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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선득도전(八仙得道傳)》 제9회: 하늘의 은총으로 용왕을 제수받고 가짜 우렁이 요리를 만들다

무구도인(無垢道人)

【정견망】

각설하고 월하(月下)는 구름에서 내려와 표묘 화룡 두 신선을 만났다.

두 신선이 물었다.

“도우(道友)께선 이곳에 무엇 하러 오셨습니까?”

월로(月老)가 웃으며 말했다.

“빈도(貧道)는 다른 일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상중하(上中下) 삼천(三天)과 해내외(海內外) 각 주(州)의 혼인대사(婚姻大事)만 전담할 뿐입니다. 지금 두 분의 고제(高弟 뛰어난 제자)에게 혼인의 연분이 있으니 두 공(公)께선 어찌 저를 혼인 잔치에 초대하지 않으십니까?”

그제야 두 신선은 그가 온 뜻을 알고는 웃으며 말했다.

“그랬군요. 힘든 걸음을 하셨습니다! 하지만 저희 제자들은 모두 용의 부류인데 설마 그들도 도우의 관리하에 있습니까?”

월하가 웃으며 말했다.

“그야 물론입니다! 빈도는 오직 일체 혼인의 인연을 관장하는데 신선 부처와 사람을 가리지 않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책을 하나 꺼내 두 신선에게 보여주었다.

“보세요, 이것이 두 제자의 이름이 아닙니까?”

두 신선이 잠시 보니 과연 책 안에 평화와 호비룡은 원래 용종(龍種)이지만 나중에 사람 몸으로 태어나 모년 모월 모일에 부부가 된다고 적혀 있었다.

두 신선이 다 본 후 월로가 책을 거뒀다. 두 신선은 즉시 두 제자를 불러 월로에게 큰절을 올리게 했다. 월로가 웃으면서 두 손을 저으며 “감당할 수 없습니다!”라고 연신 말했다.

그는 또 말했다.

“두 분은 장차 수족(水族)의 왕이 되어 사해(四海)의 일을 책임지실 겁니다. 아울러 용종을 번식시켜 각기 여러 바다를 주관하실 것이니 앞길이 바르고 원대할 겁니다. 하물며 서로 관할 하지 않으니 벗으로 간주하면 될 뿐 어찌 이런 큰 절을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두 신선이 웃으며 말했다.

“장래의 일은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고 지금은 당신이 중매이니 어찌 감사드리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자 월로가 어쩔 수 없이 절을 받았다.

월로는 두 사람에게 천지(天地)와 두 사부님께 절을 올리게 한 후 서로 맞절을 올리게 해서 한 단락 좋은 인연을 성취한 것으로 간주했다.

화룡 진인이 웃으며 말했다.

“젊은 제자들이 좋은 인연을 맺은 것은 모두 도우의 배려이니 술 한 잔은 가장 가벼운 경의(敬意)입니다. 이들이 아직은 직책을 맡지 못했고 또 선계(仙界)와 범계(凡界) 두분 제황(帝皇)을 뵙지 못해 또 궁실을 준비하지 못하여 이렇게 가장 낮은 공경의 뜻조차 제대로 펼치지 못하니 정말 부끄럽습니다.“

월로가 웃으며 말했다.

“이런 일은 본래 스승이 그들을 대신해서 준비했어야 합니다. 기왕에 이렇게 말씀하시니 잠시 이 혼인 잔치를 기록해 나중에 귀한 제자분들이 칙명을 받으면 다시 새로운 궁전에서 영광스런 부임을 축하하고 더 성대하게 하시지요!”

두 신선이 이 말을 듣고 크게 웃었다.

월로가 말했다.

“일이 바빠서 오래 머물지 못하니 이제 작별을 고해야겠습니다.”

두 신선이 서로 웃으며 말했다.

“이 노인이 말을 잘했으니 스승인 우리도 그들에게 뭔가를 주는 게 좋겠네.”

평화가 듣고는 웃으며 말했다.

