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简体 | 正體 | English | Vietnamese

충의도협전 | 제1회 도인이 화산에서 제군을 만나고, 성왕이 윤회하여 다시 인간 세상으로 오다 (3)

북국촌로(北国野叟)

【정견망 2021년 1월 6일】

앞서 장 표두와 작별하고 산을 오르기 시작한 스승과 두 제자는, 때마침 정오가 되어 태화산 북봉 운대 정상에 다다랐다. 운대봉은 화산의 다섯 봉우리 중 하나인데, 전설에 따르면 태고적에 다섯 봉우리가 본래 하나였고 중조산(中條山)과 이어져 있었다고 한다. 이후 대우(大禹)가 치수할 때 거령(巨靈)이 산을 쪼개고, 침향(沉香)이 어머니를 구하려 절벽을 자르고 돌을 갈랐으며, 만년 억겁의 세월 동안 신의 도끼와 귀신의 솜씨로 깎여나가 이 칼날 같은 절벽이 생겨났다. 이 봉우리를 ‘운대(雲臺)’라 부르는데 구름에 오른다는 뜻을 품고 있으며, 낙안, 조양, 옥녀, 연화 등 네 봉우리와 함께 운해 속에서 우뚝 솟아 기세가 등등하여 마치 전쟁터에서 적을 죽이는 병기 같기도 하고, 하늘로 통하는 거주지 같기도 하니, 선경의 안개가 휘감고 자줏빛 기운이 하늘에 닿았다.

진작 이태백(李太白)의 시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서악(西岳)은 우뚝 솟아 어찌 이리 장엄한가! 황하는 실처럼 하늘 끝에서 내려오네.
황하 만 리나 부딪히니 산이 흔들리고, 소용돌이치는 물결은 진나라 땅의 천둥소리 같네.
영화로운 빛과 상서로운 기운이 오색으로 어우러져, 천 년에 한번 맑으니 성인이 나오시네.
거령이 포효하며 두 산을 쪼개니, 성난 파도는 화살처럼 뿜어져 동해로 쏘아지네.
세 봉우리는 꺾일 듯 우뚝 서 있고, 푸른 절벽과 붉은 골짜기는 높이 손바닥을 펼친 듯하네.
백제(白帝)의 황금정기(金精)가 원기를 운용하니, 돌은 연꽃이 되고 구름은 대(臺)가 되었네.

운대봉 정상은 본래 아무것도 없는 매끄럽고 툭 튀어나온 큰 바위뿐이었는데, 백 년 전 한 도인이 득도하여 신선이 된 곳이었다. 그 후 사람들이 절벽을 파서 동굴을 만들고, 어떤 이는 초막을 지어 살기도 하면서 이 태화산은 수행자들이 오가는 곳이 되었다. 처음에는 뉘 집 사람인지 모를 정성어린 이가 산꼭대기 거대한 바위 곁에 낡은 기와집을 지어 오가는 이들이 노숙할 수 있게 하였고, 오랜 세월이 흐른 뒤 누군가 이 낡은 집을 수리하고 바위 벽을 담으로 삼아 앞마당을 넓히며, 위아래 층을 나누어 돌계단을 깎고, 붉은 문에 소나무로 현판을 다니 제법 운치 있는 도관이 되었다. 멀리서 보면 뜬구름 속에 앉아 허공에 떠 있는 듯하니, 참으로 기이하고 경이로운 경관이었다.

이 구름 속 도관에는 현판과 액자는 있었으나 제목도 이름도 없었다. 대문은 활짝 열려 있었으나 빗장도 자물쇠도 없었다. 앞마당을 보니 검은 베옷을 입고 언월관(偃月冠)을 쓴 젊은 도사가 한 손엔 빗자루를, 한 손엔 머리칼을 정리하며 하품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때 마당 밖에서 누군가 불렀다. “주 도장(周道長), 주 도장, 빨리 나와서 누가 왔는지 보게!” 그 도사는 목소리가 앳되고 익숙하여 빗자루를 옆에 두고 문 밖으로 나갔다. 눈을 크게 뜨고 살펴보더니 소리쳤다. “운암(雲庵)! 덕승(德勝)! 너희들이 어떻게 왔느냐?” 말을 마치고 급히 계단을 내려와 파란 옷과 붉은 옷을 입은 두 아이를 안아 올리며 하하호호 즐겁게 뒤엉켰다. 노도사가 다가가 웃으며 헛기침을 하자 어린 도사는 허둥지둥 옷매무새를 다듬고 고개를 숙여 절했다. “조사님(祖師)~ 제자가 인사 올립니다.”

조사님이라 부르는 것을 보니 존비와 배분을 알 수 있었다. 노도는 긴 수염을 쓰다듬으며 웃었다.

“됐다 됐어. 그런 낡은 형식적인 예는 치우게나. 정청(定清)아, 우리 정말 오랜만이구나.”

어린 도사가 수줍게 웃었다. “네, 네. 조사님의 가르침을 따르겠습니다. 일단 안으로 들어가 말씀 나누시지요.”

