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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선득도전(八仙得道傳)》 제25회: 노군이 게어로 인과를 드러내고 이현이 화겁을 만나 법신을 잃다

무구도인(無垢道人)

【정견망】

각설하고 이현은 노군(老君)의 법지(法旨)를 받들어 집에 돌아가 부모를 점화(點化)해 함께 선계(仙界)에 오르게 했다. 이기(李奇) 부부는 원래 선근(善根)이 있었고, 이기는 또 조정의 충직(忠直)한 신하였다. 대체로 충신과 효자는 마음을 보존함이 가장 올바르기에 신선과 가장 가깝다. 또한 이현이 바친 단약(丹藥)으로 혼탁한 기운을 대부분 바꾸었다. 이때 정신이 맑고 뜻이 깊어지니, 이현의 한 마디 점화에 두 사람은 즉시 크게 깨닫고, 속세의 일체 인연을 아주 깨끗이 버리고, 둘 다 입산 수도(修道)했다. 다시 50년이 지난 후 이현의 제도를 받아 지선(地仙)이 되었다. 이것은 이기 부부의 결말이니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

이현은 부모님의 일을 마무리하고 나서야 비로소 그의 두 번째 걱정거리가 생각났다. 이에 돌아가서 조사의 명령을 청했다.

노군은 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웃으며 말했다.

“네 부모는 이미 너의 점화를 받아 바른 수도(修道)에 귀의했으니 정말 기쁘구나. 너는 이제 다시 태어난 이래 숙원(夙願)을 갚아야 한다. 그때 또 누군가 네게 도량(道場)을 하나 맡아달라고 부탁했다. 그 도량의 주인은 비록 우리 문하(門下)는 아니지만, 역시 도문(道門)의 자제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너희 둘은 또 함께 일할 인연이 있으니, 네가 각별히 돌봐주는 것이 좋겠다.”

이현이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조사님께 감히 여쭙겠습니다, 제자의 숙원은 어디에 가서 갚아야 하는지요?”

노군이 말했다.

“내게 게(偈)가 하나 있으니 똑똑히 기억하거라.

곡식을 물리쳐도 곡식을 버리지 않고,
수레는 가볍고 길 역시 익숙하구나.
예전 형해(形骸)를 얻고자 하나
마침 새로운 얼굴을 만나는구나.

辟穀不解穀
車輕路亦熟
欲得舊形骸
正逢新面目”

또 이렇게 말했다.

“시비(是非)의 장에서 와서 시비의 땅으로 가라. 네가 만나야 할 그 사람은 아직 너를 위해 집을 지키고 있다. 반드시 너를 만나야만 출가해서 수도할 수 있다.”

이현이 듣고는 활연히 깨닫고 노군께 작별을 고하고 구름을 몰고 우선 벽하동으로 갔다. 양인이 무릎을 꿇고 맞이해 동굴로 들어갔다. 이현이 최근 그의 공과(功果)를 한번 시험해 보더니, 진보가 매우 빠르다고 생각해 속으로 매우 기뻐하며 몇 마디 칭찬했다.

“내가 조사님께 혼유지술(魂遊之術 혼이 육신을 떠나 노니는 법술)을 새로 얻었느니라. 7일이 지나면 껍질[頑殼]을 버릴 수 있으니 너는 곧 불로 내 몸을 태워라, 주저하지 마라. 혼(魂)이 육체(軀殼)에 연연하면 돌아올 때 여전히 완체(頑體)와 합일해야 하고, 장래 승천할 때 일이 더 많아지니 빨리 불로 태워버리는 오묘함만 못하다. 하지만 7일이 되기 전에는 절대 태우지 말거라. 나의 혼체(魂體)가 아직 완전히 나눠지지 못해 돌아올 때 혼이 의탁할 곳이 없으면 반드시 유혼(遊魂 떠도는 혼)이 될 것이다.”

