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능오(淩悟)
【정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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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승(唐僧) 사도 일행이 호로박 법선(法船)을 타고 세간의 악수(惡水)를 상징하는 800리 유사하를 건넌 것은 사실상 초범탈속(超凡脫俗)해서 환골탈태(換骨奪胎)해 이미 출세간(出世間)의 경지에 들어간 것이다. 이것의 구체적인 표현이 만수산(萬壽山) 오장관(五莊觀)에 간 것이다. 만수산에 도착했다는 것은 사실 그들이 이미 육도(六道)의 생사윤회를 벗어나 영생(永生)을 얻었음을 뜻한다. 오장관이란 또한 자아(自我) 신체 오장을 반관내시(反觀內視)한 것이다.
오장관의 주인 진원자(鎮元子)는 바로 진원자(真元子)다. 이 도관에는 한 그루 기이한 큰 나무가 있어 인삼과를 맺는데 사흘이 되지 않은 갓난아이 모양이다.
“인연이 있어서 냄새를 한번 맡으면 360년을 살 수 있고 하나를 먹으면 4만 7천 년을 살 수 있다. 하지만 오행과는 서로 꺼린다.”
인삼과를 먹는다는 것은 이 사람의 신체에서 이미 원영(元嬰)이 나왔음을 설명하는데 다시 말해 불가(佛家)에서 말하는 금강불괴지체(金剛不壞之體)다. 오행을 서로 꺼린다는 것은 그가 우리 이 공간에는 올 수 없지만 확실하게 실제 존재하는 것을 의미한다.
도가는 성명쌍수(性命雙修)를 주장하니 원영을 닦아낼 수 있으며 같은 이치로 불가에서도 고심(高深)한 수련 방법에서는 마찬가지로 번티(本體)도 필요로 하고 금강불괴지체 즉 불체(佛體)도 수련한다.
손오공, 저팔계와 사화상은 호법하는 부원신이라 이를 잘 알기 때문에 각자 하나씩 훔쳐 먹은 것이 이 점을 증명한다. 그러나 당승은 육안범태(肉眼凡胎)를 지닌 주원신 수련이라 잠재의식 속에서 불이법문(不二法門) 때문에 감히 함부로 먹지 못한다. 도동(道童)의 손에 들린 금격자(金擊子 금 막대기)와 받쳐든 단반(丹盤), 단반 위의 인삼과는 바로 사람 신체 내에서 단전이 생기는 곳에서 원영의 형상이 체현된 것이다.
청풍(淸風)과 명월(明月) 두 도동 역시 바로 이런 경계까지 수련했을 때 흉금의 밝음을 표현한다. 그러나 오공 형제들의 나쁜 행동이 그들 둘을 크게 화내게 했고 손행자가 화가 나서 그 하늘에 닿는 큰 나무를 쓰러뜨리고 영근(靈根)을 잘라버렸다. 결국 진원대선이 다시 돌아와 그들 사도에게 채찍질을 가한다. 사실 여기에서는 한 수련자의 인(仁)과 인(忍) 공부가 안에 들어 있는데, 제26회 개막시가 바로 그 증거다.
세상에 살려면 모름지기 마음 위의 칼날을 보존해야 하고
몸을 수양하려면 마디 옆의 그리고를 잘 기억해야지
흔히 칼날이란 글자로 장사 밑천 삼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여러 번 생각해 분노와 기만을 경계해야 하나니
상사(上士)는 다투지 않고도 예부터 이름이 전해지고
성인(聖人)은 덕으로 당시를 이어가네
강경하면 그보다 더 강경한 무리가 있게 마련이라
끝내는 허망하고 그릇되기 마련이라네
處世須存心上刃,修身切記寸邊而
常言刃字爲生意,但要三思戒怒欺
上士無爭傳亙古,聖人懷德繼當時
剛強更有剛強輩,究竟終成空與非
그러므로 수련인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늘 맞받아치거나 말대꾸해선 안 된다. 게다가 때로는 우리 자신도 그리 잘하지 못할 때가 있지 않은가.
