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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선득도전(八仙得道傳)》 제17회: 손선사는 바닷속에서 어머니를 만나고 장과로가 전세해 단을 이루다

무구도인(無垢道人)

【정견망】

각설하고 호삼저는 선사를 대동하고 용왕이 보낸 쏘가리 대부와 순해 야차과 함께 회하가 바다와 만나는 접경 지역에 도착했다.

야차들이 보고했다.

“이곳의 수계(水界)는 회해촌(淮海村)이라 합니다. 동쪽은 회신(淮神)이 다스리고 서쪽은 모두 바다입니다, 지금은 우리 대왕께서 새로 파견한 해신이 다스리고 있습니다. 실례지만 대선께서 방문하시려는 친구분은 어느 쪽에 살고 계십니까?”

삼저는 이 말을 듣자 급히 선사에게 눈짓을 하며 야차들에게 말했다.

“대왕의 성의를 받들어 여러분들에게 호송을 맡겼는데, 지금은 이미 땅끝에 도착했습니다, 그곳이 좁아서 여러분을 놀라게 하면 곤란합니다, 먼저 돌아가십시오, 우리가 직접 찾아보겠습니다.”

야차들은 이 소리를 듣고 싶었기에 일제히 쏘가리 대부에게 물었다.

“어떻게 할까요?“

쏘가리 대부도 더는 가고 싶지 않아, 반쯤 사양하는 척하고 나서 작별 인사를 하고 떠났다.

이곳에서 삼저아 웃으며 선사에게 말했다.

“저 아이들은 우리를 무슨 상객(上客)이라 모시는 것만 생각했지, 설마 갇힌 사람이 우렁이인지 알 리가 없지! 이들은 전부 세력이나 이익을 따지는 속물인데, 굳이 그들의 비웃음을 살 필요가 있겠는가!”

선사도 그렇다고 했다.

두 사람은 여전히 분수결(分水訣-물을 가르는 주문)으로 재빨리 회수 바닥을 뒤졌다. 과연 큰 우렁이가 흙 속에 묻혀 살짝 고개를 내밀고 아가리만 남겨 숨을 쉬면서 헤엄치는 작은 벌레를 기다렸다가 먹으려 하고 있었다. 선사는 이것이 자기를 낳은 어머니임을 알고 마음이 아파서 자신도 모르게 통곡했다.

삼저가 급히 말했다.

“울지마라! 울지마! 내가 대신 통보해 줄게! 네 어머니에게 아들을 알아보게 해주겠다.”

선사는 그 말에 따라 몸을 숙여 진흙탕에 떠 있는 소라 껍질을 들어 올렸고 아울러 삼저가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나원아! 나원아! 네가 쫓아낸 그 반역 아들 선사가 너를 찾아왔다!”

그 우렁이는 머리를 길게 내밀고 수면을 향해 쳐다보았는데, 그 상황을 보니 이 일을 이미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잠시 후 우렁이 목이 선사의 머리에 닿자 끈적끈적하게 붙어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고 떠나려 하지 않았다. 이 광경은 자연히 매우 친밀함을 표시한다는 뜻이다. 선사도 목덜미를 우렁이 살에 붙이고 통곡했다.

한참이 지나 삼저가 그를 대신해 과거의 사정을 설명하고 스승의 뜻을 전하며 그녀에게 천 년의 참혹한 재난을 겪으라고 권했다, 이로써 수신입명(修身立命)하면 불괴(不壞)의 몸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또 말했다.

“네가 전생에 너무 많은 죄를 지어 이제 이런 혹독한 보응을 받는 것이다. 하지만 네 아들 덕분에 네가 정도를 이루게 된 것은 불행한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오늘 너에게 수련의 구결을 전수하겠다, 너는 천부적으로 총명하니 밤낮으로 공부하면 300년 후에는 딱딱한 몸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부주(符咒 부적과 주문)의 힘도 너를 구속할 수 없다. 하지만 아직 이 물밑을 떠날 수는 없다. 또 500년이 더 지나야 공행(功行)이 이미 8-9할이 될 것이다. 요마(妖魔)의 외도(外道)가 너를 해칠 수 없고, 너는 바다 밑에 살면서 너의 껍질을 동굴로 삼으면, 천 년 후에 공행이 원만해질 것이다. 그때야 비로소 네 아들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고명(高明)하고 도(道)를 지닌 선비를 초빙해 한 차례 큰 도량(道場)을 벺풀어 네가 해친 많은 원귀(冤鬼)들을 초도해야 한다. 이때부터 악행이 깨끗이 청산되고 앞날이 순조로우며 더는 뜻밖의 일이 없을 것이다.”

