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구도인(無垢道人)
【정견망】
오늘날 호남성 보경과 상덕 일대에는 관습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데, 소위 귀시지법歸屍之法이란게 있다. 무릇 갑 지방의 사람이 을 지방에서 죽으면 관을 옮기는 것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경비도 엄청나다. 그래서 시체를 고향으로 돌려보내는 일을 업으로 삼는 사람이 있다. 그들은 비밀스런 주문을 하나 가지고 있는데, 인혼번 한 장으로 자기 몸에 걸어놓고, 시체를 향해 주문을 외우면 죽은 자들이 알아서 그와 함께 길을 재촉한다. 숙박할 곳을 만나면 시체를 바깥쪽 처마 밑에 벽을 보고 세워둔다. 배를 타고 강을 건너야 하면 시체를 등에 업고 배에 가서 뒷머리나 배 앞머리에 세워 이렇게 무사히 고향에 도착한다. 한 달이 지나거나 무더운 날씨에도 모양이 전혀 변하지 않고 냄새도 나지 않는다. 단 넘어지게 해서는 안 되며, 한번 쓰러지면 바로 썩어서 벌레가 나와 다시 일어나지 못한다.
더욱 이상한 것은 시신이 집에 도착하자마자 일찌감치 관을 준비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가 도착하면 바로 입관해야지, 시간을 지체해서는 안 된다. 한두 시간 정도 멈추면 시체도 부패해 수습할 수 없게 된다. 아마 시신을 운구하는 방법은 이 일이 가장 편리하고 비용도 적게 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수천 년 동안, 오늘날까지 널리 전해져 왔지만, 언제, 누가 발명했는지 모른다. 저자의 고찰에 따르면, 철괴선생이 현주자에게 전수하여 동방삭의 시신을 해녕으로 보낸 그 부적이다. 현주가 죄를 지은 후, 상강에 떨어져 학이 되고, 평민으로 화해 남을 대신하여 이 일을 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 방법은 호남성에 전해졌다. 그러나 호남성에만 이런 귀시 방법이 있을 뿐 다른 곳에서는 들어본 적이 없다.
이유는 중국인의 특성상 어떤 특수한 발명품이 생기면 항상 조상 자손 대대로 이어지기 때문에 외부인의 전수할수 없을 뿐 아니라 자신의 딸이라도 그 일을 관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자애는 크면 결국 시집가는 거니까. 시집가서 남편에 대한 사랑이 깊어지면 비밀스러운 말도 다 하게 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소문이 퍼지면 퍼질수록 그 비법은 공개적인 방법이 되지 않겠는가? 따라서 중국의 관습에는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많은 비법과 방법이 있으나 자손에게만 단독으로 전하며 결국 널리 퍼지지 않는 것이 바로 이러한 이유이다.
게다가 귀시 이런 류의 일은 보기에 미신에 가깝지만, 사실 미신이든 아니든, 확실히 해낸다면 대중에게 실험할 수 있고, 게다가 정말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누구도 믿지 않을 수 없다. 믿음信이 극에 달하면 모두 응분의 댓가가 있을 것인데, 어떻게 그가 미신迷을 말할 수 있겠는가? 설령 정말로 그 일을 미신한다고 해도, 그 일이 정말로 미신할 가치가 있다면, 설령 매우 미혹이 되었다고 해도 무슨 나쁠 것이 있겠는가? 게다가 모든 일의 창시에는 반드시 한 가지 이유가 있지만, 항상 신비롭게 여겨져왔다. 창시자는 그 방법만을 말할 뿐만, 전수자는 그 이치를 연구할 수 없기 때문에, 쓸 수 있기는 하나 알 수는 없는 상태가 된다.
