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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기》는 무엇을 말하며 당승과 손오공은 어떤 관계인가?

관심(觀心)

【정견망】

손오공(孫悟空)이 정사(正邪)와 진위(真偽)를 가리는 화안금정(火眼金睛)과 요괴를 항복시키는 큰 재주가 없었다면 자비로운 당승(唐僧 삼장법사)이라 해도 조만간 요괴에게 잡아먹혔을 것이다.

반대로 당승의 대선지심(大善之心)이 없었다면 무법천지의 손오공은 원숭이 요정이라 결국에는 천벌을 받아 주살(誅殺) 당하는 결말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큰 능력을 가진 자는 정사(正邪)와 선악(善惡)을 분별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기본이 되고 더욱 중요한 것은 자비를 근본으로 하는 심태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좋은 결말을 얻기란 아주 어렵다.

반대로 선(善)을 행하는 사람이 정사(正邪)와 선악(善惡)을 판별할 화안금정과 요괴를 항복시키는 큰 재주를 갖추지 못하면 조만간 모두 요괴의 위선(僞善)에 속아 소멸될 것이며, 그가 품은 아름다운 소원도 결국엔 우물 속의 달이나 거울 속 꽃처럼 수포로 돌아갈 것이다!

《서유기》에서는 많은 비밀을 말하고 있지만, 우리는 단지 그것의 주제와 주요 줄거리만을 말할 뿐이다. 도가(道家)에서는 인체를 하나의 소우주(小宇宙)라 하는데 이 말에 담긴 함의가 아주 크다. 예를 들면, 사람이란 음양이 교합(交合)한 것으로 난자가 운반체가 되어 정자와 결합해서 생겨난 후 서서히 태아를 형성한다. 태아에는 각기 다른 단계 속에서 사람의 모든 정보가 다 포함되어 있는데, 이런 정보들은 마치 씨앗처럼 묻혀서 각기 다른 기연(機緣)에 의해 촉발될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 태아가 성인으로 성장하는 매 한 단계는 모두 그 씨앗이 발아해서 꽃을 피우며 열매를 맺은 것으로 이 생명의 성, 주, 괴, 멸 속에서 만사만물(萬事萬物)을 형성한다. 다시 말해, 우리가 보는 모든 사물의 과거, 현재 및 미래의 모든 만사만물은 사실 모두 선천적으로 잘 배치된 것이다. 이것을 선천 정수(定數 정해진 운명)라 한다!

우주가 천지개벽(天地開闢)하면서 생긴 신령한 돌(역주: 손오공을 가리킴), 당승(唐僧) 조상의 일체와 이 생명의 내력, 그리고 저팔계, 사오정, 소용마(小龍馬)에 이르기까지 이들 사도(師徒 스승과 도제) 다섯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며 선천적으로 반드시 완수해야 할 사명이 정해진 것이다.

이 다섯 사도의 과거와 미래의 일은 우주가 천지개벽한 시초에 이미 정해져 있었는데 마치 씨앗처럼 그들이 미래의 사명을 달성할 수 있도록 몸 고생과 마음고생을 품고 있었다. 그리고 역사 발전의 법칙 중에서 서유취경(西遊取經)의 다양한 단계의 필요에 따라 하나하나 드러내준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서유기》 전반 13회까지의 내용이다.

《서유기 제13회》에서 당승은 위험에 봉착하지만 사냥꾼 백흠(伯欽)의 도움으로 대당(大唐) 국경까지 도달한다. 당승이 조금만 더 동행해 달라고 부탁하자 백흠은 이렇게 말한다.

“장로(長老)님은 잘 모르시겠지만 이 산은 양계산(兩界山)이라 부르는데, 동쪽 절반은 우리 대당의 영토이지만 서쪽 절반은 타타르(韃靼) 땅입니다.”

여기에 담긴 속뜻은 당승이 험난한 관을 넘겼지만, 이제 비로소 사람의 경계(境界)를 벗어나 마계(魔界)로 들어가려 한다는 것이다. 타타르(韃靼)는 야만과 마성(魔性)의 대명사로 마(魔)가 없으면 부처가 될 수 없다! 사람의 경계를 벗어난 후에는 맹호를 다룰 수 있는 사람 중 강자인 사냥꾼(백흠)마저도 아무런 능력이 없고, 오직 요마(妖魔)를 굴복시킬 수 있어야지만 부처의 지혜와 큰 능력을 이룰 수 있다. 바로 이때 당승이 손오공을 만난다.

그러므로 제14회 이후에야 비로소 당승의 진정한 수련이 시작된 것으로, 선(善)을 닦는 기초는 바로 진(真)을 구하는 것이고 그런 후에야 비로소 공(空)을 깨달을 수 있다. 당승 역시 육근(六根)의 청정(淸淨)을 수련의 기점으로 삼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그가 선(善)을 행하고 진(真)을 닦는 첫걸음이다.

