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구도인(無垢道人)
【정견망】
각설하고 선고와 종리준 부자는 철괴선생이 표범과 종리권이 과거세에 우정이 있다고 하였는데, 속으로 매우 의혹이 있어 급히 선사에게 물었다.
“어떻게 이 짐승이 사람과 과거세에 우정이 있다고 보십니까!”
철괴선생은 “곧 알 수 있으니 자세히 물어볼 필요가 없다.”
사람들이 감히 묻지 못했다. 잠시 후 많은 곳을 지나갔는데, 모두 매우 수려한 곳이었다. 사계절 지지 않는 있었고, 겨울과 여름에 잘 우는 새도 있었고, 더욱이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생물들도 많았다. 모두 가지런하고 수려하게 생겼다, 어쨌든 모두 인간세상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철괴선생은 앞의 작은 다리를 가리키며, “저쪽에 흐르는 물이 있고, 물속에 배가 준비되어 있다. 우리가 저쪽에 도착하여 배를 타고 저쪽에 있는 집으로 가면 빈도의 누추한 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사람들에게 간단히 연회를 준비하라고 명했으니, 가서 여러분께 소상히 말씀드리면 어떻겠습니까? “
종리준과 선고 모두 매우 고맙다고 했고 종리권과 그의 누나는 좋아서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 종리권은 철괴선생의 짧은 쪽 다리를 껴안고 “나의 사부님, 나의 좋은 사부님, 당신은 어떻게 이렇게 좋은 갈 곳이 있습니까? 사부님을 따라 이곳에서 평생을 살 수 있다면 충분합니다.”
철괴선생은 ”그건 어렵지 않아. 선도를 닦으면 이 작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온 세상을 네 주머니에 넣기도 쉬운 일이니까.”
종리준이 야단쳤다.
”애야 귀찮게 굴지 마라, 나중에 스승님의 미움을 사면 널 원하지 않으시겠다.”
철괴선생과 하선고 모두 웃으며 그를 그치고 말하였다.
“어린아이들은 그렇게 활발해야 좋습니다. 우리 도가는 간교한 마음(機心)이 없는 것을 강구하는데 그의 지금과 같이 것이 간교한 마음이 없는 때입니다. 이것은 그들 유교에서는 `천진한 마음赤子之心`이라고 합니다. 성인 공자님은 `상고 시대 우순은 무위로 다스렸다(無爲之治)`라고 말씀하셨는데 바로 이 도리입니다. 우리 조사 어르신이 지은 《도덕경》 30권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무위입니다. 무위는 기심이 없는 것입니다. 기심은 일단 생기면 많은 것으로 변합니다. 그러면 어찌 무위로 다스릴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도를 닦는 것도 어려서부터 출가하여 사리에 통하는 것이 어른보다 훨씬 쉽습니다!”
준은 비로소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일행 5명이 다리 쪽으로 가보니 다리는 넓지는 않지만 교각이나 연결한 곳아 없이 마치 하늘이 만들어 놓은 것 같았고 사용한 재료도 이름도 알 수 없고 진귀한 보물이 상감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종리권(鐘離權)은 다리 위에 서서 손으로 그 다리 기둥을 쓰다듬으며 아버지에게 웃으며 말했다.
“이것 참 재미있네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철괴선생이 일갈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게 무슨 놀기에 좋으냐, 노리개는 비록 작은 일이지만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마음이 움직이면 수도에 방해가 된다, 출가해서 뭐하겠느냐?”
종리권(鐘離權)은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라며 얼른 손을 움츠리고 정색을 하며 “사부님, 제자는 원래 노리개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지금껏 본 적이 없는 것이라 저도 모르게 입 밖으로 튀어나온 것이니, 사부님 용서해주세요.”
철괴선생은 웃으면서 말했다.
“아까 말하지 않았느냐, 수도는 부동심을 근본으로 해야 한다. 마음이 움직이면 마가 생기게 되어 평생 이룬 것이 없게 된다. 너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것이라고 놀랐다고 했는데 이것도 수도인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아니니, 앞으로 이것을 끊어야 한다.”
선고는 한쪽에 서서 고개를 끄덕이며 탄복했다. 종리권의 목덜미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게 바로 수도의 지극함(修道至言)이다. 착한 아이야, 도를 배우려면 먼저 이 말을 잘 기억해야 한다, 마지막 단계까지 추적해야 하는데는 이 말을 기억하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이 말을 기억하려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그것은 또한 마음을 쓰는 것 중 한가지이다!”
