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구도인(無垢道人)
【정견망】
선고는 동굴로 돌아가 신우를 항복시킨 사실을 상원부인에게 보고했다. 부인은 미소를 지으며
“축하한다, 작은 일이지만 사매의 첫 번째 공로이다.”
선고는 감사드렸다:
“스승님과 사저께서 구해주시지 않았더라면 제 목숨은 일찍 지하로 돌아갔을테니 무슨 공로가 있겠습니까?”
라며 함께 웃었다. 선고는 먼저 토지 사당에 가서 귀졸들을 시켜 오대호를 돌려보내고, 환약을 대호에게 주어 정신을 회복하고 몸을 건강하게 하도록 했다. 토지는 법지를 받고 알아서 처리했다.
선고는 다시 동부로 돌아가 부인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많은 법을 받았다. 그녀는 매우 총명한 사람이라, 말만 하면 금방 알아듣고 기억했다. 부인은 매우 기뻐하여 말했다: “현명한 사매가 이렇게 깨달음이 좋으니 도를 마칠 날이 멀지 않았구나. 우매한 언니는 삼가 천조에서 올라올 날을 공손히 손꼽아 기다리겠다.” 선고는 감사하며 절을 했다. 부인은 시녀에게 오씨 집에 가서 쇠모래를 회수하라고 명령했는데, 선고가 이 쇠모래를 거듭 찬양하자 흔쾌히 주며 말했다: “앞으로 사나운 요정을 만나면 이 물건으로 그를 제지할 수 있다.” 선고는 더욱 기뻐하며 모래의 이름이 무엇인지 물었다.
부인은 :
“이 모래의 질은 말하자면 별거 아니다. 정말 흔하게 볼 수 있는 쇠모래이다. 하지만 내가 한번 정련을 한 후에 비로소 작은 변화가 생겼다. 사실은 정말 아무런 가치가 없다.”
선고는 웃으며
“선가의 보물이 모두 한 푼의 가치도 없는 것이라면 만약 사저의 말대로 평가한다면, 그것은 모두 중고노점상의 물건이 되겠네요”라고 말했다. 부인도 빙긋 웃으며 몇 마디 당부하고 작별을 고했다.
선고는 부인을 배웅하고 여전히 동굴에서 수도했다. 먼저 부인이 전한 각종 법술을 익히고 또 익혔으며, 눈 깜짝할 사이에 또 10년이 지나갔다. 현녀는 과연 상원부인 등 몇 제자들을 데리고 석실로 강림하여 또 그녀에게 많은 변화지법을 전해 주었으며 선고는 모두 이해할 수 있었다. 현녀는 분부하기를
“즉시 하산하라. 지금은 진秦나라 천하인데, 진시황 영정嬴政은 매우 포악하다. 머지않아 군웅들이 여기저기 일어나 사해가 소란스러워질 것이고 제위는 유씨에게 돌아갈 것이다, 진명천자는 이미 패현(沛县-한고조의 고향)에서 나왔다. 네 사형 이철괴, 장과 등은 이미 스승의 명을 받들어 산에서 내려가 사람의 고난을 구하고 인연이 있는 사람을 점화하고 있다. 또 한 사람은 속세로 떨어져 내려갔는데 장차 수련하여 정과를 얻게 될 것이니, 네가 이번 하산하면 모두 만날 수 있다. 네 손에서 이루어야 할 일이 또한 많으니 주의하여 처리하되 방심하지 말고 겁내지도 말라. 이것은 네가 앞으로 해야할 일이다, 중요한 것이니, 너는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선고는 일일이 명을 받들었다.
현녀는 또 기사회생하는 공능이 있는 단사丹砂 열 알을 하사하고, 혼령을 담을 수 있는 옥병, 천만개로 변하여 사람의 눈을 찌를 수 있는 금침을 주었다. 또 말했다:
“세 가지 법보중 오직 단사만이 사람을 구하는 선단이다, 인연이 있는 사람을 만나, 병이 위급하거나 중상을 입거나 심지어 죽은 지 사흘이 지나도 몸이 썩지 않았으면 반알만 쓰면 혼이 돌아오고 병을 물리치고 상처가 낫는다. 다시 반알을 먹으면 건강을 회복할 수 있지만, 모든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모름지기 사람의 수명은 모두 정해져 있다. 큰 음덕과 큰 공행이 있는 착한 남녀를 제외하고는 조금도 늦출 수 없다.
