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능오(淩悟)
【정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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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리 화염산(火焰山)이 다시 당승 사도의 서천취경(西天取經)의 길을 가로막는다. 수련의 길에는 절대 우연이란 없으며 모든 것은 다 자신이 심은 인과(因果)를 갚는 것이다. 그곳의 토지신(土地神)이 손오공에게 화염산이 생긴 내력을 알려준다.
“원래 이곳에는 이런 산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대성(大聖)께서 오백 년 전 천궁(天宮)에서 큰 소란을 피울 때 현성(顯聖)이랑신에게 붙들려 노군(老君)께 압송되었지요. 대성을 팔괘로(八卦爐) 속에 넣고 단련(鍛煉)한 후 정(鼎)을 열었는데 대성께서 팔괘로를 밟아 넘어뜨려 벽돌 몇장이 떨어졌습니다. 안에 아직 불기운이 남아 있었는데 이곳에 떨어져서 화염산이 된 것입니다. 저는 본래 도솔궁(兜率宮)에서 화로를 지키던 도인(道人)이었니다. 노군께서 제가 팔괘로를 잘 지키지 못했다고 꾸짖으시면서 속세로 내려보내 화염산 토지신으로 삼으셨습니다.”
손오공이 처음 철선공주에게서 파초선을 빌리러 갔을 때, 한 차례 부채질에 5만 여 리나 날아갔다. 소수미산(小須彌山)에 있는 영길(靈吉) 보살이 있는 곳에 가서 ‘정풍단(定風丹)’을 얻어 온다.
이는 법리(法理)를 깨달음으로써 자기 내면의 심성(心性)이 바로 잡히고 견정(堅定)해진 것이다. 이어서 손오공은 지혜와 신통을 사용해 두 번째로 파초선(芭蕉扇)을 손에 넣었으나 불행하게도 도중에 팔계(八戒)로 변신한 우마왕(牛魔王)에게 속아 넘어갔다. 이는 바로 그들 사형제들 사이에 본심(本心)과 본능(本能) 사이의 암묵적인 협조가 부족하고, 정체(整體)에 누락이 있어서 사마(邪魔)가 이를 이용해 조성된 것이다.
여기서 혼세대력우마왕(混世大力牛魔王)이란 바로 사람 마음의 자성(自性)으로 “우마왕은 본래 마음 원숭이가 변한 것이다.” 속인의 오만함과 교만함은 모두 이 소처럼 완고한 성격과 관련이 있다. 이것은 또한 사람 자신이 가장 극복하기 어려운 것이다. 사람의 일생은 결국 자기 자신과의 한차례 대결이자 시합이다. 사람이 오직 자아의 과거와 일체 집착을 싸워 이겨야지만 진정으로 자아에서 걸어 나와 내심(內心) 자성(自性)의 빛을 발산할 수 있다.
수련계에는 “불성(佛性)이 나오면 시방세계를 진동한다” 말이 있는데 바로 이런 뜻이다. 이 우마왕은 손오공과 저팔계가 힘을 합쳐 협력하고 또한 천지신불(天地神佛)과 시방의 호법천병(護法天兵)들이 대대적으로 포위해 마침내 이 고집스럽고 강경하며 완고하고 큰 흰 황소를 완전히 제압하고 화염산의 맹렬한 불길을 진압하니 “소를 끌고 부처님께 귀의케 하니 미욱한 짓 그만두고 수(水)와 화(火) 손잡으니 성이 저절로 편안하다.[牽牛歸佛休顛劣,水火相聯性自平]”
이에 당승 도제 4인은 수화기제(水火既濟)가 되어 본성(本性)이 청량해졌다.
