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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선득도전(八仙得道傳)》 제23회: 효자는 모친을 따라 죽으려 하고 선인(仙人)이 대법을 펼쳐 위난에서 구하다

무구도인(無垢道人)

【정견망】

각설하고 이현은 아이가 스스로 양인(楊仁)이라 하며 이 어머니를 구하지 못해 물에 뛰어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것을 보고 급히 손으로 가리키니 호수가 모두 얼었다. 양인이 호수에 뛰어들자 마치 평지를 걷는 듯했고, 머리가 잠기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옷, 신발, 양말도 전혀 젖지 않았다. 양인은 깜짝 놀라 사방을 둘러보았는데, 문득 한 도인이 앞에 서서 자신을 향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양인은 속으로 이 도인이 평범한 인물이 아님을 알았자만, 자신이 이미 죽을 각오를 했기 때문에 예의 차릴 겨를도 없이 큰소리로 외쳤다.

“도장(道長), 당신이 이런 허황한 짓을 했습니까? 가증스럽소! 나는 이 세상이 살기 싫어서 이 막다른 골목까지 왔는데, 당신 출가한 사람과 무슨 상관이란 말이오! 나를 골탕 먹여 놀리려 하다니.”

이렇게 말하면서 울부짖었다. 이현은 싱글벙글 웃으며 걸어가서 양인의 옷을 잡아당겼다. 양인은 깜짝 놀랐다. “왜 나를 잡아당기는 겁니까?”

한마디도 채 끝나기 전에 이현이 웃으며 말했다.

“다시 눈을 뜨고 여기가 어딘지 보거라.”

양인이 그 말을 듣고 눈을 크게 뜨고 사방을 둘러보았다. 어! 분명히 자신이 호숫가에서 죽으려고 했는데, 어떻게 눈 깜짝할 사이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곳에 도달하게 되었는지 이상했다. 붉은 문과 푸른 기와, 밝은 창문이 마치 왕의 처소 같았다. 주위를 둘러봐도 아무도 없고 오직 그와 이현 단둘이 있었다. 이현은 여전히 자신을 향해 웃고 있었다!

양인은 그제야 이현이 과연 진선(真仙)임을 알고 급히 절을 올리며 호소했다.

“사부님 살려주세요! 사부님 살려주세요!”

이현이 웃으며 말했다.

“너는 정말 소란을 잘 피우는구나. 무릇 사람이 세상을 살면서 주관이 있어야 한다. 너는 방금 목숨을 걸고 호수에 뛰어들었다. 빈도(貧道)가 일념의 자비로 네 생명을 구했는데, 너는 또 내가 쓸데없는 일을 한다고 원망하더니 왜 또 갑자기 살려달라고 하는 것이냐? 이것은 자기 모순이 아니냐?”

양인은 땅에 엎드려 고통스레 흐느끼며 말했다.

“처음에는 어머님을 구하지 못해 잠시 생각이 짧아 어쩔 수 없어 자진하려 생각했습니다. 빌록 선사(仙師)님의 가르침을 받았으니 생각해 봐도 여전히 잘 몰랐습니다. 이번에 선사님을 뵈니 실로 상계(上界)의 진선이시니 반드시 어머님을 구해주실 수 있을 겁니다. 어머님을 구할 수 있다면 소자도 죽지 않아도 되기에 생각이 바뀐 것입니다. 사부님께서 부디 불쌍히 여겨 주소서!”

이현이 웃으며 말했다.

“너는 정말 귀찮게 하는구나, 목숨을 구해 주니 또 네 어미를 구해 달라고 하다니. 빈도가 어찌 그런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겠느냐!”

양인이 크게 울면서 말했다.

“사부님께서 제 모친을 구해 주지 않으신다면 제자를 구한들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차라리 제자가 호수에서 죽도록 내버려두셨다면 깨끗하게 갔을 텐데!”

이현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네가 죽는다고 어머니를 구할 수 있겠느냐?”

이 한마디에 양인은 말이 막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한참을 생각한 후 비로소 절을 올리며 말했다.