“사존께서 저희에게 상을 주신다면 자연히 극히 소중할 것입니다. 지금 도제들이 비록 부부라고는 하지만 아직 집이 없으니 잠시 사존께서 맡아두셨다가 나중에 도제들이 좀 진보하고 장래에 집이 생기면 그때 한꺼번에 상을 주시는 것만 못합니다.”

두 스승이 웃으며 말했다.

“이 말도 아주 이치가 있구나. 나중에 옥제의 칙지가 내려오길 기다려 우리가 너희를 대신해 궁전을 만들어줄 것이다!”

평화가 급히 절을 올리며 감사드렸다. 두 스승이 분부했다.

“지금 북방 일대에 이미 홍수가 났다. 아주 어진 덕을 지닌 성주(聖主)이신 우순(虞舜)이란 인간 세상의 제황께서 홍수 때문에 불철주야 근심하시며 그의 충신인 하우(夏禹)와 백익(伯益) 등에게 명령해 전문적으로 치수(治水)의 일을 맡기셨느니라. 너희 둘은 마땅히 그들을 도와 바다를 다스리는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 우리가 올 때 조사께서 이미 천정(天庭)을 대신해 칙령을 내리셨으니 머지않아 옥지가 내려올 것이니라. 너희 둘은 은혜에 감사드린 후 먼저 가서 책임을 맡아도 좋다. 나중에 우리가 데려가서 하우 등과 만나 이후 물과 육지를 나누고 각기 일을 맡을 것이다.”

두 신선이 말하고 있을 때 문득 허공에서 음악 소리가 들려왔다. 모두 고개를 들고 바라보니 과연 무수한 선관(仙官)들이 구름과 안개를 타고 허공에서 내려왔다. 두 신선이 급히 두 제자를 이끌고 바다 위에서 엎드렸다(俯伏). 선관들이 오다가 바다에서 10여 장 거리의 공중에서 옥지를 낭독했다. 대략적인 뜻은 이러했다.

“선계와 속세는 길이 단절되어 있고 물과 육지는 길이 다르다. 지금 하계(下界)에 홍수의 재앙으로 짐승과 요괴가 멋대로 독을 퍼뜨리고 있다. 이미 속세의 제주(帝主)가 어진 신하를 파견해 이 일을 전문적으로 맡겼다. 수족(水族)의 온갖 일에 관해서는 마땅히 짐이 인재를 파견해 속세의 군신과 협조해 쌍방이 같이 협력하면 물난리를 없앨 수 있고 요수(妖獸)가 숨어 백만 백성들이 편안히 생업에 종사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원시(元始)와 노군(老君) 두 분 선조(仙祖)께서 평화와 호비룡을 이 임무의 적임자로 천거하셨노라. 두 신하(臣)는 비록 이전에 허물이 있지만 잠시 다스리지 말고 칙령으로 평화를 사해용왕(四海龍王)에 봉하고 호비룡을 왕비에 봉하며 또한 천은을 더해 너희 자손들이 장차 크고 작은 바다를 맡아 역시 용왕으로 삼아 영원히 교체하지 않을 것이다. 너희들은 마땅히 회개하고 마음을 씻어 천은(天恩)에 보답해야 한다. 또 공을 세워 이전의 죄를 덮기를 간절히 바라노라. 등등.”

두 사부는 조서를 받고 또 두 제자를 거느리고 공중을 향해 절을 올리며 선리(仙吏)들을 보냈다. 두 제자가 다시 올라와 사부님의 은혜에 감사드렸다.

두 사부가 분부했다.

“우리는 지금까지 수도하면서 금선(金仙)의 직위에 있지만 아직 너희 둘과 같은 체통을 얻은 적은 없다. 반드시 자신이 어떤 출신이었고 어떤 도행(道行)이 있어서 이렇게 수승(殊勝)한 영광을 받게 되었는지 생각해서 앞으로는 늘 격려하고 항상 조심해야 한다. 일시적인 의협심으로 천하 창생(蒼生)을 그르치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높은 지위를 믿고 교만한 태도를 경계해야 한다. 덕을 닦고 공을 세워 이전 허물을 덮을 수 있다면 앞으로 무궁한 복이 있을 것이다. 늘 조심하고 노력해서 이 교훈을 잊지 말거라.”