양인은 “네네”하며 명을 받들었다. 이현은 뻣뻣이 침대에 누워 묵묵히 주문을 외웠고 혼은 이미 빠져나와 강남으로 향했다.

금산(金山)에 올라 강의 경치를 바라보니 가슴이 확 트였다. 금산 기슭까지 걸어와서 어느 집 아가씨가 선(仙)을 닦고 기이한 일을 많이 했는가 알아보고 기뻐서 말했다.

“나의 숙원이 바로 여기에 있었구나.”

그래서 그 집을 찾아가 뵙기를 청했다. 하란선(何蘭仙) 낭자는 집에서 20년 넘게 수행했는데 이날 밤 꿈에 현녀(玄女)가 찾아와 알려주었다.

“네가 기다릴 사람은 성은 이(李)요 이름이 현(玄)이니 바로 노군의 제자다. 지금은 이미 너보다 먼저 도(道)를 얻었다. 그도 네가 출가해서 도를 찾는 것을 보고 싶어 하는데, 그래야만 본인도 정과(正果)를 이룰 수 있다. 이 사람이 내일 오시(午時)에 도착할 것이니, 너는 그를 잘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나는 간다.”

말을 마치고 사라졌다.

깜짝 놀라 깨어난 난선은 꿈의 장면을 회상하니 실제처럼 생생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부모님께 이 일을 말씀드리자, 부모님도 말씀하셨다.

“선인(仙人)이 꿈에서 계시하셨으니 절대 착오가 없을 것이다. 너는 모름지기 성심으로 이 선인을 만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난선이 그렇게 하겠노라고 말했다.

오시가 되자 과연 이현이 도착했다. 난선은 놀랍고 기뻐 새 도포로 갈아입고 블진을 잡고 나와 이현에게 머리를 조아렸다.

난선이 먼저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

“어제 꿈에 현녀낭랑(玄女娘娘)께서 나타나서 말씀하시길 선장(仙長)께서 오늘 낮에 반드시 오실 거라 하셨기에 제가 기다린 지 오래되었습니다.”

이현이 웃으며 말했다.

“감당할 수 없습니다. 빈도와 선고(仙姑)와 10세(世) 동안 함께 귀양살이를 했으니, 방외(方外)의 세교(世交 대대로 이어진 교제)라 할 수 있습니다. 전생의 일로 늘 양심의 가책을 느꼈습니다. 다행히 오늘 선고께서 세상에 와서 귀진(皈真)하고 진령(真靈)이 어둡지 않으시니 장차 금선(金仙)이 될 가망이 있으니 정과(正果)를 얻으실 겁니다. 빈도(貧道)가 지극히 흠모해 마지않습니다.”

난선이 웃으며 말했다.

“선장(仙長)께서 이렇게 과찬하시니 소녀 감당할 수 없습니다. 저는 태어나면서부터 도를 좋아했고 현녀낭랑의 지시를 받아 요령을 좀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서원이 아주 굳세, 반드시 선장께서 도를 얻어 승천하는 날을 보아야 제가 수진귀명(修真皈命)할 때입니다. 오늘 선장의 신령(神靈)이 대단한 것을 뵙고 또 현녀께 듣건대 선장께서 이미 조사 문하에 들어가 앞날이 원대하다고 하시니, 저로선 정말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이현이 이 말을 듣고 자신도 모르게 숙연해져서 일어나서 거듭 감사 인사를 드렸다. 이렇게 두 사람은 며칠 동안 수련한 공부와 입문의 비결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예전에 현녀낭랑의 가르침보다 한층 깊어서 난선도 기뻐하며 감사했다.