염라대왕이 삼경에 죽는다고 결정하면 절대 오경까지 머물 수 없다는 말이 있다. 내가 이 말을 한 것은 단지 단사만을 가리킨 것이 아니라, 덕행으로 사람을 구하려면 먼저 그 사람이 구해야 하는지, 그를 구하는 것이 하늘의 뜻을 거스르지 않을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선행을 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천하가 넓어서 매일 몇 명이 죽어야 하는데, 네가 아무리 자비로운 마음이 있더라도, 어찌 모든 사람을 도와 그의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겠느냐. 그리고 어떻게 이 많은 기사회생의 단사를 찾을 수 있겠느냐?”
선고는 이 말을 듣고 평소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며 현녀의 훈육의 뜻도 있음을 알았다. 본인은 마음이 매우 뜨겁고 성품이 자애롭기 때문에 종종 사실의 시비를 묻지 않고 일시적인 연민의 마음으로 아낌없이 자신의 행복을 희생하여 남을 구했다. 즉 지난번 오대호의 일과 같은 것이다. 상원 부인의 경고에 따르면 바로 그 예이다. 현녀의 이 교훈은 당연히 증상에 맞게 약을 써야한다는 것이었다. 단지 단사의 사용처를 빌려 은연중에 경계하는 것일 뿐이었다. 당시 상원 부인이 옆에 서 있었는데, 이 몇 마디를 듣자 자신도 모르게 선고를 향해 입을 오므리며 웃었다.
선고는 더욱 현녀의 말이 의미있게 한 말임을 굳게 믿었고, 곧 고개숙여 묵묵히 말했다:
“스승님의 법지를 제자가 어찌 감히 잊겠습니까. 이번에 산에서 내려가면 각별히 조심하고 신경쓸 것이며, 항상 법를 마음에 두고 나쁜 일을 저지르지 않을뿐만 아니라, 사람을 돕고 인물을 돕는 좋은 일에도 제자는 반드시 신중할 것입니다. 제자의 공행이 천박하여 누구를 도와야 하는지 누구를 돕지 않아야 하는지, 누구를 구해야 하고, 누구를 구하지 말아야 하는지 단정할 수는 없지만, 자기의 양심을 기준으로 하늘의 도리에 따라 가까이 하지도 않고 멀리하지도 않으며, 비굴하지도 않고 잘난 척도 하지 않으면 스승님도 반드시 제자를 칭찬하실 것입니다.”
현녀는 그녀의 진지함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웃으며, “그럼 좋다. 내 일이 너무 바빠서 시시때때로 인간계에 내려가서 지적할 수는 없지만, 긴요한 고비를 만나 내가 미리 점을 쳐서 알 수가 없다. 내가 갈 곳을 잡아서 너의 사형을 시켜 너를 지도하게 할 것이니, 너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고 앞의 말을 이었다.
“먼저 말한 그 단사의 주 목적은 사람을 구하는 것뿐이지, 사람을 구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된다. 비록 하늘을 거스른 죄가 있지만, 하늘의 마음이 가장 어질므로 무릇 선한 일을 하면 처벌이 있더라도 결코 무겁지 않다.
