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운
【정견망】

주유 (천외객 /에포크타임스 합성)
조조의 대군이 남하할 때 노숙은 수많은 백성을 거느리고 퇴각하던 유비를 따라잡았다.
노숙이 유비에게 동오와 연합해 조조에 대항할 것을 제안하니, 이는 제갈량의 융중대(隆中對) 계획과 일치했다. 유비는 흔쾌히 동의했고 제갈량이 곁에 있어 노숙과 제갈량은 즐겁게 대화하며 우정이 깊어졌다. 유비는 제갈량을 노숙과 함께 동오로 보내 손권에게 힘을 합쳐 조조에 맞서는 성의를 표하게 했다.
이때 남방의 손권은 조조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았다. “내 오늘 80만 수군을 거느리고 장군과 함께 동오에서 사냥을 하고 싶구려!”라는 내용이었다. 편지에 담긴 자신감과 위협에 동오의 신하들은 크게 놀라 투항을 권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손권은 불쾌한 기색으로 옷을 갈아입는다는 핑계로 자리를 떴다.
이에 노숙이 복도까지 쫓아가 손권을 가로막고 절박하게 말했다. “저는 조조에게 항복해도 되지만 장군께서는 안 됩니다. 제가 항복하면 조조는 저를 고향의 작은 관리로 삼아 소달구지를 타고 선비들과 교유하며 주군(州郡)의 관직이라도 하겠지만, 장군께서 항복하신다면 어디에 몸을 두시겠습니까?[1] 부디 조속히 결단을 내리시고 사람들의 말에 휘둘리지 마십시오.”
손권은 탄식하며 말했다. “그들의 말은 정말 실망스럽소! 그대의 생각이 나와 같으니 그대는 정말 하늘이 내게 주신 도움이오!”
손권을 설득하는 제갈량
이때 손권은 사실 이미 마음을 정했으나 그래도 노숙을 따라온 제갈량을 접견했다.
제갈량이 손권에게 말했다.
“조조가 관도 대전에서 이기고 이제 형주까지 격파해 위세가 천하를 진동합니다. 지금 영웅호걸이 맞서려 해도 힘을 쓸 곳이 없기에 유비 선생도 이곳으로 피신하셨습니다. 장군께서 분수를 헤아려 오, 월의 무리로 조조와 맞설 수 있다면 조속히 절교하십시오. 그럴 수 없다면 왜 신하들의 말대로 항복하지 않으십니까? 겉으로는 순종하는 척하며 속으로 망설이시면 화가 곧 닥칠 것입니다!”
손권이 반문했다.
“선생 말대로라면 유비는 왜 조조에게 항복하지 않았소?”
“옛날 전횡(田橫)은 제나라의 장사(壯士)에 불과했으나 절의를 지켜 치욕을 받지 않았습니다. 하물며 왕실의 후손이자 세상의 뛰어난 인재이자 뭇 선비들이 흠모하는 유예주(劉豫州 유비)께서 대업을 이루지 못한 것은 하늘의 뜻이니, 어찌 남의 밑에 들어가겠습니까?”
제갈량이 대답했다.
손권이 발끈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나 역시 오나라 백성 10만을 거느리고 있는데 남의 제약을 받겠소?”
사실 손권은 내심 유비의 능력을 의심하며 물었다.
“유비는 최근 조조에게 패했는데 어떻게 이 전투를 치를 것이오?”
“유예주께서 장판에서 패하셨으나 남은 병사와 관우의 수군이 1만 명이고 강하의 유기(劉琦)도 만 명 이상입니다. 반면 조조는 먼 북방에서 대군을 이끌고 와 피로가 극에 달했습니다. 이른바 강노의 끝(强弩之末)이라, 기세가 아무리 커도 가벼운 비단조차 뚫지 못하니 병법의 큰 금기를 범한 것입니다. 또한 북방 사람은 수전(水戰)에 서툴고 형주의 병사들은 형세에 눌려 항복한 것이지 진심이 아닙니다. 지금 장군께서 수만 병사를 내어 유예주와 합심한다면 반드시 조조를 꺾을 수 있습니다. 조조가 패해 북으로 돌아가면 남방의 세력이 강해져 삼국이 솥발처럼 대립하는 정세가 확립될 것입니다. 성공과 패배의 계기가 바로 오늘에 달렸습니다!”
제갈량의 이 말은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으며 이치에 맞아 유비의 존엄을 지키면서 적의 약점을 정확히 분석했다.
주유를 불러 결단을 내리다
한편 손권은 파양에 나가있던 주유를 불러들여 뭇 신하들 앞에서 의견을 듣기로 했다. 주유는 차분하게 승패의 관건을 지적했다.
“첫째, 조조군은 먼 길을 와 지쳐 있습니다.
둘째, 추운 겨울이라 말의 먹이가 부족합니다.
셋째, 북방 사람은 수전에 서툴고 풍토병에 취약합니다.
넷째, 서북에 마초, 한수 등 강한 세력이 있어 조조는 후방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실제 조조의 군사는 15~16만에 불과하며 그중 새로 항복한 형주 병사가 절반이니 마음이 하나로 일치된 것도 아닙니다.”

삼국영웅 – 주유. (청옥 / 에포크타임스)
주유의 분석은 제갈량의 관점과 거의 일치했다.
주유는 말을 마친 뒤 스스로 3만의 정예 병력만 있으면 조조를 막기에 충분하다고 했다.
