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능오(淩悟)
【정견망】
(6)
손오공이 칙령을 받고 천계로 불려가자 옥황대제(玉皇大帝)는 그를 ‘필마온(弼馬溫)’이라는 직책에 봉한다. 즉 천마(天馬) 천 필을 기르는 일이다. 이때부터 선록(仙錄)을 수여 받고 관명(官名)에도 이름이 올라갔다. 하계(下界)의 요선(妖仙)이 천상의 인물이 된 것이다. 그러나 손오공은 필마온이 말단의 하급 관리란 사실을 알고 분노해 남천문(南天門)을 벗어나 화과산으로 돌아왔다. 그 후 ‘제천대성(齊天大聖)’이란 깃발을 내걸었다.
사실 손오공은 이미 생사를 벗어나 자심(自心)의 공성(空性)과 본진(本真)을 깨달았기에 태어나지도 소멸하지도 않는 상태에 있어서 천지와 수명이 나란하고 일월(日月)처럼 오래 살 수 있었다. 속담에 이르길 “마음은 원수(元首)이고 담(膽)은 장군”이라 했다. 또한 그 마음이 하늘보다 높았다. 손오공이 자칭 제천대성이라고 한 것도 나름 의미가 있다 할 것이다.
또 손오공과 호형호제한 이들 역시 각자 대성(大聖)을 칭하니 우마왕(牛魔王) 평천대성(平天大聖),교마왕(蛟魔王)은 복해대성(覆海大聖),붕마왕(鵬魔王)은 혼천대성(混天大聖),사타왕(獅駝王)은 이산대성(移山大聖),미후왕은 통풍대성(通風大聖),융마왕(狨魔王)은 구신대성(驅神大聖)이라 자칭한다. 모두 심마(心魔)가 겉으로 드러나 생긴 것이다.
제7회에 다음과 같은 시가 있다.
원숭이 도체가 사람 마음과 짝이 되니
마음은 곧 원숭이란 말에 깊은 의미 담겼구나
제천대성은 틀린 말이 아니니
필마온 관직에 봉한 것은 지음(知音)이라네
말과 원숭이가 합작해 마음과 뜻이 되니
단단히 묶어두되 밖으로 찾지 말지어라
만상이 진으로 돌아감에 한 가지 이치를 따르니
여래와 함께 쌍림에 머무네
猿猴道體配人心
心即猿猴意思深
大聖齊天非假論
官封弼馬是知音
馬猿合作心和意
緊縛牢拴莫外尋
萬相歸真從一理
如來同契住雙林
손오공의 천명(天命)을 말하자면 그가 필마온에 봉해진 것은 그야말로 실제와 부합하는 것이다. 오직 사람 마음을 항복시키기 가장 어려우니 심원의마(心猿意馬)라 비로소 “하늘을 깔보고 속여 높은 자리 넘보고 성인을 능멸하고 단을 훔쳐 큰 질서를 어지럽혔으니(欺天罔上思高位,淩聖偷丹亂大倫)” 하늘의 보응을 받게 된다. 나중에 옥황대제가 공식적으로 그를 제천대성에 봉하고 또 제천대성부(齊天大聖府)도 지어주는데 부(府) 안에 두 개의 사(司)가 있으니 하나는 안정사(安静司)고 다른 하나는 영정사(寧靜司)다. 즉 오직 마음이 편안하고 성정이 조용하기만 하면 곧 원하는 것을 얻고 천명을 알아 영원히 천계(天界)에 머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좋은 시절은 오래가지 못하고 일이란 뜻대로 되지 않는 법이다. 손오공이 반도원(蟠桃園)을 함께 관할하면서 거짓말로 복숭아를 훔치고 신선의 음식과 술을 훔쳤으며 또한 태상노군의 선단(仙丹)을 훔쳐 먹었다. 나중에 천궁에서 뛰쳐 나왔으나 결국 이랑신(二郎神)에게 붙잡혀 참요대(斬妖臺 요괴를 베는 단)로 보내졌지만 ”칼과 도끼로 베고, 불에 태우고 번개를 쳐도 다치게 할 수 없었다.”
또 노군의 팔괘 연단로에서 칠칠 사십구일(四十九日)을 지내며 한 쌍의 화안금정(火眼金睛)을 연마했고 또 팔괘로를 뛰쳐나오다 넘어뜨리고 천궁에서 큰 소란을 피웠다. 결국 여래불(如來佛)에게 제압당해 오행산(五行山) 밑에 눌려 목마르면 구리 즙을 마시고 배고프면 쇠구슬을 먹이니 이렇게 무려 오백년 동안 눌려있었다.
