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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선득도전(八仙得道傳)》 제2회: 용의 눈물이 망랑탄이 되고, 선검(仙劍)이 대나무 용의 눈을 찌르다

무구도인(無垢道人)

【정견망】

각설하고 이랑신(二郎神)이 문득 심혈(心血)이 일어나니 평화가 용으로 된 일을 이미 알았다. 또 한 갈래 원통한 기운[冤氣]이 하늘에 가득 찬 것을 보고 평화가 관리에게 해침을 당해 반드시 복수할 것을 알았다. 만약 용신(龍身)을 한번 돌리면 이 관구 지방 2천리가 완전히 큰 바다로 변할 것이다. 이에 급히 황건(黃巾) 역사와 호법신병(護法神兵)에게 명령해 속히 얼룡(孼龍)을 깊은 못에 쳐 넣되 절대 그 성명(性命)을 해치지 못하게 했다.

역사와 신병이 법지(法旨)를 받들어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그 용이 막 화가 난 눈으로 눈썹을 치켜올리고 평화의 집 지붕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을 보았는데 마치 미련이 남아 떠나려 하지 않는 것 같았다. 막 법력(法力)을 펼치려던 순간, 표묘진인(縹緲真人)이 이미 구름을 타고 이르러 역사들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여러분들은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 소도(小道)가 이 물건과 한 단락 인과관계가 있으니 부디 이 일을 제가 처리하도록 맡겨 주십시오. 돌아가서 이랑신께 아뢰세요.“

역사들은 진인이 온 것을 보고 감히 거역할 수 없어 몸을 굽히며 물러갔다.

표묘진인이 그 용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무언가 중얼거리며 외쳤다.

“물속의 늙은 용아, 너의 화신(化身)이 도착했는데 아직 나오지 않느냐! 언제까지 기다릴 것이냐?”

말을 마치자 바다에서 한바탕 큰 바람이 불어왔다. 깊은 물 속에서 또 똑같이 생긴 한 마리 용이 다시 날아 올랐는데 그것은 형상은 있지만 몸은 없는 그림자였다. 두 용이 서로 만나니 마치 오래 전부터 알던 것 같았다. 진인이 용의 그림자를 붙잡아 공중에 있는 용 머리를 향해 연달아 세 번 두드렸다. 순식간에 용의 형상이 완전히 사라졌고, 두 용이 하나로 되었다.

진인이 분부했다.

“지금부터 50년 동안 조용히 수련하면 천정(天庭 하늘나라 조정)에 올라가 칙봉을 받을 수 있느니라. 만약 난폭한 짓을 한다면 내 반드시 비검(飛劍)으로 너를 벨 것이다.”

용은 법지(法旨)를 공손히 받들고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드렸다. 막 물 아래로 들어가자마자 모친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자신도 모르게 세 번 뒤를 돌아보았고 눈물 두 방울을 흘렸다. 용의 눈물이 떨어진 곳이 갑자기 해변으로 변했다. 지금 관구 지방에 아직 유적이 남아 있다. 전설에 따르면 망랑탄(望娘灘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해변)이라 불리는데 바로 여기서 나온 것이다.

각설하고 다시 표묘진인을 말해보자. 진인이 한 가지 공안(公案)을 끝내고 구름 위에 올라가 자신의 동부(洞府)로 돌아가려 했다. 구름이 막 떠오르는데 갑자기 채색 구름이 천천히 다가왔다. 맞이해 보니 원래 그의 사형인 화룡진인(火龍真人)이었다. 두 신선이 구름을 멈추고 잠시 만났다.

화룡이 말했다.

“사제(師弟)는 어디서 오는가?”

표묘가 웃으며 말했다.

“바로 얼룡의 일을 처리하기 위해 왔는데 방금 끝냈습니다. 형산(衡山) 동부로 돌아가 사형을 기다려 용 사건을 마무리하고 뜻을 함께 하고 싶었습니다. 사형의 일은 어떠신지요?”

화룡이 웃으며 말했다.