어느덧 6일이 지났고, 이현은 난선에게 이 기회를 통해 출가해서 명산대천(名山大川)을 운유하며, 유명한 스승과 도움이 되는 벗을 찾아 근골을 단단히 하고 속세의 인연을 없애야 도를 이루고 공을 세우는 기초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난선은 머리 숙여 가르침을 받았다. 그날 해가 저물자, 난선은 부모님께 길러주신 은혜에 절하고 출가할 뜻을 밝혔다. 부모님이 그녀를 만류하려 할 때, 이현이 옷소매를 한번 들자, 난선은 큰 둥근 동문(洞門)을 보았고, 그 안에 있는 궁실의 꽃과 나무들은 화려하고 아름다웠는데 모두 인간 세상에서는 본 적이 없는 것이었다.

난선도 마음이 단번에 밝아져서 몸을 날려 들어갔다. 그녀의 부모님은 단지 허공에 이현의 옷 색깔과 똑같은 하나의 성벽이 쌓인 것을 보았을 뿐인데, 난선은 오히려 벽문 밖에 떨어져 있었다. 난선이 벽 밖에서 “부모님 건강하세요, 딸은 갑니다”라고 높이 외치는 것을 분명히 들었지만, 그녀가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았다.

잠시 후 담이 이미 사라졌고 여전히 자기 집인데, 이현과 난선 모두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다. 난선의 부모는 이현이 특별히 딸을 제도하러 온 것을 알고 어쩔 수 없었다. 다행히 몇 년 동안 몇 명의 아이를 더 낳았기에, 난선을 마음에 두지 않고 그녀가 도를 닦도록 내버려두었다. 이건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이현은 난선을 밖으로 데려간 후 다시는 그녀를 보지 못했다. 한바탕의 구름이 그녀를 강남 형산 꼭대기 천연 석동(石洞)으로 데려다 주었다. 난선이 잠시 그의 소매 속에 숨어 있다가 귓가에서 누군가가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하선고, 하선고, 여기는 네가 수도할 곳이다, 10년 동안 열심히 공을 들이면, 저절로 고인(高人)이 와서 너를 이끌어 주실 것이다. 열심히 해야 하며, 절대 시종일관 부지런해야지 태만으로 천벌을 받아, 재앙을 초래하지 말아야 한다. 주의하고 또 주의하거라. 나는 간다.”

난선이 눈을 떠보니 이미 큰 산 위에 도착해 있었는데 묘하기는 산속 상황이 이현의 소매 속 풍경과 매우 흡사했다. 그녀는 선가(仙家)의 오묘한 작용에 감탄과 부러움을 금치 못했다. 그때부터 하선고는 형산(衡山)의 석실에서 독신으로 수행했다. 그녀는 5년 동안에 이미 곡식을 끊고 매일 산에서 과일만 찾아 먹으며, 때로는 열흘이나 반달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갈증을 느끼지 않을 수 있었다. 그리고 얼마 후 현녀(玄女)가 직접 인간 세계로 내려와 그녀를 문하에 받아 제자로 기록하여 옥허(玉虛)의 비급을 한 권 전수하자 하선고의 진보는 더욱 빨라졌다. 이것은 훗날 이야기니 나중에 따로 설명하자.

다시 서둘러 당시 이현의 일을 말해 보자. 그는 하선고를 제도한 후 태산으로 돌아갔는데, 가다 보니 6일밖에 안 지났는데, 이현은 도중에 가슴이 진동하는 것을 느꼈고 마치 무슨 걱정거리가 있는 것 같았다. 원래 신선(神仙)은 마음을 움직이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는데 마음이 일단 움직이면 반드시 무슨 일이 생긴 것이다. 또 사소한 일념(一念)으로도 큰 화를 자초해 천벌을 받는 경우 있다. 이현도 이때는 미리 알 수 있었지만 셈해 보지 않고는 알 수 없었다.

이때 공중에 서서 마음을 가다듬고 묵묵히 셈해 보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평소에는 일의 대소를 가리지 않고, 계산해 보면 알 수 있었는데, 이때는 약간 흐릿하고, 잘 이해하지 못하며, 마치 자신에게 심각한 화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다지 방해가 되지 않는 것 같았다.

