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우(小宇)
【정견망】
수주대토(守株待兎)란 고사성어가 있다.
“옛날 송(宋)나라에 농부가 하나 있었다. 어느 날 우연히 나무 그루터기에 토끼 한 마리가 부딪쳐 죽은 것을 잡았다. 그 후로 그는 또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기다리며 그루터기만 지키고 있었다. 결국 더는 토끼를 잡을 수 없었고 사람들의 웃음거리만 되었을 뿐이다.”
이 고사성어는 나중에 노력하지 않고 요행 심리를 바라는 어리석음이나 한 가지에 얽매여 변통할 줄 모르는 행동이나 생각을 비유하는데 널리 쓰이고 있다.
이 일화는 《한비자》〈오두편〉 첫 장에 나온다. 여기서 한비자는 시대가 이미 변했으니 요, 순, 우, 탕(湯), 무(武) 등 선왕(先王)의 통치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하는 사례로 이 예를 들었다. 하지만 정말로 그런가? 한비자는 일찍이 대우(大禹)가 물을 다스리고 무왕(武王)이 주(紂)를 토벌한 사례들 들며 지금은 시대가 달라졌으니 세상을 다스리는 도(道)도 변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선왕이 왕도(王道)로 천하를 다스린 핵심은 표면적인 환경과 구체적인 일에 있는 것이 아니라 덕치(德治)에 있었다. 근본은 시대와 환경의 차이에 따라 얽매이지 않는다. 즉, 수주대토 이야기의 의미는 근본적으로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니다.
농부가 밭을 경작할 때 오직 근면히 일을 하기만 하면 곡식은 자연스레 자라고 익어 농부는 자연히 먹고 살 것이 생긴다. 이 모든 것은 천도(天道)와 자연법칙에 따른 것으로 농부는 다만 자신의 밭을 경작하는 본업만 지키면서 자연의 축복을 기다릴 뿐이다. 그런데 이 이야기 속의 농부는 밭을 갈지 않고 욕심 때문에 허망하게 그루터기만 지키며 토끼가 오기를 기대하며 기다렸다. 이는 황당한 이야기가 아닌가?
우리가 살아가면서 구체적으로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인가? 사실 바로 사람의 본성(本性)이다. “사람은 애초에 본성이 선하니(人之初,性本善 역주: 삼자경의 서두)지키는 것이 바로 덕을 지키는 것이고, 덕을 지키면 곧 복(福)이 있다. 사람이 사람이 될 수 있는 이유는 사람에게 인성이 있기 때문이고, 이는 자연법칙에 부합하는 것이다. 때문에 사람이 본성을 지킬 수 있으면 자연의 순환 중에서 지속할 수 있고 제고할 수 있다.
그러나 사물에는 모두 그것의 양면이 있듯이 사람 역시 예외가 아니다. 매 생명 속에는 그의 천성(天性)의 선한 일면이 있고, 마찬가지로 본성을 덮는 것이 있는데, 후천적으로 형성된 망념(妄念)이 그것이다. 사람이 이것을 길러 망념에 순종하게 되면 곧 본성을 잃고 길을 잃으며 쉽게 덕을 잃고 복을 잃게 된다. 사람의 본성은 안에서 진아(真我)를 체현하지만, 후천적인 망념은 진아를 덮는다. 이 또한 왜 “인성은 본래 악하다”는 사상에 기초한 법가(法家)의 대표 인물 한비자가 사물의 겉모습과 표면을 중시하고 이용하며 왕도에서 덕으로 천하를 다스리는 핵심을 소홀히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진정으로 하늘의 명을 받은 제왕은 인성을 선(善)으로 이끄는데 인심이 순수해지면 자연히 선(善)의 진리를 깨달을 수 있다. 그렇다면 복덕을 쌓는 동시에 또한 편안히 자득할 수 있으며 자유롭게 살 수 있으니 이렇게 하는 것만이 사람이 바라는 복이다.
다시 원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농부가 농사를 포기하고 쉽게 얻을 수 없는 재물을 기대한 것은 공염불로 되었다. 사실 이는 천도 자연법칙의 운행이자 다른 층면에서 보면 또한 인성의 선근(善根)을 보호한 것이다. 선을 지키고 덕을 지킴은 바로 사람의 본성과 양심(良心)을 지키는 것으로 이는 매 사람이 모두 지닌 가장 소중한 것이자 태어날 때 가져올 수 있고 죽을 때 가져갈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기다”리는가? 구함이 없이 저절로 얻는 것으로, 당신이 가서 하면 저절로 소득이 있겠지만, 많이 얻고자 생각하면 곧 망상이다. 그러므로 무슨 기다릴 필요가 없다. 이야기 속의 농부는 먼저 욕심부터 나왔고 이런 망상이 있었기 때문에 자신이 농사짓는 본성을 잃었으며 결과는 득보다 실이 많았다. 때문에 어쩌면 본성을 지키고 싶다면 우선 자신이 구하는 것을 내려놓아야 하는데 자신의 욕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3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