만약 내가 준 옥병瓶과 침針 두가지에 대해서는 그것은 사람을 완전히 해치고 죽이는 것이다, 옳고 그름을 떠나, 네가 사용할 때, 너는 사람을 죽이고 해친다는 것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사람을 죽이면 안 된다는 생각을 받지 않을까 걱정된다. 그것은 당연한 이치인데 이런 생각을 총칭하여 악념이라고 한다. 우리 수도인은 원래 구세제난을 근본으로 삼는다, 만약 백성을 편한케 한다는 까닭으로 부득이하게 악을 제거하지 않으면 안될 경우 비록 일하는데 공적이 있지만, 네 양심에 있어서 먼저 책임을 지지 않으면 안 된다. 하물며 행동이 착한 사람이나, 살해가 지나치거나, 심지어는 정정당당한 군자를 상해하면, 짊어진 죄가 큰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정말 선을 위해서 했다 해도 서로 상쇄할 수 없는 일이다. 일단 천벌을 받으면, 나도 구해줄 수 없으니, 그건 무섭지 않겠느냐? 그래서 이런 물건은 쓰지 않아도 된다, 항상 깊이 숨겨두는 것이 맞다. 만약 부득이하거나 네가 남을 해치지 않아도 남이 너를 반드시 해치려 하여 서로 대치한다면 생사존망의 순간에 다른 방법이 없으니, 가져다 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마음속에는 항상 손을 놓아야 하면 손을 놓으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원한을 풀고 원한을 짖지 않겠다는 주관이 있어야 하며 약간의 여지를 남겨둘 수 있으면 너의 덕이 아니겠느냐.
만약 도를 아는 사람이나 둔갑한 요정을 만나면, 그들은 고생한 사람들이 적지 않고 더욱 그가 여기까지 수련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만약 도와서 이루게 해줄 수 있다면, 죽이면 안 될 뿐만 아니라, 노파심에서 바른 길로 인도하거나 곁에 두고 자신의 제자로 거두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하지만 한 마디를 하는데, 제자를 받아들여 도를 전하는 것은 더욱 위험한 일이다, 제자의 행위의 좋고 나쁨, 마음가짐의 정과 사는 모두 사부가 된 네가 그 책임을 져야 하며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니다. 이 점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이번의 말에 선고는 깜짝놀라 땅에 엎드려 말했다:
”제자는 어리고 학문이 얕고 일에 경험이 전혀 없습니다. 스승님의 두터운 자비에 힘입고 적절한 가르침을 받아서 수도의 문에는 자신의 고행 외에 또 위험하고 무서운 일이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되었습니다. 정말 제자로 하여금 전전긍긍하고 경계하며 함부로 행동하지 못하게 하여 죄를 자초하지 않게 했습니다.”
현녀는 일어나라고 하며 웃으며 위로했다. “수도인은 첫째 대담해야 한다. 소심한 자는 악을 고집하지 않더라도 선 역시 이루기 어렵다. 우리들이 천지 밖에서 서서 천지간에 마땅히 해야 할 일을 가능한 한 자신의 어깨에 올려놓아야 한다. 줄곧 겁을 먹으면 오히려 겁쟁이가 되며 수도인의 행위가 아니게 된다. 한마디로 일을 하는데 신중해야 하고, 법술을 쓸 때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그러나 신중하고 조심하라는 것은 결코 너에게 겁내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너처럼 이렇게 똑똑 사람이 그 도리를 모르겠는가? 하지만 네가 처음 산을 내려왔기 때문에, 큰일을 한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정말 세상의 많은 작은 일들은 그 중에 변화무쌍하고 교활한 많은 것들을 너도 경험해 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완전히 알아낼 수 있을까? 조금이라도 소홀하면 쉽게 속는다. 그래서 너에게 거듭 경고하는 것도 각별히 신중하고 조심하라는 뜻이다. 너는 이 이치를 알고 있으니, 행동으로 보여 주길 바란다. 말로만 잘 하지 말고, 마음속으로 잘 할것이라 생각하지만 막상 해 보면 이 관계들을 완전히 잊어버리게 되고 그러면 너무 큰 손해를 볼 것이다.”
현녀가 하는 한마디마다 선고가 곧 대답했다. 말을 마치자, 선고는 또 공손히 몇 번 절을 한 후, 현녀는 여러 신선과 시녀들을 데리고 떠났다.
선고는 토지와 친분이 두텁고 수년 동안 보살핌을 많이 받았으므로 친히 작별 인사를 하러 왔다. 토지신은 선고가 먼 길을 떠난다는 소식을 듣고 몹시 애틋해했다. 선고는 좀 위로하고 나서 현녀가 준 보배를 가지고, 도고 차림새로 온몸에 하얀 옷을 입으니 청아하고 고결해 보였여 결코 인간 세상 사람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가 아니었다. 그녀는 동굴로 돌아와 부적으로 동굴을 막고 구름을 불러 올랐다. 사부가 말하기를 지금의 황제가 무슨 영정嬴政이라는 사람인데, 포악무도하고 백성을 학대한다고 하셨기 때문에, 마음속으로 무례한 황제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싶었고, 학대받는 사람들 중 인연이 있는 사람이 있는지 보고 몇 명을 구할 수 있다면 그것도 하나의 공덕이라고 생각했다.