이러한 일은 문화 과학의 발전을 가로막기에 가장 충분하다. 예를 들어 시신이 돌아가는 일은 일종의 선법仙法이라는데, 이 말은 물론 옳다. 하지만 천하 세상사 모든 일에는 이런 이치가 있어도 반드시 이런 방법을 생각해 낼 수 있지는 않다. 결코 방법이 없고, 도리어 그럴 리가 없다. 더구나 신선은 수천수만 명 중에서 골라서 수련에 성공한 정화적인 걸출한 영재이지. 그들이 백성을 편리하게 하는 방법을 만들 수 있는데, 이런 방법의 원리를 못 찾겠는가. 만일 원리가 없다면, 이 방법은 어떻게 생각해 낼 수 있겠는가? 소설책에는 대부분 아득하고 황홀하고 검증할 수 없는 허튼 소리와 기이한 설이 있는데, 이는 독자들이 술을 마신 후 차를 마시며 근심을 달래는 데 필요한 것이다.
일이 증거도 없는 이상 당연히 아무런 이유도 없다. 이 책에 기록된 각종 신선들의 진정한 족적真迹과 고인高人들의 일화는 십중팔구 증거가 있으니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위에서 언급한 귀시의 일은, 지금까지 호남성 내에 실제로 이 일이 있었다. 또한 귀시뿐 아니라 위에서 말한 이소군의 차안구遮眼球는 그 사람은 죽었지만, 눈을 가리는 술법은 이미 세상에 전해졌을 뿐만 아니라, 각 강호의 사람들이 변화무쌍한 마술로 사용한다는 것도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이다, 이것과 귀시지법은 같은 방법에 속하지만 그 원리는 전해지지 않는다. 훌륭한 선술이 소수의 가난한 사람들이 의복과 음식을 얻기 위한 도구로 사용할 뿐, 그 외에는 아무 소용이 없으며 새로운 것을 제안할 수 없다. 신으로 변화하는 것, 백성의 편의를 위한 한층 더 많은 방법들이 생겨났는데, 이는 법을 만든 사람에게는 책임이 없다.
가증스러운 사람은 최초에 이 방법을 얻은 사람이거나, 법을 얻었지만 법을 만든 사람에게 이치를 따지지 않거나, 이치를 얻었지만 비밀을 밝히려고 하지 않는 사람이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들 중 누구도 그러한 줄만 알고 그 이유는 알지 못하게 되었다. 이것이 얼마나 우스꽝스럽고, 한탄스럽고, 안타깝고, 가증스러운 일인가!
그래서 나도 이런 방법을 생각하게 되었다.
만약 발명이 현재의 과학자와 철학자의 손에 있다면, 본인은 결코 쉽게 놓아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철저히 연구하고, 심지어 책을 만들어 세상에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그의 책을 읽고, 이미 만들어진 방법에 따라, 혹은 다른 이유를 깨닫고, 다른 사업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선조들의 방법을 더욱 개선하여 더욱 정교하고, 아름답고, 완전하게 만드는 것은 모두 사람들의 눈에 잘 띄는 일이다. 작자가 남의 기개를 높이고 자신의 체면을 구기는 것은 아니다.
빈말을 많이 하면 독자가 싫어할테니 빨리 본문으로 들어가자. 지난번에 현주자가 귀시법을 창시하여 동방삭을 해녕으로 데려갔는데, 또 큰일이 일어났다. 하지만 저자는 먼저 동방삭이 해녕에 도착하여 현주자가 철괴 선생의 지시대로 조리를 하면 곧 영성이 회복되어 몸과 마음이 모두 회복될 것이라고 큰소리쳤다. 동시에 그의 귀양기간도 만료되어 상제의 부름을 통해 하늘로 소환되어 봉직할 것이다. 그의 일은 일단락 지었다고 할 수 있다. 소위 또 한바탕 큰일을 벌인 사람은 바로 현주 본인을 가리킨 것이다.
현주는 동방삭을 도와 이소군을 죽인 후, 노교가 한 팔을 잃었으니 잠시 설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여, 방비에 소홀해졌다. 무릇 천하의 일은 다 변덕스러워서 예방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모든 일에 조심하고, 비가 오기 전에 대비할 수 있다면, 당연히 더 잘할수 있을 것이다. 특히 국가 계획과 민생, 지방 안위의 중요한 일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그 일을 맡은 사람은 각별히 신중하고 조심해야만 문제가 싹트기 전에 우환을 없앨 수 있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논의가 더 필요하다. 사람의 마음은 종종 우환의 시기에 신중하게 행동할 수 있다. 바람이 지나가고 파도가 잠잠해지면 도리어 자신도 모르게 방심한다. 그래서 옛사람이 ‘우환에 살고 안락에 죽는다’고 한 것은 바로 이런 이치이다. 지금 말하는 현주의 상황도 대체로 비슷하다. 그러나 그가 저지른 사고는 뜻밖이었고, 속담에 큰 바람은 부평초에서 온다는 말이 있다. 바람은 세지만 발원지는 매우 미세하다.