그러자 철괴선생은 칭찬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모두 준비된 배에 탔는데, 배에는 두 여자가 노를 들고 시중들고 있었다. 다섯 사람이 배에 타고 노를 한 번 젓자 아래로 향하여 나는 듯이 나아갔다. 잠시 후 철괴선생이 가리키는 그 집에 도착하자 철괴선생이 말했다.
“도착했습니다, 모두 뭍으로 올라갑시다.”
두 여자가 배를 묶어놓고 크고 어른 아이 다섯 명이 차례로 뭍으로 올라왔는데, 그 집은 비록 그리 넓지는 않지만 아주 정교하게 지어졌고, 그 위아래로 이어진 곳도 마치 그 다리처럼 이어붙인 흔적이 전혀 없었다. 철괴선생 자신이 주인이라고 하면서 네 사람을 실내로 초대하자 남녀 하인들이 줄줄이 나와 인사를 했다.
철괴선생은 그들을 정교하고 우아하게 꾸며진 작은 서재로 안내하고, 그들이 자리에 앉자 종리권에게 “그 표범이 왜 너와 전생에 우의가 있는지 아느냐, 와서 보아라.”
종리권은 웃으며 “사람이 왜 이런 나쁜 짐승과 무슨 인연이 있나 하는 의구심이 들어요.”
철괴선생은 대답하지 않고 소매 속에서 작은 호로병을 꺼냈는데, 그 호로병 위에 구멍이 있어 두 눈으로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얘야, 이리 와봐, 이 안에 뭐가 들어 있니?”
종리권의 말에 따라 구멍 안을 들여다보니 높은 산 위에 궁전이 하나 있고 궁전 주위는 마치 큰 정원과 같으며 내부 경치는 방금 주전자 안에서 본 것보다 더 정교하고 아름다우며 많은 선인들이 구름과 안개를 타고 끊임없이 왕래하고 있었다. 이 궁전 앞의 대전에는 마치 익히 알고 있는 듯한 노 신선이 정중앙에 앉아 있고, 많은 선인들이 앉아서 훈계를 듣고 있는데, 철괴선생도 그 안에 있었다.
그 노 신선은 먼저 철괴를 바다로 보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도 바다로 떠났다. 떠날 때 한 동자에게 명하여 그의 푸른 소를 돌보고 지키며 조심하라고 했다. 그러나 동자는 그가 가기를 기다렸다가 정원으로 가서 한 무리의 아이들과 놀았고 잠시 후 또 그 소를 정원으로 끌고 들어가서, 모두들 시합을 했다. 그 소가 지휘를 듣지 않자 동자가 몇 번 때려서 소의 성질을 건드렸고 뜻밖에 인간으로 도망쳐 많은 큰 일을 저질렀다. 가장 이상한 점은 먼저 도착한 곳이 자신이 사는 시골 뒤편의 큰 산과 비슷하다는 것인데, 이때 어찌된 일인지 표범 한 마리와 친하게 지냈고 늘 같은 집에서 지내고 함께 자곤 했다.
나중에 표범이 새끼 표범을 낳았고, 소는 집을 떠나 또 다른 곳으로 가서, 인간 몸으로 변해 남의 부녀를 유인하고, 심지어 여자의 본 남편을 잡아들이고 그는 오히려 그녀들의 남편으로 환화해 이 여자들과 술을 마시며 놀았기 때문에, 도를 닦는 한 여자를 격분시켜 그것을 곤란하게 만들었다. 이 도고의 형상은 모든 것이 눈앞에서 함께 온 하선고의 모습이었으며 이 때문에 종리권은 거의 소리를 지를뻔 했다.
철괴선생은 자기도 모르게 빙긋 웃으며 무엇을 보았느냐고 물었다. 종리권은 문득 고개를 들어 선고를 보고 동굴 속의 도고를 보았다. 철괴선생은 “혹시 그 안에도 그녀가 있었느냐?”