말을 마치고 앞장서서 스승과 제자 세 사람을 도관으로 안내했다. 앞마당 중앙에는 몇 년이나 되었는지 모를 고송(古松) 한 그루가 있어, 빈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꺾어진 길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니 마당은 작았으나 돌 식탁과 돌 의자를 놓을 공간은 있었다. 돌 식탁은 고송을 마주 보고 있었고, 돌 의자는 동서남북으로 각각 하나씩 놓여 딱 네 개였다. 탁자 위에는 석잔(石杯) 몇 개와 석반(石盤) 하나가 놓여 있었다. 정청은 먼저 돌 의자를 노도 앞으로 옮겨 스승과 제자 세 사람을 앉게 했다. 그러고는 소나무 앞으로 가서 솔잎을 따고 솔방울을 주워와, 솔잎을 석잔에 넣고 솔방울을 쪼개 탁자 위에 펼쳐 놓았다. 다시 정전(正殿)으로 들어갔는데, 전이라 해봐야 예전의 그 낡은 기와집을 수리하고 보강한 정도였다. 집 안은 좁고 간소했으나 쌀과 물은 있었다. 평소 정청이 산 아래에서 직접 한 통씩 길어 올린 것이리라. 손님을 대접하려고 통에서 샘물 한 바가지를 떠 쇠주전자에 붓고 화로에 올렸다. 불을 피워 화로를 달구고 나서는 마인(麻仁), 꿀 대추, 산복숭아와 야생 열매를 가져와 밖으로 나갔다. 탁자 앞에 돌아와 과일을 접시에 놓는 등,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였으나 어느 하나 소홀함이 없었다. 하나하나 자리를 정돈한 뒤에야 한마디 했다. “조사님, 사제님들, 드십시오.”

노도는 정청을 보고

“정청, 자네도 앉게.”

“감히 못 앉겠습니다.”

“어찌 감히라 하느냐? 빈도가 앉으라 하면 앉을 것이지, 언제부터 그런 복잡한 예절이 생겼느냐?” 노도가 불진(拂塵)을 휘두르자 정청은 얼굴에 강풍이 들이치는 듯했고, 어깨에 천 근의 무게가 실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놀라서 다리에 힘이 풀린 그는 어쩔 수 없이 자리에 앉았고, 그 모습에 운암과 덕승 두 아이는 손으로 입을 가리고 한참을 낄낄거리며 웃었다. 조사는 본래 번거로운 예절을 좋아하지 않았고, 이번 방문도 사실 선약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윽고 물었다. “내가 묻겠다. 네 스승은 내가 올 것을 알고 있느냐?”

정청이 대답했다. “스승님께서 제자에게 조사님이 조만간 오실 테니 도관을 지키라고 당부하셨습니다. 다만 오늘 오시는지는 미처 몰랐습니다.”

“이상하군? 내가 일찍이 그와 약속을 했는데, 그는 지금 어디로 갔느냐?” 노도가 물었다.

“조사님, 모르시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날 스승님께서 뒷마당에서 좌선하고 정진하시다가 갑자기 하늘에서 금빛 광채가 내리비쳤습니다. 그 뒤로 스승님께서는 혼자 무엇인가 중얼거리며 매우 당황해하시더니, 제자에게 몇 마디 당부하고는 떠나셨습니다. 제자가 언제 돌아오시냐고 여쭈었으나, 스승님께서는 때가 되면 자연히 알게 될 것이라고만 하셨습니다. 제자는 이 일이 무척 수상하기도 하고, 스승님께서 급히 떠나신 걸 보면 분명 중대한 일이 있을 것이라 생각되어 더 이상 여쭈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노도는 그 말을 듣고 눈을 감은 채 말이 없었다. 불진을 등 뒤에 거꾸로 꽂고 소매를 걷어올려 결인(結印)하며 주문을 외웠다. 잠시 후 실내의 뜨거운 물이 끓어올랐다. 노도가 눈을 뜨며 말했다. “그렇다면 네 스승은 곧 돌아올 것이니, 기다려 보도록 하자.” 말을 마치고 야생 열매를 하나 집어 씹었다.

정청은 급히 주전자를 화로에서 내려 각자에게 뜨거운 물을 따라 주었다. 뜨거운 물에 솔잎이 우러나자 즉시 맑은 향기가 코를 찔러 머리를 맑게 했다. 두 아이는 차 마시는 법을 몰라 히죽거리며 두 손으로 받치고 앉아 달콤한 대추만 먹어대고 있었다. 정청이 다시 샘물을 떠 주니 네 사람은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며 평온하고 자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노도는 때때로 정청에게 공부한 내용을 묻고, 두 아이는 정청을 붙들고 함께 놀아달라 졸랐다.

한 아이가 말했다. “주 도장님, 저랑 구슬치기 해요.”

다른 아이가 외쳤다. “주 사형, 저랑 건너뛰기 해요.”

어린 도사 정청은 어쩔 줄 몰라 하며 그저 “네, 네,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하며 소매로 땀을 닦아냈다. 다행히 머리가 비상한 덕에 갑자기 제안했다.

“조사님, 예전에 조사님과 스승님께서 바둑을 두시던 기억이 납니다. 단숨에 서른여섯 판을 두셨는데, 그 기개가 대단하고 분위기가 비범했지요. 지금은 스승님께서 안 계시고 제자는 아직 학예가 미천하여 감히 도전할 엄두는 못 내지만, 지금 딱히 할 일도 없으니 여기서 한 판 두시지요. 제자가 조사님의 소일거리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두 아이는 정청 사형이 스승과 바둑을 둔다니 흥분하여 더 이상 구슬치기나 뛰기를 하자고 보채지 않았다. 노도 또한 웃으며 말했다.

“옳거니 정청, 도리어 빈도를 시험하려 드는구나. 하지만 한 판 두는 것도 괜찮지~”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644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