두 제자가 머리를 조아리며 가르침을 받았다.

두 사부가 또 말했다.

“지금은 마땅히 너희가 입조(入朝)해서 옥제를 알현할 때다. 우리가 너희를 하늘로 데려갈 수는 있지만 너희들을 대신해서 말해줄 수는 없다. 너희들은 또 전에 법을 어긴 적이 있으니 아뢸 때 반드시 점잖아야 하며 예절을 어기지 말아야 하며 전에 했던 일 때문에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또 총애를 믿고 조금이라도 교만한 태도가 있어서도 안 된다. 천위(天威 하늘의 위엄)가 지척에 있어 영예와 득실이 관련된 바가 얕지 않으니 어찌 조심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두 제자가 또 가르침에 따랐다.

두 사부는 그들을 먼저 연주(兗州) 지방에 있는 화룡 진인의 학명동(鶴鳴洞)에 데려가 조의(朝衣 조정에 들어갈 때 입는 관복)로 갈아입히고 손에 옥홀(玉笏 옥으로 만든 홀)를 들게 하니 온몸에서 생기가 돌고 풍채가 훌륭했다. 두 사부가 서로 바라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이 두 녀석을 보게. 나름 그럴듯하지만 아직 그들이 안과 밖이 한결같고 겉과 속이 서로 어울릴 수 있을지 모르겠군.“

표묘 진인이 또 그들에게 조정의 예의를 가르치고 한번 연습하도록 했다.

두 사람 모두 필경 숙근(夙根 오랜 근기)이 있고, 또 공행(功行)도 원만했기 때문에 자연히 한번 말하면 알아들었다. 두 신선이 기뻐하며 비로소 그들을 하늘로 데려갔다. 남천문(南天門)에 도착하니 네 천장(天將)이 천병(天兵)들을 거느리고 관(關)을 지키고 있었다. 두 사부가 온 이유를 설명했다. 네 천장이 몸을 숙여 맞이하자 즉시 이장경(李長庚)이 맞이하러 나왔다. 화룡 표묘 두 신선과 만나더니 서로 반가워하며 간만에 대화를 나눴다.

화룡 진인이 또 두 제자를 대신해 지난번 저지른 잘못에 대해 사과했고, 표묘 진인은 웃으면서 두 사람에게 직접 사과하게 했다.

장경이 당황해 하며 한 손으로 한 사람씩 잡고는 허허 크게 웃으며 말했다.

“두 도형(道兄)께서 이리 서먹서먹하십니까. 그런 지난 일을 하필 다시 연연하십니까? 게다가 모르고 저지른 죄이니 상제(上帝)께서도 이미 이전 잘못을 용서한다고 은혜를 베푸셨고 새로 왕위에 봉하셨으니 빈도가 어찌 감히 조금이라도 원망을 품을 수 있겠습니까!”

모두가 한동안 사양하다 사도(師徒)들이 장경을 따라 곧장 바로 금궐(金闕)로 향했다. 장경이 들어가사 알리자 사도들을 들이라는 칙지가 내려왔다. 화룡과 표묘는 또 두 도제에게 몇 가지를 당부했다. 둘은 각기 의관을 차려입고 홀을 가슴에 쥔 채 조심스럽게 입조했다. 옥제는 높은 궁궐에 앉아 계셨고 양옆에 크고 작은 선관들이 시립해 있었다.

사도 넷이 일제히 외쳤다.

“성수(聖壽)무강(無疆)하소서!”

대전 계단에 무릎을 꿇자 옥제가 화룡 표묘 두 진인에게 따스한 위로의 말을 전하며 또 평화 부부에게 몇 마디 격려의 말을 했다. 사도들은 모두 고개를 조아리며 예법에 따랐다.

조정에서 물러난 후 많은 선관들이 다가와 두 진인과 대화를 나눴다. 두 진인은 또 두 제자에게 일일이 절을 올리게 했다. 원시와 노군 및 여러 제군들의 각처(各處) 금선(金仙)들을 알현해야 했기에 감히 오래 머물 수 없어 작별을 고하고 물러났다. 또 남천문을 나와 먼저 원시천존이 계신 곤륜산으로 갔다가 또 노군조사가 계신 팔경궁에 갔다.