당시 절강성 항주에는 하씨 성을 가진 관가(몰락한 집안)가 있었는데, 남자는 없고 모녀 두 사람만 남아서 서로 의지하며 살고 있었다. 어머니 호씨는 연로했다. 딸의 이름은 춘영(春瑛)인데, 아리따운 자태를 뽐내며 단정하게 생겼고, 그해 이미 25살이 되었다. 호씨 자신은 나이가 많고 슬하에 오직 이 딸 하나뿐이니, 마땅한 인재를 찾아 집에 데릴사위로 들게 하고, 좀 의지할 수 있으면 했다. 어쩌나 높은 가문에서는 그녀들의 집안이 쇠락하고 불길한 문벌이라고 싫어하고, 게다가 데릴사위는 풍습에 치욕으로 여겨 누구도 시도하려 하지 않았다. 가난한 집안은 모녀가 원하는 집이 아니니. 그래서 허송 세월을 보내면서 좋은 아가씨를 스물다섯 살까지 키웠으나 아직 좋은 인연을 맺지 못했다.
호씨는 마음이 늘 우울하고 즐겁지 않았다. 오히려 춘영(春瑛)의 마음속에는 노모를 모시는 것이 즐거웠다. 그는 “제가 시집가든 말든 상관이 없지만 모친은 백 살이라도 더 살고 딸이 모시고 함께 흙으로 돌아가기를 빕니다. 그러면 딸의 소원은 이루어 진 것입니다.”
호씨는 웃으면서도 야단쳤다:
“바보 같은 계집애야, 이 나이에 말도 안 되는 소리만 하고 있구나. 네 어머니는 큰 음덕도 쌓지 않았고, 덕행도 쌓지 못했는데, 어찌 이렇게 많은 나이까지 살 수 있겠느냐? 게다가, 역시 너의 바람대로, 한 집에 살아 있는 노파는 살아서 보살피는 사람이 없고, 죽어도 장례지내 줄 사람도 없으니, 결국 조상님 제사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고, 결국 좋은 일은 아니다. 내가 보기에 앞으로 괜찮은 자제가 있을 것 같은데, 인품이 단정하기만을 바라며, 가문이 어떠냐고 묻지도 않고, 대충 시집가면 일이 끝이다. 너는 정말 효성이 있는 사람이니, 너무 고집을 부리지 마라, 이것은 함께 죽는 것보다 훨씬 낫다.”
춘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모친의 말대로 딸은 더 말 않겠어요.”
호씨가 그 말을 듣고 비로소 흐뭇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집에서 갑자기 도둑이 들어, 호씨 방에 있던 물건을 깨끗이 훔쳐가 버렸다. 관리에게 보고하여 추적했지만, 종적이 없었다. 호씨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영아, 이건 다 집에 남자가 없어서 그런 것이다. 우리를 업신여기는 것이지. 그날의 일은 도둑은 말할 것도 없고, 버젓이 찾아와서 강도질하는 것이니, 너와 나는 한 쌍의 여자뿐인데 공손히 갖다바치는 것 외에 무슨 방법이 있겠느냐? 그저 물건만 훔치는 것이면 별 상관이 없다. 만일 무례한 행동을 한다면, 딸이 어떻게 사람노릇을 하겠느냐?”
그 말을 하고 나니 슬퍼졌고 울음이 터졌다.