“진실로 감과 리가 이미 편안해졌으니 진원과 합치되며 수와 화 모두 평안하니 대도를 이루네.[坎離既濟真元合,水火均平大道成]”
제1회 돌 원숭이가 세상에 나왔을 때부터 ‘때’가 이미 도래해 대도(大道)가 생겼고 제61회에 이르러 심성 수련이 수화기제로 대도(大道)를 이룬다. 당승 일행의 공행(功行)이 원만해졌고 원명(圓明)한 법성(法性)이 정과(正果)로 돌아갈 날이 이미 얼마 남지 않았으며 서천취경이 반드시 성공할 것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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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승 사도는 또 제왕(帝王)의 도성인 제새국(祭賽國)에 도달했다. 이 나라에 금광사(金光寺)란 사찰이 있는데 3년 전, 한 차례 피 비가 내린 후 황금보탑 위에 있던 사리자(舍利子) 불보(佛寶)를 벽파담(碧波潭)의 만성용왕(萬聖龍王)과 그 사위 구두부마(九頭駙馬)에게 도난당했다. 만성공주는 또 왕모낭랑(王母娘娘 서왕모)의 구엽영지초(九葉靈芝草)를 훔쳐 “그 연못 밑에서 키웠는데 황금 노을빛이 찬란하게 뻗어 나와 밤낮으로 빛났다.”
그러나 국왕은 육안범태(肉眼凡胎)라 일의 진상을 제대로 모르고 억울하게 사찰 승려들에게 화풀이를 했다. 이미 2대(代)의 승려들이 억울하게 죽었다. 3대 승려들도 계속 박해를 받는데 입이 있어도 변호하거나 하소연할 방법이 없었다. 다행히 당승이 취경 노정에 이곳을 지나가니, 억울한 일이 밝혀질 날이 멀지 않았다. 그 중 당승 사도 4인은 오는 길에서 숱한 난관과 함정을 거치며, 자기 내면의 심마(心魔)와 외부 요마귀괴(妖魔鬼怪)를 싸워 이겨 깨끗이 제거했을 뿐만 아니라 도중의 여러 나라와 성(城)에서 산수와 지리적 환경까지 철저히 청소하고 법(法)을 바로잡았다. 사실 이곳은 또 《서유기》의 이중 암시가 있는 곳이다.
당승과 손오공이 밤에 탑을 청소하러 간 것은 사실 더러운 때를 씻고 마음을 정화하는 과정이다. 당승이 직접 아래 10층까지 탑을 직접 쓸었고, 그 위의 3층은 오공 본심(本心)이 청소해 더 순정하게 했다. 동시에 두 요정을 붙잡아 상황을 파악했다. 이는 또한 수련에서 반본귀진(返本歸真)이란 자신의 원래 천국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거치는 매 하나의 관(關)과 매 하나의 하늘(天) 모두 우주 법의 표준에 도달해야 한다. 즉 한걸음씩 수련해 올라가는 것이다.
그런데 벽파담 용왕은 사리자를 훔쳐 인간 세상에 핏빛 재앙을 일으켰으니 이 역시 생명 본원이 변이된 것을 설명하는데 사람 마음에 잔혹함이 생기고 말법(末法)이 영험하지 못한 인과가 드러난 것이다.
또 구두부마는 바로 구두충(九頭虫)인데 9개의 머리와 입을 가졌다. 그런데 황금보탑이란 원래 지혜의 탑이니 이는 당승 사도의 수련이 이미 심지(心智)가 크게 열리고 대지대혜(大智大慧)함을 설명한다. 하지만 사마(邪魔)가 침범하니 구두충이란 이런 심마(心魔)와 지장(智瘴 지혜의 장애)이 생겨나는 것을 면하기 어려웠다. 그러므로 제63회에서 손오공과 저팔계 한 쌍 심지(心智)의 조합이 한마음으로 협력해 열심히 싸우니 결국 용왕과 온갖 사(邪)들을 탕진해 사리자 보물을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고 제새국의 광채를 다시 재현한다. 이는 당승 일행 자신이 새롭게 자성(自性)의 빛을 발산하게 했다.
