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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연소 전기】 양종보 목계영을 처음 만나다 (하)

앙악

【정견뉴스】

원문(轅門)에서 아들을 처벌

다음 날 양종보와 맹량, 초찬은 항룡목을 가지고 군영으로 돌아가려 했다. 그러나 목우는 성품이 신중하여 양종보가 마음을 바꿀까 염려되었기에, 부친 양연소를 직접 모셔와 정식으로 청혼하고 혼인을 인정받아야만 항룡목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이에 양종보와 두 장수는 군사를 거느리고 먼저 삼관(三關)으로 돌아갔다. 떠나기 전 목계영은 자신이 기르는 매를 양종보에게 주어 언제든 소식을 전할 수 있게 했다.

일행이 영으로 돌아온 뒤, 맹량과 초찬은 종보에게 잠시 기다리라 하고 먼저 후장(後帳)으로 가서 사태군을 뵈었다. 두 사람은 목가채에서 목계영에게 패한 일과 종보가 구원하러 온 과정을 상세히 고했다. 이어 목계영의 능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그리고 그녀의 일가가 간신에게 모함받아 유랑하게 된 과거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녀와 종보가 인연을 맺어 함께 대송을 위해 천문진을 깨뜨리고 나라를 지키기로 했다고 전했다. 사태군은 성품이 시원스러워 입가에 미소를 띠며 연신 좋다고 기뻐했다.

그 후 두 장수는 대장에 있는 양연소를 찾아가 자신들이 적을 가볍게 여겨 패배했음을 고했다. 이어 종보의 수완과 목계영의 비범함을 설명하며, 항룡목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목가채 전체가 귀순하기로 했으니 원수님과 군주께서 종보와 목계영의 혼인을 인정해주시면 대공을 이루는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양연소는 이 말을 듣고 크게 노하며 즉시 양종보를 불러들였다. 죄를 기다리는 몸으로 공을 세우기는커녕 사사로이 혼인했으니 이는 법도를 무시한 처사라며 꾸짖었다.

양종보가 대답했다.

“아버님! 소자가 비무에서 목계영에게 패하여 혼인을 약속해야만 항룡목을 얻을 수 있었으니 정상 참작의 여지가 있습니다. 하물며 할아버님과 할머님, 그리고 아버님과 이낭(二娘)께서도 모두 진중에서 인연을 맺으셨는데 어찌 제 잘못만 탓하십니까!”

양연소가 노하여 소리쳤다.

“네놈이 감히 아비에게 거역하다니 이처럼 도리에 어긋남은 법으로 용납할 수 없다!”

말을 마친 그는 좌우 군사들에게 명하여 양종보를 잡아 옥에 가두고 날을 잡아 처형하라 명했다.

맹량과 초찬이 즉시 무릎을 꿇고 애원했으나, “양연소는 종보가 군법을 어겼고 그 책임은 너희에게도 있다며 계속 말하면 함께 처벌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초찬은 급히 사태군을 모셔와 간청하게 했으나 양연소는 군법이 우선이라며 완강히 버텼다. 초찬은 다시 팔왕야를 모셔왔고 왕야가 설득했다.

“대적이 앞에 있는데 우리 장수를 베면 사기가 크게 꺾일 것이오. 종보가 사사로이 혼인했으나 죽을죄까지는 아니지 않소!”

결국 양연소는 사형은 면해주기로 했으나 벌은 피할 수 없다 고집해, 일단 종보를 옥에 가두어 반성하게 하고 다음 날 원문(轅門)에서 곤장을 치는 공개 처벌을 집행하기로 했다.

맹량은 일이 잘못될까 두려워 급히 목계영에게 편지를 썼다. 양연소가 아들의 사사로운 혼인 때문에 사형에 처하려 하니 속히 구해달라는 내용을 과장해서 적었다. 매의 발에 편지를 묶어 날려 보내니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목계영이 소식을 받았다.

종보가 처형될 위기라는 말에 목계영은 급히 부친 목우와 대책을 상의했다. 목우가 말했다. “양 원수의 법 집행이 엄격하다는 소문은 들었으나 일이 예사롭지 않구나. 속히 항룡목을 가지고 가서 바치면 혹 목숨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목계영은 즉시 항룡목을 챙겨 삼관으로 향했고, 목우도 수백 명의 채병을 거느리고 뒤를 쫓았다.

다음 날 아침 목계영이 군영 정문에 도착해 외쳤다.

“어서 문을 열어라! 내 남편을 구하러 왔다.”

위병이 대답했다.

“너는 누구냐? 이곳은 군영이니 함부로 들어올 수 없다!”