노군는 평화 부부에게 각기 곤룡포 한 벌을 상으로 주셨고 또 평화에게 보검 한 자루 비룡에게 신침(神針) 하나를 하사했다. 모두 천리 밖에서 요마의 목숨을 빼앗을 수 있는 것으로 또한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어 변화를 예측할 수 없었다. 두 제자가 몹시 기뻐하며 감사드렸다.

노군이 표묘에게 말했다.

“관구 일대가 육지에서 바다가 되고 또 바다에서 육지로 된 창상(滄桑)의 수(數)은 모두 이미 정해진 것이고 산을 옮겨 바다를 메운 일은 무모한 짓에 속하긴 하지만 필경 평화의 죄는 아니다. 하지만 이곳은 육지는 많고 물은 적고 또 바다와 멀리 떨어져 있어 소금을 얻기가 쉽지 않다. 네가 범간(凡間 속세)에 가서 세주(世主 세상의 주인으로 여기서는 순을 가리킴)와 함께 법(法)으로 감정(監井) 한 곳을 만들고 또 감정 옆에 화산(火山)을 하나 설치해 백성들이 쓰기 편하게 하거라. 또 그때 마땅히 구도 받을 한 사람이 있으니 그곳에 가면 저절로 알게 될 것이다. 나는 오래지 않아 하계를 한번 돌아보고 속세의 인연을 다시 마무리지을 것이다. 이외에 너희들 동화(東華)사형은 아마 속세에 한번 내려가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중원의 물이 다스려진 이후이니 아직은 이르다.”

또 화룡 진인에게 말했다.

“네가 전당강에 갑문을 하나 설치해 많은 요마들을 막았는데 그래도 아주 괜찮았다. 그러나 장차 또 능력이 극히 뛰어난 교룡 요괴가 있어 갑문을 통과할 것이다. 이 요괴가 일단 나오면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필경 많을 것이다. 네가 늘 명심하면서 그를 진압할 방법을 찾아 생령(生靈)을 도탄에 빠지지 않게 한다면 이 역시 극히 큰 공덕이다.”

두 진인이 명을 받은 후 노군께서 아무 말씀도 하지 않자 감히 성덕(聖德)을 모독할 수 없어 곧 두 도제를 데리고 작별한 후 궁을 나섰다. 또 각처를 한바퀴 돌았다. 두 도제는 수많은 진귀한 상을 받았고 동해 화제군(華帝君)의 처소에 갔다.

제군(帝君)은 두 진인과 교분이 아주 좋아서 특별히 사도(師徒)들을 위해 성대한 연회를 열었다. 연회 중에 제군이 범간(凡間)의 일을 묻자 두 진인이 간략하게 몇 마디 대화를 나눴다.

제군이 탄식하며 말했다.

“나는 해외(海外)에서 도를 얻어 선계(仙界)에 올라왔기 때문에 늘 중국 문물(文物)의 성대함을 보지 못한 것이 한입니다. 장차 기연(機緣)이 있으면 내려가서 한번 노닐고 싶습니다. 두 도형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두 진인이 이 말을 듣고 자신도 모르게 깜짝 놀라 급히 반문했다.

“천부(天府)는 각계(各界) 정상의 고상하고 존귀한 곳으로 제군께선 이미 천직(天職)의 영광이 있으신데 어찌하여 세속을 노닐고 싶어 하십니까? 종래로 성인은 농담을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성언(聖言)이 일단 나오면 실천하지 않을 수 없으니 제군께서는 부디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제군이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뜻밖의 말을 꺼냈다.

“무슨 어려움이 있습니까! 지금껏 홍진에 놀러간 선불(仙佛)이 아주 많은데 왜 고가(孤家 임금이 자신을 가리키는 겸양어)만 갈 수 없단 말입니까?”