비록 손오공이 저지른 죄가 하늘을 거스르고 멋대로 난리를 친 죽을 죄였으나 그는 이미 ‘혼원체(混元體)가 선천(先天)에 결합했고’ 또 ‘삼재의 재앙’을 피할 법술(法術)을 장악했다. 이 사람 마음은 이미 금강의 순양체(純陽體)가 되었고 본성(性)의 텅 비고 신령한(空靈) 빛이 태허(太虛)를 투철히 비췄다. 그러므로 불에 들어가도 타지 않았고 물에 들어가도 빠져 죽지 않았다.
“악행이 온몸에 가득 차 몸은 비록 곤경에 처했지만 선근(善根)이 끊어지지 않아 기운은 아직 왕성하네.” 손오공의 목숨은 마땅히 끊어지지 말아야 했으니 이후 더 큰 사명과 마난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직 당조(唐朝)에 서방에 가서 취경할 성승(聖僧) 현장을 만나야만 비로소 오행산의 압박에서 벗어나 오백년 재앙을 끝낼 수 있었다.
보다 심층에서 보자면 손오공은 태어난 후 보리조사를 따라 수도(修道)했고 또 위로는 천상에서 아래로는 바다까지 내려가, 한바탕 싸우고 죽이다 결국 여래불조(如來佛祖)에게 제압당해 오행산에 눌리는 경험을 하는데 이 하나의 형상(形象)에도 선과 악, 고요함과 움직임, 안과 밖, 거시와 미시, 추상과 구상의 다차원적인 해독이 방식이 있다.
우선 그의 선과 악은 바로 책에 쓴 것처럼 마음이 편안하고 성정이 조용해야만 도를 깨달을 수 있고 참선 수련을 할 수 있는데, 일단 불성(佛性)이 나오면 시방세계를 진동할 것이다. 마를 끊고 본성으로 돌아가 반본귀진(返本歸真)하면 선천의 본색(本色)을 잃지 않겠지만 후천적인 음식, 습관, 환경과 관념에 오염되고 또 짐승류나 마도(魔道) 친구 사귀길 좋아한다면 심마(心魔)가 범람해 정신을 어지럽히고 마음이 교만하고 성급해져서 하늘을 속이고 마음을 속이며 도와 크게 어긋난다.
내심이 평정하면 천하가 편안하고 조용하며 모든 것이 조화롭고 상쾌해진다. 그렇게 하지 않고 밖으로 구하고 탐하면 마음이 편안해지지 못하고 이익에 지혜가 흐려져 멋대로 고집을 부리며 심법(心法)을 어지럽혀 하늘의 이치를 망쳐 궤도에서 벗어난 일을 꾀한다.
그러나 더 깊이 파고 들어가면 손오공은 동해에서 금고봉(金箍棒)을 얻었고 유명계(幽冥界)에 가서 생사부를 없앴으며, 천계(天界)에 올라가 천궁에서 큰 소란을 피웠으니 이 역시 그의 이 마음이 환골탈태해 사람과 결별한 것으로 초범입성(超凡入聖)하는 한 단락 생사관을 거친 과정이다. 일음일양(一陰一陽)을 도(道)라 하니 그가 비록 삼계 내에서 오행 속에서 수련해 도를 이뤘지만 선체(仙體)를 얻어 신통을 운용할 수 있게 변했고 그의 사상 관념 심성의 승화와 경계의 제고는 모두 동시에 위로 돌파해야만 가능한 것이다. 바로 삼매대정(三昧大定)이란 이런 공부의 체현이다.
마침내 손오공의 전체 심령(心靈)이 완전히 동화된 것이다. 즉 오직 신(神)을 향하고 도(道)를 공경하고 예불(禮佛)하려는 마음이 있어 일념이 바로 잡혀야만 완전히 부동심(不動心)의 때에 당승 현장이 마주한 천 개의 산과 만 개의 물, 험한 산길과 함정, 때때로 요마귀괴(妖魔鬼怪)를 만나는 험악한 길을 만났을 때도 여전히 신심(信心)이 충만할 수 있고 견인불굴의 의지와 전혀 동요하지 않는 신념이 있어 구구 팔십일관을 넘어 서방에 가서 취경하고 공성원만할 수 있는 것이다.