“자네가 맡은 것은 사람이 용으로 변해(人化龍) 필경 영성(靈性)에 통달해서 처리하기 쉽네. 하지만 내가 맡은 것은 대나무밧줄용[篾繩龍]이라 발음은 자네 이름과 비슷하지만 이 작은 차이가 많은 수고를 해야 하네. 지금 막 동해(東海)로 가서 이 공안을 해결하려 하네!“

표묘도 웃으며 말했다.

“지금 빨리 해결하셔야 합니다! 오래지 않아 하계(下界)는 큰 홍수의 겁난을 겪고 치수(治水)의 성인께서 세상에 나와 장차 물과 육지를 명확히 가르실 겁니다. 바로 이 두 얼룡이 나올 날이기도 합니다. 만약 더 지체한다면 그들의 공과(功果)를 그르치게 되니 그럼 사형과 저의 죄가 아니겠습니까? 조사(祖師)앞에서 어떻게 보고하시겠습니까!”

화룡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자네 이런 풍자의 말은 언제 배웠는가? 자네는 쉽게 일을 처리하고, 오히려 내 앞에서는 그런 관화(官話)를 말하다니 정말로 어찌 이럴 수 있는가!“

표묘진인도 크게 웃었다. 두 신선은 손을 들고 작별했다. 화룡진인은 곧바로 동남쪽을 향해 동해에 가서 자신의 공적인 일을 하러 갔다.

이 공적인 일의 기원을 말하자면, 앞에서 말한 그 얼룡과 별 차이가 없다. 필자가 두 가지 일을 동시에 말할 수는 없으니 먼저 이쪽을 말하고 다시 저쪽을 말할 수밖에 없다. 이 원래 화룡진인이 말한 밧줄용[繩龍]은 바로 동해 서쪽 전단강(錢塘江)에서 나왔다. 오늘날 절강성 중부 지방에 전단강의 상류와 하류를 가로지르는 얕은 해변이 있는데, 지금 사람들은 모두 7리 농수(瀧水)라 부른다. 이곳은 물은 얕아도 물살이 빨라서 배를 항해하기 어렵다.

때로 큰 바람을 만나면 배를 몰기가 비교적 쉽다. 때문에 “바람이 불면 7리 바람이 없으면 70리”라는 전설이 생겼다. 이 말은 전단강 뱃사람들이나 양안(兩岸) 주민들도 아무도 모르는데 이것은 나중에 나온 말이다. 고대에는 칠리롱(七裏瀧)이 아니라 복룡담(伏龍潭)으로 불렸다. 의미는 본서에서 언급한 밧줄용이 전에 이곳에 잠복해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밧줄용이란 이름을 말하자면 화룡진인의 한마디 농담이다. 사실, 이 승(繩)이란 글자는 비슷해 보이지만 다르다. 사실은 바로 아주 굵고 큰 대나무껍지로 만든 밧줄이다. 그때는 복룡담이란 명칭도 아직 없고 필자도 그 담(潭)의 최초 이름을 조사한 적도 없다. 여기서는 그냥 간단히 전단강에서 가장 깊은 곳을 담이라 하자.

옛날에는 기물(器物)이 거칠고 조잡해서 백성들이 사용하는 배도 완전히 갖춰지지 않았다. 게다가 이렇게 깊은 담을 만나면 위험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많은 큰 선박들을 서로 연결해 함께 전진하고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하면 우선 배의 힘이 증가해 강풍에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고, 또 하나는 사람이 많아져서 쉽게 대처할 수 있다. 이 방법은 좀 어리석어 보이긴 하지만 지금처럼 개명한 세상에서도 여전히 시골 사람들이 뗏목을 몰 때 이런 방법을 사용한다. 지금은 선박을 연결하는 다양한 기구들이 다 쇠사슬로 바뀌었다. 그때는 지금과 달리 대나무껍질로 만든 밧줄을 사용했다.

