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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골정 이야기에서 본 너무 여리고 착한 삼장의 누락

초약미(楚若薇)

【정견망】

《서유기》 제27회 손오공이 백골정(白骨精)을 3번 친 이야기에서 백골정이 당삼장(唐三藏 당승)을 3번 희롱하다 결국 성승(聖僧)이 미후왕(獼猴王)을 쫓아내는 전체 과정을 묘사했다. 이 이야기는 아주 널리 알려져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이 장회(章回)의 주요 줄거리는 바로 손오공이 백골정을 3번 친 것이다.

독자들은 아마 이렇게 질문할 것이다. 손오공의 뛰어난 능력으로 이렇게 작은 요정을 처리하는데 왜 3차례나 쳐서야 비로소 백골정을 때려죽일 수 있는가? 이것은 바로 앞 2차례 공격에서 백골정의 원신(元神)이 모두 탈출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원신은 다른 공간에서 가짜 신체(여인)와 분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신체는 또 원하는 대로 변화시킬 수 있는데 즉 노파로도 변하고 할아버지로도 변하는 등이다.

당승은 육안범태(肉眼凡胎)라 오직 표면만을 볼 수 있을 뿐이지만 또한 표면 가상에 쉽게 미혹 당한다. 표면적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여인은 오히려 가짜고 육안으로 볼 수 없는 다른 공간의 해골 원신이야말로 진짜다. 물론 손오공은 화안금정(火眼金睛)을 지녔기 때문에 표면의 껍질을 투시해 다른 공간의 진상을 볼 수 있었다. 저팔계는 공력(功力)이 낮아 미녀를 보자마자 속인 마음이 솟구쳐 올라왔다.

그렇다면 백골정은 왜 두 차례나 빠져나갈 수 있었는가? 그중의 원인은 당승 사도가 아직 백골정의 사악함을 간파하지 못하고 사상과 의념 속에서 그녀(요괴가 변신한 여인)를 “달 같은 자태에 꽃 같은 얼굴”의 아름다운 양갓집 규수로 보았기 때문이다. 다른 공간에서 의념(意念)이 일종 방임하고 방해하는 에너지장을 형성했기 때문에 요정이 아주 쉽사리 몸을 숨길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손오공이 세 번 째에는 토지신과 산신(山神)을 찾아 자신을 도와 다른 공간에서 요정을 지켜보게 했다. 실제로는 요정을 고정 시킨 것으로 이번에는 단번에 백골정의 영광(靈光 신령한 빛)을 끊었다.

그렇다면 백골정은 왜 여기에서 나타났는가? 표면적으론 당승의 고기를 먹기 위해서지만 사실상 당승이 “너무 여리고 착한 것”을 겨냥해 온 것이다. 다시 말해 선과 악을 똑똑히 가르지 못하고 다른 공간에서 마가 장난치도록 방임한 것이다. 당승은 또 요괴에게 삶아 먹히는 것도 천명(天命)이라고 했다. 내심이 여리고 착해서 자신이 감당한 서천취경(西天取經)이란 신성한 사명을 망각한 것이다.

표면 공간에서 한 여인이나 노인에 대해 선량한 것은 진실로 좋은 일이지만 심념(心念) 속에서 다른 공간의 사악에 대해 무지하게 방임하는 것은 일종의 흐리멍덩함이다. 특히 사악이 표면 공간에서 위장한 위선과 아름다운 가상에 미혹당한 것이다. 때문에 백골정이 비록 손오공에게 3번이나 맞았음에도 너무 여리고 착한 당승 마음의 누락은 여전히 존재했다. 또한 그 해골마저 손오공이 자신을 농락하려고 변화시킨 것이라 여겼다. 사실 바로 이런 마음속의 누락이 백골정을 초래한 것이다.