또 용왕과 구두충이 불보(佛寶)를 훔쳐간 비열한 행위는 사실 수련계의 한가지 아주 좋지 않은 현상을 겨냥한 것이다. 그것은 바로 남의 신체에서 연마해 낸 물건을 훔쳐 자신의 것으로 삼는 것이다. 사실 연마해 낸 공은 모두 그 자신의 형상이라 다른 사람은 전혀 훔쳐 갈 수 없다. 이렇게 기를 훔치고 기를 채집하는 능력은 작은 총명과 마찬가지로 수련에서 지름길 찾는 것으로 절대 허락할 수 없으며 오직 한 가지 결과만 초래할 뿐이다. 바로 몸이 망하고 명예가 추락하는 결말에 이를 뿐이다. 이는 수련에서 한 가지 큰 금기다. 이 역시 당승 사도 4인이 서천취경과 수련에서 반드시 제새국을 거쳐가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는 정말로 “사악한 요괴를 없애니 만 가지 경계가 조용해지고 보탑에 빛이 돌아오니 대지가 밝도다.[邪怪剪除萬境靜,寶塔回光大地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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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승 사도 일행이 팔백리 형극령(荊棘嶺)에 도달하니 “사람이면 뉘라서 가시밭길 만나지 않으리오만 서방의 가시밭길처럼 긴 곳이 어디 있으랴[爲人誰不遭荊棘,那見西方荊棘長]”라고 했다. 이 역시 수련자가 반드시 거쳐 할 길임을 알 수 있다. 문득 토지신을 자칭한 십팔공(十八公 소나무 정령)이 붉은 수염에 몸이 시뻘건 귀신 하인을 데리고 와서는 바람으로 변해 당승을 잡아채 목선암(木仙庵)으로 데려간다.
또 고직공(孤直公), 능공자(淩空子), 불운수(拂雲叟) 셋이 함께 현묘한 도리를 논하며 밤늦게까지 시를 지었다. 또 행선(杏仙 살구 선녀)이라 불리는 여자가 나타나 함께 시를 짓고 노래를 부르며 당승의 비위를 맞추면서 정을 통하려 한다. 하지만 당승은 마음이 금석(金石 금속이나 돌)과 같아서 고집을 피우며 거부하다 난처한 상황에 처한다.
마침 오공 형제들이 밖에서 고생스레 찾으며 구원에 나서니 안과 밖이 서로 화합해 당승을 마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다시 햇빛을 보게 한다. 오호라! 이는 일종의 배치로 절대 우연이 아니다. 원래 목선암에 있던 인물들은 모두 절벽 근처에서 천 년을 묵어 정령이 된 각종 수목(樹木)로 이곳에서 사람을 해쳐왔. 저팔계가 구치정파로 이곳을 무너뜨리고 뿌리까지 잘라버린다. 여기서 수련인은 마땅히 살생하지도 말고 그렇다고 생물을 기르지도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대체로 수련인이 기르는 동물이나 식물이 일단 정령이 되면 그 지역에 해를 끼칠 수 있다. 때문에 당승이 선기(禪機)에서 근본을 깨닫는 것을 논할 때 “무릇 사람 몸을 얻기 어렵고 중토에서 태어나기 어려우며 정법을 만나기 어려우니 이 세 가지를 다 갖췄다면 이보다 더 큰 행운이 없다.[夫人身難得,中土難生,正法難遇;全此三者,幸莫大焉]”라고 했다. 이는 지극한 이치가 담긴 명언이다.
또 여기서 당승이 선(禪)과 도(道)를 담론하고 시를 짓고 노래를 부른 것은 불법(佛法) 수련 중에서 지혜의 결정이자 총결이다. 마침내 하나의 불과(佛果)를 얻은 표지이자 체현이다. 하지만 우리는 절대 청고(淸高)하거나 오만해져서 안일한 마음을 구하며 수련의 발걸음을 멈추고 스스로 봉폐시켜 전진하지 않거나 의기소침해져선 안 된다. 작은 은거는 들판에 숨지만 큰 은거는 저잣거리에 숨는다[小隱隱於野,大隱隱於市]는 말이 있다. 당승 사도가 서천취경에서 이대승불법을 얻은 것은 최종적으로 세상을 구하고 사람을 구해 중생을 널리 제도하려는 것이다.