선박을 연결하는 제도가 발명된 후에는 확실히 훨씬 더 안전해졌다. 강에서 배를 몰아도 더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완전히 위험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마치 용처럼 큰 밧줄로 큰 선박 여러 척을 연결해도 갑자기 폭풍을 만나면 담 바닥에 침몰해 배에 탄 사람이며 가축이 단번에 다 죽을 수 있다. 비교적 튼튼한 대나무 도구와 목판으로 만든 거대한 배의 선체(船身)마저도 불과 몇 년 되지 않아 곰팡이로 썩어 연못 바닥의 진흙이 뒤섞인 상태가 된다. 이렇게 모든 물건이 다 변한 후 유독 난파선들을 묶었던 밧줄만 남았다.

갑자기 아주 자유롭게 움직이는데 때로는 수면 위로 떠올라 10리나 8리를 떠다니기도 하고, 때로는 바닥에 가라앉아 몇 년씩 숨었는데 300년이 지나도 썩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도리어 반짝반짝하면서 희미하게 빛을 냈다. 이 밧줄은 대나무껍질로 만들어 질기고 무겁지 않아서 물에 뜨기 쉬우며 때로는 태양의 단련을 받고 때로는 달빛에 잠기기도 하여 오랜 세월이 지나면 마침내 생물(生物)로 변해 유기적인 영체(靈體)로 되었다. 바로 해와 달이 무의식적으로 그를 길러 그가 천지 자연의 도움을 받아 일종의 용체(龍體)가 되었다.

온몸의 비늘이며, 입, 코, 수염까지 모두 완벽했다. 단지 눈을 수련해 내지 못해서 비록 오르내리는 것은 살아 있는 용처럼 활발했지만 필경 눈이 없어서 다채로운 세상과 운운중생(芸芸衆生)을 볼 수 없어, 날마다 보이지 않는 눈으로 물속의 생물을 잡아 배를 채웠다. 이 용은 대물(大物)이고 수련에 소질이 있어서 일반적인 물고기와 새우가 어떻게 그에게 맞설 수 있겠는가? 매번 눈먼 용이 입을 열 때마다 많은 양을 그것의 뱃속으로 보내야 했다.

그가 1년 내내 얼마나 많은 생물을 죽였는지 모른다. 다행히 그는 일찍부터 영성(靈性)이 통해 선근(善根)을 심어놓았기에, 물고기와 새우를 포식하는 것 외에는 선박을 집어삼키고 손상시키거나 사람을 잡아먹은 적은 없었다. 하지만 몸이 너무 커서 한번 몸을 돌리기만 해도 필연적으로 파도를 일으키지 않을 수 없었다. 때로는 눈이 멀었기 때문에 세상 사람을 보지 못해 이곳을 지나던 배가 그것의 모습만 봐도 사람이 겁을 먹기에는 충분했다. 이에 대해서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눈먼 용(瞎龍)이 화란을 일으킬 의도는 없었지만 피해를 입은 사람 역시 적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어느 시대인지 정확한 연월(年月)은 모르겠지만 화룡진인이 일찍이 조정에서 관직을 맡은 두 정인(正人)과 함께 배를 타고 이곳을 지나가는데 마침 용이 나타났다. 순식간에 하늘과 땅이 어두워졌고, 해와 달도 빛을 잃었으며 진인이 탄 배도 따라서 흔들렸다.

진인이 분노해 말했다.

“어떤 사악한 짐승이기에 감히 이곳에서 문제를 일으키느냐!“

이에 양쪽 토지신을 불러 말했다. 토지신들이 실제 상황과 용의 내원 및 그 성격을 진인에게 알렸다.

진인이 웃으며 말했다.

“밧줄 주제에 어찌 감히 이렇게 무례한가!”

두 재관(宰官 지방 행정을 책임진 관리)가 물었다.

“다스릴 방법이 있습니까?”

진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하찮은 짐승 따위가 어찌 내 검을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다만 그가 오랫동안 수련해 왔고 또 무슨 나쁜 짓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차마 제거하지 못할 뿐입니다.”

재관들이 말했다.

“이 짐승이 좋은 마음이 있다 해도 아직 눈이 없기 때문에 나쁜 짓을 할 수 없는 것입니다. 나중에 눈을 수련해 내면 마치 날개 달린 호랑이처럼 되면 범인(凡人)이 어찌 그를 상대할 수 있겠습니까? 법사님께서 다시 와서 수습하실 때는 오늘처럼 쉽지 않으실 겁니다.”