만약 이런 누락이 없었다면 자연히 이런 마난(魔難)이 출현하지 않았을 것이다. 백골정은 또한 당승을 위해 이런 너무 여리고 착한 누락을 제거할 수 있도록 배치되어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백골정 배역이 극 속에서 모두 3차례나 죽었음에도 당승은 여전히 미혹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그렇다면 나중에 더 큰 마난이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서유기》 제28회부터 31회에서는 당승(唐僧)이 흑송림 완자산 파월동(波月洞)에 잘못 들어갔다가 황포(黃袍 노란 도포) 요괴에게 체포된 후 겪은 이야기들이다. 당승은 그곳에서 요괴에게 납치된 지 13년 된 보상국 셋째 공주 백화수(百花羞 역주: 백 가지 꽃을 부끄럽게 만들 정도로 아름답다는 뜻)를 만난다. 다행히 공주가 당승을 구해 부모님께 드리는 편지를 주어 탈출시켜 준다. 나중에 국왕의 부탁을 받은 팔계와 사승(沙僧)은 파월동에 가서 공주를 구하려 했지만 호법신들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둘은 황포 요괴의 상대가 되지 못했고 결국 사승이 포로로 잡힌다.

그 후 황포 요괴는 키 크고 잘 생긴 남자로 변신해 보상국을 방문해 당승을 아름다운 무늬를 지닌 호랑이로 변신시켰다. 다행히 정갑(丁甲), 계체(揭諦), 공조(功曹)와 수호신들이 몰래 보호해 주었기 때문에 당승은 각종 무기에 찔렸음에도 부상을 입지 않았고 철창에 갇혔다. 저팔계가 화과산에 가서 손오공을 청한 후, 황포 요괴는 오공의 적수가 되지 못해 도망쳤다.

이에 오공은 요괴의 내력이 심상치 않음을 알고 옥황상제를 찾아가 조사해달라고 한다. 결국 황포 요괴는 원래 이십팔수 중의 규성(奎星)임을 확인했다. 천사(天師)는 규목랑(奎木狼)이 세상에 내려간 지 13일이 되었다고 보고했다. 천상의 13일은 하계(下界)의 13년이다. 이때야 황포 요괴가 수습되었다.

보상국 셋째 공주도 평범한 사람이 아닌데 본래 천궁(天宮) 피향전(披香殿)에서 향을 시중들던 옥녀(玉女)였는데, 규성과의 정(情) 때문에 속세를 그리워했다. 때문에 먼저 하계(下界)에 내려가 황궁 내원에 태어났다. 규성도 약속을 지키기 위해 요마로 변해 명산을 차지하고 그녀를 동굴로 데려가 13년 동안 부부로 지낸 것이다.

또한 당승이 너무 여리고 착한 누락 때문에 《서유기》에서는 백골정을 3번 친 후 또 4개의 장회를 이용해 당승이 마침내 깨닫게 되는 인연을 설명했다. 당승이 호랑이로 변했으니 이보다 더 실제적인 감수는 없을 것이다.

원서에서는 오공과 당승이 다시 만나는 장면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행자(行者 오공)가 웃으면서 호랑이로 변신한 당승에게 말한다.

“사부님, 당신은 착한 스님이신데 어쩌다 이렇게 흉악한 모습이 되셨나요? 제가 악행을 저질렀다고 나무라고 쫓아 내셨으면 한마음으로 선(善)을 실천하실 것이지 어쩌다 이런 몰골이 되셨습니까?”

나중에 손오공이 요술을 풀어주자 삼장이 몹시 고마워하며 이렇게 말한다.

“어진 제자야, 애썼구나, 애썼어! 네 덕분이다! 이번에 가서 서방 부처님을 찾아뵌 후 동토에 돌아가면 당왕(唐王 당 태종)께 네 공로가 가장 컸다고 아뢰마.”

만약 당승이 전에 이것을 알았더라면 이렇게 너무 여리고 착한 누락을 제거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다시 말해 그는 더 이상 파월동과 보상국의 마난을 겪지 않았을 것이다. 이 한 점을 위해 상계(上界)에서는 미리 이렇게 주도면밀하게 배치했고, 규성과 시향 옥녀 사이의 사적인 정을 이용해 당승이 이 마난을 통해 마음의 누락을 제거하게 한 것이다. 동시에 천상의 신(神)들도 만약 정도(正道)에서 벗어나면 요마(妖魔)의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서방으로 경전을 얻으러 가는 길에서 겪은 고생과 고난은 단지 표면적인 현상에 불과하며 내심의 승화야말로 가장 중요한 것이다. 또한 최후에 진경(真經)을 얻기 위한 준비이자 보증이기도 하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88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