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악
【정견뉴스】

왕란영(王蘭英)은 양연소의 두 번째 아내로, 아버지가 북한(北漢)의 명장 왕회(王懷)인 까닭에 왕회녀(王懷女)로도 불린다. 그녀는 체격이 매우 당당하고 타고난 신력(神力)을 가졌으며, 금도성모(金刀聖母, 혹은 여산노모라고도 함)의 제자로 거두어져 평소 커다란 대도(大刀)를 무기로 사용했다. 무예가 고강해서 당대에 거의 대적할 자가 없었다. 그렇다면 그녀와 양연소는 어떻게 부부의 연을 맺게 되었을까? 이것을 말하자면 현지에 천 년 동안 전해 내려온 한 단락의 사랑의 인연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다.
들어가는 말
말하자면 요나라 대장 한창(韓昌)은 여러 번 패전한 후, 강공으로는 변방을 지키는 송나라 양가 장졸들을 이길 수 없음을 느끼고 요나라 장수 대붕(大鵬)에게 정병(精兵)을 조직하게 하여 양연소에 대한 암살 전략을 준비했다. 어느 날 대붕은 최근 양연소가 변방을 순시할 준비를 한다는 것을 탐지하고 길목에 매복을 설치했다. 머지않아 과연 양연소가 단기필마로 지나가는 것을 마주쳤고, 대붕이 대오를 이끌고 달려들자 양연소는 즉시 창을 떨치며 맞서 싸웠다. 10여 합이 지난 후 대붕은 패하여 달아나는 척했고, 이때 뒤편에서 수백 명의 요나라 궁수들이 일제히 양연소를 향해 화살을 쏘아 한때 화살이 비처럼 쏟아졌다. 그러나 양연소는 창을 휘둘러 이를 모두 막아내고 말을 몰아 계속해서 대붕을 추격했다.
양연소가 대붕을 쫓아 어느 모래언덕에 이르렀을 때, 양쪽에서 갑자기 수십 명의 요나라 군사가 나타났습니다. 그들은 가벼운 옷차림에 수전(袖箭, 소매 속 화살), 배노(背弩, 등에 지는 노)를 차고 결사대처럼 그를 향해 정면으로 돌진해 왔다. 근접한 후 즉시 대량의 암기를 쏘아대자 양연소는 즉시 말에서 뛰어내려 검을 휘둘러 방어했으나, 적군이 발사한 암기의 수량이 너무 많아 방어하기가 매우 어려웠고 결국 양연소는 두 발의 화살을 맞았다. 화살을 맞은 후 즉시 고통을 참고 뽑아내어 계속 검을 휘둘러 싸웠으나, 이때 사지에 마비 증세가 느껴지고 통증이 비정상적으로 심한 것이 암기에 독약이 발려 있는 듯했다.

오대십국 이찬화(李贊華)의 《획록도(獲鹿圖)》(공유 영역)
대붕은 양연소가 화살을 맞아 부상당한 것을 보고 대도를 휘두르며 정면으로 살려들었다. 바로 이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 갑자기 한 여인의 외침이 들렸다.
“대담한 요나라 군사들아, 우리 대송의 장수를 해치지 마라!”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몇 자루의 비도(飛刀)가 연달아 날아와 대붕이 칼에 맞고 말 아래로 고꾸라졌다.
이때 한 여장부가 건장한 한혈보마(汗血寶馬)를 타고 서늘한 광채가 뿜어져 나오는 대도를 휘두르며 앞으로 돌진해 왔다.
여장부가 양연소에게 말했다.
“장군, 걱정 마십시오. 제가 이 요나라 병사들을 처리하겠습니다.”
그 여장부가 대도를 휘두르는데 마치 불덩이처럼 단신으로 요나라 대오에 뛰어들어 끊임없이 비도를 쏘아대니, 그 요나라 암살 부대들이 하나하나 칼에 맞아 쓰러졌다. 대붕이 급히 몇 명의 요나라 장수들을 지휘하여 여장부를 겹겹이 포위했으나, 그녀는 두려움 없이 일대칠로 맞서 조금도 열세에 놓이지 않았다. 수십 합이 지나자 요나라 장수들은 하나둘 당해내지 못하고 말 아래로 베여 떨어졌다.