진인이 탄식하며 말했다.

“아직 죄의 형상이 없고 악과(惡果)도 드러나지 않았는데 어찌 살계(殺戒)를 펼칠 수 있겠습니까?”

이 재관은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 아주 강해서 이 말을 듣자마자 급히 말했다.

“선사(仙師)께서 기왕 살계(殺戒)를 펼치길 꺼리신다면 저희 둘은 조정의 관리라 마땅히 백성을 위해 해악을 없애야 합니다. 부디 법사(法師)님의 검을 한 번만 빌려주시면 설사 하늘에 허물이 있더라도 저희들이 감당하고 법사님께서 간여하지 않으시면 어떠신지요?”

진인이 웃으며 말했다.

“대인(大人)들이 나라와 백성을 위해 봉사하는 것에 무슨 큰 잘못이 있겠습니까? 기왕 이렇게 말씀하시니 빈도가 검을 빌려드리겠습니다.”

말을 하면서 1치 정도 되는 작은 검을 꺼내 바람에 흔들자 두 개로 변했다.

진인이 그것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것은 자검(雌劍)이고 이것이 웅검(雄劍)입니다. 토지신의 말을 들으니 이 용은 암컷으로 성취했으니 마땅히 자검을 사용해야만 벨 수 있습니다. 대인께서는 절대 실수하지 마십시오.”

재관이 두 검을 손안에 함께 쥐고 유심히 살펴보니 길이는 비록 1치밖에 되지 않았지만 광염(光焰)이 빛나고 있었고, 서늘한 기운이 사람을 압박해 가까이 하자 몸을 떨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웃으며 말했다.

“용은 크고 검은 작으니 어떻게 사용할 수 있겠습니까?”

진인이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대인께선, 이 검을 우습게 보지 마십시오. 빈도는 현녀(玄女)보부터 천둔검법(天遁劍法)을 얻었습니다. 이 검은 또 3천 년의 단련을 거쳐 작아질 수도 커질 수도 있으며, 모습을 감추거나 드러낼 수도 있습니다. 마음먹은 대로 뜻하는 대로 변하게 할 수 있습니다. 평소 사용하지 않을 때는 아무리 작게 해도 더 작아질 수 없을 만큼 작아지게 할 수 있습니다. 지금 그걸 사용해야 하고 대인께서 긴 것을 좋아하신다면 얼마든지 길게 하실 수 있고 짧은 걸 좋아하신다면 원하는 대로 짧게 하실 수 있습니다. 화살처럼 던질 수 있는데 바람처럼 빠릅니다. 칼끝이 닿는 곳은 천만리도 멀지 않고 백보 이내도 가깝지 않으니 실로 선가(仙家)의 기이한 보물입니다. 어찌 속세에서 불로 단련해 만든 철과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재관이 몹시 기뻐하며 막 눈먼 용을 찾는데 갑자기 그 용이 다시 몸을 돌리자 선체가 심하게 흔들렸다. 진인은 선미(船尾)에 앉아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 용머리가 있는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하지만 검을 든 재관은 너무 당황해서 진인의 당부를 까맣게 잊어버렸다. 손을 뻗어 던진다는 게 그만 웅검을 던졌다. 한 갈래 푸른 빛이 용머리를 향해 날아가는 것만 보았다.

진인이 당황해서 외쳤다.

“틀렸어요, 틀렸어! 어찌하여 웅검을 사용합니까!” 말을 채 하기도 전에 그 검은 다시 재관의 손으로 돌아갔다. 순간, 바람과 파도가 더욱 거세졌고, 흐릿한 구름과 안개 속에서 거대한 용 머리가 나오더니 진인 등에게 십여 번 고개를 끄덕인 다음 서서히 돌아갔다. 점차 멀리 물속으로 사라졌고 더는 볼 수 없었다.

이렇게 되자 두 재관은 놀라고 당황해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한동안 말문이 막혔다.

그저 진인이 탄식하는 소리만 들렸다.