《제14회 심원(心猿 손오공)이 바르게 돌아가니 육적(六賊)이 흔적을 감추다》는 제목에서부터 아주 분명하게 말한다. 즉 사람 마음을 바로잡으려면 눈(眼), 귀(耳), 코(鼻), 혀(舌), 몸(身), 생각(意)을 깨끗이 해야 한다.

책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행자(行者 손오공)는 담력이 아주 커서 앞으로 나서 가슴 앞에 두 손을 모아 잡고 예를 올리며 그 여섯 명에게 말했다.

‘여러분은 무슨 이유로 빈승(貧僧)의 길을 막으십니까?’

그 사람이 말했다.

‘우리는 길손의 물건을 터는 대왕(大王 두목)들로 때로는 은혜도 베푸는 산의 주인들이다. 우리의 크나큰 이름은 천하가 다 알고 있는데 너희들은 모른단 말이냐? 자 빨리 짐을 두고 가면 목숨만은 살려 주겠다. 그러나 반 마디라도 딴 소리를 하는 날엔 가루가 될 줄 알아라.’

행자가 말했다.

‘나 역시 조상 대대로 대왕(大王)이었고 오랫동안 산의 주인이었지만 아직 여러분의 존명을 들어본 적이 없소만.’

그가 말했다.

‘모른다면 내가 알려주마. 하나는 눈으로 보고 기뻐한다는 안간희(眼看喜)고 하나는 귀로 듣고 성낸다는 이청노(耳聽怒)고 하나는 코로 맡고 즐긴다는 비후애(鼻嗅愛)고 하나는 혀로 핥고 생각한다는 설상사(舌嘗思)고 하나는 마음으로 탐낸다는 의견욕(意見欲)이고 마지막 하나는 자기만 걱정하기 때문에 신본우(身本憂)라고 한다.’

오공이 웃으며 말했다.

‘원래 여섯 도둑이었구나! 나와 같은 출가인(出家人)이야말로 바로 너희들의 주인인줄도 모르고 길을 가로 막고 물건을 강탈하러 왔구나. 네놈들이 빼앗은 보물을 모조리 가져 오너라, 나와 너희들이 7등분을 하면 용서해주마.’

도적들이 이 말을 듣더니 희(喜)는 기뻐하고 노(怒)는 성내고 애(愛)는 사랑하고 사(思)는 생각하고 욕(慾)은 탐내고 우(憂)는 걱정하면서 일제히 떠들었다.

‘이 중이 무례하구나! 넌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으면서 오히려 우리 물건을 나눠 갖겠다는 것이냐?’”

여기서 안간희(眼看喜),이청노(耳聽怒),비취애(鼻嗅愛),설상사(舌嘗思),의견욕(意見欲),신본우(身本憂) 이는 모두 육근이 깨끗하지 못한 것이다. 이 육적은 당연히 승려의 것이 아니니 승려에게 이런 육적이 있다면 그는 승려가 아니다! 이는 공을 깨닫는(悟空 오공) 첫걸음이다.

책에서는 또 이렇게 나온다.

“행자가 웃으면서 (용왕에게) 말했다.

‘그 당승이란 작자는 인성(人性)을 몰라요. 좀도둑 몇이 길을 막고 물건을 빼앗으려 하기에 내가 때려죽였더니 저 당승이 나더러 잘못했다며 이러쿵저러쿵 잔소릴 늘어놓더군요.’

여기서 말하는 소위 인성(人性)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손오공이 한 말은 아주 명백하다.

용(龍)은 맥을 통하게 하는 것으로 수맥(水脈)이든 기맥(氣脈)이든 맥이 있는 곳에는 곧 용이 있는데 풍수(風水)에서 말하는 용맥(龍脈)이다. 당승은 육근이 청정해져서 기본적인 이성(理性)을 갖춘 후에야 진정으로 공부를 연마해낼 수 있다. 신체 정화(淨化)가 이 정도에 도달해야 맥락이 변화해서 고에너지 물질이 생기는데 맥락의 고에너지물질이 운행하는 중에 당연히 신룡(神龍)이 생겨난다.

그래서 《제15회 사반산에서 신들이 몰래 돕고 응수간에서 의마(意馬 용마)에게 재갈을 물리다》에서 당승이 용마를 거두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사람의 수련 경계가 얼마큼 높으면 신체 맥락(脈絡)이 곧 그만큼 열리는데 맥락 안의 물질은 경계(境界)가 정화됨에 따라 질적으로 변하게 된다. 표면에서 보자면 소용마(小龍馬)가 당승을 태우고 있지만, 실질은 물이 불어나 수면이 올라가면 배가 저절로 뜨는 것처럼 당승이 수련해 낸 높은 공부(功夫)다.

제16회부터 제17회에서 말하는 것은 모두 당승이 각기 다른 환경에서 진일보로 명리와 과시심을 제거해 사상을 정화한 이야기다.

《제18회 관음원에서 당승이 난을 모면하고 고로장에서 행자가 마를 제압하다》에서 당승은 저팔계를 만나는데 다시 말해 더 높은 경계에서 탐욕(貪慾)을 제거할 것을 요구한다.

