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西園)
【정견망】
진원대선(鎭元大仙)은 아주 유명한 대선으로 그의 가장 큰 능력은 아마도 과거의 원한을 따지지 않고 악연(惡緣)을 선연(善緣)으로 바꾼 것이다. 오공이 그의 인삼과 나무를 쓰러뜨린 것은 본래 거대한 악운이었지만, 진원대선은 이 악연을 선해(善解)했고 또 그와 의형제를 맺었다.
1. 한때 인연을 소중히 여겨 인삼과 2개를 주다
진원대선은 연분을 아주 소중히 여겼다. 당승과는 본래 전에 한번 만난 인연이 있었을 뿐이지만 그럼에도 옛 친구로 여겨 대접하고 자신의 보물인 인삼과로 보답했다. 과연 도가(道家)의 고인(高人)이라 할 수 있다.
진원대선이 도동(道童)에게 말한다.
“얼마 안 있어 옛 친구 하나가 이곳을 지나갈 것이니 대접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 내 인삼과 2개를 따서 드리거라. 그것으로 작으나마 옛정을 표시해야겠다.”
두 도동이 물었다.
“사부님의 옛 친구란 누구신지요? 제자들에게 알려주셔야 대접하기가 좋습니다.”
대선이 말했다.
“그는 동토 대당 황제 아래 성승(聖僧)으로 도호(道號)는 삼장이며 지금 서천에 가서 부처님을 뵙고 경을 구하러 가는 화상이니라.”
두 도동이 웃으며 말했다.
“공자님도 ‘도가 다르면 같이 도모하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우리는 태을현문(太乙玄門)인데 어찌 그런 화상을 알게 되셨습니까?”
대선이 말했다.
“너희가 어찌 알겠느냐! 그 화상이 바로 금선자(金蟬子)가 전생한 것이니 서방의 성로(聖老 성스런 노인) 여래불의 두 번째 제자였느니라. 5백년 전 나와 우란분회에서 만나 알게 되었는데 그가 전에 직접 차를 대접한 적이 있느니라. 불제자가 나를 공경해 서로 친구가 된 것이다.”
두 동자가 듣고는 사부의 명령을 공손히 따랐다. 대선이 떠날 때 또 신신당부했다.
“그 열매는 정해진 수가 있으니 두 개만 드리고 낭비하지 말아라.”
2. 오공이 나무를 살리자 대선이 8배 하고 의형제가 되다
일반적으로 말해 오공과 진원대선 사이의 모순은 대단히 큰 것이었다. 그야말로 같은 하늘 아래 살 수 없는 원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진원대선은 오히려 오공이 자신의 보배나무를 치료해 주자 이 악연을 선연으로 바꾸고 오공과 형제가 되었으니 그야말로 흉금이 대단히 컸다.
행자가 비웃으며 말했다.
“선생은 가난뱅이티를 잘도 내시는구려! 만약 나무를 살리려 한다면 뭐 어려울 게 있겠소! 진작 이렇게 말씀했다면 한바탕 싸우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대선이 말했다.
“싸우지 말자. 내 기꺼이 선을 베풀어 너를 용서해주겠다.”
행자가 말했다.
“당신이 우리 사부님을 풀어주면 나도 당신의 나무를 살려주면 어떻겠소?”
대선이 말했다.
“네가 만약 이런 신통이 있어서 나무를 살려낼 수 있다면 나는 너와 8번 절을 하고 의형제가 되겠다.”
행자가 말했다.
“서두르지 마시오. 그들을 풀어주면 손 어르신도 반드시 당신에게 살아있는 나무를 돌려주리다.”
이때 보살과 세별의 신선이 각각 하나씩 (인삼과를) 먹고 당승도 비로소 이것이 선가(仙家)의 보물임을 알고 역시 하나를 먹었다. 오공 삼형제 역시 각기 하나씩 먹었고 진원자(鎮元子)도 손님들과 함께 하나를 먹었다. 오장관의 신선들은 하나를 나눠 먹었다. 행자는 보타암으로 돌아가는 보살께 감사 인사를 드렸고 또 봉래도로 돌아가는 삼성(三星)을 배웅했다. 진원자는 또 소채와 술을 준비해 행자와 의형제를 맺었다. 이것이 바로 싸우지 않으면 서로 알지 못한다는 것으로 두 집안이 하나가 된 것이다. 당승 사도 4명은 희희낙락하며 밤늦게야 잠자리에 들었다.
3. 연분은 쉽지 않으니 이치상 당연히 소중히 여겨야
중국인들은 “백 년을 수련해야 같은 배로 강을 건널 수 있고, 천 년을 수련해야 같은 베게에서 잠잘 수 있다”고 했다. 연분을 맺기가 얼마나 쉽지 않은지 알 수 있다. 그런 원한과 악연 역시 아주 많은데 누가 원한심을 내려놓을 수 있고 악연을 선연으로 바꿀 수 있다면 그럼 그야말로 가장 대단한 것이다. 사람 중에서는 바로 성인(聖人)이라 할 수 있고 수련자는 곧 억울한 인연을 선해해 부동한 선과(仙果)를 얻을 수 있다.
사람마다 모두 자신의 연분을 소중히 여겨야 하는데 사람이 세상에 한번 오기란 쉽지 않다. 가장 아름다운 풍경, 가장 아름다운 사람, 가장 큰 인연은 절대로 놓치지 말아야 한다. 무신론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신(神)을 믿고 공경해야만 비로소 신의 비호를 받을 수 있고 심지어 신으로 성취되는 가장 큰 인연을 맺을 수 있다. 당신에게 진상을 알려준 대법제자를 소중히 여기고 자신의 미래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아주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아주 오래된 인연이다.
주: 본문의 내용은 《서유기》 제24회와 26회에서 인용했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57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