양연소는 이 용맹한 여장부가 적군과 교전하는 초식의 속도와 위력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훌륭한 도법(刀法)이구나! 진정 여중호걸이로다!” 이때 두 사람은 이번 운명적인 만남이 곧 그들 서로의 인생을 바꾸게 될 것임을 알지 못했다.
혼인 약속
이때 원조하러 온 송군(宋軍)이 이미 도착했다. 양연소는 본래 말에 올라 작전에 합류하려 했으나, 몸의 독상 때문에 손이 자유롭지 못해 부득이 후퇴하여 인근의 촌락에서 상처를 치료할 곳을 찾아야 했다. 양연소가 인근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의술을 아는 왕(王) 부인을 만났다. 왕 부인은 그가 변방을 지키는 양 원수임을 알게 된 후 정성껏 화살 상처를 처치해주었고 한 토막의 옛일을 들려주었다.
왕 부인은 그들이 거주하는 이 마을의 이름이 소왕도촌(小王都村)이며 그녀의 남편 왕회(王懷)가 세운 것이라 말했다. 왕회와 양연소의 아버지 양업(楊業)은 이른 시기 북한에서 동시에 무관을 지내며 형제처럼 지냈고, 두 사람 모두 훌륭한 도법(刀法)을 구사했다. 그러나 두 장군은 북한의 군주가 요나라에 귀순하려는 의도가 있음을 알고 매우 불만스러워했다. 양업은 조광윤의 휘하로 투항하려 했고, 왕회는 고향으로 돌아와 마을을 모아 스스로 지키기로 결정했다. 이별 전 두 사람은 사적으로 약속하기를, 미래에 자녀들이 부부가 되게 하자고 했다.
그러나 헤어진 지 10여 년 후 요나라 군사가 소왕도촌을 습격했고, 왕회는 마을을 지키다 불행히 전사했다. 혼란 중에 양가는 왕회 일가족이 모두 죽은 줄로 알았고, 게다가 금사탄 전투 이후 양업과 여러 아들이 모두 전사하며 두 가문 모두 중대한 가변을 겪어 이로써 연락이 끊기게 되었다.
왕회는 딸 하나만 남겼는데 이름이 왕란영이었다. 그녀는 타고난 신력을 가졌고 요나라 군사가 끊임없이 마을을 약탈하고 아버지 또한 요나라 군사에게 해를 입었기에, 어릴 때부터 오로지 무술 연마에 매진하여 복수를 준비했다. 그녀는 아버지가 남긴 무기, 병서, 무보(武譜)에 어머니의 가르침을 더해 젊은 나이에 이미 고강한 무예를 익혔고, 나중에 다시 금도성모의 제자로 들어가 더 심오한 무학과 수련의 심법을 지도받아 왕란영의 무예는 더욱 출중해졌다.
왕란영은 무예를 완성한 후 스승과 작별하고 어머니와 함께 옛 부하들을 연락해 소왕도촌을 재건했다. 이때 왕란영은 최전방에 나가 요나라 군사와 싸워 아버지의 원수를 갚겠다고 보채기 시작했다. 왕 부인은 때가 되었다고 느껴 그녀에게 말했다.
“얘야, 어미 말을 듣거라. 언젠가 네 남편이 올 때 너를 그에게 맡겨 함께 아버지의 원수를 갚게 할 것이다.”
왕란영은 듣고 멍해져서 말했다.
“어머니, 제 남편이 누구죠? 한 번도 말씀하신 적이 없잖아요?”
왕 부인이 말했다.
“얘야, 네 남편이 바로 양육랑이란다. 이것은 네 아버지가 일찍이 양영공(楊令公 양업)과 함께 정한 혼약이란다.”
왕란영은 이 말을 듣고 정말로 기뻐 견딜 수 없었다. 그분은 삼관에 위엄을 떨치며 정충보국(精忠報國)하는 양육랑이 아닌가! 이런 훌륭한 남편이 있다니 정말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왕란영은 양연소가 자신이 어려서부터 정혼한 약혼자임을 알게 된 후로 더욱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자며 무술을 연마했고, 무예로 주변 마을 주민들을 보호하여 요나라 군사의 침해를 받지 않게 했다. 그녀는 인근 주민들의 큰 사랑을 받았으며 주변에서는 소왕도촌에 이런 무예 고강한 여영웅이 있다는 것을 다 알게 되었다. 시간이 날 때면 그녀는 마을 누각의 망루에 올라 인근의 상황을 관찰했고, 때로는 북쪽의 관문을 바라보며 기연이 무르익을 날을 기다렸다.

