받고 즉시 경성으로 돌아왔다. 건중정국은 송 휘종의 첫번째 연호로 1년만 사용했으니 바로 서기 1101년이다. 경성으로 돌아오는 도중 추호는 갑자기 하늘에서 전해오는 미묘한 음악을 들었는데 마치 상고 제왕의 아악인 《오영(五英)》이나 《소韶》를 들은 것과 같았다.
고대 음악사 기록에 따르면 오제 중 제곡(帝嚳)이 《오영》을 지었고 순임금이 《소韶》라는 음악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지극히 아름다운 아악(雅樂)이다.
추호가 말에 앉아 고개를 들어 음악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보니 천상에서 한 신인(神人)이 날아왔는데 몸체는 구름에 가려져 뚜렷하지 않았지만 신인의 얼굴과 수염 및 머리카락은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신인도 공중에서 추호를 잠시 보고는 사라졌다.
그 후 추호는 여관에 들러 쉬었다. 저녁을 먹고 나서 낮에 만났던 신인을 생각했는데 무슨 징조인지 알 수 없었다. 갑자기 또 이 신인이 하늘에서 여관 뜰로 내려와서 그를 마주했다.
신인(神人)이 추호에게 말했다.
“우연히 한번 만났을 뿐인데도 그대가 아직 잊지 못하는구나. 그래서 내가 이같이 와서 만나는 것이다.”
추호가 공경하게 술을 올렸다. 신인은 받아서 한잔을 마시고 술을 이기지 못해 좀 취한 것 같이 눈을 감더니 잠시 후 회복했다.
그리고는 말했다.
“그대는 안심하게. 경성에 가는 일이 순조로울 것이며 조정의 고관이 될 것이다. 염려할 것 없네.”
추호가 또 신인의 성명을 물었으나 신인은 대답하지 않고 몸을 돌려 날아갔다. 나중에 추호는 경성으로 돌아가 과연 중용되었으며 중서사인, 병부시랑 등 고위 관직을 역임했다.
자료출처: 《투할록(投轄錄)》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7729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