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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선득도전(八仙得道傳)》 제28회: 나선은 법지를 받들어 도량을 세우고 홍합 요정이 배를 열어 요괴들을 위한 연회를 열다

무구도인(無垢道人)

【정견망】

철괴 선생과 혜통, 전전, 비비 등 일행이 4명은 뒤쪽 네 도인이 쫓아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구름을 멈추었다. 뒤편 도인의 옷차림이 다르고 키가 같지 않아 모두 용모가 흉악하고 몸이 매우 비대하여 한눈에 보아도 바른길의 선인(仙人)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철괴가 먼저 그들에게 손을 들어 예를 표하자, 네 사람도 웃음을 머금고 답례하며 철괴 선생의 선향(仙鄕)과 법호를 물었다.

철괴 선생이 말하고 또 네 사람에게 물었다. 그 가운데 붉은 도포를 입은 사람이 마치 수령인 양 대답했다.

“빈도(貧道) 등은 모두 해외의 연기사(煉氣士)로, 요순(堯舜) 이래 득도하여 지금까지 청한(淸閑)을 탐하여 천조(天曹)에 오르지 못했소. 빈도는 ‘능허자(淩虛子)’라 부릅니다. 오른쪽 녹포 입은 이는 ‘통현자(通玄子)’라 하고, 뒤에 자색 도포와 청색 도포를 입은 이는 각각 ‘명명자(冥冥子)’와 ‘공공자(空空子)’라 합니다. 듣자 하니 회해 마을의 문미진인 문하에 우렁이 정이 법신을 성취하여 그의 우렁이 껍질 속에 도량을 세운다고 하는데, 이것은 바다에서의 성대한 모임으로 천고에 찾아보기 힘들어서 특별히 가서 보기로 약속했습니다.”

혜통이 듣고 철괴 선생에게 은근히 눈짓을 했다. 철괴 선생은 모른 체하고 혜통 등 세 사람을 대신하여 소개해 주었으나 혜통이 문미의 문하라는 사실은 말하지 않고 또 역시 우렁이 껍질 내 도량의 명성을 듣고 참여하러 간다고 했다. 여덟 명이 함께 모여 구름을 밀고 급히 떠나 어느새 회하의 기슭에 도착했다.

철괴 선생은 네 도인의 법력을 모르기 때문에 그들에게 먼저 가라고 청했다. 능허자는 철괴의 외모가 졸렬한 것을 보고 얕잡아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세 도인에게 “먼저 갑시다.”라고 했다. 그러자 피수결(避水訣)을 짓고 바다의 큰 물결 속에서 큰길을 냈다.

네 도인은 철괴 등에게 인사도 하지 않고, 큰 걸음으로 돌아보지도 않고 갔다. 혜통·비비가 화가 나서 말했다.

“이 사람은 무례하구나. 우리는 이렇게 겸손한데도 감히 안하무인격으로 오만하다니. 게다가 그들은 사교(邪敎)이기 때문에, 이번에 가면 반드시 좋은 일이 없을 것입니다. 훗날 그들의 독수에 걸리느니, 그들이 방심한 틈을 타서 스승의 비검(飛劍)으로 그들을 베어버리는 것이 더 간단하지 않을까요?”

철괴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

“현제(賢弟)들이 도(道)를 배운 지 다년이 되었음에도 아직도 이렇게 성격이 급하니 저들의 오만불손함에 못지 않구나. 나는 이번에 조사님의 법지(法旨)를 받들어 도장을 주관하러 가는 것이니 책임이 중대하고, 외교 사마(外教邪魔)에 대해 방비해야 한다. 즉 만부득이한 경우에는 또 조사님과 많은 사형들이 와서 구원해 주실 터인데 하필 남들처럼 선제적으로 비열한 행동을 할 필요가 있겠느냐? 설사 반드시 이긴다 해도 역시 명예가 없으며, 만약 패배한다면 무슨 면목으로 조사님과 방외(方外) 벗들을 볼 수 있겠느냐. 또 승부가 엇갈려 막상막하일 때 잘못을 범하지 못할 때면 조사님의 질책을 면치 못할 것이다. 고인(古人)은 작은 일을 참지 않으면 반드시 큰 해가 있을 거라고 했다.

