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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연심 (34): 바둑판에서 뛰쳐나온 오공

요연(了緣)

【정견망】

저승 문 앞에 이르러서야 오공은 양수(陽壽)가 다했다는 통보를 받는다. 억지로 끌려 들어가게 되자 화가 난 원숭이왕은 쇠사슬을 떨쳐내고 금고봉을 꺼내 눈치 없는 귀차(鬼差 저승사자)들을 쳐서 고기 떡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걸로도 화가 풀리지 않아 방망이를 휘두르며 성안으로 쳐들어 가니, 누가 감히 당해낼 수 있겠는가. 우두마면(牛頭馬面)들도 겁에 질려 이리저리 숨는다. 귀졸들이 삼라전(森羅殿)으로 달려가 보고했다.

“대왕님, 큰일 났습니다, 큰일 났습니다! 밖에서 털이 숭숭 난 뇌공(雷公)처럼 생긴 놈이 쳐들어오고 있습니다!”

당황한 십대 명왕(冥王)이 의복을 정돈하고 보러 나갔으나, 누군지 알 수가 없다! 서둘러 상선(上仙)께 이름을 남겨달라고 청한다. 저승도 돌아가는 형편을 볼 줄 아는지라, 이길 수 없는 실력파라면 그가 누구든 ‘상선’이라 불러 매를 벌지 않는다. 오공은 이상하게 여겼다. 나를 알지도 못하면서 어찌 나를 잡으러 왔단 말인가?

이것은 당연히 십전염라(十殿閻羅 10대 명왕)를 탓할 일이 아니다. 오공이 수련하여 상선이 된 것은 정식 경로를 거치지 않았고, 묘하게 천기(天機)가 차단되어 있었다. 소리 소문없이 아무도 모르게 장생(長生)의 문턱을 넘어섰으니, 관리의 사각지대에 처해 있었던 것이다. 화과산에 숨어 수백 년간 유유자적하며 신선이 되었으나, 천계(天界)에서는 여전히 호적이 없었고 아직 입적도 하지 않은 상태였다. 저승에서도 제적 처리를 하지 않았으니, 염라대왕은 여전히 옛 절차에 따라 움직였을 뿐 위에 새로운 안배가 있는 줄은 몰랐다. 이때까지는 아직 비밀이 유지되던 시기라 당사자인 오공조차 자신이 ‘숨겨진 말(暗子)’임을 몰랐다. 위에서 비밀 훈련을 안배받은 것인데, 이번 소동으로 인해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되었으니 이제 이 일은 숨길 수 없게 되었다.

오공의 탄생부터 스승을 찾아 수련하는 과정까지 이토록 은밀하게 진행된 것은 무엇을 설명하는가? 위의 태도에 서로 다른 의견이 있었음을 설명하는데, 취경(取經)이란 대계(大計 큰 계책)의 실시는 각 세력 간의 수싸움을 대표한다. 미래에 대한 선택이 다르기에 안배도 달랐다. 취경 대계에 찬성하는 쪽이 있으면 반대하는 쪽도 있었고, 법(法)에 동화되는 쪽을 선택하는 이와 자기 주장만 고집하며 제 의견을 견지하는 이들 사이에 의견 통일이 불가능했다. 쟁론하여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양극화되어 다시 줄을 서게 되며, 진영이 이미 분명해진 것이다.

법에 동화되는 쪽은 이미 암암리에 포석을 깔아 안배를 내려보냈고, 한발 늦은 구세력(舊勢力)도 반격을 가할 터였다. 훗날 오공이 마로 변해 천궁을 어지럽힌 것은 바로 구세력의 솜씨였다. 취경 길의 81난에는 정신(正神)의 참여도 있고 또한 구세력의 조종도 있었다. 비록 목적은 달랐으나, 사도(師徒) 네 사람은 모두 마난(魔難)을 빌려 마음을 닦고 업(業)을 없애며, 진아(真我)를 찾아 일체동심(一體同心)하고 심통의합(心通意合)의 경지에 도달해 정과(正果)를 닦았다. 오직 결과만 좋다면 과정 중에 누가 바둑돌인지는 꼭 정해진 것이 아니다. 바둑돌에서 판을 짜는 사람(操盤人)으로 변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수련자의 기백이 있는 곳이다.