우렁이 정은 이 말을 듣고 감사의 뜻으로 힘껏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를 표시했다. 삼저는 또 그녀에게 주문을 전해주었다. 모든 일을 마치고 삼저가 말했다.

“이곳은 오래 머물 곳이 아니니 우리는 돌아가자!”

선사는 명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우렁이와 다정하게 인사를 한번 나누고 격려의 말을 한 후, 비로소 삼저와 함께 몸을 돌려 물 밖으로 나왔다.

삼저가 말했다.

“너의 큰일은 이미 끝났으니, 빨리 천태(天台)로 돌아가 자신의 공부를 하거라!”

선사는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삼저가 구름을 타는 주문인 가운주(駕雲咒)를 외워 나란히 허공으로 떠올라 남쪽으로 달려갔다. 순식간에 천태에 도착해 동굴로 돌아갔고 삼저는 작별을 고하고 떠났다.

떠날 때 아주 진지하게 분부했다.

“공자(公子), 앞으로 네 책임이 더욱 무거워질 것이다. 이왕 어머니를 구하려고 뜻을 세웠으니 어머니를 바다에서 구해내야만 큰일을 끝낸 것으로 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모두 너의 공행이다. 비록 금생에는 고생스럽겠지만 내생(來生)에는 그래도 아주 좋은 점이 있을 것이다. 너는 오백 년 동안 전적으로 자신의 공부(工夫)를 하고, 오백 년 후에는 비록 신선이 되진 못하더라도, 많은 법력(法力)을 갖게 될 것이니 그럼 나가서 각지를 다니며 운유해야 한다. 고난에 처한 이를 만나면 고난에서 구해주고, 어려움에 봉착한 이를 만나면 어려움을 구제해 미리 정해진 공행을 다 채우면 사존께서 당연히 너를 속세에 전세(轉世 윤회에서 인간 세상에 태어남)시킬 것이다. 그때 몸이 바뀐 후 오직 본심(本心)만 어둡지 않다면 수십 년 안에 신선의 반열에 오르고 도를 이룰 것이다.”

선사는 일일이 그렇게 하겠노라가 응락하고 또 물었다.

“공행을 다 채우고 나면 더는 속세로 떨어지지 않는지요?”

삼저가 말했다.

“그렇게는 안 되겠지! 너도 듣지 않았느냐. 전에 천제(天帝)께서 한 층의 탐념(貪念 탐하는 생각) 때문에 한 혼(一魂)이 속세에 내려갔다가 숱한 겁난을 겪은 일을 지적하지 않았더냐. 또 곧 공행이 다 차서 즉시 승천할 수 있지만, 인자(仁慈)한 일념(一念) 때문에 차마 아들을 버릴 수 없어서 다시 한번 전세(轉世)했다.

그 후 여러 세(世)에 걸쳐 육근이 깨끗하지 못해 성공을 눈앞에 두고 실패하다가 마지막 한차례 온갖 생각을 다 없애니 성령(性靈)이 투철하게 통해, 조금의 미련도 없어진 후에야 비로소 선계(仙界)로 다시 올라가 진무대제(真武大帝)로 봉해졌다. 옥황(玉皇)의 존귀함과 그렇게 심후한 근기가 있어도 여전히 조금이라도 범념(凡念 속세 생각)이 있어선 안 된다. 하물며 평범한 사람이거나 또는 너와 나처럼 축생(畜生) 출신으로 처음 사람의 경계[人境]에 오른 사람이야 더 말할 나위가 있겠느냐!