목계영이 대답했다.

“나는 목가채주 목계영이다. 내 남편 양종보를 구하러 왔다.”

위병이 말했다.

“양종보는 원수님의 아들이신데 어찌 산채 우두머리의 남편이란 말이냐? 오늘 그분은 원문 뒤 연병장에서 처형될 예정이니 외부인은 간섭하지 말고 어서 물러가라. 그렇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

그 말을 들은 목계영은 종보의 목이 곧 달아날 것이라 오해하고, 전력을 다해 대도를 휘둘러 영문을 부수어버렸다. 위병들이 대처할 틈도 없이 목계영은 문을 뚫고 연병장으로 돌진했다.

영내의 장졸들이 몰려오자 목계영은 두려움 없이 나아갔다. 그녀는 대도를 휘둘러 가로막는 병사들의 무기를 모조리 베어 넘기며 외쳤다.

“나는 내 남편 종보를 구하려는 것뿐이니 사람을 죽이고 싶지 않다. 나를 막지 마라!”

그사이 궁수들이 배치되어 수백 발의 화살이 그녀를 향해 날아왔다. 목계영이 항룡목을 꺼내 주문을 외우자 순식간에 비사주석(飛沙走石)이 일어나 화살들을 모두 떨어뜨렸고 장졸들은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이때 목우가 이끄는 채병들도 도착하여 뒤에서 송군과 대치했다.

그때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모두 물러나라! 내가 직접 상대하겠다!”

바로 연병장에서 형 집행을 준비하던 양연소가 직접 나타난 것이었다.

송군과 요군이 대치하던 이 시기, 송군이 오랫동안 진법을 공격하지 않자 요군은 초소마다 습격을 감행하고 있었다. 영내의 대장인 악승, 양흥 및 양문(楊門) 여장(女將)들은 모두 적의 동태를 살피러 나가 자리에 없었다. 맹량과 초찬은 목계영이 올 것을 알고 핑계를 대어 숨어버렸기에 양연소가 직접 나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목계영은 그 소리를 듣자마자 대도를 들고 맹렬히 공격을 퍼부었고 순식간에 수십 합이 오갔으나 승부가 나지 않았다. 마음이 급해진 목계영의 도세가 더욱 거세졌고 순식간에 일곱 합의 연초를 내질렀다. 병기가 부딪치는 날카로운 소리가 이어졌으나 양연소는 침착하게 목계영의 공격을 모두 막아냈다.

한창 싸우던 중 목계영이 기회를 잡아 말에서 뛰어내려 하반신을 공격하자, 양연소가 급히 뒤로 물러나다 중심을 잃고 자칫 당할 뻔했다. 그는 눈앞의 젊은 여인을 유심히 살피며 속으로 감탄했다. ‘도대체 누구기에 이토록 젊은 나이에 이런 무공을 갖추었단 말인가!’

이때 목계영이 말했다.

“내 남편 양종보를 구할 것이니 막지 마시오. 계속 가로막는다면 나도 사정을 두지 않겠다!”

양연소가 물었다.

“남편 양종보라고! 네가 바로 목계영이냐?”

상대가 목계영임을 알게 되자 양연소의 얼굴이 부드러워졌다. 그가 말했다.

“네가 목계영이었구나. 어쩐지 내 수하 장수들을 연달아 패퇴시킬 만하다. 하지만 종보를 구하고 양씨 가문의 며느리가 되려면 먼저 이 나를 이겨야 할 것이다!”

그는 무기를 곤장으로 바꾸며 말했다.

“칼과 창은 눈이 없으니 곤장으로 비무를 하자. 네가 이긴다면 종보를 데려가도 좋다!”

목계영은 곤장을 집어 들고 비무를 시작했다. 양연소가 곤장으로 양가창법의 절학을 펼치자 목계영은 수십 합을 받아내며 점점 불안해졌다. 이 사람의 무공 수법이 종보와 매우 흡사하면서도 훨씬 노련했기 때문이다. ‘설마 이분이…’

주변의 장졸들은 양연소와 상대의 뛰어난 비무를 보고 연신 환호했다. 장졸들이 주수(主帥)를 응원하는 소리를 들은 목계영은 싸우던 중 병기를 버리고 한쪽 무릎을 꿇어 예를 갖추며 말했다.

“필경 양 원수님이시리라 생각합니다. 소녀는 이미 종보와 성례를 올렸으나, 시아버님과 대적한 것은 부득이한 일이었습니다. 오직 종보를 구하려는 일념뿐이었습니다. 여기 항룡목을 바치고 저희 목가채 식구 모두가 송나라에 귀순하겠으니, 부디 원수님께서 종보의 죽을죄를 사하여 주십시오. 소녀가 종보와 함께 죄를 씻고 공을 세워 천문진을 깨뜨리겠습니다.”