“운수가 정해지면 사람의 힘으로는 정말 되돌릴 수 없군요. 이 짐승이 물속에 몸을 숨기고 다년간 수련해서 한 가닥 밧줄이 이 정도까지 수련했고 게다가 선근(善根)까지 생성해 함부로 악(惡)을 짓지 않았습니다. 이는 아주 대단한 일이니 마땅히 천심(天心)의 보살핌을 받아야 합니다. 비록 먹고 살기 위해 지은 죄가 없진 않으나 이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방금 빈도가 그를 없애지 않은 것은 또한 호생지덕(好生之德)을 체현한 것이자 도(道)를 향한 진실한 마음을 동정한 것으로 세인들이 말하는 작은 인의(仁義)와는 절대 비교할 수 없습니다. 두 분께서 제 말을 따르지 않고 백성을 위해 필연코 제거하고자 하셨으나 뜻밖에도 자웅을 반대로 해서 검을 잘못 사용하셨으니 해친 것이 사랑한 것이 되고 죽이려는 것이 더 완벽하게 만드셨습니다. 본래 이 용은 온몸을 다 갖췄지만 유독 눈만 없었고 만약 두 눈을 수련하려면 적어도 5백 년의 공행(功行)이 필요했습니다. 이번에 이 검에 한번 찔러 구멍을 두 개 낸 것이 마침 한 쌍의 눈이 되었습니다. 대인께서 그것의 5백 년 고생스런 공행을 완벽하게 만들어주셨습니다.”

이 말을 들은 두 재관은 무슨 말인지 몰라 멍하니 서로를 바라보았다. 진인은 검을 회수해 손에 넣고 다시 하나로 합쳤다. 이때 파도와 바람이 잔잔해졌고 마침 정오가 되니 정말로 더위가 가장 왕성할 때였다.

진인이 태양을 향해 검을 휘두르더니 웃으며 말했다.

“이 짐승은 정말 가증스럽구나. 내가 저를 도와주었음에도 오히려 내 보물을 더럽히다니!“

말을 마치고 태양을 향해 한번 날리자 검에서 만장에 달하는 황금빛이 나와 보는 이들의 눈이 부시게 했다. 다시 바라니 진인은 빈손만 남았고 검은 어디에 숨겼는지 알 수 없었다.

재관이 마음을 진정시킨 뒤 물었다.

“법사님은 이 검이 그것을 찔러 두 눈을 만들어준 것을 어찌 아셨습니까? 게다가 한번 찔렀으면 자연히 눈이 하나에 불과할 텐데 어찌하여 구멍이 두 개라 하십니까?”

진인이 웃으며 말했다.

“음양(陰陽)이 서로 감응해 만물(萬物)을 낳는 법입니다. 만약 둘 다 음(陰)이거나 둘 다 양(陽)만 있으면 동성(同性)이 만나게 되어 흔히 해를 끼치게 됩니다. 이 물건이 기왕 암컷의 몸으로 수련되었는데 대인께서 도리어 양검으로 그것을 찌르셨으니 양기가 닿는 곳마다 감응해서 생겨나게 했습니다. 대인이 그것의 머리에 검을 던졌으니 어찌 그것을 대신해 아직 수련해 내지 못한 두 눈을 만들어내지 못하겠습니까? 또 검에 찔리면 흔히 신체를 관통당해 한쪽으로 들어가서 다른 쪽으로 나오게 마련인데 들어가고 나온 곳이 있으니 어찌 두 개의 구멍이 아니겠습니까? 이는 사전에 정해진 운수라 기연(機緣)이 교묘히 맞아떨어진 것입니다. 생각해 보면 이 물건이 아직 죽을 때가 되지 않았고 앞으로 복을 누려야 하기에 이런 기묘한 우연을 얻은 것입니다. 즉 빈도가 두 분 대인과 오늘 놀러 나온 것 역시 오로지 저것을 찔러 눈을 만들어주기 위함이니 어찌 기괴하지 않습니까!”

두 재관이 모두 말했다.

