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견망】
명대 장풍(張飌)이 그린 제갈량상(諸葛亮像). (국립고궁박물원 제공)
세상의 운명과 국가의 정책 결정, 예컨대 유비가 칭제(稱帝)하고 오와 촉이 동맹하거나, 적벽대전의 화공, 그리고 조조, 주유, 관우 등의 죽음에는 모두 천상의 변화가 나타났다. 별을 관측해 미래를 예측하는 이 신기한 관성술(觀星術)은 삼국 군웅들의 운명에 신비로운 색채를 더해즌다. 그렇다면 《삼국연의(三國演義)》에서 제갈량은 별자리와의 대응을 통해 어떤 인물들의 운명을 예측했을까?
주유의 죽음과 노숙의 대행을 알다
제갈량이 형주(荊州)에 있을 때 밤에 천상(天象)을 관찰하다가 장성(將星 장수별)이 땅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그는 주유가 죽었다고 말했다. 날이 밝자 관찰한 천상과 그에 대응하는 인간 세상의 일을 유비에게 알렸다. 유비가 사람을 보내 알아보니 주유가 정말로 죽었다는 소식이 왔다. 유비가 제갈량에게 “주유가 이미 죽었다면 이제 어찌해야 하는가?”라고 묻자, 제갈량은 “주유를 대신해 군대를 이끌 사람은 반드시 노숙(魯肅)일 겁니다”라고 대답했다. 알고 보니 그는 이미 하늘의 장성(將星)들이 동쪽에 모인 것을 발견했으며, 이에 조문을 구실로 강동에 가서 유비를 보좌할 인재들을 영입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당시에는 전화나 전보 같은 즉각적인 통신 수단이 없었지만, 제갈량은 천상의 변화를 통해 주유의 죽음을 정확히 예지했고 노숙이 그를 대신할 것까지 알았다. 주유는 죽기 전 손권에게 유서를 남겨 매사에 소홀함이 없는 노숙을 후임으로 추천한 바 있다. 제갈량은 천상의 예시를 정확히 읽어낸 것이다.
장수에게 흉한 일이 많을 것을 예지하고 방통을 위해 울다
촉의 호걸 팽양(彭羕)은 직언을 하다 유장(劉璋)의 노여움을 사서 머리카락과 수염을 깎고 형구를 채우는 곤검(髠鉗)의 형을 받았다. 이로 인해 팽양은 머리카락이 짧았다. 훗날 그가 부성(涪城 지금의 면양綿陽)에 왔을 때 방통과 법정의 추천으로 유비를 만났다. 당시 유비는 낙성(雒城)을 취하려 하고 있었는데, 팽양이 “장수가 되어 어찌 지리를 모를 수 있습니까? 현재 군대의 앞 진영이 부강(涪江)에 접해 있으니 적이 강물을 터뜨려 앞뒤를 포위하면 아무도 살아남지 못할 것입니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한 “천상을 관찰하니 강성(罡星)이 서쪽에 있고 태백성(太白星)이 이곳에 임하니 불길한 일이 있을 것이니 마땅히 신중히 하셔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이에 유비는 공격을 맡은 장군 위연과 황충에게 사람을 보내 적군이 강물을 끌어들이는 것을 방어하라고 지시했다. 그날 밤 적이 공격해 왔으나 도리어 강물을 터뜨리려던 적장 냉포(冷苞)를 사로잡았다.
유비가 팽양을 대접할 때 제갈량이 마량(馬良)을 통해 보낸 서신이 도착했다. 유비가 서신을 열어보니 제갈량이 밤에 태을수(太乙數)를 계산하여 올해 강성이 서쪽에 모인 것을 알았다는 내용이었다. 또한 천상을 관찰하니 태백성이 낙성 분야에 임하여 군대를 주관하는 장수(主軍將帥)에게 흉한 일이 많을 것이니 출군을 조심하라고 간절히 일렀다.
하지만 방통은 속으로 ‘제갈량이 내가 서천(西川)을 취해 큰 공을 세울까 봐 일부러 서신을 보내 가로막는 것이로구나’라고 생각했다. 방통은 “저도 태을수를 추산할 줄 아는데 강성이 서쪽에 있는 것은 하늘ㅇ리 주공께서 서천을 얻을 징조를 드러낸 것이지 흉한 일이 아닙니다. 저 방통도 점복과 천문을 아는데 태백성이 낙성에 임한 것은 앞서 촉의 장수 냉포를 참한 것으로 이미 흉조가 응험한 것입니다.”라며 유비에게 의심치 말고 급히 진군하라고 권했다. 방통의 거듭된 재촉에 유비가 군을 이끌고 나아갔으나, 결국 방통은 낙봉파(落鳳坡)에서 적군의 화살을 맞고 죽었으며 한군(漢軍)의 손실은 매우 컸다.