마치 속담과 같았는데 “일에 무관심하면 그만이지만 관심을 두면 마음이 어지럽다.” 이현은 이 일로 인해 마음이 이미 혼란스러웠으니, 자연히 신혼(神魂)이 합일(合一)할 수 없었다. 이 역시 반드시 이치가 있는 것이다, 몇몇 신선의 영수들을 제외하면 누구도 이 울타리를 벗어날 수 없다.

불가(佛家)에서 인상(人相)과 아상(我相)이 없는 무인아상(無人我相)을 최상의 공부라 하는 것도 바로 이것 때문이다. 이현은 잠시 제대로 추측할 수 없었지만, 문득 조사께서 헤어질 때 하신 말씀과 게어(偈語)의 네 구절을 기억해 냈다. 비록 추측은 할 수 없었지만, 조사의 말은 매우 평화로왔고 큰 놀랄 일은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마음을 진정시키고 급히 구름을 몰고 돌아갔다.

동굴에 들어가자마자 상황이 이상하다고 느꼈다. 양인은 물론 자신의 몸도 어디로 갔는지 몰랐다. 앉아서 다시 한번 추산을 해보니 그제야 알 수 있었다.

알고 보니 양인은 이현이 떠난 후 정말 전전긍긍하며 조심스레 지켜보다가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고 엿새가 지나 반나절만 있으면 이현이 분부한 불태울 날이 되었다. 더욱 조심하고 있을 때, 갑자기 한 마을 사람이 동부로 뛰어 들어왔다.

양인이 보니 뜻밖에 자신의 이웃인 주소관(周小官)이었다. 어릴 적부터 양인과 함께 공부하고 같이 놀았는데 매우 오랜만이었다. 양인은 소관을 보자 깜짝 놀랐으나, 여전히 이현의 몸을 지키며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일어서지도 않고, 무슨 일로 왔느냐고 급히 물었다. 소관은 숨을 고른 뒤에야 양인의 어머니가 위독해 양인이 돌아가 뵙기를 기다리신다고 그에게 전하기 위해 특별히 왔노라고 했다.

독자들은 아마도 양인이 태산에 왔을 때 이현의 명을 받들어 그의 효성을 생각하며 태안 지방에서 벽하동까지 불과 100여 리 떨어진 곳으로 어머니를 옮긴 일을 기억할 것이다. 그 주소관은 늘 남북으로 다니며 사업을 했는데, 북으로 올 때마다 양인의 어머니께 문안을 드렸고, 또 전에 벽하동에 온 적이 있었다. 이때 공교롭게도 다시 양 씨 집에 갔는데 양인의 모친이 병이 깊어 아들을 그리워하는 것을 보고, 직접 산에 올라와 양인을 집으로 데려가려 온 것이다.

이 말을 들은 양인은 놀랍고 괴롭고 또 초조했다. 자신이 집에 돌아가면 사부님의 당부를 저버리고 그분이 수도(修道)하시는 큰일을 망칠까 봐 두렵고, 그렇다고 돌아가지 않으면 노모의 임종을 지키지 못할까 두려웠다. 진퇴양난에 빠져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서 주소관을 보고 멍하니 있을 뿐, 한동안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소관이 그를 재촉하며 말했다.

“양형(楊兄),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영당(어머님)께서는 겨우 숨만 남아 형님이 돌아오시기만 기다리는데, 어떻게 바보처럼 시체를 지키고 있으실 겁니까? 만약 조금이라도 늦으면, 노모는 이미 하늘로 떠나실 텐데 임종을 지킬 수 없다면, 한평생 한을 품고 후회해도 늦지 않겠습니까?”

양인은 그제야 눈물을 글썽이며 대답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여기 누워있는 분은 내 사부님이시네. 아직 죽지 않으셨고, 이러이러한 일이라네. 이제 하루만 있으면 내 책임이 끝나는데 어찌 몸을 뺄 수 있겠는가?”

주소관이 듣고는 크게 웃으며 말했다.