현제들은 오늘 내가 한 말을 명심해야 한다. 앞으로 횡포한 일을 만나도 절대 경거망동하지 말고, 반드시 상대와 나의 정세를 잘 살펴서 싸울 수 있으면 싸우되, 싸울 수 없으면 뒤로 물러나야 한다. 일시적인 창피를 참고 명철하게 보신하되 발전할 뜻을 세운다면 백년 후 어찌 시원하게 설욕하지 못하겠는가. 만일 하루아침에 작은 분노로 인해 서둘러 목숨 걸고 싸운다면, 그것은 수도인(修道人)의 근본이 아닌 필부의 용기가 될 뿐이다.”

혜통이 듣고는 큰 감동을 받고 연신 고맙다고 말했다. 전전, 비비 두 사람은 여전히 스승이 너무 관대하다고 여겨 아직도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었다. 혜통이 웃으면서 철괴를 대신해서 그들을 위로했다.

철괴 선생이 웃으며 말했다.

“저들 둘은 천성이 강직하고 의로운 것을 보면 용감하니 그야말로 하늘이 내린 의협심이다. 그래서 내가 저들을 사랑하고 칭찬하는 것이다. 이런 곳이 도(道)에 가장 가깝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무 강하면 반드시 꺾이게 마련이니 이런 점에 공을 들이지 않으면 수년간의 수련을 헛되게 만들 것이다. 사저(師姐)께선 저들을 설득하지 마십시오, 아마 그들의 배움이 아직 익지 않아 설득해도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다시 몇 년이 지나면 반드시 화를 풀 수 있을 것입니다, 그때는 제가 말하지 않아도 참음 속의 즐거움에 대해 알 수 알게 될 겁니다.”

비비(飛飛)와 전전(顛顛)이 이 말을 듣고, 마음이 가라앉자 웃으며 말했다.

“사존께서는 원래 이렇게 남에게 양보하셨는데, 저희들은 오히려 그에게 불복했습니다. 오늘 사존께서 분명히 가르쳐 주셨으니 돌아가서 특별히 더 공을 들여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다면 아마도 많은 시비를 줄일 수 있을 겁니다.”

철괴 선생이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너희들이 이런 말을 할 수 있고, 이런 마음을 품을 수 있다니 학문이 이미 예전과 같지 않구나. 내가 방금 한 말을 오히려 한낱 추측으로 변하게 하는구나.”

세 사람이 모두 크게 웃었다.

철괴 선생은 아무런 주문을 외거나 무슨 결(訣)을 맺지 않고 그저 손에 든 쇠막대기로 한번 가리켰는데 수정같이 매끄러운 평탄한 길이 눈앞에 펼쳐지고, 해안에서 바로 회해(淮海) 마을 각선동(覺先洞) 동부의 정문으로 직행했다. 철괴 선생이 앞장 섰고, 세 사람은 그 뒤를 따라 걸어갔다. 가장 기이한 것은 끝이 보이지 않는 먼 길이었는데 밥 한끼 먹을 동안에 이미 동굴 입구에 도착했고, 그 길을 돌아보니 이미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다.

혜통(惠通)은 매우 감탄했고, 전전과 비비 두 사람은 좋아서 손발이 저절로 덩실덩실 춤을 추기 시작했다.

철괴가 또 혜통에게 말했다.

“사저께선 저 네 분 도우(道友)들이 아주 오만한 것을 아실 겁니다. 지금 아직 반밖에 오지 못했을 겁니다. 잠시 후에야 이곳에 올 겁니다.”

혜통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야 당연하지요. 분수결(分水訣)로 수도(水道)를 가는 것은 비록 사법(邪法)은 아니지만 사숙의 대도(大道)와 어찌 비할 수 있겠습니까?”

철괴가 웃으며 말했다.

“이보다 더 빠른 수둔(水遁)의 법도 있지만 전전과 비비 두 사람이 따라올 수 없을 뿐입니다.”

혜통이 그렇다고 했다. 자신이 길을 잘 알기 때문에 앞에 서서 길을 안내했다. 사도(師徒) 세 사람을 2층으로 안내할 때, 장과(張果) 부자와 각선(覺仙)이 직접 환영하러 나왔고 철괴를 보자마자 모두 예를 올렸다. 철괴도 고개 숙여 맞이했다.

이어 혜통이 또 여러 사람들과 비비, 전전을 인사시켰고 서로 양보하며 자리에 앉았다. 각선은 철괴 선생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렸다.

선생이 웃으며 말했다.

“서로 인연이 있는 사람이고 하물며 동문(同門) 동도(同道)이니 작은 일로 언급할 나위도 없습니다.”

