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연(了緣)
【정견망】
미후왕(美猴王)이 고향으로 영광스럽게 돌아와 혼세마왕을 물리치고 큰 칼을 빼앗은 후, 매일 무예를 연마하도록 가르쳤다. 작은 원숭이들에게 대나무를 베어 창을 만들고, 나무를 깎아 칼을 만들게 하며 진영을 설치하게 하니, 온 화과산(花果山)을 무장시켰다.
그런데도 안심이 되지 않았는지, 문득 조용히 앉아 생각했다.
“우리가 여기서 까불다가 진짜로 될까 두렵다. 혹시 인간 세상의 왕(人王)을 놀라게 하거나, 새의 왕(禽王)이나 짐승의 왕(獸王)이 이를 빌미 삼아 우리가 반란을 일으켰다고 말하며 군사를 일으켜 우리를 공격해 온다면, 너희들의 대나무 창과 나무 칼로는 어떻게 대적하겠느냐? 반드시 날카로운 칼과 창이 있어야 할 터인데, 이제 어찌해야 하는가?”
오공이 야생 원숭이였을 때는 별다른 재주가 없어 산과 들을 마구 뛰어다녔고, 전적으로 하늘이 주는 대로 먹고 살았으며, 심지어 보금자리조차 없었지만, 아무도 침범하러 오는 것을 보지 못했다. 오히려 자유롭고 편안하게 수백 년을 살았다.
이제 재주를 배워 작은 원숭이들까지 창을 휘두르고 몽둥이를 다루게 되자, 오히려 안전을 걱정하게 된 것이다. 그 자신도 “까불다 진짜로 될까 두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당신이 강력해지면 남에게 위협이 되는 법이니, 나무가 숲에서 빼어나면 바람이 반드시 그것을 꺾기 마련이다. 우주에는 상생상극(相生相剋)의 이치가 있다. 당신이 얼마나 큰 재주를 가졌든, 그만큼 큰 마(魔)가 와서 당신을 제어하려 할 것이다. 제어하는 동시에 마난(魔難)을 통해 더욱 강하게 단련된다. 약육강식의 생존 법칙은 끊임없이 강해져야만 먹이사슬의 정점에 서서 속세의 모든 것을 굽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천도(天道)는 본래 선(善)하여 상생상극과 동시에 상보상성(相輔相成)하니, 마난 앞에서 끈기와 남의 힘을 이용하는 지혜를 보아야 한다.
오공의 이런 근심은 쟁투심(爭鬥心)의 싹이다. 야생 원숭이로서 자유롭고 편안했던 것은 다른 생각이 없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었으며 내면이 순수했기 때문이다. 잘 먹고 잘 놀면 그만이니, 걱정할 것이 뭐 있는가. 그러나 쟁투심이 생기니 물욕에 대한 추구도 뒤따른다. 그렇지 않으면 무엇을 위해 싸우겠는가? 그러므로 강해지려면 무장력을 강화해야 한다. 오공이 자신의 걱정을 말하자, 네 마리의 늙은 원숭이가 나서서 계책을 바쳤다. 손오공에게 가까운 오래국(傲來國)에 가면 원하는 병기가 있으니, 사거나 만들어서 무장하면 병력이 강해지고 무리도 강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이름은 깊은 의미가 있다. 오래국(傲來國), 즉 교만(傲)으로 온(來) 나라가 아닌가?
근두운을 타고 순식간에 오래국에 도착한 손오공은 과연 쓸 만한 병기가 갖춰져 있는 것을 보았다. 손오공은 몇 개를 사 오는 것보다 신통력(神通力)을 써서 몇 개를 찾아오는 것이 더 편리하겠다고 생각했다. 완전히 강도의 사고방식이다! 화과산에는 생산 시설이 없고, 오공은 돈도 없을뿐더러, 먼저 일해서 돈을 벌어 사 오는 번거로운 짓을 하고 싶지도 않았다. 규칙은 보통 사람들을 구속하기 위한 것이니, 원숭이인 자신이 무슨 게임 규칙을 따르겠는가. 그래서 오공은 신통력을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여겼고, 조사가 신통력을 써서 재물을 빼앗지 말라고 가르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래서 오공은 모른 척하고 일단 훔치고 보자고 했다.
결과는 정말 시원했다. 그가 곧장 병기 창고인 무기고(武庫)로 가서 문을 열어보니 없는 것이 없었다. 아예 원숭이 무리를 변신시켜 모두 깨끗하게 가져오게 했다. 히히! 오공이 이빨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병기를 한 무더기 짊어지고 화과산으로 돌아오니, 원숭이들은 기뻐 날뛰며 서로 다투어 차지하느라 하루 종일 시끌벅적하게 놀았다. 이 소동은 산 전체의 정괴(精怪)와 요왕(妖王)들을 놀라게 했고, 72동(洞) 요괴들이 모두 와서 손오공을 왕으로 참배했다. 보라, 이것이 바로 무력으로 인한 위압감이다. 강대함이 각지의 요괴들이 저항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복종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손오공은 산대왕(山大王)으로 승진했다. 각지의 요괴 왕들은 매년 공물을 바치고, 사시사철 점호에 응하며, 분업하여 함께 무예를 단련하니, 화과산은 마치 철통처럼 견고하게 무장되었다.
이는 또한 오공이 마(魔)로 변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72동의 요괴 및 요왕들과 한패가 되었으니, 점차 현현하는 쟁투심은 이미 원신(元神)이 변이되는 초기 형태다. 본래 요괴의 몸이었는데, 또다시 각지 요왕들의 추켜세움을 받으니 좋은 일이 있을 리 없다. 몸가짐이 바르지 못하고 마음에 단속이 없으며, 외부 유혹에 대한 저항력도 없으니, 마로 변하고 나아가 시비(是非)를 일으키고 엄청난 재앙(禍)을 초래하는 것이 필연적이다. 아무런 단속도 없는 재주는 능력이 클수록 파괴력도 커져 세상을 어지럽히기에 충분하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8629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