“어쩐지 백모(伯母)님께서 형님이 매일 도를 배우더니 좀 바보처럼 되었다고 하시더니 정말 그렇네요. 이미 죽은 사람인데 아직도 지킨단 말입니까? 예부터 죽은 지 6일 만에 혼을 되찾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습니다. 형님 사부님이 설사 도행이 있는 분이라 해도, 그분도 기왕 7일로 한정했습니다. 이미 그를 대신해 6일 반을 지켰으니, 반나절만 있으면 7일로 칠 수 있습니다.

설마 이렇게 공교로운 일이 엿새 동안이나 돌아오지 않고, 이 짧은 시간에 딱 돌아오신다면, 그것은 농담하는게 아니겠습니까? 제 생각에 사존의 일을 이미 99% 해드렸으니, 이 정도 차이는 반드시 책임질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영당의 일은 지금이 바로 모자가 상봉할 마지막입니다. 경중을 가늠해 보시면 어느 것이 급한지 선후를 가릴 수 있을 겁니다.”

양인이 주저하며 말했다.

“자네 말대로라면 사부님의 법체(法體)를 어떻게 안배한단 말이냐?”

주소관이 말했다.

“그건 오히려 쉽지 않습니까? 사부님께서 시키신 대로 하시면 되지 않겠습니까?”

양인이 말했다.

“만일 사부님께서 빠르지도 늦지도 않고 공교롭게 이때 돌아오신다면, 나는 그분의 문하생으로서 하늘처럼 높고 땅처럼 두터운 은혜를 입었음에도 조금의 보답도 하지 않고 오히려 그분의 신체를 훼멸(毁滅)시켜 혼백이 돌아와도 의지할 곳이 없게 한다면, 그때는 내 몸이 설령 가루가 되어도 돌이킬 수 없을 텐데, 이건 또 어쩌란 말인가?”

양인은 말을 마치고 이현의 몸 위에 엎드려 크게 울었다. 그런데 손에 닿은 이현의 법신(法身)이 얼음장처럼 차갑고 온몸에 온기라곤 하나도 없었다. 깜짝 놀라 주소관에게 이 사실을 알리자 소관이 다시 큰 소리로 말했다.

“형님 정신 차리세요. 사람이 죽은 지 엿새면 몸이 썩을 판인데, 아직도 다시 돌아오시길 바랍니까? 만약 형님 사부님이 진짜 신선이라면, 신선이 어떻게 그렇게 쉽게 죽을 수 있습니까? 게다가 신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시체가 승천하는 것인데 그 껍질이 원래 필요하지 않다면 태워버린들 무슨 큰 해가 있겠습니까?

만약 사존께서 아직도 이 껍질을 버리지 못하셨다면, 그럼 신선이라 할 수 없습니다. 형님, 일이 너무 늦으시면 안 됩니다. 백모님께선 곧 숨을 거두려고 하시고 죽을 힘을 다해 당신을 기다리고 계시는데, 형님은 어찌 사부님만 돌보고 낳은 어머님 생각은 하지 않으십니까?”

양인은 이 말을 듣고 너무 슬퍼서 깊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즉시 일어나 스승의 몸에 무릎을 꿇고 무수히 머리를 조아리며 비통하게 울었다. 주소관은 그를 도와 이현의 몸을 옮겨 동부에서 메고 나와 나뭇가지를 아래에 깔고 불을 지폈다. 삽시간에 맹렬한 불꽃이 하늘로 치솟고 향기로운 냄새가 사방에 퍼졌다. 산림의 온갖 새들이 향기를 맡고 모여들었고, 재잘재잘 호응하는 소리가 마치 이현을 위해 ‘상여가’를 부르는 것 같았다. 이현이 몸을 다 태운 후 양인은 무릎을 꿇고 슬피 울며 힘이 다해 쉰 목소리로 몸을 일으키려 하지 않았다.