“제자는 선사께서 분명 제 모친을 구해 주실 능력이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제발 크게 자비를 베풀어 빨리 도와주십쇼. 제자의 생사는 아깝지 않지만, 오직 어머님이 위험에서 벗어나게 해주시길 청하옵니다. 제자의 시신이 부스러져 재가 되라 해도 기꺼이 따르겠습니다.”

이현이 기뻐하며 말했다.

“진심이냐?”

양인이 맹세하며 말했다.

“만약 조금이라도 거짓이 있다면 천지의 주살을 당할 것이요, 만겁(萬劫)에도 사람이 되지 못할 것입니다!”

이현이 웃으며 말했다.

“좋다. 네가 네 어머니를 구하려면 딱 한 가지가 부족하구나.”

양인이 말했다.

“사존께 여쭙겠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병환에 걸린 게 아니신데 무슨 약물을 쓰십니까? 만약 약이 필요하다면 어디에 가서 채취해야 하는지요?”

이현이 대답했다.

“병이든 아니든 어떻게든 나더러 목숨을 살려달라고 하면 이 약이 절대 없어서는 안 된다. 만약 이 약(藥)을 시장에 가서 사려면, 황금 천 냥을 주어도 아무도 팔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너의 조그마한 성의만으로 돈 한푼 들이지 않고 얻을 수 있다!”

그러자 양인은 매우 똑똑해서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사부님 수수께끼를 제가 맞춰 보겠습니다.”

이현이 말했다.

“아주 묘하구나! 네가 말해보아라.”

양인이 말했다.

“사부님, 이 약은 외부에서 구할 수 없지만 멀리는 천리 밖에 있고, 가까이는 눈앞에 있습니다!”

이현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아주 총명하구나. 이 말은 네가 정확히 알아맞혔단 뜻이다. 자! 자! 자! 우리 여기서 움직여 네 어머니를 구하러 가자!”

양인이 놀라서 물었다.

“사부님께서는 이미 제자의 집을 알고 계십니까?”

이현이 웃으며 말했다.

“네가 다시 보거라, 지금 어디 있는지?”

양인이 고개를 들자 아연실색하여 땅에 엎드려 그에게 절을 올리며 말했다.

“사부님은 정말 천신(天神)이시군요.”

이현이 웃으며 그를 부축해 일으키며 말했다.

“너무 예를 차리지 마라. 너는 이미 내가 보통 사람이 아닌 걸 알면서도 여전히 내 성이나 이름조차 알려 달라고 하지 않는 것이냐? 세상에 어디 너 같은 야인(野人)이 또 있겠느냐! 남에게 도움을 청하면서 그 사람의 내력도 모르다니!”

양인이 듣고는 자기도 모르게 이마를 주먹으로 몇 대 세게 치면서 말했다.

“사부님, 보세요! 저란 놈이 이렇게 멍청하답니다! 몇 번이고 사부님께 도호(道號), 법명을 청하려고 했지만, 늘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정말로 사부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야인(野人)으로 변했습니다!”

이현이 웃으며 말했다.

“이미 늦었으니 후회할 필요 없다. 내 성은 이(李)씨고 속명은 ‘현(玄)’이니 태상노군 이이(李耳) 어른이 바로 내 조사님이다. 네가 이런 효심이 있는 것을 보고 너를 위험에서 구하려고 마음먹었다. 위험에서 나가게 한 후 너를 제도해 속세를 벗어나려 하는데 네가 원하느냐?”

이현은 말하면서 양인의 얼굴색을 살폈다. 처음에는 기뻐했지만 차츰 근심으로 변하는 것을 보았다.

이현이 화가 나서 말했다.

“내가 너한테 이렇게 잘해줬는데 아직도 만족하지 못한단 말이냐? 설마 호수에 뛰어들어 물에 빠져 죽은 귀신이 되고 싶단 말이냐?”