춘영(春瑛)은 잠시 말리다가, 도리어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서 “어머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딸에게 계획이 하나 있는데, 도둑이 대담한 것은 우리 집에 방은 많고 사람이 적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살지 않는 많은 방을 적당한 사람을 구해 세를 주면 어떻습니까. 우리는 방세를 많이 바라지 말고 대신 사람이 규범적이고 정직하고 좋은 이웃이 되어 서로 보살핌을 받을 수 있기만 하면 됩니다, 설사 방세를 받지 않더라도, 방마다 헛되이 잠가두면 그 방들은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으면, 특히 쉽게 무너질 수 있으니, 바른 사람을 구해 동거해서 우리를 대신해서 집을 관리하는 것도 좋습니다. 어머니는 이 일이 가능할 것 같습니까?”
호씨는 이를 듣고 매우 그럴듯 해서 춘영이 직접 세놓는다는 쪽지를 써서 하인들에게 관아에 붙여달라고 했다. 사흘도 안 되어 보러온 사람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직업이 바르지 않거나 입이 험했다. 호씨는 마음속으로 모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나흘째 되던 날 아침에 갑자기 흰옷의 훌륭한 사람이 왔는데 얼굴이 관옥 같고 입술이 주홍색이며 태도가 온화하고 말이 맑았다. 그의 말에 따르면, 관리 집안의 자제인데, 항주의 맑은 산수를 탐내어 이곳에 살고 싶어한다고 했다. 또 부친이 고관을 지냈는데 이미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집에는 아직 어머니와 남녀 동생들이 있는데, 지금은 건업(建业-현재의 남경)에 있고, 집을 구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으며 며칠 후에 돌아가 데려와서 함께 살 것이라고 했다.
두 모녀는 이 사람의 자태를 보자마자 마음속으로 매우 기뻐했다. 또한 관리의 자제이고 식구가 많아 모든 것이 마음에 든다고 하여 그에게 빌려주겠다고 약속하였다. 그 사람이 방세를 묻자, 호씨는 자신을 이웃을 선택하는 데 중점을 두었고, 세는 얼마인지 일절 따지지 않으니 귀댁이 주시는대로 받겠다고 했다. 그 사람도 이익을 탐하지 않고 은 백냥을 지불하고는 알맞는 것이라고 하였다. 가족들이 온 후에 다시 방세를 협상하자고 했다. 호씨는 그의 돈 씀씀이가 이렇게 큰 것을 보고 더욱 그가 정말 도련님이라고 굳게 믿고 겸손하게 받아들였다. 성함을 물었더니 성은 왕王, 이름은 성부誠夫라고 말하고는 떠났다.
보름 남짓 지나자 왕성부가 다시 와서 건업에서 아직 끝나지 않은 일이 많아서 당분간 이사 올 수 없다고 했다. 본인은 항주성에서 공부하고 싶어서 하인 몇 명을 데리고 먼저 이사오겠다고 했다. 호씨와 춘영은 이미 성부가 정직한 사람이라고 믿었는데, 왜 허락하지 않겠는가? 성부는 매우 기뻐하며 즉시 짐을 운반해 왔다. 모두 매우 화려하고 세련된 물건들이었다. 하씨 가문이 비록 부잣집이라 진귀한 물건들이 많지만, 성부의 장식품을 볼 때 그 이름을 내세울 수 없었다. 성부가 또 남녀 종을 모두 십여 명 데리고 왔다. 이런 정황으로 보아, 정말 위풍당당했다. 그리고 성부의 사람됨이 성실하고 친절했다.
그는 책을 읽는 것 외에, 바로 안으로 들어가 호씨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또 호씨의 용모와 성격이 자기 어머니를 꼭 닮아서 호씨를 의붓어머니로 모셨다. 그러니 춘영과는 남매가 되어 의심받을 일도 없이 수시로 만났다. 남매는 호씨 슬하에서 섬기며 즐겁게 지냈고, 호씨도 몹시 기뻐했다. 호씨의 마음속에는 성부를 데릴사위로 삼겠다는 뜻이 있었다. 먼저 그의 하인들에게 물어보니, 그는 뜻이 높고 재능과 용모를 겸비한 여자를 아내로 맞이하려고 하여 아직 결혼하지 않았다고 했다. 올해 춘영(春瑛)과 동갑으로 막 스물다섯 살이었다. 호씨는 이 소식을 듣고 더욱 기뻐했다. 적당한 때에 먼저 춘영(春瑛)에게 이 일을 말했기 때문이다.