《제19회 오공은 운잔동에서 팔계를 항복시키고 현장(玄奘)이 부도산에서 심경(心經)을 받다》에서 당승이 팔계를 거두며 진정으로 계율을 지키며 마음을 닦는다.

만물은 모두 영(靈)이 있으니 사람 마음 역시 영체(靈體)다! 마음을 닦고 욕심을 끊어야 하는데 사람마음이 편안하지 못하면 풍파(風波)를 일으킬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이 책에서 뒤이어 풍마(風魔)를 굴복시키는 이야기가 《제22회 팔계가 유사하에서 크게 싸우고 목차가 법을 받들어 오정을 거두다》까지 나오는 이유이다.

여기서 당승은 마의 시달림[魔煉] 속에서 계(戒)를 받는데 성공하고 이후 당승은 속인을 벗어나 성인(聖人)이 되며 최종적으로 성불(成佛)하는 수련과정을 시작한다.

불도(佛道)수련은 선(善)을 닦고 진(真)을 닦는데, 고생을 참고 견디는 인내력이 수련의 최종 과위(果位)를 결정한다. 인내력이 부족하면 곧 모순이 심해질 수 있다. 당승 사도(師徒) 사이의 갈등은 모두 인내력이 부족해서 승화하지 못한 후, 마난이 만들어낸 압력이 너무 커져서 생긴 것이다! 《서유기》에서 말하는 것은 바로 심성이 진선인(真善忍)을 수련하는 이야기다.

끊임없이 사상과 신체를 정화해 반본귀정(返本歸正 근본으로 돌아가 바로잡음)해서 마음을 닦고 ‘정을 깨닫는(悟淨 오정)’데 이 과정에서 수많은 것들을 수련해 낸다. 때문에 오정은 고생을 겪고 참으며 짐을 짊어진 사승(沙僧 사오정)으로 등장한 것이다.

《서유기》 매 회에서 말하는 것은 바로 어떻게 심성을 수련해 자아를 정화하는가 하는 과정이다. 다섯 사도는 마치 다섯 개의 손가락을 가진 손과 같은데, 당승이 엄지가 되고 네 도제는 엄지의 뿌리에서 나온 손가락들로 각기 다른 묘용(妙用)이 있으며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면 정체적으로 완전한 기능을 가진 손이 될 수 없다.

그렇다면 왜 사도(師徒)들 중에서 오직 당승만 금고(金箍)를 차지 않는가? 인성(人性)을 완전히 갖춘 좋은 사람은 남이 그에게 나쁜 짓을 하라고 강요해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손오공과 다른 도제들은 도(道)를 얻기 전에 모두 요정이라, 강제로 단속하지 않고 격동시키면 천지가 뒤집어질 것이다! 그럼 큰일이다. 때문에 요정은 반드시 관리해야 한다. 인간 세상에 법률의 강제력이 없으면 반드시 어지러워지는 것처럼 이 도리는 천상과 인간이 매한가지다.

《서유기》란 이 책은 지금까지 나온 것 중에서 자신의 뜻을 격려해주는 가장 위대한 이야기다. 중생에게 이익을 주려는 당승의 큰 소원을 보호하는 도제(徒弟)들은 사실 하늘에서 죄를 지은 한 무리 요정들이다. 무엇을 보호하고 무엇을 닦으면 무엇으로 성취된다! 방탕한 자식이 뉘우침은 천금을 주고도 바꿀 수 없다. 소위 신화(神話)가 신통하지 않은 것은 사람마음을 버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역주: 이 글에서 저자는 《서유기》이야기의 전개과정을 당승의 수련이 제고하는 과정과 대응시켜 13회 이전까지는 사람 경계에서 수련한 것이고 이후 비로소 마의 시달림을 당하는 진정한 수련단계로 들어간다고 본다. 부처수련이라 선(善)을 닦아야 하고 선을 닦자면 진(真)을 닦아야 하는데 이때 제일 처음 깨달아야 할 것이 공(空)이다. 때문에 네 도제 중 가장 먼저 손오공을 만난다.

또 공을 제대로 깨닫자면 육근(六根)이 청정해야 하는데 육근이 청정하지 못하면 도리어 육적(六賊)이 되어 주인을 해친다. 이에 손오공이 당승을 도와 이 단계를 지나간 후 비로소 공(功)이 나오는데 즉 고에너지 물질이 나온다. 이것을 용 즉 용마로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손오공 다음에 백룡마가 등장한다.

이후 신체를 더 깨끗하게 정화하기 위해서는 탐욕을 제거해야 하며 이를 위해 계율을 지킬 필요가 있어 저팔계(豬八戒)를 만난다. 계율을 지켜 수련하면서 청정해진 후 마지막으로 사오정(沙悟淨)을 만나는데 이는 당승이 온갖 몸 고생과 마음고생을 겪고 참아내면서 심성을 수련한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38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