양연소가 대답했다.

“종보를 죽인다고? 그것은 일시적인 꾸짖음이었다! 죄를 기다리는 몸으로 전투에서 불리했으면서 사사로이 정혼까지 했기에, 공개적으로 곤장을 쳐서 한동안 반성하게 하려 했을 뿐이다. 아, 이것은 분명 맹량과 초찬이 꾸민 짓이로구나!”

그제야 사람들 사이에 섞여 있던 맹량과 초찬이 천천히 걸어 나와 양연소에게 사죄했다.

“원수님, 용서하십시오. 저희는 원수님께서 일시적인 충동을 부리실까 두려워 종보를 구하고자 이런 방책을 썼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잘되지 않았습니까? 항룡목이 제 발로 찾아왔으니 말입니다!”

양연소는 두 장수의 말을 듣고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났지만 한바탕 훈계했다. 이어 양연소는 종보의 포박을 풀고 목계영에게 약속했다.

“천문진을 깨뜨린다면 너희 두 사람의 혼인을 정식으로 인정하겠다!”

양종보와 목계영의 승리와 혼인

바로 그때 전령이 달려와 보고했다. 북방의 부도곡(浮圖峪)에 요나라 대군이 침범했다는 소식이었다. 양연소는 목계영의 용병 능력을 시험해 보고자 즉시 그녀와 양종보에게 군사를 거느리고 적을 막으라 명했다. 두 사람이 명령을 받고 출발하자 양연소는 마음이 놓이지 않아 맹량과 초찬에게 5천 군사를 주어 뒤를 따르게 했다.

양종보와 목계영은 수십 리를 행군하여 부도곡에 도착했다. 지형을 살피니 이곳은 험준하여 서남쪽 산골짜기 한 곳으로만 통행이 가능했다. 목계영은 꾀를 내어 양종보에게 적을 깨뜨릴 계책을 말했고, 종보는 그 말을 듣고 연신 좋은 계책이라 칭찬했다. 목계영은 요군이 침범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로의 산골짜기 양옆에 병사들을 매복시켰다. 곧이어 도착한 맹량과 초찬에게도 곳곳에 진을 치고 방어하게 했다.

준비를 마치자 요나라 부대가 나타났다. 그들은 부도곡으로 들어온 뒤 전원 서남쪽 산골짜기로 진군했는데, 이는 목계영의 예측과 정확히 일치했다. 요군이 깊숙이 들어오자 목계영은 신호용 포를 쏘게 했다. 굉음과 함께 매복해 있던 송군이 깃발을 내걸고 산골짜기 주변에서 나타났다. 요군은 당황하여 후퇴하려 했으나 이미 늦었다. 맹량과 초찬이 가파른 언덕에서 거대한 바위들을 굴러 내리니 요군은 피할 틈도 없이 큰 피해를 보았다.

이어 목계영과 양종보가 각각 두 산봉우리에서 군사를 이끌고 돌진하여 요군의 허리를 끊어버렸다. 두 사람이 합세하여 요군을 휘저으니 혼전 중에 목계영이 요나라 대장 여러 명을 연달아 베어 넘겼다. 남은 요병들은 패배를 직감하고 사방으로 흩어져 도망치니 대군이 순식간에 와해되었다.

목계영과 양종보가 승전하고 본영으로 돌아가는 길에 전황을 살피러 온 양연소와 사태군을 만났다. 양연소는 두 사람이 대승을 거둔 것을 알고 매우 기뻐하며 양종보의 처분을 정식으로 철회했다. 날이 저물자 군사들을 근처 산등성이에 머물게 하며 승리를 축하했다. 사태군은 특별히 산 위 평평한 곳에 붉은 천막을 치게 하고 양종보와 목계영을 불러 사주를 맞추어 보았는데, 결과가 매우 좋아 천생연분이라 칭찬했다.

그 후 양연소와 시군주도 종보와 목계영의 혼인을 인정하여 군영 내에서 성대한 혼례를 치러주었다. 현지 백성들은 이 일을 기념하기 위해 목계영과 양종보가 산 위에서 머물렀던 평지를 합혼대(合婚台)라 불렀다.

참고자료:
《楊家將(穆桂英)傳說》北京美術攝影出版社 2015年出版 高雪松 整理
《楊家將外傳》河北少年兒童出版社 1986年出版 趙雲雁 搜集整理
《河北民間故事集》遠流出版社 1998年出版 陳慶浩主編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4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