“이렇게 말씀하신다면 장차 저것이 세상을 해치고 사람에게 재앙을 입힌다면 도리어 우리의 죄가 되는 것이 아닙니까! 법사님께서 다시 신술(神術)을 펼치어 빨리 저것을 제거해 인간 세상에 독이 퍼져 죄를 늘리지 않게 하십시오.”

진인이 웃으며 말했다.

“이는 더욱 불필요합니다. 두 분 대인께선 그 용이 물에 들어갈 때 우리를 향해 연신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지 못하셨습니까, 이것은 대단히 감사하며 경건하게 예를 올린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이미 그것의 감사 인사를 받았은 데 어찌 이유 없이 그것과 원수가 될 수 있겠습니까? 하물며 이 물건은 출신은 아주 천하지만 이렇게 강직하고 또 이런 복연(福緣)을 지녔으니 악을 저지르는 무리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장래의 일이라면 오히려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또 한 마디 외람된 말씀을 하자면, 이 물건이 완전히 수련 성취되어 멋대로 폭력을 행사한다면 우리도 자연히 처분을 피할 수 없을 겁니다. 일이 여기에 이른다면 운명에 정해진 것이라 피하려 해도 피할 수 없습니다. 다만 그때가 되면 다른 방법이 있을 겁니다. 절대 그것이 한마음으로 수도(修道)에 전념할 때 잠시 그것을 완전히 이루게 해주다가 다시 그것을 해칠 수는 없습니다. 이렇게 일을 뒤집는 것은 결코 선가(仙家)에서 할 일이 아닙니다. 하늘을 위배하면 상서롭지 못하고 이치를 어기면 순조롭지 못함을 아셔야 합니다. 순조롭지 못하고 상서롭지 못하면 재앙이 몸에 닥치니 절대 저 작은 짐승이 두려워서 상대하지 못하는 게 아닙니다.”

이 말을 들으면서 두 재관은 묵묵부답이었다.

진인이 다시 말했다.

“비록 그렇긴 하지만 빈도(貧道)는 그것이 악행을 저지르지 못하도록 수련에서 제고할 것을 권하고 작은 법력(法力)을 펼쳐 그것에게 경고하고 그 자신에게도 이롭다는 것을 알려주겠습니다.”

그가 말하면서 손을 뻗어 물속을 향해 흔들자 그 거대한 용이 아주 천천히 몸을 드러냈는데 대단히 조심스러웠고 또 아주 삼갔다. 물 위로 모습을 드러내자 마치 파도가 치는 것 같았다. 그것이 고개를 들고 진인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올렸다.

진인이 엄중하게 분부했다.

“너는 대나무껍질 밧줄이 수련해서 용의 몸(龍身)이 되었고 또 빈도가 일검(一劍)으로 눈을 만들어 많은 공행(功行)을 절약했으니 네 복연(福緣)이 얕지 않구나. 앞으로 너는 더욱 정진하고 절대 나태해지지 말아야 하며 더욱이 생령(生靈)을 많이 해치거나 여행자들을 해치지 말아야 한다. 지금 두 눈이 이미 만들어졌으나 다만 석 달의 공부를 거쳐야 완전히 빛을 낼 것이다. 아울러 나의 선검이 열어준 것이니 다른 것들과는 다르다. 가까이는 아주 작은 깃털도 볼 수 있고 멀리로는 천리를 내다볼 수 있다. 그야말로 천년에 만나기 어려운 기회를 얻은 것이다.