사실 당승 일행이 오장관에 와서 인삼과를 먹은 것은 수련이 고층차에 이른 체현이다. 그리고 손행자가 큰 나무를 쓰러뜨리고 영근을 끊은 것은 사실 자아 몸의 본진(本真)의 뿌리 싹을 끊은 것이다. 당신이 다시 수련하려면 스스로 회개하고 닦아서 보완해야만 한다. 그래서 오공은 큰 나무에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는 영단묘방(靈丹妙方)을 약을 찾기 위해 10주(洲)와 3도(島)를 두루 다니며 많은 이들을 방문했지만 불행히도 이 신선들의 능력은 단지 세간의 인사(人事)에만 쓸 수 있을 뿐, 출세간에서 살릴 계책은 반드시 관음보살이란 상사(上師)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사실 이것은 또한 손오공이 안으로 찾고 법을 잘 공부한 후 자신을 새로 고치고 올바른 믿음[正信]을 ‘수(樹)’립하고 정념(正念)을 견정하게 하는 과정이다. 마지막에 당승은 이 속에 담긴 인연 관계를 깨달은 후 흔쾌히 인삼과 하나를 먹는다. 이 역시 바로 그 본인이 도를 깨닫고 도를 얻은 실천에서 얻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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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승 일행이 또 백호령(白虎嶺)에 갔을 때 한 여자 요정을 만나는데 그녀는 영혼이 요괴로 변한 강시로 백골부인(白骨夫人)이라 불렸다. 아울러 당승의 고기를 속여 먹기 위해 세 차례나 사람 형상으로 변신한다. 당승과 저팔계는 어리석게 행동하지만 다행히 손오공의 화안금정(火眼金睛)이 요정의 흉계를 간파해 모두 3차례에 걸쳐 쳐서 그것의 진혼(真魂) 영광(靈光 신령한 빛)을 때려죽인다. 이때 한 무더기 가루로 변한 해골이 그곳에 남는다. 바로 “시마(屍魔)가 당삼장을 3차례 희롱한다[屍魔三戲唐三藏]”는 것이다.
사실 이 시마란 불교에서 흔히 말하는 ‘삼독(三毒)’ 탐진치(貪瞋癡)다. 세간에 이 세 가지 독이 있으면 영원히 편안한 날이 없다. 탐욕스런 마음은 성적으로 대담하고 방탕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고, 분노하는 마음은 사람을 질투의 불길이 타올라 험악하게 만들며, 미혹되어 무지한 마음은, 심지(心智)가 밝지 않아 의심하고 망상하니 바로 일체 고난의 어머니다. 이는 또한 당승과 저팔계의 약점이 존재하는 곳이다. 당승은 또 저팔계의 꼬드김에 넘어가 손오공을 화과산으로 쫓아낸다. 당승은 이에 견정하고 미혹되지 않는 본심(本心)을 잃게 되니 이것이 더 큰 마난을 초래한다.
손오공이 화과산에 돌아오니 산에는 원래 4만 7천 마리에서 겨우 1,200여 마리의 원숭이만 살아남았다. 이는 또한 그가 수련이란 이 길에서 이미 수많은 집착과 번뇌를 닦아버렸음을 증명한다. 그러나 그가 떠나자마자 당승은 자연히 육신(六神)에 주인이 없으니 혼(魂)이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난(難)을 만난다. 뜻밖에도 남쪽인 완자산 파월동으로 가다 황포 요괴가 있는 곳에서 납치되어 정혼장(定魂樁 혼을 고정시키는 말뚝)에 묶이게 된다.