이처럼 마땅히 거쳐야 할 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니 저승에서 어찌 오공을 알겠는가. 잡지 말아야 할 사람을 잡았으니 큰 문제가 생겼고, 최소한 해명은 내놓아야 했다. 오공은 설명을 듣지 않았다. 어떤 설명도 겉치레일 뿐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분명 생사부(生死簿)에 있었다. 생사부 또한 육도윤회를 제약하는 법칙이기에, 그곳에 이름이 있는 한 삶과 죽음의 제약과 저승의 관할에서 벗어날 수 없다.

오공은 도를 얻은 원숭이라 이 정도 눈치는 있었다. 쓸데없는 소리는 집어치우고 문제의 근원으로 직행하여 생사부를 가져오게 한다! 장생하려면 우선 지옥에서 이름을 지워야 하며, 이 절차는 반드시 거쳐야 한다. 오공의 신분 또한 이로 인해 어둠에서 밝음으로 전환되어 정식 경로를 거치게 되었으니, 삼계에 ‘미후왕(美猴王)’이라는 신선이 있음을 알리게 되었다.

그래야 훗날 여래불께서 취경할 사람을 고르실 때 오행산 아래 눌린 원숭이를 자연스럽게 떠올리실 수 있고, 보살 또한 오공을 점화(點化)하여 기회를 줄 명분이 생기는 법이다. 500년 동안 짓눌린 심원(心猿, 마음 원숭이)은 이때쯤이면 많이 얌전해졌고, 현실을 직면하며 자신을 좀 더 명확히 볼 수 있게 된다. 마성이 거의 다 갈려 나갔으니 마음을 잡을 때가 된 것이며, 이때라야 비로소 큰일에 쓰일 수 있다.

실력이 대등하지 않았기에 이 생사관문은 오공이 주도권을 쥐고 마치 아이들 장난처럼 지나가 버렸다. 충분히 강하기만 하다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 생사부를 가져다 자기 이름을 단숨에 지워버리고, 자기뿐만 아니라 원숭이 무리 중 이름이 있는 자들은 모조리 지워버렸다. 그러고는 장부를 내던지며 말한다.

“다 청산했다, 청산했어! 이제는 너희 관할이 아니다!”

그러고는 몽둥이질을 하며 유명계(幽冥界)를 빠져나간다. 십대 명왕은 눈만 빤히 뜨고 있을 뿐 아무것도 막지 못하고, 그저 천정에 고발해 나중에 결산하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이러한 행보는 참으로 ‘한 사람이 도를 얻으면 닭과 개마저도 하늘로 오른다’는 격이다. 원숭이 무리에는 아마 72동의 요괴들도 포함되었을 터인데, 오공에게 굴복하여 수하로 편입된 이들은 모두 이 한 번의 지움 속에 포함되었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자신은 장생의 경지에 도달했지만, 자신의 생명 체계 내에 있는 정(正) 부(負) 요소들을 좋고 나쁨을 가리지 않고 모두 업그레이드해 데리고 올라간 것이다. 공간장이 모두 고에너지 물질로 전환되지 않았고, 부면적인 요소인 업력을 지닌 채 저승의 관할을 벗어나 인간 세상에서 높은 버전의 생명체로 업그레이드된 셈이다.

하지만 업장(業障)을 지니고 있으니 기껏해야 반쪽짜리 신선을 닦은 것에 불과하다. 겨우 지면에서 조금 떨어졌을 뿐 업력이 매달려 있어, 높이 날지 못하고 언제든 떨어질 수 있다. 이는 훗날 서천취경(西天取經)의 길에 지뢰를 매설한 격이 되어, 의형제들이 나와 길을 막고 온 가족이 달려들어 칼을 꽂게 되니, 보아하니 이 도(道)를 닦은 것이 서툴렀던 모양이다!

본래 오공은 대도(大道)의 문턱에 갓 발을 들였을 뿐인데 뒤뜰에 불이 났고, 스승에 의해 서둘러 하산하게 되었다. 주먹의 힘을 빌려 약간의 이득을 얻자마자 원숭이로서의 삶을 즐기기 시작했으니, 남은 수백 년의 세월은 네 글자로 요약된다. ‘혼흘등사(混吃等死, 하는 일 없이 놀고 먹으며 죽을 날만 기다림)’! 이처럼 나태했기에 염왕이 문 앞까지 찾아온 것이다.

