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제자
【정견망】
《서유기》는 사실 단순히 취경(取經)만이 아니라 취경을 통해 사도 5인(백룡마를 포함)이 원만해서 자신의 세계로 돌아가는 것 역시 한 가지 목적이다. 그러나 취경 과정에 만약 사부의 보호가 없다면 단 한 걸음도 나아가기 어렵다. 여래 부처님은 관음보살을 파견해 배치하셨고 뭇신들도 줄곧 취경의 길을 보호하고 있었다.
1. 당승의 말이 잡아먹히다
사도(師徒 역주: 이때는 당승이 오공만 만난 상태) 두 사람이 막 바라보는데 계곡에서 물소리가 나더니 한 마리 용이 솟구쳐 나와 물결과 파도를 밀어제치고 산으로 뛰어올라 장로를 채가려 했다. 깜짝 놀란 행자가 짐을 내던지고 사부를 말에서 안아 내려 방향을 돌려 달아났다. 용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자 백마를 안장과 고삐까지 통째로 한입에 삼키더니 물속에 들어가 모습을 감춰버렸다. 행자가 사부를 높은 언덕 위에 앉혀 두고 말과 짐을 가지러 가보니 짐만 남아 있고 말이 보이지 않았다.
그는 짐을 메고 사부 앞에 가져와서 말했다.
“사부님, 그 못된 용은 그림자고 보이지 않고 우리 말만 놀라서 달아나게 했습니다.”
삼장(三藏)이 말했다.
“도제야 그러면 말을 어떻게 찾는단 말이냐?”
행자가 말했다.
“안심하세요, 안심하세요. 제가 찾아오겠습니다.”
그는 휘파람을 불더니 공중으로 뛰어 올랐다. 그리고는 손으로 차양을 만들어 화안금정(火眼金睛)으로 사방을 둘러보았지만 말의 종적이 보이지 않자 구름에서 내려와 보고했다.
“사부님 우리 말을 분명 그 용이 먹은 것 같습니다. 사방을 둘러봐도 보이지 않습니다.”
2. 사도를 보호하는 신선이 모습을 드러내다
행자가 이 말을 듣고는 화를 내며 벼락같이 고함을 쳤다.
“정말 구제불능이네요. 구제불능! 말은 타야겠다고 하면서 저를 못 가게 하시니. 그러면 이렇게 짐을 지키고 앉아 늙어 죽으란 겁니까?”
행자는 심하게 고함을 쳤지만 화가 가라앉지 않았다. 이때 하늘에서 누군가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손대성 화내지 마시고 당어제(唐禦弟 당 황제의 동생이란 의미)도 울음을 그치십시오. 저희들은 관음보살이 파견한 신기(神祇)들로 특별히 취경자들을 몰래 보호하고 있습니다.”
장로가 이 말을 듣고는 황금히 예를 올렸다.
행자가 말했다.
“너희들은 몇이나 되느냐? 이름을 알려주어야 내가 점호하기 좋지.”
뭇신들이 말했다.
“저희들은 육정육갑(六丁六甲) 오방게체(五方揭諦) 사치공조(四值功曹) 십팔 명 호교가람(護教伽藍)으로 각자 번갈아 당직을 서며 대기하고 있습니다.”
행자가 말했다.
“오늘 당직은 누구부터 시작하는가?”
여러 게체들이 말했다.
“정과 갑, 공조(功曹), 가람이 돌아가면서 합니다. 저희 오방 게체 중에서는 금두(金頭)게체만 밤낮으로 떠나지 않습니다.”
행자가 말했다.
“그렇다면 당직이 아니면 물러나고 육정(六丁) 신장(神將)과 일치공조 및 여러 게체들이 남아 우리 사부님을 보호해라. 이 손 어르신은 계곡에 있는 못된 용을 찾아가 말을 찾아오겠다.”
뭇신들이 명령에 따랐다. 삼장도 비로소 마음이 놓여 바위에 앉아 행자에게 조심하라고 일렀다.
행자가 말했다. “마음 푹 놓으세요.”
3. 수련의 길은 사부의 보호와 떼어놓을 수 없어
그 어떤 수련자든 모두 신(神)의 보우와 떼어놓을 수 없다. 취경의 길에 만약 뭇신의 보호가 없었다면 백 명의 당승이라도 잡아먹혔을 것이고 백 명의 오공이라도 요정들에게 곤경에 처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취경에 성공할 수 있었던 원인은 여래 부처님이 줄곧 신을 파견해 보호해주셨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진정으로 해야 할 것은 안으로 찾고 심성을 제고해 올라가는 것이다.
우리가 다 알다시피 이번 취경이 있기 전에 당승은 9차례나 취경에 나섰지만 모두 사승(沙僧 오정)에게 잡아먹혔다. 또 우리 모두 알다시피 당승의 선장(禪杖)과 가사(袈裟)는 본래 여래부처님이 하사한 보물이라 오직 가사를 걸치고 선장을 잡기만 하면 요정도 어찌할 수 없는 것이다.
대법 수련도 이와 같아서 사부님의 법신(法身)과 뭇신들이 줄곧 보우하신다. 신사신법(信師信法)하며 매사에 안으로 찾으면 층층의 난관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다.
주: 이상의 내용은 《서유기》 제15회에서 인용했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504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