당시 제갈량은 형주에서 칠석을 맞아 관리들과 연회를 열고 있었다. 이때 갑자기 정서방 위쪽에서 별 하나가 하늘에서 떨어지며 빛이 사방으로 흩어지는 것을 보았다. 제갈량은 크게 놀라 술잔을 땅에 던지고 얼굴을 가린 채 통곡했다. 사람들이 영문을 몰라 묻자 제갈량은 일전에 강성이 서쪽에 있어 군사(軍師)에게 불리한 것을 보고 유비에게 신중히 방비하라는 서신을 보냈는데, 오늘 밤 서쪽에서 별이 떨어졌으니 방통이 반드시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갈량은 “지금 주공(主公)께서 또다시 팔 하나를 잃으셨구나.”라며 슬퍼했다. 며칠 뒤 유비가 보낸 서신을 통해 방통이 전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장성이 떨어지고 관우와 장비가 난을 당하다
관우 부자가 맥성(麥城)에서 패해 도망치다 손권에게 사로잡혔다. 관우는 유비와 도원에서 결의하며 한실을 돕기로 맹세했기에 손권에게 항복하기를 거절했다. 손권은 호걸인 관우를 아껴 예우하며 귀순시키려 했으나, 주부 좌함(左咸)이 나중에 화근이 될 수 있다며 즉시 제거하라고 권했다. 손권은 잠시 침묵하다 관우 부자를 죽이라 명했다.
제갈량이 밤에 천상을 관찰하다 장성(將星)이 형초(荊楚) 땅에 떨어진 것을 보고 관우가 반드시 해를 입을 것임을 알았다. 유비는 밤에 촛불을 켜고 책을 보다 깜빡 잠이 들었는데, 꿈속에서 찬 바람이 불며 촛불이 꺼졌다가 다시 밝아지더니 등불 아래 관우가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유비가 왜 피하느냐고 묻자 관우는 울면서 “부디 형님께서 군사를 일으켜 아우의 한을 풀어주십시오!”라고 말한 뒤 사라졌다. 유비가 놀라 깨어나 제갈량을 불러 꿈 이야기를 하자, 제갈량은 이미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았으나 유비가 너무 슬퍼할까 봐 차마 밝히지 못했다.
관우가 살해된 후 유비는 백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동오(東吳)를 토벌하러 나섰다. 어느 날 밤 유비는 공연히 가슴이 뛰고 잠을 이루지 못해 장막 밖으로 나갔다가, 서북방에서 큰 말(斗) 같은 별 하나가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유비가 놀라 제갈량에게 물으니 대장 한 명을 잃을 징조이며 사흘 안에 소식이 올 것이라 답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장비가 시해되었다는 소식이 올라왔고 유비는 통곡하며 혼절했다.
장성을 보고 자신의 명이 얼마 남지 않음을 알다
제갈량이 오장원(五丈原)에 주둔했으나 사마의는 수비만 할 뿐 싸우러 나오지 않았다. 제갈량이 과로로 병이 들자 밤에 장막 밖으로 나가 천상을 살폈다. 별자리의 변화를 본 제갈량은 크게 놀라며 강유(姜維)에게 “내 명이 경각에 달렸구나”라고 말했다.
제갈량은 장막 안에서 북두(北斗)에 기도했다. “만약 칠 일 동안 주등(主燈)이 꺼지지 않으면 내 수명이 12년 연장될 것이고, 꺼지면 반드시 죽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육 일 밤 동안 등불은 밝게 타올랐다. 그러나 사마의 역시 천상을 볼 줄 알았는데 문득 마음이 움직여 우러러 천문을 보고 몹시 기뻐하면서 하후패에게 말했다.
“내가 보기에 장성이 자리를 잃었으니 반드시 제갈공명이 병에 걸려 곧 죽을 것이다.”
그날 밤 제갈량이 장막 안에서 기도를 올리고 있을 때 위연(魏延)이 급히 들어와 위군(魏軍)이 왔다고 보고하다가 발에 바람이 일어 주등을 꺼뜨리고 말았다. 제갈량은 생사는 명에 달린 것이니 더는 빌 수 없다고 탄식했다.
제갈량은 신기묘산(神機妙算)으로 죽음을 예견하고 사후 일을 안배했다. 그는 양의(楊儀)에게 비단 주머니를 건네며 내가 죽은 뒤 위연이 반드시 반란을 일으킬 것이니 그때 이 주머니를 열어보라고 당부했다. 그 안에는 위연을 벨 방책이 들어 있었다.
제갈량은 임종 전 사람들에게 부축받아 장막 밖으로 나갔다. 그는 북두를 우러러보며 별 하나를 가리키면서 “저것이 나의 장성이다.”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보니 그 별은 빛이 흐릿하고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 흔들리고 있었다. 제갈량은 양의에게 자신이 죽은 뒤 발상하지 말고 자신의 입에 쌀 일곱 알을 물린 뒤 발치에 명등(明燈)을 켜두라고 유언했다. 이렇게 하면 장성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고, 사마의는 장성이 지지 않은 것을 보고 의심하여 공격하지 못할 것이니 그 틈에 천천히 퇴각하라는 계책이었다. 제갈량의 이 계책으로 촉군은 무사히 퇴각할 수 있었다.
(근거: 《삼국연의》 제57회, 63회, 77회, 81회, 103회, 104회)
원문위치: https://www.epochtimes.com/b5/21/1/27/n12716311.ht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