장과는 철괴의 선골(仙骨)과 신태(神態)를 보니 비록 피부가 추하고 검긴 하지만, 맑은 기운이 그 속에서 넘쳐 나와 각별한 정신이 드러나는 것을 보고 혼자 부러워하며 철괴 곁에 앉아, 수지(修持) 양심(養心)하는 대도(大道)에 대해 물었다.

철괴는 일찍이 이 사람이 조사께서 말씀하신 장차 자신의 미래 동료임을 알고, 각별히 존중했다. 자신이 알고 들은 것과 그의 학식을 높일 수 있는 것들을 가급적 모두 지도해 주었다.

장과는 철괴가 자신의 스승인 문미 진인과 같은 항렬이라 사숙(師叔)이라 불렀는데 두 사람은 유달리 친밀감을 느꼈다. 잠시 대화를 나눈 후 주인인 각선이 먼저 사람들을 시켜 산해진미와 직접 빚은 백화미주(百花美酒)를 바치며 철괴를 환대하고 상좌에 앉게 했다. 철괴는 한동안 사양하고는 더는 사양하지 않았다. 이 밖에 혜통, 장과 부자 등이 차례로 앉았고, 비비, 전전 두 명이 철괴와 나란히 좌우 어깨 아래에 앉았다.

좌중에서 비비가 오는 중에 본 네 도인은 좋은 사람이 아니므로 조만간 와서 방해할 것이니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래서 각선이 말했다.

“듣자 하니 노교룡이 남해에 투신해 최근 절교(截教) 문하로 들어갔고 자신도 많은 제자들을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제가 장과와 여기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와서 교란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제가 있는 이곳에도 많은 고인(高人)들이 구원하러 오셨는데 바로 수정궁의 용왕 부부와 태자인 오광(敖廣), 오순(敖順)은 모두 일당 만의 용기와 뛰어난 재주를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악한 교룡이 나쁜 짓을 하는 것을 안다면 반드시 군사를 일으켜 도울 것입니다. 이렇게 많은 신선들이 설마 한 무리의 짐승 따위의 요정을 이길 수 없겠습니까?”

말을 마치고 자신도 모르게 크게 웃었다.

철괴가 정색하고 말했다.

“도형께선 마땅히 너무 크게 자랑하지 마십시오, 사해오호(四海五湖) 어디나 능력 있는 사람이 없겠습니까? 우리들은 수도한 지 얼마되지 않아 능력이 부족한데 어찌 천하의 선비를 경솔히 대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 조사께서는 도교(道敎)의 주(主)이자 상중하 삼계(三界)의 신선의 영수(領袖)시지만 지금껏 한 마디도 자신에 찬 말을 하지 않으셨으니, 하물며 우리 모두는 털끝만한 도행(道行)뿐인데 어찌 남을 멸시하고 헛소리를 할 수 있겠습니까? 같은 도에 속하니, 감히 충고를 드리니 도형께서 받아 주셨으면 합니다.”

혜통과 장과가 듣고는 급히 말했다.

“사숙의 말씀은 정말 금석(金石)과 같습니다, 도가 높고 학문이 넓은 사람이 아니라면 절대 말할 수 없는 것입니다. 저희 세대가 도리어 훈계를 늘어놓았군요.”

각선은 자신이 실언한 것을 알고 부끄러워하며 얼른 일어나 감사드렸다. 철괴 선생은 그들이 모두 이렇게 잘 복종하는 것을 보고 크게 기뻐하여 급히 잔을 들어 축하했다.

“우리 교(敎)의 종지는 예로부터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이지 자신에게 이로운 것이 아니니 진실하고 과장이 없습니다. 자고이래로 속이고 큰소리치는 신선이 없었고, 예로부터 신선은 결코 법술(法術)을 자랑하지 않았고, 동도(同道)를 무시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배움이 천박하고 재주가 부족하며 공덕(功德)도 전혀 없습니다. 방금 한 말은 단지 서로 조심하고 격려하자는 뜻일 뿐입니다. 여러분들의 칭찬과 추앙을 받으니 오히려 황송하고 송구스럽습니다.”

뭇사람이 다 말했다.

“사숙께선 너무 겸허하시니 소인들에게 굳이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철괴는 또 몇 마디 겸허히 말하고, 비로소 비비에게 말했다.