종리권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여전히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도고는 그 소를 잡을 수 없었으나 다행히 다른 선녀가 와서 구원을 해주었고, 동시에 그 소의 주인인 노선인이 다른 동자를 보내어 소를 궁으로 데려왔고 원래 목동을 하계로 폄하하여 어느 집으로 환생시켰는데, 그 아이의 용모와 몸매는 완전히 자신의 모양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고, 게다가 아이의 부모와 누나도 완전히 자기의 부모와 누나였다. 종리권의 놀람이 이만저만이 아니어서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며 손에 든 호로병을 하마터면 버릴 뻔했다. 종리준 부녀와 선고도 모두 크게 놀라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어서 이렇게 무서운지 물어보았으나, 철괴선생만은 빙그레 웃으며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종리권은 호로병을 손에 들고 더 이상 쳐다보지도 않고 말도 하지도 않고 멍하기만 했다. 한참 멍하게 있다가, 마음속으로 완전히 크게 깨닫고, 갑자기 눈물을 비오듯 흘리며, 비통하게 외치며 괴로워 철괴 선생의 발 옆에 엎드려 일어나려 하지 않았다. 철괴선생은 웃으며 그를 일으켜 세웠다.
“너는 자기의 출신을 알겠느냐? 너는 네가 인간 세상에 온 이유를 아느냐?”
종리권은 눈물을 닦으며 “제자는 전부 다 알았습니다. 제자가 천궁에서 잘 지내다가 실수로 그런 큰 일을 저질러 인간계로 귀양갔으니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모두 깨달았습니다. 스승님께서 자비를 베풀어 주시고, 제자를 하늘로 돌려보내 주시면 더 이상 소원이 없겠습니다.”
철괴선생은 웃으며 “너는 이분 사부님께 가서 호로병에서 본 정황을 물어보아라, 도대체 이런 일이 있는 것인지?”
종리권이 정말로 그 도고가 소를 항복받은 상황을 하선고에게 물었더니, 선고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 철괴선생은 오히려 종리권에게 또 호로병 내에 다른 것이 있는지 다시 한번 살펴보라고 명령하였다. 종리권은 “제자가 아직 모르는 것이 하나 있는데, 과연 그 소가 낳은 표범이 오늘 잡은 그 녀석인가요? “
철괴는 “그것이 아니고서야 어찌 전생의 인연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하면서 종리권을 일으켜 세웠다.
하선고도 이 말을 듣고 좀 이해한 듯 얼른 종리권에게 물었다.
“이 표범은 틀림없이 내가 항복받은 소가 낳은 것이다, 그러냐?”
종리권은 “네, 바로 이 물건이 낳은 것입니다.”
하선고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종리권은 다시 호로병을 들여다 보니, 아래의 일은 어린 표범이 어미 표범을 따라 산속에 살았는데 어미 표범은 사람에게 죽임을 당했고, 어린 표범은 혼자 드나들며 자라서 종종 그 살찐 짐승을 골라 잡아먹었지만, 사람을 잡아먹는 것은 보지 못했다.
종리권은 이런 것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어쩐지 오늘 죽지 않더라니, 이 짐승은 스승님께서 데려오셨으니 아마 복을 좀 받았나 봅니다.”
사람들은 그가 혼잣말을 하는 걸 보고 다들 어리둥절했다.
종리권은 다시 계속해서 보니, 자신이 자라온 역사와 오늘 표범을 사냥하다가 신선을 만난 상황이었다. 선고를 모시고 표범을 끌고 집으로 가다가 도중 철괴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오기 전까지였다. 그후 호로병 안은 캄캄하여 조금도 볼 수 없었다. 철괴선생은 바로 호로병을 가져가서 하선고에게 건네주었다.
“도우, 자네도 보게. 그중에서 너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이유가 있다네.”
선고가 받아서 웃음을 머금고 호리병 안을 들여다보았다. 알고 보니 그녀 자신의 일이었다. 그녀를 가장 놀라게 한 것은 이현이 그녀와 헤어진 후부터 갑자기 철괴로 변한 그 사정도 낱낱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선고는 비로소 철괴 선생의 내력을 알게 되었는데, 바로 눈앞에 있는 철괴 선생이 예전의 이현이었다. 철괴 선생의 내력을 알아본 선고는 비로소 그에게 고개를 돌려 웃으며 “바로 이 사형이었군요, 어쩐지 두 대에 걸친 깊은 교류같은 소리를 하더라니. 이렇게 따지면, 사형 외에 두 번째 사람은 더더욱 없습니다. 그런데 사형이 또 이렇게 변해서 내가 어떻게 알아보라는 것이예요?”
철괴선생은 자신도 모르게 크게 웃었다. 그래서 선고와 종리권은 각각 호로병에서 본 일을 종리준 부녀에게 알려주었다. 철괴선생은 웃으며 말했다.
“당신들이 모두 알았으니, 여기 남아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돌아가세요.”