황포 요괴는 원래 28수의 규목랑(奎木狼)이 속세에 내려온 것이다. 그는 보상국 국왕의 셋째 공주인 백화수(百花羞)를 납치해 부부가 되었다. 원래 천계(天界) 피향전(披香殿)에서 향을 올리던 옥녀였다. 규목랑과 서로 애모하는 사사로운 정이 생겨 하계로 내려가고 싶어 했고 그것과 13년의 부부가 되었다. 이는 정말로 영웅은 미인을 사랑하고 미인은 영웅을 흠모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한 회에서 어떻게 ‘명(名)’이란 이 난관을 잘 넘길 수 있는지 보여준다. 바로 책에 쓴 대로, “하나(역주: 황포 요괴)는 명성을 얻으려 하니 어찌 그만두려 하겠는가? 또 하나(역주: 팔계와 오정)는 사부를 찾으려 하니 결코 두려워하지 않는다.”
명성이란 바로 공명(功名)을 빼앗는 것인데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다시피 명리정(名利情)을 위해 살아가지 않는 이가 없다. 그러나 이런 헛된 명성이 오히려 우위를 차지하니 ‘몸에 황포(黃袍 역주: 노란 도포로 황제의 옷을 비유)를 걸치는’ 것을 피하기 어려우니 이 속에는 자화자찬의 성분이 있다.
만약 수련인이 법에서 서서 자신을 잘 수련하지 않으면 쉽게 자심생마(自心生魔)하고 수심이화(隨心而化)하여 자신도 예측할 수 없는 일을 일으켜 하루아침에 망치게 된다. 법을 실증하는 것이 아니면 자신을 실증하는 것인데 의도하든 하지 않든 이런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특히 어느 정도 시간을 수련한 후 스스로 이미 일부 뚜렷한 신체 변화를 경험하는데 천목 신통이 열려서 수련하는 이들은 더욱 경계하고 더욱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한다.
보상국(寶象國)은 바로 장엄한 보상(寶相)의 대명사다. 당승 일행이 보상국에 들어갔을 때, 그들은 수련자로서 안과 밖에서 모두 다른 이들과 전혀 달랐다. 이것은 자신 또는 다른 사람 모두 느낄 수 있고 목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당승의 선심(禪心)본념(本念)이 미혹되고 손오공의 본심이 자리를 떠나자, 사승의 본성(本性)은 요마(妖魔)에게 사로잡히고, 저팔계의 본능이 산만해지자, 백룡마의 본의(本意) 역시 마음은 있어도 힘이 부족해 고통스레 지탱했다.
바로 시에서 말한 것과 같다.
“의마와 심원이 모두 흩어지고
금공과 목모 모두 처량해졌네
황파는 부상당해 연락이 끊어지고
도의가 사라지고 멀어졌으니 어찌 이룰 수 있겠는가!
意馬心猿都失散,金公木母盡凋零
黃婆傷損通分別,道義消疏怎得成!”
이것이 바로 명예 때문에 피로해진 것으로 마(魔)가 마음을 속인 것이다.
황포 요괴가 보상국에 도착했을 때, 멀쩡한 당승을 호랑이로 변신시켜 한 차례 요마화(妖魔化) 시켰다.[역주: 이에 앞서 백골정에게 농락당한 당승이 무고한 손오공을 의심하고 긴고아주를 외워 쫓아냈기 때문에 응보를 받은 셈이다] 심성(心性)에 나타난 문제는 반드시 마음으로 치료해야 한다. 저팔계가 화과산에 가서 손오공에게 사부를 구해 달라고 요청했을 때 오공은 말한다.
“손 어르신이 몸은 수렴동으로 돌아왔지만 마음만은 경전을 얻으러 가는 스님을 따라가고 있어.” 또 “하루 스승은 평생 어버이와 같다”는 지극한 이치를 말한다.
이에 손오공은 마음을 수습하고 바다에 들어가 몸을 정화해 요정의 기운을 제거했다. 이는 물을 법의 근원(法源)으로 여긴 것으로 수련자는 잠시라도 법을 떠날 수 없음을 증명한다. 자신의 일사일념(一思一念)을 지키니 바야흐로 일심동체(一心同體)로 심마(心魔)를 싸워 이길 수 있었고 마침내 통관문첩을 받아 서천으로 가는 정도(正道)로 걸어갈 수 있었다.
(계속)
원문위치: http://www.zhengjian.org/node/566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