네가 만약 자만해서 위로 향상할 줄 모른다면 어찌 애석하지 않겠느냐! 정과(正果)를 얻을 기약이 사라질 뿐만 아니라 더욱이 하늘에 죄를 지어 다년간의 공행을 저버릴 것이다. 네가 만약 작은 공능을 믿고 온갖 나쁜 일을 저지른다면 성명(性命)을 보존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사후에 구층 지옥에 떨어져 올라올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지금 너의 제고를 격려하고 네가 도를 얻어 볼 수 있도록 이곳 백리 안에 도갑(刀閘 칼로 만든 수문)을 설치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이 강 안에서 무릇 생물(生物)로서 도를 닦는 자들이 모두 이 갑(閘)을 뚫기만 하면 세속을 벗어나 선과(仙果)에 오를 수 있다. 만약 뚫지 못한다면 함부로 시도하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이 갑의 밑바닥 중간에 오직 하나의 틈이 있을 뿐인데 밧줄처럼 가늘다. 법신(法身)이 실처럼 가늘게 변하지 않으면 절대 지나갈 수 없고 또 일단 이 문을 건드리기만 하면 바닥덮개가 닫혀 즉시 목이 달아날 것이다. 이는 가장 위험하고 두려운 관문이다. 또한 빈도가 일부러 너를 위해 설치한 난(難)이다. 하나는 도를 이루기 어려우니 이후에 공을 이루는 것의 소중함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다. 둘째는 이 한 관(關)은 아직 수지(修持)가 도달하지 못한 자는 감히 자만하지 말고 늘 스스로 공경하라는 것이다. 셋째는 이런 법력(法力)이 있으면 신선과 차이가 없고 장래 정과를 이룬 후 사람들의 무시를 당하지 않을 수 있다. 네가 보기에 이 법이 어떠하냐?”

그 용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마음으로 절대적으로 복종한다는 표정을 지었다. 진인이 “가라!”라고 외쳤다. 그 용은 몇 번 더 고개를 끄덕인 후 사라졌다. 진인은 이 일을 마치고 두 재관과 작별하고 동부(洞府)로 돌아갔다.

선가의 시간은 사람들과 다르다. 눈 깜짝할 사이에 또 ​​7~80년이 지났다. 이때 비로소 표묘진인은 관구(灌口)에서 평화를 점화해 노룡을 완전히 성취 시켰다. 표묘진인과 화룡진인은 모두 노군(老君) 조사의 문하에서 나왔다. 그들이 두 용을 완전히 만들었을 때 원래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노군은 일찍이 그것을 알고 있었다. 정확하게 동쪽과 서쪽 두 용이 두 진인의 수하에서 도를 이루게 했다. 도를 이룬 후에는 큰 기회가 있을 것이다. 때문에 그들에게 분부해 각자 자신이 심은 인연(因緣)을 빨리 가서 결과를 이루게 했다. 무릇 물류(物類)가 신선이 되려면 반드시 먼저 사람 몸으로 변해야 한다.

표묘는 이미 두 혼을 합일하는 방법을 사용해 관구의 노룡을 완전하게 했다. 화룡도 방법을 찾아 그 대나무밧줄용이 속인의 뱃속에 들어가 전생하게 해야 했다. 이에 표묘진인과 헤어진 후 급히 구름을 타고 칠리롱으로 갔다. 대나무밧줄용이 눈이 열린 후 고생스레 7~80년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처음에는 그래도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생물을 먹어야 했지만, 나중에는 도기(道氣) 벽식(辟食)의 공(功)을 습득해 매일 다만 물속의 수초류만을 삼켜도 배가 고프지 않았고 몸이 커질 수도 작아질 수도, 굵어지거나 가늘어질 수 있도록 수련했다. 확실히 득도하고 통현한 신룡으로 성취되었다. 화룡진인은 아주 기뻐했다! 용을 부르는 구결을 펼쳐 그를 수면 위로 불러냈다. 그 용(龍)이 진인을 보더니 희비가 교차한 모습으로 자신의 몸을 큰 테두리로 만들어 진인 주위를 감싸고 용머리는 진인을 향해 끊임없이 머리를 조아렸다. 진인이 아주 가상히 여겨 그를 데리고 그 용갑(龍閘)을 통과하게 했다. 그 용은 과연 아주 가는 지렁이처럼 변신해 안간힘을 다하며 용갑 중간의 틈을 향했다. 그 갑은 선인(仙人)이 설치한 기관(機關)이라 만약 어떤 생물이 닿기만 하면 위아래 칼끝이 양쪽에서 맹렬히 결합하며 몸을 가른다. 물속에서 한바탕 용 울음소리가 들리더니 양안 산골짜기에 울려 퍼졌다.

이 용의 성명(性命)이 과연 어떻게 되는지 다음 회를 기대하시라.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18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