그러면서 손에 든 지팡이를 들어 호리병에 일격을 가했다. 갑자기 하늘이 진동하는 소리에 모두 놀라 정신을 차리고 보니 모두 여전히 종리권의 집에 있었다. 주전자 안에서 보았던 상황을 회상해보니 마치 이상한 꿈같았다. 모두가 철괴선생이 알려준 은혜에 다시 한번 감사했다.
철괴선생은 종리가에서 선고, 종리권과 함께 아침저녁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선고는 여러 번 유법사를 구하기 위해 비장방을 찾아달라고 부탁했지만, 철괴는 단지 “잠깐만, 괜찮아.”
3일이 지난 후, 선고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철괴선생은 갑자기 그녀에게 웃으며 말했다.
“자네가 찾고 있는 비장방은 오늘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 네가 그를 왜 만나려고 하느냐?” 그러자 선고는 “별일은 아닙니다, 지난번에 조씨 도적의 일로 얽혔을 때 축지법으로 저를 도와준 적이 있습니다, 일은 비록 작지만, 그 정에 감명받았고, 게다가 그의 동지들도 있습니다. 이 법사가 도둑에게 잡혀가서 생사를 알 수 없으니 그에게 소식을 알려야 합니다. 게다가 이 화의 원인은 나 혼자 때문인데, 수수방관한다면 양심상 어떻게 지나가겠습니까?”
철괴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으며 말했다.
“네게 말하겠는데, 비장방의 축지법도 내가 가르친 것이다. 내가 목동이 인간세계로 폄하된 것을 보았기 때문에 조사님에게 부탁하여 동문의 정으로 인간계에 와서 그의 도를 이루기를 바랐다. 만약 꾸준히 노력한다면, 앞으로 공행이 원만하고, 지위가 우리 항렬과 견줄 수 있으니, 어찌 일개 목동에게만 그치겠는가? 그렇다면 어찌 새옹지마의 복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는가, 불행 중 큰 행운이 있을수도 있는데 전부 그의 수행에 달려 있다.
만약 정도를 배우지 않고, 세속의 것을 추구하며, 일곱가지 정에 얽매여, 여섯가지 욕망을 채우고, 영성을 해쳐 본성을 가린다면, 도를 닦아도 이루지 못할 것이다, 악의 장부가 가득 차면, 죽으려 해도 죽을 수 없다. 사람이 죽으면 축생도에 떨어져 더 이상 인간이 될 수 없다면 어찌 두렵지 않겠는가?
나는 이런 위험이 생각나서, 일단 보살핌을 받지 못하면, 혈기가 아직 안정되지 않은 청년이 외마의 물욕에 이끌려 다시 올바른 길로 돌아오려면, 얼마나 많은 힘이 들까 하는 생각이 들어 급히 그를 보러 왔다, 이 동자 시절에 어떤 일이 있었고 동시에 속된 일도 많으니, 기회를 틈타 한번 처리해 보겠다. 그중에서 사매에 대한 일은 나의 관심 중 하나이다. 사매가 여기 오기 전에 스승님께서 나에 대해 언급하셨는가?”
그러자 선고는 “사형을 만날 수 있다고 하셨으나 스승님은 이현만 말씀하시고 사형이 모습과 성을 바꾼 일은 언급하지 않으셨기 때문에 알아뵙지 못했습니다. 사형이 호로병이 인과를 보여주지 않았더라면 아직도 수수께끼에 싸여 있을까 두렵습니다! “
철괴는 크게 웃고 “내가 여기 온 지 오래되었는데, 종리가 아이의 용감함과 효성, 우의를 알게 되니, 정말 신선의 좋은 재목이어서 속으로 기뻐했다; 또 네가 곧 올 줄 알고, 특별히 너희 둘이 만난 후에 다시 만날 것을 기대하며, 가는 김에 그 표범을 구했다.
이 물건은 종리권과 전생의 우정이 있을 뿐만 아니라 나도 그보다 한 세대밖에 더 안 살았으니 모두가 동문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조사한 바로는 그것이 사람을 해친 일이 없다, 만일 이 야성의 것이 이런 좋은 지식을 가질 수 있다면 이런 것은 비정상이라고 할 수 있다. 비정상인 것은 사람이나 물건을 막론하고 모두 귀하다, 그래서 나는 특별히 이것을 나의 호로병에 넣고, 재주를 좀 써서 가르치고 발탁하여 장차 탈것으로 충당하거나 위로 올라갈 다른 길을 열어주어 그의 착한 마음에 헛되지 않게 하려고 한다.”
모두가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칭찬했다.