당승 사도가 소서천산(小西天山) 소뇌음사(小雷音寺)에 갔을 때 당승과 팔계 오공은 고개를 숙여 절을 했지만 손오공만은 화안금정(火眼金睛)으로 똑똑히 간파하고 공공연히 절을 거부한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가짜 부처 정령인 황미(黃眉) 요괴에게 사로잡혔다. 손오공 역시 바라(金鐃)에 갇혀 곤경에 처했다. 나중에 28수의 하나인 응금룡(應金龍)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한다.
이에 오공은 구원병을 얻기 위해 이십팔수, 탕마천존(蕩魔天尊) 수하의 다섯 용신(龍神)과 거북과 뱀 두 장수, 대성인(大聖人) 국사왕(國師王)보살의 도제인 소장태자(小張太子)와 사대신장(四大神將) 등을 차례로 청해왔다. 그러나 모두 황미 요괴의 손에 들린 후천대(後天袋)에 사로잡혀 포로가 되었다.
손오공이 그 어떤 방법도 통하지 않아 비관하며 하소연하고 울부짖을 때 “극락세계 제1지존 미륵불인 미소 짓는 화상”이 나타난다. 바로 ‘동쪽에서 오신 불조 미륵불[東來佛祖彌勒佛]께서 제때 그 앞에 나타난다. 정말로 불은호탕(佛恩浩蕩)하여 막다른 길에 몰린 오공이 살길을 찾았다. 원래 황미 요괴는 미륵불조(彌勒佛祖) 앞에서 경(磬)을 치던 황미(黃眉) 동자였는데 몰래 몇 가지 보배를 훔쳐내 가짜 부처 정령이 되어 하계(下界)에 와서 세상을 속인 것이다. 하지만 당승 사도의 마장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온갖 정령들이 세상에 내려와 마땅히 난을 받아야 했다.”
이곳 제66회는 본서에서 가장 중요한 장이다.
첫째, 미륵불조의 신비한 출현이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말법말겁(末法末劫) 시기에 미륵부처님이 세상에 강림해 법(法)을 바로잡고 사람을 제도한다고 말씀하셨다. 비록 이 책에 담긴 내용은 많지 않지만, 드러난 정보는 인류라는 이 거대한 역사 드라마에 확실히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심원(深遠)하고 거대한 영향을 끼쳤다. 또한 세계 말일(末日)의 최후 장면에 미륵부처님이 출현하신다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도록 널리 선전하고 길을 깔아주었다.
또 소뇌음사에서 가짜 여래가 출현한 것은 하나의 진실한 가상(假象)을 미리 보여주는데 만 온갖 마들이 세상에 나와 정법(正法)을 교란하고 수련인의 정상적인 수련을 교란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런 마들의 파괴력은 극히 심각해서 가사를 입고 사찰에 들어가 화란을 일으키며 장차 수많은 무지한 피해자들이 속아 넘어가게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미륵 부처님이 손오공에게 잘익은 참외로 변신하게 해서 황미 요괴가 먹을 때까지 기다리게 한 후 손오공이 그의 뱃속에 들어가 그것을 잡는다. 미륵부처님은 황미 요괴를 유인하기 위해 손오공의 손에 ‘금(禁)’이란 글자를 썼는데, 이는 본심(本心)은 심성이 이미 성숙하고 원용(圓容)자명(自明)해서 거대한 불과(佛果)를 맺었음을 설명한다.
더 자세한 설명과 분석을 하자면, 그의 손바닥에 적힌 ‘금(禁)’이라는 글자는 ‘멈춘다[止]’는 뜻으로, ‘금지된 열매[禁果]’를 표시한다. 그런데 또 황미 요괴라는 이 가짜 여래를 가리키니 이는 대립면에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의미가 아주 명확해지는데 진정한 수련인은 눈을 밝게 뜨고 혜안(慧眼)을 갖춰 진짜와 가짜를 식별해 속아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 이 금지된 열매를 먹으면 나중에 후회해도 늦을 것이다.
(계속)
원문위치: http://www.zhengjian.org/node/56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