일반적인 규칙에 따른다면 네가 일단 속세의 뜻[塵志]을 드러내자마자 즉시 되돌아갈 것이다. 그때 도를 닦으려는 마음이 아직 정(定)해지지 않았고 도행(道行)이 깊지 않아 다시 한 생을 지내도 여전히 속세를 벗어나지 못하면 다시 인간 세상에서 10세(世)를 거쳐도 반드시 좋은 결과를 장담하지 못할 것이다. 설사 장래 결국 공을 이 날이 있다 해도, 사람의 욕심에 침범당하기 쉬우니 위험이 너무 크다. 차라리 먼저 고생을 좀 겪고, 공행이 크게 이뤄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한 차례 윤회를 거쳐 그 무엇도 쉽게 침범할 수 없고 또 많은 위험을 면할 수 있는 것만 못하다. 어찌 한 번의 수고로 영원히 편하지 않겠는가? 공자가 이런 것을 알게 된 것 역시 우연한 일이 아니다. 어쨌든 사존께서 너를 위해 심사숙고하고 주도면밀하게 준비하셨기 때문에 비로소 이렇게 융통성 있게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

선사는 이 말을 듣고 더욱 감격하여 죽어도 마음이 변치 않겠다면서 자기도 모르게 통곡하다 목이 메어 말했다.

“사존께서 제자를 위해 이렇게 마음을 쓰셨으니 정녕코 장차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삼저가 위로하며 말했다.

“네가 이미 너를 위한 사존의 고심(苦心)을 알았다면, 사존께서 네게 바라시는 지극한 뜻도 알 것이다. 우리는 제자로서 오직 사존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아야지만 사존께 떳떳할 수 있다. 설마 사존께서 너와 나의 보답을 바라시겠느냐?”

선사는 그야말로 눈물을 글썽이더니 삼저에게 또 물었다.

“이제 어디 가십니까?”

삼저가 웃으며 말했다.

“서기산(西岐山)에 가서 사존께 보고드리고 다시 명을 기다려야 한다. 아마 네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아직도 내가 처리할 일이 있을 것 같구나!”

선사가 말했다.

“그건 당연합니다. 저는 삼저께서 보살피고 돌봐야 하는 사람이니, 하루라도 제 공행이 이뤄지지 않으면, 삼저의 시름도 끝날 수 없는 이는 당연한 이치니까요.”

삼저가 웃으며 말했다.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일은 모르겠지만 내가 천 년 후 너를 대신해 도우(道友)를 찾아서 어머니 도량의 법사(法師)가 되게 할 것이다. 이건 나도 이미 알고 있었다!”

선사는 더 이상 묻지 않고 동굴 밖으로 그녀를 배웅했다. 그녀는 사존을 대신해서 자신을 가르친 사람이기 때문에 평범한 동문(同門)의 예로 대할 수 없었고, 스승님을 공손히 배웅하는 예에 따라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무릎을 꿇고 있다가 동굴로 돌아왔다.

삼저는 서기에 도착해 문미진인을 참배했다. 진인은 그녀가 조심스레 일을 처리한 것을 기뻐하여 그날부터 비로소 제자로 거뒀고, 또 ‘통혜(通慧)’라는 법명(法名)을 지어주었다. 통혜는 고개 숙여 사의를 표하고 진인 곁에서 명령을 받들었다. 진인은 그녀에게 수십 년에 한 번씩 천태에 가서 선사의 공행을 살피게 했다.

500년 후, 진인이 친히 천태에 내려와 선사에게 기를 연마하고 단(丹)을 만드는 대도(大道)를 전수하고 아울러 천서(天書) 두 권을 내렸는데, 그 속에는 오행둔법(五行遁法)과 모든 변화의 운용, 장수를 부르고 신을 파견하고, 요괴를 항복시키는 법술(法術)이 있어서 모두 백년에 걸쳐 익혔다. 진인은 비로소 그에게 각지를 다니며 공행을 널리 세워 본생(本生)에 발판을 마련해 내세(來世)에 선연(善緣)을 맺게 했다. 대개 또 수백 년 만에 도행이 완성되었다.

진인은 혜심(慧心)을 조용히 운행해 손걸(孫傑)이 이미 10여 세(世)를 태어나 1천여 년을 지나, 하상(夏商) 두 조대(朝代)를 거쳐, 지금은 낙양 부호 장(張)씨 가문에 태어나 나이가 마흔이 되었는데, 아직 자식이 없음을 알았다. 즉시 선사에게 속세에 내려가 그의 아들이 되어 천 년 전의 숙원을 이루라고 명했다.