춘영과 성부가 정말 한 쌍의 어울리는 부부일 줄이야. 쌍방의 우정은 비록 새롭지만, 상황은 이미 매우 깊어. 어머니의 말을 듣자 자기도 모르게 뺨이 붉어지며 어색하게 한마디 했다.
“왕가 오빠는 인품이 좋으십니다. 어머니 보시기에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호씨가 듣고 보니 딸의 마음은 천번만번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성부 쪽에서 또 무슨 생각이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지금 부탁할 중매인은 없고, 자기에게 형제 하덕산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자주 이곳에 와서 성부와 몇 번 만났다. 성부도 덩달아 외삼촌이라고 불렀는데, 아주 친한 모양이었다. 이 사람 말고는 더 부탁할 사람이 없다. 이에 사람을 놓아 하덕산을 청하여 이 일을 분명하게 말했다.
하덕산은 당연히 동의했고, 즉시 성부에게 달려갔다. 그 성부는 지금 방안에서 무엇을 하고 있느냐? 덕산이 먼저 창밖에서 기침을 하자 안에서 성부 일찍이 듣고 뛰어나와
“외삼촌, 무슨 일로 오셨어요? ”
덕산은 그의 손을 잡고 함께 방으로 들어가 웃음을 띠며
“자네를 축하하러 왔지.”
성부는 웃으며 자리를 비켜주며 물었다:
“외삼촌은 어른인데 농담은 안하시겠죠. 제가 무슨 경사가 있겠습니까? 상세히 알려주세요.” 덕산은 웃으며 자신의 용건을 말했다. 이를 들은 성부는 매우 기뻐하며
“춘영 자매가 나에게 시집온다면 절대 반대할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현재 객지에 있으니 모든 것이 간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양어머니와 외삼촌, 여동생에게 양해를 구합니다.”
하덕산은 웃으며, “다들 결혼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왜 이런 상투적인 것을 다투느냐, 자네가 여기에서 데릴사위가 되기를 원한다면 모든 것을 상의할수 있다.”
성부도 웃으며’ “현재 한집에 동거하는 건 사실 데릴사위나 다름없습니다. 장차 결혼을 하면 어머니와 동생을 모두 모셔야 하고, 두 성이 동거하고, 친척인데, 서로 나눌 게 뭐가 있겠습니까?”
덕산도 그렇게 알고 돌아가 누나에게 복명했다. 호씨 모녀는 이렇게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집 모두 나이가 적지 않아 일찍 부부가 되어야 한다. 덕산은 또 성부에게 가서 이 일을 설명했다. 성부가 당연히 더더욱 허락하지 않을 리 없었다.
건곤 두 집이 한 곳에 있으니 모든 일이 다 편리했다. 날을 잡아 되는대로 신방에 가구, 그릇 등을 장만하면 그만이다. 나머지 물건은 다행히 양측이 모두 부유한 집이고, 모든 것이 다 갖춰져 있으니, 임시로 준비할 필요가 없다. 모든 것이 타당했다, 결혼 날짜가 되자 많은 친지들이 축하하러 왔다. 성부 쪽에서도 비록 객지에 있지만 많은 친구들이 와서 도와주며 축하했다. 두 집안의 경사를 한곳에서 함께 치르니 각별히 떠들썩하게 느껴졌다.