“네가 그 네 사람을 말했느냐? 나는 이미 그들이 모두 짐승 요괴[獸妖]임을 똑똑히 보았는데, 이곳에 와서 보니 어디에 사지 어떤 주견(主見)이나 능력이 있는지 모르겠구나. 너희들이 편할 때 나가서 알아보고 즉시 와서 알려주기 바란다. 만약 서로 해칠 마음이 있다면, 일찍 경계해야 한다.”

비와 전 두 사람이 몸을 굽혀 응낙했고 연회는 즉시 해산했다.

각선은 철괴 사도를 위해 정교한 구름 방을 준비했으니 가장 안쪽에 있었다. 혜통이 인도해서 들어갔다. 철괴는 방의 꾸밈이 매우 우아한 것을 보고 몹시 불안해하며 말했다.

“출가인은 산림, 바위, 계곡, 고찰의 황폐한 암자, 도처에 내 집이 널려 있는데 어찌 이렇게 편안히 살 수 있겠습니까, 주인께서 너무 신경을 쓰시게 했습니다.”

혜통이 웃으며 말했다.

“사숙께서 이렇게 자신을 통제하시니(克己) 이미 득도(得道)하신 몸이니 마땅히 우리 항렬과는 달라야 합니다. 지금 천상에 선인(仙人)이 아주 많은데, 어느 한 분인들 극히 좋은 동부에 살지 않겠습니까, 하필 사숙께서 이렇게 고생하실 필요가 있겠습니까?”

철괴가 얼른 말했다.

“이 아무개(李某)는 법술(法術)을 좀 알 뿐이고, 진정한 대도를 말한다면 피모만 알 뿐인데 어찌 상계(上界)의 금선(金仙)에 비할 수 있겠습니까? 도우(道友)는 부디 앞으로 이런 말은 하지 마세요. 제가 부끄럽습니다.”

혜통이 더 이상 말하지 못하고 잠깐 이야기하다가 집을 나갔다. 철괴 선생은 여전히 독좌하여 현묘한 공을 운용하고 있었다. 비비 등은 명을 받들어 그 네 명 요도(妖道 요사한 도)를 조사하러 나갔다.

철괴 선생은 날이 밝도록 앉아 있었지만, 그 둘은 여전히 돌아오지 않았다. 선생은 문득 심혈이 미미하게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큰일이구나, 비비 등이 요인(妖人)에게 잡혔구나.”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지 않고, 천천히 몇 걸음 걷다가, 마음을 정하고, 손을 뻗어 방 뒤쪽으로 가리켰는데, 그 집 뒤쪽에 있는 청회색의 큰 담장이 바로 그 우렁이 껍질의 마지막 층이었는데, 그가 손가락을 한번 가리키자 갑자기 대문이 나타났다. 철괴 선생은 손에 지팡이와

호로병을 들고 천천히 문을 나섰다. 또 무슨 끼익 소리가 들리더니 양쪽 문이 모두 닫혀 흔적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물살을 따라 회해 마을 하류로 흘러가니 커다란 허리가 둥근 집이 하나 있는데, 두 개의 대문은 조개껍질 한 쌍으로 반은 열려 있고 반은 닫혀 있다.

원래 이곳은 절교 문하의 홍합이 수련하여 요정(妖精)으로 변한 것인데, 그의 재주는 각선보다 아래가 아니었고, 껍질을 궁실(宮室)로 삼을 수 있었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커다란 광장이 펼쳐졌고, 광장 뒤에는 수백 채의 나란히 줄지은 가옥이 있었다. 이번 요괴들은 우렁이 껍질 안에 도량을 여는 성대한 모임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노교룡의 말에 따르면 노군(老君) 문하의 많은 제자들은 모두 인체로 수련 성취했다고 자부하고 다른 교를 무시한다. 더욱 얄미운 것은 각선(覺仙)이란 요부는 분명히 우렁이 정이고 장과는 박쥐인데 뜻밖에도 그들에게 달라붙어 감히 저쪽 교는 모두 축생(畜生)이라고 비웃는 것이다.

그래서 공분을 샀고, 곧 무수한 요정(妖精)마괴(魔怪)들이 회해로 몰려와 이쪽 무리의 신선들과 누가 센지 자웅을 겨룰 준비를 했다. 그 홍합 요정은 원래 바다에 살 때, 스스로 몸을 던져 대중이 머물 수 있는 곳을 제공했고, 자기 홍합 껍질 안에 하나의 무대를 펼쳐놓고 각선 이쪽 신선들이 도법을 비교해 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 혜통은 철괴와 그 제자를 불러 우렁이 껍질로 오라고 했고, 동시에 능허자(淩虛子) 등 네 요괴도 노교룡의 청에 의해 홍합의 뱃속으로 왔다. 노교룡은 이미 먼저 도착해 있었고, 그날 홍합정(蚌精精)이 주인이 되어 환영회를 열었다. 사용된 요리는 모두 인근 바다의 특산품이었다.