이 장씨 성을 가진 남자의 이름이 천성(天成)이었고, 아들을 하나 낳자 외자로 과(果)라 했다. 그 장과(張果)의 전생이 바로 손선사다. 그는 숙근(宿根)이 심후해서 태어나자마자 말을 할 줄 알았고 영특하고 지혜롭기 그지 없었다. 열 살 때 문미진인이 여도관(女道冠)인 통혜(通慧) 파견해 그를 점화하게 했다. 장과는 즉시 깨달았다. 또 부친인 천성은 평생을 착하게 살았기 때문에 10여 세(世) 동안 끊임없이 누렸다.

장과를 얻은 후 기쁨이 넘쳤다. 통혜는 그가 장과의 수도를 방해할까 봐 두려웠고, 또 그가 일생의 공행으로 천년을 누리며 살았으니 만약 다시 돌아보지 않는다면, 갈수록 더 비천해질 것이고, 언젠가는 고해(苦海)에 떨어질 날이 올 것이다. 그래서 장과를 통해 몇 마디 깨우쳐 주었다.

장천성은 전생의 인과를 알았고, 또 통혜가 구름과 안개처럼 다니며 법력(法力)이 무변(無邊)한 것을 알기에 세상에 정말 신선이 있음을 굳게 믿었다. 신선 역시 범인(凡人)이 된 것인데, 아들이 나면서부터 선근(仙根)이 깊은 것을 매우 기뻐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도 복의 인연이 다 하면 전세(轉世)해서 고생할까 두려워 곧 수도할 마음을 품고 이 뜻을 늘 통혜에게 말했다.

통혜가 기뻐하며 말했다.

“거사께서 선인(仙人)을 아들로 얻은 것은 전생에 원래 선연(仙緣 신선과의 인연)이 있었는데, 다시 본인이 도(道)를 믿는다면 반드시 성취가 볼만 할 겁니다.”

하면서 그에게 수양(修養)의 구결을 가르쳐 주었다. 부자가 한마음으로 뜻을 같이하며 도념(道念)을 일으켰다. 천성은 또 재산을 가난하고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나눠주었고, 그의 아내인 장과의 생모가 세상을 떠난 후, 장과는 통혜의 지시로 천성을 만나 회수로 가서 우렁이 정에 관한 일을 마무리짓기로 했다.

이때 장과는 나이는 비록 어렸지만 전생에 닦은 공부가 마치 어린 시절부터 책을 읽은 것처럼 성장한 후 조금만 복습하면 즉시 응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부친은 선결(仙訣 선가의 비결)을 처음 배웠고, 공부라곤 전혀 없었기 때문에 모든 것에서 완전히 남의 지도에 의지해야 했다. 두 부자는 통혜와 회해 마을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통혜는 또 그들을 대신해 용왕에게 천 년 동안 보살펴 준 은혜에 감사하러 갔다.

나중 500년 동안 나원의 법력이 작지 않아, 늘 바다로 나가 두루 다니면서 수중 생물이 위험에 처한 것을 보면 최선을 다해 도와주었다. 한 번은 회하에서 한 무리의 상인들이 바다로 나가 장사를 하러 막 항구를 나갔는데, 갑자기 강풍을 만나 배 안에 있던 20여 명이 거의 익사하기 직전이었다.

나원이 마침 나갔다, 이 일을 보자 재빨리 자신의 몸으로 배의 밑바닥을 떠받쳐 큰 배가 위험에서 벗어나게 해 20여 명의 목숨을 구해주었다. 하지만 자신은 이번 일로 얼굴이 노출되었고 마침 교룡과 동도(同道)인 요인(妖人)에게 발각되어 쇠채찍으로 맹렬히 추격당했다. 나원이 보니 거의 그에게 따라잡혀 요인이 채찍을 들고 막 나원의 정수리를 내리쳤다. 요인의 강철 채찍이 떨어지는 순간 전부터 나원을 구해준 바닷속 신장(神將)이 소식을 듣고 신속히 달려와 혼금저(混金杵)를 들어 막았다. 둘이 한바탕 혈전을 벌여 요인을 물리치자 나원은 겨우 바다 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나중에 나원은 도(道)가 거의 이뤄지자 껍질로 해저에 동부(洞府)를 만들었다.