두 진인이 보니 그가 이렇게 집착하자 더는 권하지 못했고 또 더 말을 했다간 그가 어떤 불길한 말을 할지 몰라 두려워 감히 많은 말을 하지 못했다. 입으로 신호를 보내며 술에 취했다는 이유로 작별했다.

가는 길에 제군(帝君)이 왜 문득 범심(凡心 속세의 마음)이 움직였는지 말하면서 조사께서 미리 동화가 속세에 내려간다고 하신 말씀이 이상하지 않았다. 이곳에 수도하러 왔다가 탐심(貪心)이 뜻을 미혹시킴을 면하지 못할 수 있으니 또 다른 것들은 어떻겠는가! 이는 정말로 우리들에게 대단히 두려운 일이다. 여기까지 말하면서 서로 탄식했다.

비룡이 대화에 끼어들며 말했다.

“사존께 여쭙겠습니다, 방금 조사께서 ‘머지않아 속세에 한번 내려간다’고 하셨는데 삼계(三界)를 출입하는 것은 신선에게 흔히 있는 일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사존께서는 동화사백(東華師伯)에 대해서는 이렇게 근심하시는지요?”

두 사부가 말했다.

“너희들이 어찌 알겠느냐! 조사께서는 만국(萬國) 구주(九州) 오악(五嶽) 삼산(三山) 뭇 신선의 조상이시니 어떤 마겁(魔劫 마의 겁난)도 그분의 법신(法身)을 무너뜨릴 수 없고 도심(道心)을 미혹시킬 순 없단다. 그분께서 속세에 내려가시면 자연히 당신이 이루지 못한 인과가 있기 때문이니 가셨다가 곧 돌아오실 것이다. 그러니 다른 사람이 그분을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다. 하지만 동화 사백은 비록 도덕(道德)은 얕지 않지만 어찌 조사님과 비교할 수 있겠느냐?

전에 옥제께서 하계에 칠보수(七寶樹 일곱 보배가 열리는 나무)가 9일 동안 빛나는 것을 보시고 우연히 탐욕심이 움직여 곧 혼(魂) 하나를 시켜 속세에 떨어져 많은 겁을 거치며 심지(心志)가 미혹되어 하마터면 하늘로 돌아오지 못할뻔 하셨느니라. 다행히 보조하는 신선들이 많아서 모두 언제 어디서나 그분을 보호하고 점화해 가까스로 겁을 마치고 귀진(歸真)하실 수 있었느니라. 지금 진무대제(真武大帝)가 바로 속세에 내려간 옥제의 혼(魂) 하나가 성취한 것이다. 옥제와 같은 그런 근기로도 자그마한 탐욕이나 분노도 움직일 수 없고 한마디 농담도 할 수 없거늘 하물며 동화제군이나 제군보다 못한 이들이야 말할 나위도 없느니라.”

두 제자가 이 말을 듣고 두려워하며 말했다.

“제자는 출신이 비천하고 도를 배운 것이 일천(日淺)하지만 지금껏 안하무인으로 하늘 높고 땅이 두터운 줄 몰랐습니다. 지금 사존의 법유(法諭 법의 깨우침)를 듣고 나서야 본래 재능이 전혀 없는 것과 같음을 깨달았습니다. 앞으로 더욱 분발해 자신의 심신을 잘 단속해서 윤회의 겁에 떨어지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두 사부가 기뻐하며 말했다.

“너희들이 이렇게 자신을 극복할 수 있다면 장차 앞날이 정말 무한할 것이다. 겁수(劫數)는 정해져 있으니 마땅히 고생을 겪어야 한다. 하지만 덕을 닦고 공을 세운다면 어찌 기운을 바꾸지 못하겠느냐?”

두 제자가 공손히 명을 따랐다. 사도 네 사람이 상계(上界)의 각군(各君)과 신선들을 모두 찾아간 후에야 비로소 하계로 돌아왔다.