식을 올린지 삼일 째, 신혼 부부는 먼저 시어머니께 인사를 드리고 함께 친정으로 돌아왔다. 호씨는 딸도 보고 사위도 보고 그들의 재능과 자태도 보니 모두 비슷하여 정말 어울리는 한 쌍의 부부였다. 자신도 모르게 마음속에 기쁨이 가득했다. 두 집안이 하나가 된 이상, 호씨는 사위를 너무 아껴 그가 밖에 살면 하인들이 시중들지 않을 것 같았다; 딸은 또 응석받이로 자라 사람을 섬길 줄 몰라서, 그들이 대신에 주인이 되어 들어와 함께 방안에서 살게 되었다. 밖에 있는 많은 집들은 모두 하인들이 거주할 수 있게 해주었는데, 이때 호씨가 가장 걱정한 것은 성부의 가족들이 도착하기만 하면 그녀의 사랑하는 사위를 빼앗긴다는 것이다. 마치 빌린 물건을 주인이 돌려받아 쓰는 것 같다. 늘 이런 뜻을 딸에게 이야기했지만, 춘영은 대체적인 상황을 잘 알고 있어 혈육지간이 한자리에 모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한 방에 ?? 같이 살지만 안팎으로 서로 구분이 심하다. 그래서 성부에게 이 말을 꺼내지 않았다.
뜻밖에 수상한게 있었다, 성부는 가족이 건업성 안에 있다고 했지만, 여태껏 돌아간다는 말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때때로 어머니께서 곧 항주에 오실 거라고 하였지만, 3년 동안 살았는데 아무도 오지 않았다. 그의 정황을 헤아려 보니 가족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 것 같았다. 호씨는 나이가 들어 정신이 어두웠지만, 사위가 항상 슬하에 있어 의지하고 소원을 들어주니, 아무래도 사위를 자기 앞에서 떼어놓지 않는 것이 좋았다. 그래서 사위의 집안일에 대해서는 철저히 상관하지 않았다. 춘영(春瑛)은 총명하기 그지없는 여자인데, 남편의 이런 특이한 상태를 보고 어찌 의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참을 수 없을 때마다 자신의 의심을 조금씩 털어놓곤 했다. 성부의 상태를 유심히 살폈다. 뜻밖에도 성부는 마치 무슨 걱정거리가 있는 듯했고 그녀가 자신의 집안일을 물을까 봐 두려워했다. 대답하는 사이에도 우물쭈물하는 정황이 나타났다. 그러자 춘영의 의심은 더욱 커졌다.
이때 춘영은 이미 한 쌍의 자녀를 낳았는데, 놀랍게도 두 번의 출산에 모두 금룡이 꿈에 들어간 이상징조가 있었다. 깨어났을 때 성부에게 알렸다. 성부는 “이것은 제왕의 상이다. 설마 아이들에게 장차 제왕의 복이 있는 것은 아닐까?”
소문이 나면 화를 부를 수 있으니 춘영에게 함부로 남에게 알리지 말라고 경고했다. 춘영(春瑛)도 반신반의했다. 또 삼 년이 지나, 두 번째 출산을 했는데 여전히 쌍둥이 자녀 각각 하나씩이었다. 그리고 똑같이 그런 이상한 꿈을 꾸었다. 하지만 이번엔 꿈자리가 비교적 분명했다. 그녀는 이미 꿈속의 용을 알아보았는데, 확실히 평범한 용과는 모양이 약간 다르며, 사나운 기운이 있어 보기만 해도 무서웠다.
깨어났을 때, 이 의심스러운 점을 성부에게 다시 말했다. 용의 형상에 이상이 있다는 말을 들은 성부는 자신도 모르게 갑자기 안색이 변했다. 비록 그저 웃음으로 그녀에게 잠시 변명했지만, 웃음에서 그의 흉악하고 은밀한 태도가 드러났다. 이때 춘영의 마음속에는 어떻게 생각을 바꿔야 할지 몰라, 남편이 비록 부부로 여러 해 동안 정이 깊었지만, 아내의 성의에 대해서는 아직 진지하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그녀는 밤낮없이 좋은 부부라고 느꼈는데, 왜 각자의 마음속에 아직 밝힐 수 없는 말이 있을까? 설마 남편의 내력을 잘 모르는 건 아니겠지? 이렇게 생각하니, 문득 평소 많은 의심이 마음속에 쌓이고, 성부라는 사람이 정말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반드시 그의 숨겨진 비밀을 밝혀내야 한다. 마음을 정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말하지 않았다.