마음을 정하자 구결을 사용하여 주문으로 토지를 한 명 불러서 황제가 수도를 건설한 곳, 가는 길은 어떤지, 어떻게 하야하는지 방법을 물었다. 공교롭게도 이번에 온 사람은 대대로 유식한 늙은 토지였고, 전 왕조와 후대의 흥망성쇠에 대한 이야기를 잘 알고 있는데, 선고가 이렇게 가르침을 청하자 뜻밖에도 아끼지 않고 그녀에게 긴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선고는 금시초문이었지만, 아주 흥미롭게 들었다. 토지는 또 함양으로 가는 경로와 방향을 자세히 알려주었다.
선고는 거듭 고맙다고 말하고 작별했다. 곧바로 구름을 타고 함양에 도착했다. 사람의 냄새가 번성하는 곳을 골라 구름을 눌렀는데, 사람들의 이목을 끌까 봐 먼저 작은 날벌레로 변해서 평지로 날아 내려갔다가, 사람이 보이지 않을 때 비로소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때 시간은 한낮이었지만 초봄이라 날씨가 화창하고 춥지도 덥지도 않아 사람이 놀기에 가장 좋은 때이자 온갖 일이 시작되는 때였다. 선고는 그 경성 거리를 몇 번 왔다갔다 하면서, 그 점포의 사람들이 길에서 물건을 팔고 물건을 사는 것을 보았고, 공적인 것, 사적인 일을 위해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오고 가는 것을 보았지만, 얼굴에 근심을 머금고 눈썹을 찡그리지 않은 사람은 하나도 없었으니 마치 무슨 걱정거리가 있는 것 같았다. 선고는 탄식했다.
”군주가 밝고 신하가 훌륭하면 백성은 편안하다더니 오늘은 폭군이 있으니 백성들이 자연히 재앙을 당하는구나, 어찌 유쾌하겠는가?”
그래서 한적한 곳으로 가서 하나의 사원을 찾았다. 그것은 아주 고심하여 잘 지었는데, 그것은 진나라 황제가 신선 방도를 좋아하여 특별히 많은 도관을 지어 선인을 만나뵙기를 구하기 때문이었다. 선고가 안으로 들어갔을 때, 한 노 도인이 나와 인사를 했는데, 선고는 하룻밤 묵고 가겠다고 했더니 도인은 여인의 미모를 보고 위아래로 훑어보았는데, 좀 의심스러워 하는 것 같았다. 선고는
”도장께선 빈도를 이리저리 살피시는데 무슨 까닭입니까. 혹시 제가 나쁜 사람일까봐 그러시는 것입니까?”
도인은 급히 변명했다:
“그런 말이 아니라 도우는 젊고 미모가 있으니 이 세상에 큰 복을 누려야 할 판에 왜 속세를 떠나 구태여 여기까지 왔습니까? 소도는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는 것이 아니지만,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앞으로 화를 자초하지 않기 위해 도우 앞에서 먼저 자세히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선고는 의아했다:
“사람마다 뜻이 있으니 억지로 강요할 수 없습니다. 도우의 고견에 따르면 젊고 미색이 있는 여자는 인간세상에서 복을 누릴 운명이니 출가하여 수도를 할 수 없단 말인가요? 세상에 이런 이치가 있을까요.”
노도는 웃으며
“도우는 아직 소도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군요. 도우는 이미 저희 관에 오셨는데 아마 밥을 드시지 않았을테니 먼저 객석에 들어가셔서 간식을 좀 드십시오. 소도가 고충을 천천히 알려 드리겠습니다. 도우는 비로소 소도가 감히 붙잡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계시니, 정말 호의입니다!”
선고는 너무 궁금했으나 어쩔 수 없이 그를 따라 뒤편의 작은 객실로 갔다.