종리준도 옆에서 탄식했다.
“동물도 사람을 죽이지 않으면 어떤 스승이 있어서 데리고 가는구나. 예를 들어, 내가 뜻밖에도 인간으로서 그런 야만심이 있어서 셀 수 없이 많은 짐승들을 죽였는데 앞으로 어떻게 고통을 받아야 할지 모르겠다.”하고 말하며 아들의 등을 두드리며 웃으며 말하였다.
“착한 아이야, 네가 정말 네 아버지께 효도할 수 있다면, 빨리 수도하여, 네 아버지를 대신하여 공덕을 많이 행하고, 전에 저지른 악한 일을 속죄하도록 하여라.”
종리권은 아버지의 가르침을 받고 정색을 하며 말했다.
“아버지는 안심하세요, 아들은 비록 어린애이지만, 패기는 어른보다 더 좋습니다. 출가하기로 마음먹은 이상 내 머리를 자르고 내 심장을 파헤쳐도 두렵지 않습니다, 어쨌든 이 도를 완성해야만 돌아와 아버지를 뵐 면목이 있을 것입니다, 조금이라도 게으르거나 뜻을 세우지 못하고 도중에 포기한다면, 사부님께 벼락으로 나를 죽일 것을 부탁드립니다, 절대 원망하지 않을 것입니다.”
종리준은 그가 이렇게 단호하게 말하는 것을 보고 오히려 자신도 모르게 슬피 울며 영웅의 눈물을 흘렸다. 철괴선생은 “그렇게 뜻을 세웠는데도 안 되는 일이 또 있겠느냐. 하지만 아이가 어른이 된다는 너의 말은 반댓말이 되어버렸다. 지금까지는 아이의 마음을 보존하여 신선의 길을 찾아야만 했다. 도리어 어른이 된 후에 지식은 부유하고 외부의 유혹은 날로 번창하여 도를 깨닫는데 첫 번째 장애물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네가 영원히 아이의 마음씨일 뿐이기를 바란다, 성인이 된 후에도 이 아이의 마음을 바꿀 수 없다. 이렇게 해야만 적은 노력으로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너는 원래 선연의 근기가 있는 사람이고, 또 이렇게 한결같으니, 이렇게 정진하면, 50세 안에 절반 이상의 공행이 있을 것이다, 그때 네가 집에 돌아오면 네 아버지를 제도하여 지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종리 부자가 그 말을 듣고 기쁨을 이기지 못했다. 철괴선생은 또 “지금도 내가 너희에게 알려주겠다. 그 비장방이 우연히 나를 만났는데, 내가 보기에 그의 자질이 매우 좋아, 그를 공적인 일로 보내야 하니, 먼저 그의 축지법을 전했다.”
선고는 이 말을 듣고 “사형께서 그에게 무슨 공적인 일을 하라고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철괴선생은 “네가 여기 온 지 이틀이 지났는데 진시황의 잔악한 일을 들을 수 있었다. 그의 이런 행동은 도리로 따지면 좋게 끝날 수 없고, 그는 만족할 줄 모르면서, 무슨 금단대도를 찾으려 한다. 지난번 태산(泰山)에서 동순東巡할 때 제자 비비(飛飛)를 보내 그의 옥새를 빼가게 하였는데, 이번에 사람을 보내 황하에게 제사지내자, 나는 비장방(费長房)을 시켜 달려가 그의 옥새를 돌려주고, 그에게 ‘망진자호(亡秦者胡)’라 경계하였다. 이건 胡人이라는 胡가 아니라 또 다른 천기가 있으니 누설할 수 없다.
뜻밖에 그는 또 그 취지를 오해하였다, 지금 호인(胡人-오랑캐) 중 다만 흉노가 가장 강하여 북방 일대를 왕래하며 유목하고 있는데, 그는 대장 몽념을 보내고 백성들을 강제로 군대를 보조하게 하였다, 동해에서 천산이라 불리는 서쪽 곤륜산 아래까지, 장장 4천여 리에 걸쳐 장성을 쌓았기 때문에, 원성이 사방에서 일어나고 백성들이 고생하고 있다.”
철괴선생이 이 말을 하자 선고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탄식하였다.
“알고보니 이런 학정이 있었군요, 경성에 처음 왔을 때 온 성의 사람들이 모두 이마를 찌푸리는 것이 마치 큰 근심이 있는 것 같았는데, 이런 일이 있었군요.”
철괴선생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한가지 일을 말했다.
무슨 일일까. 다음 회를 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