이때 우순(虞舜)이 도읍으로 정한 곳은 지금의 산서(山西) 지방으로 그때 중국이라 불리던 곳은 사실 단지 황하(黃河) 남북 양안(兩岸)의 일부에 불과했다. 장강(長江) 상하류 지역은 모두 남만(南蠻)의 땅으로 간주되어 판도에 편입되지 않았다. 황하 유역은 모두 저지대라 황하가 사면팔방으로 범람한 비교적 작은 물들이 있었는데 제수(濟水) 회하(淮河) 등이다. 황하의 물이 범람해 수량이 갑자기 늘어나자 한꺼번에 쏟아져나온 물로 전 중원이 완전히 늪지대로 변했다. 백성들은 편안히 살 수 없었고 더 높은 곳으로 피신해야 했다. 그러나 그곳에는 또 사자, 호랑이, 표범, 이리 등 맹수들이 많아서 사람이 눈에 띄면 잡아먹었다. 백성들은 이렇게 물에 빠져 죽거나 아니면 짐승에게 잡아먹혔다.

당시 백성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큰 죄를 지었기에 까닭없이 이런 전대미문의 법겁(法劫)을 겪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다행히 순제(舜帝)는 사람을 잘 임용했다. 치수의 책임은 하우(夏禹)와 백익(伯益) 두 사람에게 맡겼다. 두 사람은 제명(帝命)을 받았지만 물이 세력이 워낙 커서 한동안 착수조차 어려웠고 함께 상의한 후 방문(榜文)을 내걸고 치수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

화룡 진인과 표묘 진인이 우연히 평화 부부를 데리고 가는데 마침 하우와 백익의 수레가 이쪽으로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먼저 나아가 우(禹)와 익(益) 두 사람을 만나 준설 대책을 제안했다. 또 평화 부부가 옥지의 칙령을 받아 대해의 용왕이 되었으니 서로 도와 물을 다스리고 아울러 수족의 업무 및 각종 일을 다스리게 되었노라고 두 사람에게 알려주었다. 우와 익 두 사람은 몹시 기뻐하며 그들을 데려가서 순제를 뵙고 대신 의견을 진술하게 했다. 순제 스스로 좋은 상을 내리고 또 옥제와 마찬가지로 왕과 왕비의 봉호를 더했다. 이에 두 진인이 평화 부부를 대해(大海)로 돌려보냈다.

화룡 진인은 친히 남해를 유람하면 많은 수정을 채집했다. 묘법(妙法)을 펼쳐 그들에게 왕궁을 하나 지어주었으니 물결이 잔잔하고 안과 밖이 환히 통했다. 이곳이 세상에서 전하는 수정궁(水晶宮)이다. 표묘 진인은 그들을 위해 온갖 가구와 기물들을 가져다 일일이 배치해 주니 짧은 시간에 대단히 화려한 용궁(龍宮)으로 변했다.

용왕 부부가 너무 감동해서 절을 올리며 감사의 마음을 표한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두 사부가 웃으며 말했다.

“너희 부부가 출신이 낮아도 이렇게 높은 지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우선 너희들이 공(功)을 쌓았기 때문이고, 둘째는 기연(機緣)이 맞아 떨어져 마침 이번 수재(水災)를 만났기 때문이다. 심지어 조사와 옥제께서도 너희들을 아주 중시하시기에 우리가 진심을 다해 가르치고 다듬었고 또 너희를 위해 이렇게 좋은 곳을 만들어주었다. 이것은 모두 제사(帝師 제왕과 사부)의 큰 은혜 때문임을 알아야 한다. 그러니 너희 부부가 이 은혜를 저버리지 말고 몸과 마음을 다해 범간의 군왕을 도와 이번 겁수를 끝내야 한다. 이후 수륙(水陸) 양계(兩界)의 경계가 완전히 분명해지면 종전처럼 늘 재앙이 생기는 그런 혼돈은 사라질 것이다. 기왕에 바다의 모든 일을 너희 둘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하니 곧 조심하고 근신하며 공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수십 년 후 너 자손들이 성장하면 곧 멀고 가까운 요지를 맡아 각 지역의 강과 호수에 파견되어 직책을 맡을 것이다. 이들은 모두 너희 부부가 감독하에 있으니 만약 문제가 생기면 너희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용왕과 왕비 모두 공손히 명령에 따랐다. 두 스승은 모든 일을 마무리하고 다시 팔경궁에 보고하러 갔다. 이때부터 용왕 부부는 과연 매우 조심스럽게 밤낮을 가리지 않고 우와 익을 도와 물을 이끌러 바다로 들어가게 했다. 만약 해족(海族)인 교룡이나 거북 등이 중원으로 흘러들어와 생령에게 피해를 주면 용왕이 곧 수하에서 단련시킨 장수들을 파견해 그들을 제압한 후 바다로 몰아냈다.