주소관은 황급히 그를 일으켜 세워 동굴로 들어가 얼굴을 대충 씻겼다. 양인은 물건을 챙길 겨를도 없이 황급히 소관을 따라 산을 내려갔다. 이때 양인은 비록 구름과 안개를 타지는 못했지만, 수도를 시작한 이래 근골이 강건하고 몸이 튼튼해져서 마치 질주하는 듯이 길을 걸었다. 양인은 스스로 빠른 것을 느끼지 못했는데, 주소관은 이미 땀을 흘리며 쫓아가 여러 번 그에게 기다리라고 했다.

원래 걸음이 빠른 사람이 느린 사람을 기다리기란 쉽지 않은 법이다. 게다가 이때 양인은 마음이 급한데 어떻게 잠시 지체할 수 있겠는가? 그를 몇 번이나 불러 기다린 후에야 비로소 하나의 생각을 해내어 의논했다. 즉 소관은 천천히 가라고 하고 자신은 먼저 서둘러 가기로 했다.

이때 이미 황혼이 가까워졌으니 그는 시장에서 횃불을 하나 사서 한밤이 되기 전에 반드시 집에 도착하려 했다. 소관의 일은 그에게 맡길 수밖에 없었다. 양인은 소관을 떠나 아예 다리에 힘을 주어 필사적으로 전진했다. 시골 지방은 날이 어두워지면 잠을 자는데, 뜻밖에도 아무도 이렇게 나는 듯이 달리는 장군을 보지 못했다. 양인은 단숨에 칠팔십 리를 달려 과연 이경(二更)이 지난 후 집이 보였다.

양인은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 조급하면서 위안이 되었다. 위안이 되는 것은 다행히 이미 집에 도착했으니 어머니의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것이고, 조급한 것은 어머니의 생사를 알 수 없어 만나도 말을 못하면 여전히 만나지 못하는 것 같으니 어찌 마음이 아프지 않겠는가.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니, 두 발이 더 빨라졌다. 잠시 후 집에 들어왔을 때, 그의 어머니는 기다리다 못해 가래가 끓어올라 숨을 거둘 때가 되었다. 양인은 앞으로 나가 끌어안고 발을 동동 구르며 울음을 터뜨렸다.

한바탕 소란을 피우자, 어머니의 혼령(魂靈)이 다시 돌아왔다. 두 눈을 뜨고 그를 한 번 바라보니, 마른 장작처럼 얼굴에 자신도 모르게 한 가닥의 미소가 번져나갔는데, 마치 매우 위로되고 유쾌한 정형인 것 같았다. 괴로운 것은 여전히 한마디도 할 수 없다는 것인데, 그녀가 애써 머리를 쳐들었는데 숨을 더 쉴 수 없게 되어, 갑자기 두 발이 뻣뻣해지더니 세상을 떠났다.

이번에 양인의 슬픔과 고통은 산속에서 사존을 태우는 것보다 더 심했다. 자신은 젊어서 출가하여 모든 상투적인 예절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여, 시신 위에 엎드려 하늘을 찌를 듯한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한밤중이 지나고 날이 거의 밝을 무렵에야 주소관이 겨우 도착했고, 그제야 인부들을 불러 장례를 치르기 시작했다.

안타깝게도 양인은 예법을 제대로 알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작서인(作書人)도 명이 저속해 잘 알지 못한다. 게다가 고대와 달리, 오늘날 사회에서 사용되는 상례(喪禮)는 반드시 옛날의 규례일 필요는 없다. 전문가인 척하여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는 것보다 차라리 졸렬하게 숨기는 것이 더 낫다. 뿐만 아니라 책의 줄거리에서 독자 여러분들은 이미 이현이 법체를 잃은 후 어떻게 되살아날지 알고 싶어 안달이 났는데, 어디 이런 작은 상례를 걱정할 겨를이 있겠는가? 언급하지 않고 빨리 넘어가자.

이현이 어떻게 부활할지 알고 싶으면 다음 회를 기대하시라.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2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