양인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사존께 제자의 집안 사정을 숨기지 않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제자는 어려서부터 경서를 읽었고 예의를 잘 알며 사람이 살아가는 백 가지 행실 중에 효(孝)가 제일임을 잘 압니다. 때문에 사실 어머니가 납치당하셨는데 제 힘이 약해 어쩔 수 없었고 때문에 자진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를 구하자면 제자가 또 사존을 따라 출가해야 하니 제자 자신만 생각한다면, 어느 세(世)에 닦아서 온 복명(福命 행복한 운명)인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노모를 고향에 방치하면 첫째는 위험하고, 둘째는 먹을 것도 부족하여 굶어 죽든가 아니면 얼어 죽을 겁니다. 이에 제자는 더욱이 감히 자신을 보전하지 못하고 마음에 부족함을 느낀 것입니다. 사존을 거역한 죄는 만 번 죽어 마땅하지만, 부디 사존께서 큰 자비의 길을 열어 주시기 바랍니다. 제자 모자 두 사람이 온전할 수 있도록 해주신다면 천만다행일 것입니다.”

이현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사람들은 ‘사람 마음은 끝이 없다’고 하더니. 과연! 정말이구나. 내 너에게 묻겠다. 만약 네가 방금 호수에 뛰어들어 빠져 죽었거나, 또는 정말로 네 맹세를 들어, 뼈를 깎고 재를 날리지 않고는 네 어머니를 구할 수 없다면, 그럼 영당(令堂)을 구한 후에 누가 너를 대신해서 봉양하겠느냐?”

양인은 그저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현이 퉤 하고 웃으며 말했다.

“계집애 같은 소리 그만하고 빨라 나를 따르거라, 가서 어머니를 뵈어야지!”

양인은 비로소 지금까지 이현이 한 말은 자신을 시험하려던 것임을 알고 다시 절을 올리며 몸을 일으키더니 물었다.

“사부님 지금 어디로 오셨습니까? 소자는 방금 위의 현판을 보고서야 이곳이 중산왕부(中山王府)임을 알았습니다. 바로 우리 어머니를 겁탈한 자가 중산왕부에 있습니다! 바로 왕부 총관 우정(牛靜)으로 왕부 뒤편에 살고 있는데 그는 바로 어머니를 강제로 납치한 사람입니다! 사부님께서 어떻게 저를 안으로 데려오실 수 있는지 참 괴상합니다. 기왕 이곳에 오셨고 사부님께서 마침 일을 처리하시는데, 또 제자를 데리고 어디로 가시려 합니까?”

이현이 꾸짖으며 말했다.

“구태여 많이 물을 필요 없다. 일단 눈을 감거라. 내게 묘안이 있다.”

양인이 그 말에 따라 두 눈을 감자 잠시 후 이현이 소리쳤다.

“눈을 뜨거라.”

양인이 눈을 크게 뜨고 사방을 둘러보니 이미 장소가 바뀌었다. 눈앞에는 한 중년 부인이 묶여 땅바닥에 누워 목청을 돋우어 소리쳤다.

“내 아들 양인아, 어미가 여기서 고생하는 것을 어찌 알았느냐!”

양인은 그 말을 듣자 뜻밖에 오장이 타는 듯하여 이현이 분부할 틈도 없이 울부짖으며 어머니를 껴안았다. 두 모자는 꿈을 꾸는 게 아닌가 의심했다. 양인이 정신을 가다듬고 보니 이현이 이미 사라져 버렸다.

양인이 당황해서 말했다.

“아니! 사부님이 어디로 가셨지?”

그러자 어머니가 물었다.

“얘야 대체 어떻게 온 거니? 언제 또 무슨 사부님이 계시느냐?”

양인이 비로소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상세히 털어놓았다.

어머니가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선인(仙人)이 사람을 우롱하진 않으실 터이니 우리를 구해주기로 약속했으니 실언(失言)하지 않을 것이다. 어쩐지 아까 지키던 사람들이 하나같이 무슨 귀신을 본 것같이 문밖으로 나가더라니. 알고 보니 모두 선사님의 법술(法術)이었구나!”

그러더니 즉시 두 손을 들어 하늘을 향해 말했다.