노도는 스스로 말하기를, “이곳은 청허관(淸虚觀)이라고 합니다, 나는 도관에서 일을 담당하는 장원(掌院)이고, 관에는 십여 명의 법사가 있는데, 그 중에는 도가 깊이 통하지 않은 사람이 없고, 더욱이 성이 비 이름이 장방(费長房)이라는 사람은 진정한 천선의 제자입니다, 법력이 특히 뛰어나 남과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이 십여 명의 법사들은 모두 도관에 살면서 궁궐의 공양을 받고 있습니다. 이 도관은 지은 지 3년도 안 되었는데, 처음 2년 동안은 지극히 평안했습니다, 뜻밖에도 올해 정월 초에 조공공(趙公公 진시황의 환관 조고趙高)의 공자가 그의 아버지의 세력을 믿고 관중에 모두 대갓집 규수들이 여기와서 향을 피운다는 것을 알고, 종종 홀아비와 무뢰한을 이끌고 선인이나 도를 방문한다는 이유로 미모의 여인을 보면 무슨 출신인지 상관없이, 암호 소리와 함께 여러 사람이 손을 써서 잡아가기도 하고, 관을 나가는 뒤를 따라가서 그녀가 어디로 돌아가는지 알고 다시 계획을 세워 납치를 하기도 합니다. 어쨌든 예쁜 처녀는 눈에 띄지 않는다면 모를까, 한번 마주치면 피할 수가 없지요. 그 아가씨들 중에는 죽어라 부귀영화를 탐내는 자들이 있어서, 그에게 순종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고, 당시 그로부터 약간의 이득을 얻을 수 있었지요. 며칠이 지나 또 다른 새 사람을 얻게 되면 잊어버리지요. 어떤 대갓집 미녀 명문규수들은 몸을 실추시키려 하지 않으려하다 종종 그에게 맞아 만신창이가 되고, 심지어는 온가족 남녀노소 모두가 평안을 잃게 되기도 합니다. 이런 일은 이번 달 동안 이미 예닐곱 건이나 되었습니다. 소도는 도우가 이렇게 아름다우니, 정말 천상의 선인과도 같고, 더구나 청춘의 묘령에 있으니, 소도의 눈으로 보면, 예전에 피해를 입은 아가씨들 중에 도우를 능가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녀들 또한 어쩔 수 없었는데 하물며 도우가 피할 수 있겠습니까? 내가 미움을 살까 봐 겁내지 않고 다시 한 번 말을 하자면, 그 조 공자란 바로 오늘날 황제 곁의 조공공, 휘가 高인 (趙高)의 아드님이라고 하는데, 지금 세상에 그보다 더 큰 세력이 있습니까?
얼마나 많은 귀한 아가씨, 부잣집 마나님들이 속아 넘어갔는지, 도우는 출가한 사람이니, 소인배와 같이 무슨 세력이란 두 글자를 말하겠습니까. 그래서 제가 도우를 위해서 생각해보니, 이곳에 사는 다른 사람들은 억울하지 않겠지만, 다만 조 공자가 왔을 때 도우의 수련한 몸과 정결한 몸이 안전할 방법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 어찌 두렵지 않으며 어찌 아깝지 않겠습니까? 도우는 심사숙고해 주십시오. 소도는 나이 90에 평생 거짓말을 하지 않았으니 의심하지 마세요.”
선고가 듣고 보니 그의 후의를 느꼈지만, 자신이 진나라 군신들의 나쁜 짓을 조사하여 언제든지 사람을 구하고 난을 구할 수 있도록 하려던 참인데, 이런 나쁜 사람은 찾으려 해도 찾지 못하니, 어찌 아쉬워하며 떠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웃으며 감사했다:
”도장님은 정이 많으시군요, 사람은 초목이 아니니 어찌 감사를 모르고 거꾸로 의심하는 법이 있겠습니까! 하지만 도장님께 말씀드리자면, 빈도가 어릴 때 뛰어난 사람을 만나 작은 도법을 전수 받았습니다, 비록 다른 사람을 업신여길 수는 없지만, 저의 목숨을 보전하고 몸을 지킬 수 있는 힘은 있습니다. 도장님, 하지만 작은 방을 하나 정해주어 잠시 쉬게 해주십시오. 조 공자가 오실 때, 만약 때를 피할 수 있다면, 정말 좋지 않겠습니까! 만일 그가 본다면 빈도는 그가 어려움을 알고 물러나게 할 방법이 있습니다. 결코 가볍게 전쟁을 시작하여 그의 털끝만한 피부도 손상시키지 않을 것이고, 귀관과 도장을 난처하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노도인은 그 말에 아연하여 그녀를 몇 번 훑어보다가 문득 기뻐하며 말했다.