그 근방 일대 수백 리 안에서 어떤 채광이 번쩍번쩍 빛나고 있었다. 많은 요인(妖人)들이 바다에서 기이한 보물이 나온 것으로 여기고 잇달아 습격했지만, 다행히 용왕이 그녀를 위해 미리 삼천 명의 신병(神兵)을 보내 회해촌 입구를 지키게 해서 무사할 수 있었다. 이런 친구의 정은 정말 드문 것이다.

이때 통혜가 수정궁에 도착해 용왕을 알현했다. 용왕은 그녀가 온 뜻을 알고 먼저 그녀의 노고를 치하했다.

통혜가 웃으며 말했다.

“빈도(貧道)는 특별히 대왕의 오랜 벗을 대신해 감사를 드리러 왔는데, 어찌 대왕께서 먼저 감사 인사를 하십니까?”

용왕도 크게 웃으며 말했다.

“피차 늘 서로 돕는 벗인데 어찌 감사한단 말을 하겠습니까? 듣자 하니 나원이 사부의 법지(法旨)를 받들어 새로 지은 동부에 도량을 지었다는데, 법사가 어느 분인지 모르겠습니다.”

통혜가 말했다.

”이 일은 제가 오백 년 전에 이미 이(李)씨 성을 가진 절름발이 도인(道人)이 단사[壇事 도사가 단을 쌓고 법사(法事)를 펼치는 일]를 주관하도록 결정했습니다. 이 사람은 대왕의 옛친구와도 직접 또 간접적으로 인연이 있습니다, 그 절름발이 신선[跛仙]은 전생에 옥제(玉帝)의 전각에서 향을 담당하던 관리(司香吏)였습니다. 말실수로 만수연(萬壽筵 옥제의 생신 잔치)에서 꽃을 올리는 한 여관(사화선녀)에게 한 마디 농담을 했다가 둘 다 속세에 떨어져 10세(世) 윤회하는 처벌을 받았습니다, 그 사화선녀가 처음 태어나서 당신의 옛친구 손선사의 부인이 되었는데, 바로 지금 도량을 지은 나원 부인의 며느리였습니다. 속세로 쫓겨난 두 신선은 지금까지 모두 10세의 윤회를 겪었습니다. 이번에 기한이 차고, 그들이 모두 본성을 잃지 않으며 정과로 수련 성취해 천조(天曹)로 돌아갈 수 있으며, 절대 원래 직책이 아니라 또 다른 영광스러운 명령이 있을 겁니다.

천심(天心)은 가장 어질기 때문에 지난번에 벌을 내린 것은 하늘의 율(律)에 따라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십세(十世)에 걸쳐 사람이 되어 충후(忠厚)하고 어질고 효순한 것을 보시자 성심(聖心)이 매우 가엽게 여기셨습니다. 그래서 그 둘이 성취하도록 정하셨으니 성취가 반드시 작지 않을 것입니다. 듣기에 지금 선녀는 강남 하(何)씨에서 태어나는데 곧 세상에 나올 겁니다. 또 향을 관리하던 사향리는 지금 하남 이(李) 씨로 태어났는데 들리는 말로는 노군조사(老君祖師)의 동족(同族) 후손이라 합니다. 조사님께서는 반고(盤古) 이래 늘 사람으로 전세(轉世)하셨습니다.

최근 100년내에 또 고현(苦縣)에 전생(轉生)하셨고 제자 문시진인을 거두었습니다. 마침 사향리의 10번째 전세(轉世)가 태어나자 조사께서 문시(文始)를 파견해 점화하고 보살폈기 때문에 이 이선(李仙 이씨 신선)은 도를 이룬 것이 자못 빨랐으니 이는 지금껏 수도하던 사람에게는 유례가 없는 기연(奇緣)입니다. 조사께서 이미 친히 도제로 거둬 문하에 남기셨습니다. 그러므로 그의 앞길이 무한할 것입니다! 제가 장과 및 손선사와 간접적으로 선연이 있다고 한 말은 바로 선사의 부인 사화선녀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용왕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웃으며 말했다.