“선사님께서 은전(恩典)을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양인도 무릎을 꿇고 이마로 마늘을 찧듯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사부님 빨리 오세요! 사부님 빨리 오세요!” 이 말이 나오자마자 이현이 이미 앞에 서 있었다.

“당신들은 뭐가 그리 급한가? 내가 당신들을 구해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이 우정이란 자는 아주 악질이라 단단히 혼을 좀 내야겠네. 영당은 여인의 몸으로 이곳에 오래 머물기 불편하니 먼저 가시오. 네가 기왕에 이곳에 왔으니 나를 대신해 약을 이끄는 인경약이 되어 내가 시키는 대로 그대로 하거라. 나의 법지를 어기면 안 된다. 네가 할 수 있겠느냐?”

양인이 답이 없는데 그의 어머니가 먼저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선사께서 은혜를 베풀어 우리 모자를 구해 주시니 정말 다시 태어나게 해주신 깊은 은혜를 입었습니다. 얘야, 어서 선사님께 대답하거라. 시키시는 대로 그대로 하거라. 스승님의 명을 어기는 것은 모친의 명을 어긴 것이니 효자라 할 수 없다!”

양인은 괴로워하면서 말했다:

“아들이 어찌 감히 사부님의 명령을 따르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사부님께서 어머니를 구출하신 후 어느 곳에 데려다 놓으실지 모르겠습니다?”

이현이 손을 흔들며 말했다.

“그야 말할 필요도 없지. 당장 너희 모자(母子)가 단란하게 모이게 하는 것이 좋지 않으냐?”

말을 마치고 그 모친의 몸을 향해 한번 휘두르자 묶여 있던 밧줄이 끊어졌다. 또 한 번 휘두르자 몸에 있던 채찍 상처가 완전히 회복되어 흉터가 아예 사라졌다.

이현은 황건역사를 소환해 명령했다.

“빨리 와서 이 여인을 서호(西湖) 깊은 곳에 있는 도관(道觀)에 보내되 조금의 착오도 없도록 하라!”

황건역사는 몸을 굽혀 명령을 받더니 여인을 업더니 한 가닥 바람이 불더니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이현은 양인에게 어떻게 하라고 분부했다.

“위급할 때면 내가 절로 네 옆에 숨어 보호할 테니, 결코 네가 손해 보지 않게 해주겠다.”

양인은 어머니가 위험에서 벗어나는 것을 보더니 담력이 커져서 모두 승낙했다. 이현은 다시 손을 들어 양인을 어머니로 변화시켜 땅에 묶어 두었다. 잠시 후, 간수들이 모두 들어와서, 모두 기이하다고 하며 마치 꿈 같다고 했다.

어떤 사람이 말했다.

“아까는 무슨 요사한 바람인지 몰라 정신이 없었어.”

또 어떤 사람이 말했다.

“이곳에서 죽은 사람이 많은데, 대부분 원귀(冤鬼 억울한 귀신)가 꿍꿍이수작을 한 것 같아. 내일 총관님께 보고해서 반드시 우사(羽士 도사)를 불러 수습하시라고 청해야겠다.”

이러쿵저러쿵 말들이 많았다.

양인은 이런 말을 들으면 웃음을 터뜨렸다. 잠시 후 누가 말했다.

“할머니께서 오셨네. 또 이 미인을 권유하러 오셨나?”

잠시 후 나이 지긋한 한 부인이 비틀거리며 들어와서는 물었다.

“새로 온 미인은 어디 있느냐? 총관 나리께선 정이 아주 많아서 속으로 그녀를 몹시 사랑하신다. 방금 그녀를 한 번 벌주었지만, 나중에 몹시 후회하여 견딜 수 없어 하신다. 보게나, 이건 어르신이 내게 준 아픔을 멎게 하고 상처를 치료하는 환약(丸藥)이라네. 나더러 그녀를 보살펴주라고 하셨지!” 그러면서 양인 곁으로 다가왔다.