주유의 말에 모두의 정신이 번쩍 들었다. 손권은 결심을 굳혔다. “조조가 북방 세력을 소멸시키고 이제 남은 것은 나뿐이오. 나는 조조와 양립할 수 없으니, 그대의 주장이 내 마음과 같소. 이것이 하늘이 우리에게 준 사명이오!”
손권은 칼을 뽑아 탁자 귀퉁이를 베어버리며 선포했다.
“다시 항복을 말하는 자는 이 탁자와 같이 될 것이오!”
마침내 청년 손권은 유비와 연합해 조조에 대항한다는 큰 계획을 확정했다. 유비와 손권은 동맹을 맺고 적은 병력으로 대군을 물리치는 세기의 대전을 치르기로 했다.
그날 밤 주유가 손권을 보자 손권이 그의 등을 두드리며 말했다.
“다른 신하들은 처자식의 목숨만 생각하며 제 몸 사리기에 바빠 실망스러웠소! 오직 그대와 노숙만이 내 마음을 알아주니 이는 하늘이 주신 도움이오. 3만 정병과 배, 식량, 무기를 준비했으니 그대와 노숙, 정보가 먼저 떠나시오. 내가 계속 병사와 식량을 보낼 것이오. 그대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며, 혹시 일이 뜻대로 안 되면 즉시 내게 돌아오시오. 내가 직접 조조와 승부를 겨루겠소[2]!”
전폭적인 지지와 따뜻한 신뢰 속에 손오의 군신은 국가의 존망을 걸고 의연하게 닻을 올렸다!
(계속)
주석
[1] 《삼국지》 <노숙전>:
손권이 조조가 동쪽으로 오려 한다는 소식을 듣게 된 때에 마침 이르러, 제장들과 더불어 의논하니 모두 손권에게 그를 영접할 것(항복)을 권하였으나, 노숙만이 홀로 말하지 않았다. 손권이 일어나 옷을 갈아입자 노숙이 처마 아래까지 쫓아가니, 손권이 그 뜻을 알고 노숙의 손을 잡으며 말하기를 “경은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가?” 하였다.
노숙이 대답하기를 “방금 여러 사람의 논의를 살피건대, 오로지 장군을 그르치고자 할 뿐이니 함께 큰일을 도모하기에 부족합니다. 지금 노숙은 조조를 영접할 수 있으나, 장군과 같은 분은 불가합니다. 왜 그렇겠습니까? 지금 노숙이 조조를 영접하면 조조는 마땅히 노숙을 향당(고향)으로 돌려보내 그 명성과 지위를 매길 것이니, 그래도 낮은 직위는 잃지 않을 것이며, 소가 끄는 수레를 타고 관리와 병졸을 따르게 하며 사대부들과 교유하다가, 관직을 거듭하여 주(州)나 군(郡)의 장관 자리는 잃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장군께서 조조를 영접하시면 장차 어디로 돌아가시겠습니까? 원컨대 일찍이 큰 계획를 정하시고 여러 사람의 논의를 쓰지 마십시오.” 하였다.
손권이 탄식하며 말하기를 “여러 사람이 내놓은 논의는 심히 나를 실망시켰소. 이제 경이 대계를 넓게 열어주니 바로 나와 같으니, 이는 하늘이 내게 경을 주신 것이오.” 하였다.
[2] 《삼국지》 <주유전> 인용 《강표전》:
손권이 칼을 뽑아 앞의 책상을 베며 말하기를 “제장과 관리들 중 다시 조조를 영접해야 한다고 말하는 자가 있다면 이 책상과 같을 것이다!” 하였다.
회의가 끝난 밤에 이르러 주유가 뵙기를 청해 말하기를 “저 사람들은 한갓 조조의 글에 수군과 보병이 80만이라 말한 것만 보고 각자 두려워하여, 다시 그 허실을 헤아리지도 않은 채 곧바로 이 논의를 여니 심히 무의미합니다. 지금 실상으로써 그것을 비교하건대, 그가 거느린 중원 사람은 15~16만에 불과하고 또한 군대는 이미 오래되어 피로하며, 얻어낸 유표의 무리 또한 고작 7~8만일 뿐이라 여전히 의구심을 품고 있습니다. 대저 피로하고 병든 병졸로써 의구심을 가진 무리를 거느리는 것이니, 무리의 숫자가 비록 많으나 참으로 두려워하기에 부족합니다. 정병 5만 명을 얻는다면 스스로(충분히) 그를 제압할 수 있으니 원컨대 장군께서는 염려 마십시오.” 하였다.
손권이 (주유의) 등을 어루만지며 말하기를 “공근, 경의 이런 말이 심히 과인의 마음과 합치되오. 자포(장소), 원표(진송) 등 여러 사람은 각자 처자식을 돌아보고 사사로운 생각을 끼고 있으니 깊이 실망하였소. 오직 경과 자경(노숙)만이 과인과 같으니, 이는 하늘이 경들 두 사람으로써 과인을 돕게 한 것이오. 5만 병력은 갑자기 모으기 어려우나 이미 3만 명을 선발하였고 배와 식량, 전쟁 도구가 모두 갖추어졌으니, 경은 자경, 정보와 더불어 곧 앞서 출발하시오. 과인은 마땅히 이어서 인원을 출발시키고 자금과 식량을 많이 실어 경의 후원이 되겠소. 경이 능히 해낼 수 있다면 진실로 결행하고, 혹시라도 뜻대로 되지 않거든 곧 돌아와 과인에게 오시오. 과인이 마땅히 맹덕과 결판을 내겠소.” 하였다.
원문위치: https://www.epochtimes.com/b5/24/12/12/n14389514.ht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