(7)
개막편에서 여기까지 하늘에 오르고 땅에 들어가며 바다에 내려가는 손오공의 72가지 신통력은 솔직히 말해 바로 그의 선천적인 사상이 여의(如意)하게 표현되는 방식이라 음양 팔괘나 삼계 오행에 얽매이지 않는다. 그러나 여래불의 손가락이 변화한 오행산에 눌린 것은 깊은 입정(入定)을 체현한다. 여기서 표명하는 것은 그의 이 마음, 이 주인공이 이미 안정적인 상태에처하기 시작한 것으로 이후 수련과 중대한 사명을 완수하는데 충분한 준비 작업이 된다. 다음 일보의 배치는 바로 석가모니불이 불법(佛法)을 동토에 전하려는 것이다.
“불행히도 그곳(남섬부주) 중생들은 어리석어 진언을 훼방하고 우리 불문의 요지를 모르니” “어떻게든 법력(法力)이 있는 자를 하나 동토에 보내 선하고 믿음 깊은 자를 찾아 천 개의 산을 넘고 만 개의 강을 건너 내가 있는 이곳을 찾아와 진경(真經)을 구해 영원히 동토에 전해 중생을 교화하고자 한다.”
이 역시 석가모니불의 둘째 제자인 금선자가 세상에 쫓겨나는 첫 번째 난을 겪는 이유이다. 금선장로가 당승이 되어 이 취경(取經) 인선이 정해지니 그의 전체 몸과 마음은 주로 생명체의 집합을 대표한다. 의미는 바로 부원신인 손오공, 저오능과 사오정 및 백룡마 역시 잇따라 확정되어 내려간다.
제8회 시에서 이렇게 말한다.
사람 마음에 일념이 생기면
하늘과 땅이 모두 안다네
선악에 만약 응보가 없다면
건곤은 분명 사가 있을진저
人心生一念
天地盡皆知
善惡若無報
乾坤必有私
이것은 신지(神志)를 주관하는 마음인 손오공이 이미 결심을 내리고 불법대도(佛法大道)의 길에서 정과(正果)로 수련 성취하려는 것을 충분히 설명해 준다. 오공은 이에 본심(本心)을 깨달아 낸다. 오능은 본능(本能)을 깨달아 내고 오정은 본성(本性)을 깨달아 낸다. 사람의 생명은 정기신(精氣神) 삼보(三寶)에서 성(性)이 조용하면 심신이 평형을 이루고 조화로우며 세 가지가 함께 갈아지며 합하는 과정인다. 이는 또한 당 삼장 자아의 심신이 끊임없이 법을 공부하고 도를 깨달으며 수련하고 마련(魔煉 마의 단련)하며 관을 넘기고 심성을 제고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백룡마는 짐꾼이니 취경 수련인의 의지력과 품성에 대한 고험이다. 당현장은 주원신이자 주의식이니 다시 말해 의념(意念)이다. 사화상은 유사하에서 일찍이 집어삼킨 9명 취경인들의 해골을 목에 걸고 취경인을 기다린다. 여기서 암시하는 것은 우리 이 우주 대궁이 9차례 훼멸되고 다시 조합된 과정이다. 그러나 그들 사도 4인이 귀의(皈依)해 들어간 사문(沙門)은 암암리에 미래에 장차 발생할 큰일을 암시한다.
‘사(沙)’는 ‘삼(三)+소(少)’이니 팔백리 유사하와 약수 삼천리는 바로 세계 인류의 상황을 상징한다. 특히 우리가 거주하는 지구 남섬부주 사람들은 “음란함을 탐하고 재앙을 즐기며 살인과 싸움이 많아 이른바 험악한 말이 오가는 싸움터로 시비를 따지는 험악한 바다다.”
사람들의 도덕이 몰락하고 타락을 감내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이곳의 중생은 급히 도덕이 되돌아 올라가야만 도태되는 비참한 운명을 피할 수 있다. 그러므로 주불(主佛)의 자비는 말법말겁 시기에 세상에 내려오 법을 바로잡고 사람을 구도하려 하신다. 이전의 시방세계는 바로 삼(三)이 희소(少)하니 우주 생명은 이미 단독할 수 있는 심법이 없게 되었다. 때문에 널리 대법(大法)을 전해야 하는데 삼자진언(三字真言) 진선인(真善忍)을 오묘하게 말한 것이다.
(계속)
원문위치: http://www.zhengjian.org/node/566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