양인은 일부러 끙끙거리며 소리를 질렀다. 그 할머니는 양인이 베틀의 북처럼 묶여 있는 것을 보고 급히 여러 사람들을 야단쳤다.

“어찌 이렇게 도리를 모르고 지금까지 부인을 묶어둔단 말이냐, 너무 세게 묶어 몸이라도 상하면 어쩌려고. 내일 총관님께서 죄를 내리시면, 누가 책임질 수 있겠느냐!”

그러자 모두 연신 굽신거리며 황급히 양인의 밧줄을 풀어주었다. 그 할머니는 아주 교태를 부리는 척 양인에게 다시 설명하더니, 가져온 알약을 직접 삼키게 했다. 그리고는 총관 나리가 어떻게 사랑하고 얼마나 정이 깊다는 등등 온갖 감언이설을 말했다. 양인이 처음에는 잠자코 있다가 나중에 말했다.

“나더러 순순히 따르게 하려면 잘 달래야지 어찌 한마디 말도 없이 이렇게 때리는가? 총관께서도 지금 뉘우치고 있다고 하시니, 나도 그분의 성의에 감동해 따를 순 있다. 하지만 설명할 게 있다. 내 비록 민간의 과부이긴 하지만 그래도 대가 출신이라, 그가 나를 맞이하려면 반드시 천지에 제사를 올리고 왕야를 청해 주례를 서야 한다, 앞으로 그가 중도에서 포기한다면, 나는 왕야를 찾아갈 것이다.”

이 말을 들은 할머니는 두말없이 승낙했다.

“이런 일이라면 반드시 할 수 있지. 왕야와 총관 나리는 비록 존비(尊卑)의 구분은 있지만 형제지간과 같다네. 총관 나리 말씀에 따르면 왕야께선 지금까지 한번도 당신 말을 거절한 적이 없다고 하시는데 하물며 이런 작은 일에 왕야께서 체면을 세워주지 않겠는가? 안심하고 모두 내게 맡기시구려.”

말을 하더니 흔쾌히 나갔다. 또 돌아다보면서 큰소리로 여러 사람들에게 당부했다.

“부인을 잘 모셔라, 내일이면 그녀가 우리 주인이 되실 것이다. 감히 그녀를 얕잡아 보다가 총관 나리께서 아시면 머리가 날아갈 수도 있다.”

말을 마치더니 비뚤거리며 걸어갔다.

또 밥 먹을 시간이 지난 후 할머니가 다시 와서 명령했다.

“이미 총관 나리께서 왕야께 간곡히 부탁하셨고 반드시 오셔서 예식을 참관하신다고 했다. 오늘은 마침 길일이라 저녁에 혼례를 치를 것이다.”

양인도 말이 없었다. 그래서 할머니는 직접 부녀자들을 거느리고 양인을 대신해 관과 의복을 마련해 주었다. 모두들 빙그레 웃으며 길시(吉時)가 되자 양인을 둘러싸고 나가서 주인과 혼인시키기만을 기다렸다. 양인은 이미 속으로 계산이 있어서, 마음에 근심 걱정이 없는 듯 시원시원하게 그녀들의 품에 안긴 채, 발을 디딜 필요도 없이 대청 위로 올라갔다. 얼핏 훔쳐보니, 봉황 촛대가 흔들리고, 등불이 울긋불긋하고, 대청에 사람들이 왕래하고, 하나같이 기쁨이 넘쳤다. 모두 화촉을 준비하고 있었고 모두 허리띠를 풀며 총관의 축하주를 먹으려 했다.

이때 그 총관이 중산왕야 및 한 무리 손님들 및 친구들과 함께 나와 양인(楊仁)과 나란히 그 붉은 주단 위에 섰는데, 마치 무슨 연극을 하는 것 같았다.

들러리들이 크게 외쳤다.

“길시가 되었다. 새 귀인(貴人)과 새 신부는 천지에 절을 하소서!”

바로 이 소리와 함께 이현이 양인 옆에 숨어서 손을 뻗어 그의 정수리를 한번 툭 치며 말했다.