“내가 보기에 도우는 만면에 기운이 뛰어나 보통 사람의 아니며. 게다가 이렇게 아름다운 미색을 가지고 있다니, 소도는 90여 세나 되는 사람인데 오늘에서야 비로소 처음 본 것이라 세상에 이런 아름다운 얼굴이 있는지 의심스럽소이다. 오늘 도우의 말을 들어보니, 설마 천상에서 진짜 신선이 인간계로 내려와 놀러온 것이 아니겠습니까? 만약 그렇다면 조공자의 젖비린내 나는 무리는 겁낼 것이 못 됩니다. 지금의 진나라는 …
진秦이라는 글자를 말하자, 갑자기 입을 다물고, 말을 잇지 못하고, 급히 사방을 둘러보다가, 아무도 보이지 않자, 비로소 혀를 내밀며 스스로 퉤 하고 웃었다.
”지금은 어떤 시대입니까? 여기는 어디입니까? 나이가 아흔이 넘었는데도 이렇게 말이 많으니, 내일 일이 터져도 이 눈앞의 진선이 구하러 오지 않을까 걱정되네요.”
하고 말하고 또 “낄낄” 웃었다. 그 닭살같이 시커먼 늙은 얼굴이 갑자기 푸르러지고 푸르다가 자색으로 변해 아주 애교스런 모습을 나타내어 몸을 기울여 선고에게 웃으며 말했다.
“도우, 하지만 어떻게?”
선고는 그가 갑자기 말이 많아지다가 갑자기 자책하다가, 또 이렇게 어조를 바꾸자, 정말 참지 못하고 호호 웃었다. 그는 더 이상 말하지 않으려 했기에, 경사에서는 입단속이 매우 엄격하다는 것을 알았고, 궁중에 분명 정탐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두려워서 이런 모습을 보였고, 그래서 고서에서 “백성의 입을 방비하는 것이 냇물을 방비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말을 떠올리며 자신도 모르게 탄식했다.
노도인은 더 이상 그녀에게 성가시게 굴지 않고, 즉시 심부름꾼을 불러 선고를 서쪽 별채에 데려다 쉬게 하고, 선고에게 만약 사용할 물건이 있으면, 얼마든지 이 심부름꾼에게 알리라고 말했다. 선고는 여러 번 감사드렸다, 심부름꾼을 따라 객실을 나와 서쪽으로 가면서 한편으로는 도인이 말한 도행이 있는 법사가 기억났다, 어느 분이 무슨 재주가 있는지 모르지만 만약 고심한 도술이 있다면 자신이 잠시 가서 몇 마디 가르침을 받아야지. 이번 여행은 좋은 기회라고 할 수 있겠다.
생각하다가 넋을 놓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남자 한무리가 히히하며 쫓아오는 소리가 들려 자기도 모르게 뒤를 돌아보았다. 아야야, 큰일이다, 큰일. 알고 보니 이 무리 사람들은 바로 조공자와 그의 주변의 졸개들이었다, 이때 마침 도관에 왔는데, 대문에 들어서자마자 몇 명의 비위를 맞추는 도인들이 알려준 것이었다: 관중에 새로 절색의 여 도사가 왔는데, 용모가 어찌나 아름다운지, 몸매가 얼마나 가지런한지, 살갗이 어떻게 희고 머리가 어떻게 새까만지, 정말 세상에 드문 미인이다, 공자가 이 오랫동안 얻은 몇 명의 미인보다 정말 몇 배나 낫다. 지금 어르신께서 손님을 모시고 객청으로 함께 가셨습니다. 공자님, 어서 가십시오, 반드시 만날 수 있습니다.