대도(大道)는 끝이 없으니 여전히 닦아야 하는데 원만(圓滿)은 말할 나위도 없다. 그래서 훗날 당승을 보호하여 서천으로 경을 가지러 가며 81난을 겪게 된 것이니, 사도(師徒) 네 사람은 험난한 길을 가며 요사(妖邪)한 것들을 물리치고 심성 수련의 길을 한 걸어 환골탈태하여 과위를 성취했으니, 이것이야말로 수련이다.

그렇다면 왜 보리조사가 오공에게 전해준 도는 단지 오공이 장생의 기연을 얻도록 돕는 수준, 즉 병을 없애고 몸을 건강히 하며 수명을 연장하는 층면에 머물렀고, 마성을 제거하여 높은 층차로 이끌어주지 않았을까?

사부님께서는 《전법륜》 제1강에서 명확히 말씀하셨다.

“국내외에서, 진정하게 고층차로 공을 전하는 것은 현재 나 한 사람만이 하고 있다. 왜 고층차로 공을 전하는 사람이 없는가? 왜냐하면 그것은 아주 큰 문제에 연관되는데, 연관되는 역사 연원(淵源)이 아주 깊고, 연관되는 면도 아주 넓으며, 관련되는 문제도 아주 첨예(尖銳)하기 때문이다.”

보아하니, 보리조사는 단지 오공의 수련을 일깨워 주고 요마(妖魔)를 굴복시키는 능력을 전해주었으며 수명을 연장해 주었을 뿐이다. 이는 오공이 훗날 자신의 사명을 감당할 충분한 능력을 갖추게 하고, 사명이 닥칠 때까지 기다릴 충분한 수명을 갖게 하기 위함이었다. 이토록 큰일을 안배함에 있어 각 방면의 세력을 균형 잡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며, 매우 깊은 층면을 건드리고 각 방면의 인과를 움직여야 한다. 게다가 뜻을 통일할 수 없어 각자 손을 쓰려니, 번거로운 일들이 예상외로 많아질 것이며 이는 평범한 솜씨로 진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충분한 준비 시간이 필요했다.

기연이 성숙해 각 방면의 요소들이 모두 제자리를 찾고, 충분히 많은 정신(正神)들이 선택을 내렸을 때 비로소 온갖 난관을 배제하고 취경 대계를 착실히 추진할 수 있었다. 결국 취경 대계의 시작은 정사(正邪) 대전에서 진영이 드러남을 의미하며, 예로부터 정과 사는 양립할 수 없으니 진영이 나뉘면 싸움이 시작되는 법이다.

오공은 취경 대계의 중요한 배역이자 서행 길의 보장이라, 양 진영 싸움의 중요한 바둑알이다. 사실 저승에서 생사부의 이름을 지웠을 때, 오공이라는 ‘숨겨진 말’은 바둑판 위로 뛰어올라 ‘드러난 말’이 되었고, 막후에서 무대 앞으로 걸어 나와 우주의 초점이 되었다. 천지는 바둑이요 온 우주가 판이니, 수많은 불·도·신(佛道神)들이 바둑 두는 사람이 되어 말법 말세에 빈틈을 타 다른 생명을 조종하여 자신의 의지를 달성하려 한다.

옛말에 “도반은 죽어도 나는 살아야 한다” 라고하지 않던가. 그러나 더 높은 층면에서도 손이 근질거려 견디지 못하고 있고, 그보다 더 높은 층면에서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음을 모른다. 과연 ‘괴·멸(壞·滅)’ 시기의 생명답게 이기적[自私]인 요소만큼은 일치단결했다. 이지를 상실하고 정법(正法)에 저항하며, 스스로 파멸할지언정 바르지 못한 요소를 조금도 바로잡으려 하지 않으니, 법에 동화한 정신(正神)도 충분히 많아 바둑돌 하나를 내려놓음으로써 더는 숨기거나 감출 필요가 없게 되었다. 이는 온 우주의 모든 신에게 이 일은 이미 결정되어 바꿀 수 없음을 밝힌 것과 같다. 즉 진영이 나뉘어 손이 삼계(三界)까지 뻗어 왔으며, 각 방면 세력의 대표들이 힘을 겨루기 시작하면서 정사(正邪) 대전의 서막이 오른 것이다. 장래에 법에 동화되어 신우주로 진입할 정신(正神)과 고집스럽게 자기 의견만 내세우며 죽어도 회개하지 않는 구세력이 모두 점차 표면으로 드러나게 되었다.