“시기(時機)가 되었으니 네 어미에게 오명을 씌우지 마라! 빨리 시작하지 않고 뭐하느냐!”

양인은 그가 한번 툭 치자 순식간에 담이 커지고 힘이 10배가 되어 양손을 좌우로 뻗어 양옆에 있던 하객과 가족들을 단번에 때려 눕혔다. 그러자 한 사람도 발붙이지 못하고 뒤로 물러섰다. 가장 불쌍한 주색에 찌든 신랑과 양인이 서로 나란히 서자 미는 힘도 가장 강했다. 양인의 손이 닿자, 마치 태산이 짓누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니 뒤로 벌렁 나자빠져 입에서 피를 토하더니 움직일 수도 없었다.

한 무리 사람들이 새 신부가 난동을 부리는 것을 보더니 모두 소리를 지르며 일제히 달려들었다. 하지만 막대기를 들고 신부를 에워싼 채 고함만 질렀다.

“요부(妖婦)를 놓치지 말라!”

양인이 크게 호통을 치며 정체를 드러내니 바로 10여 세 동자였고 맨주먹으로 여러 사람들과 맞서고 있었다. 어떤 무기든 그의 몸에 닿기만 하면 망가지지 않는 것이 없었다. 반대로 양인의 주먹이 다른 사람과 부딪히면 견딜 수 없어 다치거나 넘어졌다. 양인은 중산왕이 아직 상석에 서 있는 것을 보고 소리 질렀다.

“괴이한 일이군! 괴이한 일이야! 반역이다! 반역이야!”

이현은 남몰래 여차여차하게 도적들을 물리치라고 알려주었다. 양인은 펄쩍 뛰어올라 중산왕을 병아리 낚아채듯 가슴에 들어올려 땅바닥에 내팽개쳤고, 내팽개치는 바람에 그는 완전히 실신했다.

중산왕이 크게 외쳤다.

“나와는 관련이 없는 일이다. 나하고는 관계가 없어!”

양인은 그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한 나라의 주인이 되어 가노(家奴)가 민간에서 수절하는 과부를 강탈하도록 내버려두고 감히 혼례를 주관하고서도, 큰 죄가 아니란 말입니까?”

중산왕이 급히 말했다.

“고(孤 왕이 자신을 겸손히 칭하는 말)는 자세한 내막을 몰랐소. 다만 그가 한 여인을 첩으로 삼았다는 것만 알았을 뿐, 법을 어긴 일은 몰랐소이다. 장사(壯士)여 부디 나를 풀어주시면 고가 직접 그를 국문해 큰 죄를 묻겠습니다.”

양인이 웃으며 말했다.

“기왕 그렇게 해주신다면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이현이 몸을 드러내어 소매를 한번 흔들자 대청이 온통 금빛으로 물들었고 사방에서 서로 얼굴을 볼 수 없게 되었다. 두 사람은 이 기회를 틈타 구름을 타고 올라가 높이 소리쳤다.

“중산왕은 들으라, 나는 상계의 진선(真仙)으로 오직 범간(凡間)에서 선악을 살피고 있다. 당신이 이미 허물을 알았으니, 당신의 죄를 용서한다. 하지만 우정은 절대 용서할 수 없다! 당신이 엄중히 처벌하라! 그의 재산을 조사해서 그에게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은혜를 베푼다면 이 역시 당신의 공덕이 될 것이다. 만약 이 일을 덮어 감춘다면 무정하다고 나를 탓하지 마라. 나는 공중에서 3일 내에 회신을 기다릴 것이다.”

말을 마치고 떠나갔다.

중산왕이 황급히 대중을 거느리고 엎드려 공손히 배웅하면서 말했다.

“알고 보니 원래 진선(真仙)께서 내려와 우정을 벌하신 거로구나, 이놈은 용서할 수 없겠다. 그를 용서하면 고가 하늘의 벌을 받아야 한다.”