능허자는 술을 마시다 웃으며 말했다.

“주인집에서 자기 집안의 살아있는 물건으로 연회를 열어 우리들을 환영했습니다, 오늘의 연회는 바다 연회라고도 할 수 있소이다.”

좌중이 손뼉을 쳤다.

통현자도 말했다.

“홍합 사형이 오늘 주인으로서 주인의 정을 다했는데, 사용ᄒᆞᆫ 것은 모두 주인이 동족이니, 정말 대의멸친(大義滅親 큰일을 위해 친인도 돌보지 않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동족들은 진심으로 감사할 따름이지만, 앞으로 산에 일이 생겨 조개 공을 산에 초대해 놀러 가려고 하는데, 구경할 동족이 많지 않으니, 이는 정말 부끄러운 일입니다.”

또한 노교룡과 함께 온 많은 요괴들이 있었다, 그 중에는 호공거사(吼空居士), 독각대사(獨角大師), 우마존인(牛魔尊人), 신사대왕(神獅大王) 등이 있었다. 그들은 산속의 짐승류인 호랑이, 표범, 소, 독수리 등으로 코끼리와 곰인 능허자나 통현자처럼 짐승 중의 맹수들이었다. 성격이 원래 거친데 지금은 법술을 좀 배워 점점 더 많은 악행을 저지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사자와 소 둘이 웃으며 말했다.

“능허자, 통현자 두 공은 얼마나 겸손한가, 우리 산에서 가장 많은 것을 생산하는데, 해족과 비교하면 비슷한데, 설마 홍합 공보다 체면이 덜 선단 말인가?”

통현자가 웃으며 말했다.

“그런 말이 아니오. 산속에 동족이 많은데 자기 유(類)가 다치면 슬퍼하는 법이니 토끼가 죽으면 여우가 슬퍼한다는 말을 듣지 못했소?

산속의 여러 지도자들이 바다로 달려가 홍합 공의 바다 연회를 대접받으니 마음이 여전히 매우 불안한데, 하물며 같은 종족을 해하여 외부 종족의 배를 채우고 있습니다. 이런 일은 우리 산에서 가장 하등한 동물도 단연코 하지 않는데, 하물며 우리가 어떻겠소?”

요괴들이 듣ㄱ 박수 갈채를 보내며 칭송하는데 주인인 홍합 장군만 고개를 숙이고 잠자코 근심스런 표정을 짓고 있었다.

노교룡은 할말이 있었지만 자신에게 불리할까 봐 적당히 얼버무렸다. 통현자도 무모한 실언을 뉘우치고 홍합 장군에게 사죄했다. 홍합 장군은 속으로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잠자코 있을 수밖에 없었다.

모두들 한창 난처할 때, 갑자기 졸개 요괴가 보고했다.

“일남일녀 낯선 사람 둘이 문밖에 와서 정탐하고 있는데, 소인들을 보자마자 자리를 피하더니 순식간에 다시 왔습니다. 소인들은 아마 그쪽이 첩자가 아닌가 보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말이 끝나기도 하기 전에 노교룡이 벌떡 일어나더니 일갈했다.

“내 창을 가져오너라.”

능허와 통현도 마침 겸연쩍기도 하고 급히 이곳을 피하고 싶어서 얼른 노교룡을 막고 웃으면서 말했다.

“저희들이 멀리서 왔지만 한 치의 공도 없습니다. 이런 작은 요괴는 별 능력이 없으니, 도형께서 직접 나설 필요가 없습니다. 이번 첫 공은 우리 둘이 보답하겠습니다.”

노교룡이 그 말을 따랐다.

두 요괴가 각기 병기를 들고 문을 달려왔을 때, 좌중의 요괴들도 마음에 걸려 각기 병기를 들고 나가서 진을 쳤다. 능허와 통현이 문을 나서자, 과연 남녀 두 사람이 마치 비밀을 엿보는 것처럼 문밖을 기웃거리는 것을 보았다. 멀리서 바라보니 다름 아닌 구름에서 만났던 비비, 전전 두 사람이었다.

두 요괴가 웃으며 말했다.