다행히 바르지 못한 요인을 바로잡고 법에 동화되기를 원하는 정신(正神)들도 충분히 많다. 바둑알 하나를 내려놓음에 있어 더 이상 숨길 필요가 없게 되었으니, 이는 온 우주의 신들에게 이 일은 이미 결정되어 바꿀 수 없음을 공포한 것과 같다. 진영이 나뉘고 손길이 삼계까지 뻗쳤으니 각 세력의 대표들이 힘겨루기를 시작했고, 정사 대전의 서막이 올랐다. 장래에 법에 동화되어 신우주로 들어갈 것을 선택한 정신과, 자기 고집만 피우며 죽어도 회개하지 않는 구세력이 점차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되었다.

이때 오공의 수련 기초는 닦였고, 후속 수련은 다른 사부(당승 및 관음)가 이끌어주게 되며 보리조사는 공을 이루고 물러나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로 보건대 취경 대계의 안배는 빈틈이 없으며, 구우주 정신(正神)의 태도를 대표하고 장래 정법의 홍전(洪傳)을 위해 밑거름을 깔았으니, 이 거동의 의미는 심원하고 공덕은 무량하다. 오공은 단지 도를 얻었을 뿐 원만과는 무려 10만 8천 리나 떨어져 있다. 인간 세상의 관점에서는 이미 대단한 경지이나, 오공은 단지 낮은 층차의 법을 닦았을 뿐이라 자신의 업력조차 화해(化解)하지 못했다. 훗날 얻은 경전 또한 진경(眞經)이 아니었다. 무자진경(無字眞經)은 때가 되지 않았기에 손에 넣어도 공백이라 보이지 않는다. 단지 당시 사람들의 사상 상태가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 즉 악을 짓지 말고 선을 행하며 인과응보의 이념을 풀이해, 수천 년간 도덕을 유지할 수 있는 낮은 사양의 경문을 가져와 장래 정법이 전해지기를 기다린 것이다.

그렇다면 원만이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생명의 가장 본연 상태로 회귀하는 것이다. 우리는 우주 특성 ‘진·선·인(眞·善·忍)’ 속에서 생겨났으며, 가장 원시적인 생명 상태는 어떤 잡질도 없는 순정한 에너지체다. 만약 이를 24K 금에 비유한다면, 정법이 전해지기 전 인간 세상의 수련 법문들은 18K 금의 순도에도 미치지 못했다. 낮은 층차의 법은 진정으로 사람을 제도할 수 없으며, 단지 생명의 경지를 어느 정도 높여 더 높은 경계에서 더 많은 수명을 얻게 할 뿐이다. 그러나 여전히 삼계 안에서 맴돌고 있으니, 아무리 긴 수명이라도 끝이 있으며 다시 육도윤회에 들어야 한다.

전해오는 말에 의하면 자고로 삼계를 벗어난 이는 노자(老子) 한 사람뿐이라 하는데, 진위는 차치하더라도 삼계 밖의 불·도·신일지라도 층면이 아무리 높든 결국 ‘성·주·괴·멸(成·住·壞·滅)’의 법칙을 피할 수 없다. 비록 무수히 긴 생명의 과정이 있었을지라도, 솔직히 말하면 그것은 연장된 버전의 윤회일 뿐이며 결국 생사윤회의 운명을 벗어날 방법이 없다. 고급 생명의 끝은 모두 괴멸의 단계로 가야 하며 말법 말세의 대도태에 직면해야 하니, 이런 과위는 아무리 높아도 진정한 대원만(大圓滿)이라 할 수 없다. 개인 층차의 이해에 따르면, 구우주 본래가 낮은 층차 법의 실패한 버전이다. 그래서 정법이 필요한 것이며, 모든 바르지 못한 요인을 바로잡아 원융불멸(圓融不滅)하고 불파불패(不破不敗)하는 신우주의 우주 대법을 개창한 것이다.

사부님께서는 ‘안으로 찾는(向內找)’ 법보(法寶)를 주셨다. 이를 진지하게 실행한다면 수련자로 하여금 부족함을 살피고 보충하게 하며, 사람 마음과 집착을 제거하고 잡질을 동화시켜 끊임없이 마음을 정화하게 한다. 생명 최초의 심성 표준으로 회귀하는 것, 그것이 바로 진정한 대원만(大圓滿)이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89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