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우(樂宇)
【정견망】
‘대지약우(大智若愚)’란 “큰 지혜는 마치 어리석은 것 같다”는 뜻이다. 이 단어로 태상노군(太上老君)을 묘사하면 아주 적절한 것 같다. 《서유기》에 등장하는 태상노군(사람들은 노자라고 생각한다)은 확실히 좀 어둔하고 늙고 어리석어 보이는데 마치 아무런 능력도 없는 것 같다. 《봉신연의(封神演義)》에 나오는 노자와는 전혀 같은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 물론 진상(真相)은 이렇지 않다. 노자는 큰 지혜가 있는데 왜 이렇게 쓸모없을 수 있는가? 우리 한번 천천히 살펴보자.
1. 선단(仙丹)을 도둑맞은 수수께끼
사대천사(四大天師)가 와서 아뢰었다.
“태상도조(太上道祖)께서 오셨습니다.”
옥황대제가 서왕모와 함께 나와서 맞이했다. 노군(老君)이 예를 올린 후 말했다.
“제가 있는 궁에서 구전금단(九轉金丹)을 연마해 폐하께서 단원(丹元)대회를 여시길 기다렸는데 뜻하지 않게 도둑이 훔쳐가 버려 특별히 폐하께 알려드립니다.”
옥제(玉帝)가 이 말을 듣더니 두려워했다.
(이상은 서유기 제5회에서 인용)
태상노군은 이렇게 뛰어난 능력이 있는데 왜 자신의 단방(丹房)조차 지키기 못하는가? 이 자체가 바로 문제가 있는 것이다.
2. 팔괘로에서 손오공을 성취시키다
노군이 도솔궁(兜率宮)으로 돌아가 대성(大聖 제천대성)의 포승을 풀고 비파골을 꿰었던 갈고리를 빼서 팔괘로에 밀어넣은 뒤 화로를 지키는 도인(道人)과 불 때는 동자에게 명령해 불을 활활 타오르게 해서 단련하게 했다. 원래 팔괘로란 건(乾), 감(坎), 간(艮), 진(震), 손(巽), 리(離), 곤(坤), 태(兌) 팔괘로 된 것이다. 그는 손궁(巽宮) 자리로 바짝 파고 들어갔다. 왜냐하면 손은 곧 바람을 의미하므로 바람이 불면 불이 닿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만 바람이 연기를 몰아 두 눈이 연기에 그을려 벌겋게 되었고 늘 눈이 아파 핏발이 서는 바람에 화안금정(火眼金睛 불 같은 눈에 금빛 눈동자)이라 불렸다.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 어느새 칠칠 49일이 지났고 노군의 화후(火侯)가 갖추어졌다. 어느 날 화로를 열어 단을 꺼내려 했다. 이때 오공은 마침 두 손으로 눈을 가리고 흐르는 눈물을 닦던 중이었는데 화로 위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 눈을 크게 떠 보니 환한 빛이 비춰들었다. 그 순간 오공은 더는 참지 못하겠다 싶어 몸을 솟구쳐 화로에서 튀어나오다 쨍그랑 화로를 밟아 넘어뜨리고 곧장 밖으로 줄행랑을 쳤다. 동자와 도인이 당황해서 병사들과 함께 쫓아와 붙잡으려 했지만 모두 손오공에게 흠씬 맞고 나가떨어졌다. 손오공의 모습은 정말 발작을 일으킨 호랑이나 미쳐 날뛰는 외뿔용과 같았다. 노군이 쫓아와 덥석 낚아챘으나 손오공이 한번 뿌리치자 거꾸로 심어놓은 파처럼 맥없이 나뒹굴었고 손오공은 몸을 빼서 달아났다.
(이상은 제7회에서 인용)
태상노군의 표면적인 의도는 팔괘로에서 손오공을 소각하려던 것이다. 하지만 최종 결론은 오히려 화안금정을 연마해 내게 했다. 이는 정말로 원하는 것과 정반대로 된 것이 아닌가? 결국 태상노군은 또 거꾸로 심은 파처럼 나뒹굴었는데 이는 얼핏 이해하기 어려운 것 같다.
3. 태상노군의 “대지약우”
《노자》에 “큰 지혜를 어리석은 것 같고 큰 기교는 졸렬할 것 같으며 큰 소리는 희미한 것 같고 큰 상은 형태가 없는 것 같다”는 구절이 있다. 그렇다면 기왕에 노자가 이런 말을 했다면 적어도 자신은 이 말을 실천할 수 있었을 것이다. 《서유기》에서 태상노군은 어리석게 보이지만 사실은 크게 지혜롭다. 그의 선단과 팔괘로에서 화안금정을 단련하지 않았다면 손오공이 취경(取經)의 길에서 어떻게 당승을 보호할 수 있었겠는가! 원래 취경의 일은 관련된 것이 아주 광범위하다. 태상노군 역시 묵묵히 이 모든 것을 원용(圓容)한 것이다.
천상의 신들은 문제에 부딪혀 명리를 다투지 않는다. 모두 묵묵히 가서 원용한다. 취경 문제에서 태상노군 역시 이러했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454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