우와 익 두 사람은 본래 아주 충성스럽고 선량해서 치수 방면에서 완전히 두 진인이 바친 계획에 따라 혹은 소통시키고 혹은 이끌고 혹은 준설하고 혹은 열어주었다. 또 짐승의 재앙에 처한 지역에 대해 백익이 장정들을 이끌고, 화기(火器)를 준비해 산을 불태워 수색하고 셀 수 없이 죽였다. 이것은 모두 인력(人力)으로 할 수 있는 일이다. 바다에서의 공정은 용왕 부부의 도움 덕분에 비로소 완전히 성공할 수 있었다. 백성들은 즐거이 생업에 종사하며 새로 영역을 나누고 주의 경계를 나눴으며 일종 간단한 지방제도가 생겨났다. 이런 일들은 전부 《우공(禹貢)》이란 책에 기재되어 있고 본서와는 상관이 없으니 생략한다.

지금 본서에서는 이번 홍수와 관련된 작은 사건들만 이야기한다. 당시 하남 숭산(崇山) 기슭에 가난한 집이 하나 있었다. 어머니와 아들 부부 세 사람이 살았는데 지금껏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유지했다. 아들의 성은 손(孫)이고 이름은 걸(傑)이었다. 어머니는 왕 씨였으며 아내는 유 씨였다. 왕 씨는 중년에 남편을 잃고 혼자 아들을 키웠다. 혼자 된 날부터 시작해 과감히 훈채(葷菜)를 끊고 채식을 한다는 자신의 뜻을 밝혔다. 이때 홍수로 온 가족이 산으로 피했다. 왕 씨는 나이가 많고 힘든 일을 감당할 수 없는 데다, 몸이 붓는 습증(濕症)을 앓아 안팎으로 공격을 당하자 중병에 걸렸다. 물이 빠진 후 집에 돌아와 보니 모든 물건이 다 떠내려간 것을 자 마음이 너무 아파서 병세가 더 심해졌다.

농촌이라 의사를 찾기도 쉽지 않았고, 또 홍수 이래 가계가 점점 더 어려워져서 치료비 마련도 어려워서 그저 하루하루 위태로워지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손걸 부부는 옷을 벗지 않고 밤낮으로 어머니를 모시는 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 이날 왕 씨가 임종을 앞두고 회광반조(回光返照)해서는 갑자기 정신을 차리더니 먹을 것을 좀 달라고 했다. 부부는 너무 기뻐서 노인이 무엇을 먹고 싶어하는지 물었다. 왕 부인은 이것도 원하지 않고 저것도 좋아하지 않았고 그저 우렁이를 먹고 싶다고 했다.

큰 홍수가 난 후 집 안 어디선가 갑자기 큰 우렁이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유 씨는 이 우렁이가 유난히 큰 것을 보고 깨끗한 물을 주어 그것을 기르고 있었다. 전에 왕 씨에게 보여준 적이 있는데 그래서 이번에 그것을 가져다 신선한 맛을 보려고 한 것이다.

손걸은 그저 모친이 좋다고만 하시면 고기든 야채든 상관이 없었고 일단 드시게 하려 했다. 반면 유 씨는 시어머니가 임종 전에 정신이 혼미해진 것이라 여겼다. 왜냐하면 몇십 년 동안 채식을 하다가 갑자기 이 우렁이 때문에 훈채를 먹고는 문득 후회하면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채식만 하던 사람이 어느날 아무 이유 없이 훈채를 먹는다면 이것도 잘못이다.