“그렇군요! 이 화선(花仙 사화선녀) 등이 9세(世) 동안 세상에 태어난 일을 과인은 다 알고 있고, 또 그녀를 위해 약간의 수고를 한 적이 있소이다.”

용왕은 통혜가 그에게 이 일을 물어볼 틈도 주지 않고 계속 이서 말했다.

“이건 비록 별건 아니지만, 선가의 규율에서 무릇 쌍방이 서로 작은 관계가 있으면 인연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 파선(跛仙 절름발이 신선)과 지금의 장과는 예전에 인연이 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용왕이 웃으며 말했다.

또 말했다.

“우렁이 껍질 안에 도량을 만든다는 것은 정말로 천고에 없던 기이한 일입니다. 필경 선가(仙家)의 묘한 쓰임이라 남다릅니다. 이런 성대한 모임에 영사(令師 상대방의 스승에 대한 존칭) 문미진인과 많은 선관(仙官) 선리(仙吏)들이 오시겠군요. 그때는 과인도 직접 가서 세상에 보기 드문 성대한 행사에 참여하고자 합니다! 근데 날짜가 정해졌나 모르겠네요?”

통혜가 말했다.

“아직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오늘쯤 서로 상의한 뒤 제가 법사를 모셔 오면 도량을 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때는 대왕께서 설사 짬을 내기 힘드시더라도, 저희가 반드시 오시도록 강권하겠습니다.”

말을 마치고 모두 함께 웃었다.

통혜는 말을 마치고 용왕을 작별하고 회해 마을로 달려갔다. 가서 보니 그 마을의 상황이 전과 크게 달라진 것을 알 수 있었다. 예전에는 황량하고 물고기와 새우가 살지 않는 곳이었지만 지금은 우렁이 껍질이 내보낸 방광(放光)으로 인해 각처의 수족(水族) 중에 무릇 작은 도행(道行)이 있는 것들이 이 기이한 일을 듣고 천만 리 떨어진 곳에서 빛을 볼러 왔다.

동시에 장사에 익숙한 수족 상인들도 기회를 이용해 매장을 열었다. 10년도 안 되어 황량함 밖에 없던 이 회해촌은 무역이 번창하는 큰 바다 도시로 변했다. 통혜는 이 광경을 보고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칭찬했다. 잠시 후 나원의 단단한 껍데기가 만든 동부(洞府)에 도착했는데, 이 동굴의 집은 우렁이 껍데기 원형대로 지어졌고, 입구에는 크고 둥근 문이 있었는데, 안으로 들어가니 구부러지고 굽이굽이 돌면서 아래쪽의 작은 뒷문으로 통했다.

그 문도 역시 원형인데 굴 내부가 아주 넓어서 수천 명이 기거할 수 있었다. 나원(羅圓)은 이미 완전히 사람 몸을 이뤄 혼자 중간 집에 거주하고 있었다. 이 집은 세 칸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양쪽에 복도가 있어서 앞뒤로 통했다. 동굴 안의 그릇과 물건들은 그리 화려하진 않았지만 청아(淸雅)하고 독특한 운치가 느껴졌다.

통혜는 생각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뭇 신선을 맞이할 만 하구나.’

막 여기저기 참관하고 있는데, 일찌감치 굴의 하인들에게 목격되어 급히 보고가 들어갔다. 안에 있던 나원 부인이 앞에 섰고 천성 부자가 뒤를 따라 함께 마중을 나왔다.

여러분들은 우렁이 껍질 안에 어떻게 도량을 만들었는지 알고 싶지 않은가? 파선은 대체 누구이며, 노군조사와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 하지만 일이 너무 이상하고, 줄거리가 또 길어서, 잠깐 사이에 말할 수 없다. 책상을 치우고 처음부터 다시 말해야 비로소 두서가 잡히고 질서가 잡힌다. 여러분들이 쓸데없이 작서인(作書人 이야기꾼)이 시간을 끈다고 욕하지 말고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기 바란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2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