즉시 교위(校尉)를 불러 우정을 감옥에 가두고 죄악을 밝혀내 시장에서 참수했다. 아울러 포고문을 발표해 우정에게 화를 입은 사람들은 누구든 와서 이유를 설명하면 우정이 악행을 저지르고 모은 재물을 나누어 주게 했고 이 큰 사건을 마무리지었다.

한편 이현은 양인을 데리고 모친이 있는 도관으로 갔다. 모자가 만나자 양인의 모친은 마치 죽었다 다시 만나는 것같이 눈물이 비 오듯 했다. 양인은 어린애 같은 마음으로 방금 우정의 일을 처분한 것을 떠올리며 자신도 모르게 박수를 치며 환하게 웃었다.

모친이 화를 내며 말했다.

“짐승처럼 이렇게 무례한 것이냐. 우리는 신선의 힘에 의지해 다행히 호랑이 입을 벗어났을 뿐이다. 이제 아픔을 억누르고 상심이 끝나지 않아 내가 이곳에서 울고 있는데, 네가 이렇게 웃다니 이게 무슨 버릇이란 말이냐! 하물며 사존께서 여기 계시는데, 나를 따라 감사의 절도 하지 않고, 네 멋대로 행동하다니 마땅히 때려죽여야 하지 않겠느냐?”

양인은 꾸중을 듣더니 황급히 엎드려 사죄하며 말했다.

“소자가 어찌 감히 소란을 피우겠습니까, 은사(恩師)님께서 그 소인들을 처분하신 것이 너무 재미있고 돌이켜보면 볼수록 우스워서 그랬습니다.”

모친이 화를 내며 말했다.

“뭐가 그리 우습냐? 왜 나를 따라 선사(仙師)께 감사 인사를 올리지 않는 것이냐!”

양인은 황급히 다시 일어나 어머니를 따라 이현에게 함께 무릎을 꿇었다.

이현은 황급히 몸을 돌려 피했다.

모친이 울면서 말했다.

“저희 모자는 만약 선사께서 구해 주지 않으셨더라면 지금쯤 귀문관(鬼門關 저승 문)게 갔을 겁니다. 어찌 세상에서 사람이 될 수 있겠습니까? 이렇게 절을 올린들 어찌 은혜에 만 분의 일이라도 보답할 수 있겠습니까? 저희가 돌아가면 반드시 선사의 신위(神位)를 모시고 아침저녁으로 절을 드리며 모자의 성심(誠心)을 표시하겠습니다.”

이현이 듣더니 얼굴을 붉히며 우물거리며 말했다.

“부인께서 절대 그렇게 하지 마세요. 출가한 사람은 난(難)을 당한 이가 있으면 반드시 구해야 하고, 선행을 행한 이가 있으면 반드시 베풀어야 합니다. 오늘 일은 어쨌든 아드님의 작은 효심 때문에 한 것이니 빈도(貧道)가 감히 공(功)을 자처할 수 없습니다. 다만 한 마디 알려드릴 것은, 방금 아드님께 말씀드렸듯이, 빈도는 그가 어린 나이에 이런 효심을 지닌 것을 보고 근기가 본래 나쁘지 않음을 알았습니다. 다시 보니 선골(仙骨)이라 온몸에 티끌 하나 묻지 않았으니 이런 사람은 관리가 되기에는 그리 적당하지 않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빈도를 따라 제자가 되는 것으로 20년이 되지 않아 반드시 볼만한 성과가 있을 겁니다. 그때 부인이 만날 수 있든 없든 어쨌든 다 좋은 점이 있습니다. 방금 아드님이 구두로 허락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부인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가(仙家)에서는 충효(忠孝)를 근본으로 하니 모자의 도리를 끊게 할 수는 없습니다. 부인의 일상 생활은 빈도에게 도울 방법이 있으니, 조금도 힘들게 하지 않을 겁니다. 부인, 이건 빈도의 작은 노파심인데, 마음을 내려놓고 아드님과 잠시 헤어질 수 있겠습니까?”

부인이 듣고 나서 한참을 망설이다가 말을 꺼냈다. 어떻게 말하는지 보려면 다음 회를 기대하시라.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26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