그녀는 한 가지 방법을 생각했다. 밖에 나가서 우렁이 껍질 몇 개를 가져와 끓는 물에 깨끗이 씻어서 냄새가 전혀 나지 않게 한 다음, 다른 음식을 가져다 달팽이 고기 모양을 만들어 간장에 묻혀 왕 씨에게 주었다. 겉으로는 그저 말씀하신 대로 우렁이를 익혔으니 드시라고 권했다. 왕 씨는 인공으로 만든 가짜인줄 모르고 정말 기뻐하며 몇 개를 먹었다. 이렇게 먹고 나서 하루가 지나자 이승의 수명이 다해 세상을 떠났다.

손걸 부부가 애도하느라 초췌해진 것은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바로 장례 일을 마쳤다. 유씨 부인은 시어머니가 임종 직전 우렁이를 먹고 싶어 했기 때문에 그 큰 우렁이를 보면 마음이 아주 슬펐다. 손걸은 이에 이 우렁이를 강에 가져다 방생했다. 나중에 류 씨도 병에 걸려 죽게 되자 눈물을 흘리며 남편에게 이렇게 말했다.

“제가 당신과 함께 20년을 살면서 당신을 위해 부모님을 모시고 집안 살림을 꾸리며 스스로 덕(德)을 잃은 일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오직 자식을 낳아 길러주지 못했습니다. 집안이 이렇게 가난해 어쩔 수 없었지만 제가 죽은 후 당신이 또 무슨 돈이 있어서 재혼을 하겠습니까? 이 손 씨의 혈맥이 당신 때문에 끊어지게 할 수 있겠습니까? 이는 제가 죽어도 눈을 감지 못할 일입니다.”

말을 마치고 죽었다

이후 손씨 집안에는 오직 손걸 혼자만 남았다. 그는 더는 밭에서 노동도 할 수 없고, 생계를 위해 날마다 부잣집에서 품팔이를 하면서 살아갔다. 이곳에서는 남을 대신해 하인 일을 하는 사람들은 대개 점심만 제공했기에, 아침과 저녁은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 그러다보니 손걸은 일과 요리를 동시에 해야 해서 종종 진퇴양난에 빠졌다. 더욱이 집에는 살림하는 사람이 없어서 모든 것이 아주 불편했다. 다른 여자와 결혼하고 싶어도 능력이 없어서 괴로웠다. 매번 아내가 임종 전에 한 말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칼로 베는 듯했다. 이렇게 반년이 지났다.

이날은 아내의 생일이라 무덤에 가서 눈물을 흘리며 추도했다. 집에 도착했을 때 멀리서 보니 부엌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고 급히 돌아와 살펴보니 밥이 익고 차가 끓고 있었다. 오직 그가 맛있게 먹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요리한 사람을 아무리 찾아봐도 전혀 흔적이 없었고 점점 더 의혹이 생겼다.

마침 배가 너무 고파서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고 그냥 미리 만들어 놓은 음식과 차를 먹었다. 그는 날마다 평소처럼 출근했고, 매일 집에 돌아오면 여전히 가마솥에는 밥이 끓고 있고, 솥에 차도 끓고 있었지만, 차를 끓이고 요리하는 사람은 없었다. 게다가 문과 창문은 모두 굳게 잠겨 있어 아무도 움직인 기미가 없었다. 이번에 손걸은 정말 놀랐고 또 행복했지만 매우 이상했다. 처음에는 감히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어 매일 평소보다 조금 일찍 퇴근해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보려 했다. 하지만 그 사람은 마치 선견지명이 있는 것처럼 그가 집에 도착하도 전에 떠났다. 손걸은 여러 번 허탕만 쳤다.

어느 날 그는 일부러 휴가를 청해 아침 일찍 외출했고, 저녁 시간에 이웃집에 가서 사다리를 빌려 담에 올라가 자기 집 부엌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번에 보고 나서 그는 거의 정신을 잃을 뻔했다. 알고 보니 자신에게 요리를 해준 사람이 절세 미인(美人)이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정말로 희귀한 일이다.

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심지어 손걸조차 제대로 몰랐을까! 어떤 일인지 알고 싶다면 다음 회를 기대하시라.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2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