왕란영은 쉴 때 마을 누각 망루에 올라가 인근 상황을 살폈고 때로는 북쪽 관문을 바라보았다. 사진은 중국의 장성.
그러던 어느 날, 왕란영이 성루에서 관망하던 중 백마를 탄 송나라 장수가 적군의 포위에 빠진 것을 발견하고 서둘러 내려가 한혈보마에 올라 원조하러 달려갔다.
인연을 만나다
그렇게 왕란영은 원조하러 온 양가 장졸들과 함께 적을 막아냈고 한참을 싸운 끝에 드디어 이 요나라 군사들을 물리쳤다.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를 뵙고 그녀는 신이 나서 말했다.
“어머니! 소녀가 오늘 수백 명의 요나라 병사를 물리치고 몇 명의 요나라 장수를 베었으며, 백마를 탄 송나라 장수 한 명도 구해주었습니다!”
왕 부인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딸아! 네가 방금 구한 장수가 누구인지 아느냐?”
“누구죠? 그냥 대송의 장수 아닌가요?”
“그가 바로 양육랑이란다!”
“그분은 어디 계시죠?”
“내가 그의 상처를 치료해 주었고 그는 방금 말을 타고 떠났다.”
“어머니, 어찌하여 그분을 머물게 하지 않으셨나요?”
“누가 머물게 하지 않았다더냐. 너희 둘의 혼사까지 말해주었다. 하지만 그는 큰 적이 앞에 있고 변방이 급박하여 이 일은 잠시 돌볼 겨를이 없다고 하더구나. 다만 두 집안이 대대로 사귀어온 사이니 모친(사새화)에게 알리고 다른 날 다시 찾아와 문안하겠다고 했다. 내 생각에 이후 아마 기회가 있을 것이라 여겨 억지로 머물게 하지 않았다.”
왕란영은 듣자마자 방으로 돌아가 짐을 챙겼고 얼마 안 가 나와서 어머니께 하직 인사를 올렸습니다. 왕 부인은 그녀가 왜 떠나려는지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때 왕란영은 몇 년 전 스승과 작별하고 하산할 때 금도성모가 그녀에게 당부한 말을 꺼냈다.
금도성모가 당부했다.
“얘야, 네 무예가 이미 완성되어 천하에 대적할 자가 드무니, 이후로는 네 스스로 향상해야 한다.“
“예, 저는 이미 아버지의 원수를 갚을 능력이 생겼습니다.”
“어리석은 녀석, 원한을 원한으로 갚으면 언제 끝나겠느냐. 유주와 연주 두 땅이 요나라에 귀속된 후 중원 지역은 필시 전란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뭇 신(神)들은 이미 장성(將星 장군별)을 세상에 내려보내 중원을 수호하게 안배하셨으니, 너는 장성을 지킬 사명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내가 너를 제자로 거둔 것이다.“
“제가 어떻게 그를 찾을 수 있나요?“
“그가 먼저 너를 찾아올 것이다. 다만 그 외에도 너희 둘에게는 특별한 인연이 한 단락 더 있으니, 그것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지는 네 공력에 달렸다. 그가 너를 찾아올 때가 바로 네가 집을 떠날 날이다……”
왕란영은 시종 스승의 말을 마음속에 새기고 있었다. 나중에 어머니의 입을 통해 자신이 어릴 때부터 정혼한 사람이 바로 변방을 수호하는 양 원수임을 알게 되었을 때, 그녀는 줄곧 그를 만날 그날만을 기다려 왔던 것이다……
왕 부인은 이 말을 듣고 더는 딸을 억지로 붙잡지 않았고, 왕란영도 이로써 집을 떠나 말을 타고 양연소가 떠난 길을 향해 쫓아갔다.
(계속)
참고사료:
1. 《楊六郎威鎮三關口》河北人民出版社1984年出版 趙福和 李巨發 等人 搜集
2. 《楊家將外傳》河北少年兒童出版社 1986年出版 趙雲雁 搜集整理
3. 《楊家將故事–大刀王蘭英》河北美術出版社1986年出版 劉蘭芳、王印權著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854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