“알고 보니 너희 두 멍청한 것들이 죽으러 왔구나. 어쩐지 구름 속에서 너희 둘을 만났을 때 그 거동이 수상하더라니, 너희 둘이 사는 게 좀 지겨운가 보구나, 빨리 저승으로 갈 길을 찾으려는 것이냐? 잘됐다, 용기가 있으면 빨리 올라와라, 네가 올라오지 않으면 우리도 너희를 선물로 삼겠다.”

이렇게 말하면서, 한 명은 창을 들고, 한 명은 칼을 휘두르며 비비, 전전 두 사람을 공격했다. 두 사람은 능허, 통현 두 요괴가 통해 한 걸음씩 가까이 진격하는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크게 화가 나서 급히 무기를 들고 앞으로 나아가 대적했는데, 백여 합이나 싸웠어도 승부가 나지 않았다.

한편 이쪽의 노교룡과 홍합 장군도 모두 진두에 서서 보았는데 능허, 통현 둘이 비, 전 두 사람을 싸워 이기지 못했다, 통현자가 말했다.

“빈도가 그들을 보배(寶貝)에 바치겠소.”

이렇게 말하면서 품에서 작은 병을 꺼내 병 주둥이를 적을 향해 대고 “모레이후루처(摩雷呼魯徹)”라고 외쳤다. 그러자 대전하던 비, 전 두 사람은 섬뜩함을 느꼈을 뿐인데, 두 혼령이 함께 규(窺)를 빠져나와 곧장 통현의 병으로 들어갔다. 남은 두 사람의 몸은 졸개 요괴들이 메고 들어가 오두막에 버려졌다. 그래서 모두가 일제히 세 요괴에게 공을 축하하자, 세 요괴는 모두 웃으며 말했다.

“오늘은 그 절름발이 도인이 빠졌으니, 만약 그가 온다면 그때도 섭혼병(攝魂瓶)에 넣겠습니다.”

그러자 노교룡이 듣고는 문득 깨달았다.

“그 절름발이 도인은 내력이 있습니다. 그의 속성은 이(李) 씨이고 이름은 현(玄)인데, 확실히 재주가 있습니다. 노군(老君)이 그를 매우 좋아해 새로 제자로 받아들였다. 만약 이 사람이 온다면, 모두들 정말 조심해야 한다.”

독각, 우마(牛魔) 두 요괴가 듣고 화를 내며 말했다.

“당신은 어찌 그리 겁을 먹는가, 아직 적을 만나지도 못했는데, 먼저 겁부터 먹는가? 남의 기개를 높이고 자신의 위세를 꺾는 것이 아니오?”

노교룡은 이 말을 듣고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단지 그 사람들의 음모를 피하기 위해 당신들이 좀 더 주의를 기울이기를 바라는 뜻이지 어찌 그들을 두려워하겠는가? 만약 그렇게 겁을 냈다면, 남해에 숨어서 수련하는 것이 낫지 굳이 먼 곳에서 많은 군대를 동원해서 일을 벌일 필요가 있겠소?”

요괴들이 막 화해시키려 할 때, 문득 통현자가 웃으며 말했다.

“다들 떠들지 마세요, 이 보병에는 사람의 혼백(魂魄)이 들어 있어서, 일단 여기에 들어가면 혼이 죽은 것처럼 되어 버립니다, 불과 한 시진만에 혼백이 사라져서, 몸과 가까이 할 수 없고 귀신조차 될 수 없습니다. 어떻게 오늘 두 요괴를 거두어들여 문을 닫은 지 오래되는데, 여전히 안에서 뭔가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은데, 설마 이놈들의 혼백이 남달라 유난히 튼튼하고 오래가는 걸까?”

요괴들이 이 말을 듣자 자기도 모르게 기이하다고 했다. 통현자는 그 병을 귀에 밀어 넣고 사람들에게 소리를 내지 말라고 부탁하고 잠시 조용히 듣다가 자신도 모르게 껄껄 웃으며 말했다.

“괴이하구나 괴이해. 이 두 요정은 정말 재주가 있구나. 그들 둘은 죽을 때가 되었는데도 여전히 그곳에서 산 노래를 부르며 장난을 치고 있다니.”

요괴들이 그 말을 듣고 떠들썩하게 일어나 무슨 산 노래를 부르는지 물었다. 통현자는 한참 웃다가 이 산 노래를 불렀다.

비비 등의 성명이 어찌 될지, 다음 회를 기대하시라.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27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