공자는 듣고 기뻐서 몇 번이나 펄쩍 뛰어 나는듯이 객청에 도착했다. 노도는 마침 길에서 선고를 배웅하고 거기서 하인 일행들을 거느리고 객실을 치우고 있었다. 공자가 들어왔는데 듣던 미인이 보이지 않았다. 졸개 중에 유명한 위응금(魏應琴)이라는 사람이 공자가 입을 열기도 전에, 두 걸음을 다가가서 노도인을 한 주먹으로 쥐어잡고, 이어서 도인의 옷깃을 끌며 야단쳤다:
”이 늙은이, 어째서 너는 우리 공자님의 선녀같은 미녀를 어디로 데려갔느냐?”
노도는 마침 하인을 지휘하고 있으며 마음을 다른데 쓸 겨를이 없었는데 그가 오자 일찌감치 놀라서 몸을 위로 껑충 뛰듯이 하며 꾸벅 절을 했는데, 급히 공자의 일행들을 뒤돌아보며 황급히 웃는 얼굴로 절을 하고, 몸을 숙여 인사를 하며,
“공자분들은 방금 온 그 여자 도사를 묻는 것이오?”
공자등은 그의 그 모습을 보고 모두 손뼉을 치며 웃었고, 그의 이 반문에 공자는 웃음을 참지 못하며
”맞다, 방금 당신이 초대해서 들어온 것 아니냐? 그렇게 좋은 물건이 있는데, 공자님께 편지를 보내지도 않고, 내가 직접 와서 조사해 볼 때까지 기다리다니, 너는 그녀를 어디에 숨겼느냐? 이런 사람은 산 채로 때려죽여야 하지 않겠는가?”
노도는 혀를 내밀며 웃었다.
“공자님은 아주 쉽게 말씀하시네요, 노도는 90여 세나 되는데, 두 다리가 어찌 저의 급한 마음대로 일을 처리해 줄 수 있겠습니까? 원래는 그녀를 도관에 두고 그녀의 방을 배치한 후에 댁에 보고하려고 했습니다. 공자께서 이렇게 큰 복이 있으시다고 생각하니, 헛소리할 필요 없습니다, 진작에 귓속말로 보고받고 바로 달려왔습니다. 이렇게 빠른 수단은, 저같이 헉헉하며 죽어가는 폐물이 어찌 따라잡을 수 있겠습니까?”
한바탕 말에 공자는 크게 웃고 급히 위응금에게 손을 놓으라고 명령했다:
”이 도장은 좋은 분이시니, 그에게 너무 심하게 농담하지 말게, 이렇게 나이가 많으신데, 놀라게 하면 되겠는가. 내일 문제가 생기면 한차례 살인사건의 소송에서 나는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
여러 일행들이 듣고 모두들 와르르 웃었고, 위응금은 단지 입만 뾰족 내밀고 혼자 한바탕 중얼거리더니 그만이었다. 그러자 노도가 또 한 사람을 보내어 말했다.
”조공자와 나으리 몇 분을 모시고 새로 온 신선미인을 찾아가거라.”
공자는 신선미인이라는 네 글자를 듣자 저도 모르게 실소를 터뜨리며,
”이 늙은이 좀 봐라, 이 나이까지 늙어서도 아직도 저렇게 떠들썩 하느냐.”
말을 끝내자, 더 이상 노도인은 아랑곳하지 않고, 모든 사람을 데리고 파견된 사람들과 함께 몰려나와 서쪽으로 하선고를 뒤쫓았다.
선고는 한 편으로 생각한 바가 있고, 다른 한 편으로 도관의 경치도 보려고 했는데, 이때 마침 이 원수같은 토호 무리를 만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한 걸음씩 한가롭게 걷고 있는데 홀연 휘파람 소리가 들리더니 주구들이 우르르 몰려와 선고의 앞뒤 좌우를 돌아 단단히 포위했다. 선고는 비록 도법과 담력이 있었지만 갑작스러운 횡포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선고가 얼마나 난처하게 될지 다음을 보자.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3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