하필이면 이 성부는 매우 세심한 인물이었다. 춘영이 차남 차녀를 출산한 뒤 그의 행적을 샅샅이 뒤지며 그의 말투를 살폈다. 그는 시종 약간의 허점을 드러내지 않았다. 유독 건업 쪽 식구들만 그런 일이 있는지 없는지, 자신이 먼저 말을 꺼냈기 때문에 변명할 방법이 없었다. 모녀들이 이 일을 말할 때마다 그는 핑계를 대고 자리를 뜨거나 다른 말로 얼버무렸다. 마지막으로, 그는 생모가 일찍 돌아가셨다는 아주 타당한 이유를 말했다. 지금 건업에 있는 계모는 매우 음흉하니 절대 동거해서는 안 되는 인물이다. 형제는 그녀 소생이니 당연히 그녀와 한통속이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항주에 온 것은 그녀에게 쫓겨난 것이다. 예전에는 약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바로 말하기 곤란했다. 나중에 여러 번 말씀드리려고 하니, 아들이 어머니를 비방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꾹 참고 비밀로 했다. 오늘 어진 아내가 의심하는 것을 보았으니, 더 이상 직언하지 않으면 그대가 나를 정체불명의 사람으로 의심할 것 같아 당신들에게 직접 말할 수밖에 없다. 말할 때 그가 한마디 마다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니 마치 매우 비통하고 원망하는 것 같았다. 이 말은 도리어 이치에 맞아서 모녀가 믿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이 말에 계모와 동생이 항주에 와서 성부를 도와 많은 것을 생각해낼까 두려우니 영원히 이 시어머니를 만나지 않기를 바랐다. 이 일이 있은 후 춘영은 남편에 대한 의혹이 풀리면서 애정이 더 깊어졌다.
난처한 사람이 저지른 일은 결코 완전히 타당할 수 없었다. 어느 날 저녁, 날씨가 매우 무더워 호씨 이하 네 아이까지 모두 뒤뜰에서 더위를 식혔다. 성부는 아이들의 짜증을 참지 못하고 평상에 홀로 걸터앉아 그 콩 시렁 밑에 누워있고 다른 사람들과 백 걸음쯤 떨어져 있었다. 잠시 누웠는데 바람이 불더니 정신이 맑아졌다. 성부는 어느새 달콤한 꿈속으로 달려갔다. 호씨는 어린 여자 아이를 달래느라 눈치채지 못했다. 뜻밖에도 콩 시렁 창고 위에는 큰 뱀이 있었는데 콩창고와 가까운 곳에는 모두 각종 과일 나무가 있었고 그 위에는 새 둥지가 있었다. 호씨는 천성이 자비롭고 하인들이 둥지를 뜯어내는 것을 허용하지 않아 갈수록 많아져 거의 모든 나무에 한두 개의 둥지가 있었다. 그러자 호씨는 사위가 헛간에서 자고 있으니 새를 놀라게 해 사고를 내지 말아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서둘러 여자아이를 안고 천천히 걸어갔다. 열 걸음도 못 걸었는데 그러나 각 나무의 새들이 일제히 울부짖으며 분분히 공중으로 날아갔다. 호씨는 자신도 모르게 욕설을 퍼부었다. “이 녀석들은 겁이 너무 많구나, 이 노부인은 얼마나 자비로운데, 어찌 너희를 해치겠느냐? 이렇게 함부로 뛰어다니며 뭐 하는 거야? ” 말이 끝나기도 전에 풀소리가 솨솨하고 뱀이 울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큰 뱀 한 마리가 콩 시렁에서 매달려 날아오듯 밖으로 미끄러져 나가는 것이 보였다. 호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여자아이의 어깨를 툭툭 치며 웃었다. “네 아버지가 이렇게 잠이 많은 것을 봐라. 만약 위에 있는 뱀이 그의 몸에 떨어지면 어찌 사람을 놀라게 하지 않겠느냐?” 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바로 이 시렁 가까이 와서 고개를 들어보고는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며 손에 들고 있던 아이를 내팽개쳤고, 호씨 자신은 뒤로 쓰러져 기절하여 입에 거품을 뿜으며 인사불성이 되었다. 아이는 내팽개쳐 아파서 큰소리로 울부짖기 시작했다.
호씨가 본 것은 무엇일까 왜 그렇게 놀랐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