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
【정견망】
사람이 믿든 믿지 않든, 사람은 확실히 육도(六道)를 윤회하는데 금생의 연분(緣分), 복분(福分), 어려움은 모두 전생과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금생에 당신의 가족과 친구들이 당신에게 아주 친절하거나 우호적이라면 그럼 필경 전세(前世)에 심은 선연(善緣)이 있는 것이다. 반대로 당신의 가족과 친구들이 당신에 대한 태도가 나쁘거나 또는 늘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전생에 맺은 악과(惡果)일 것이다.
또 부모와 자식 관계로도 나타나는데 어떤 아이는 보면 마음이 놓이고 부모에게 감사할 줄 아는데 이런 아이들은 은혜를 갚으러 온 것이다. 반대로 어떤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부모를 크게 걱정하고 마음을 졸이게 만드는데 그럼 반드시 빚을 받으러 온 것이다.
민간에서는 속칭 “빚쟁이 귀신[토채귀(討債鬼)]”이라 부른다. 청조(淸朝)의 《권계록(勸戒錄)》에 토채귀 이야기 2편이 실려있다.
1. 아들이 임종하며 5,300문을 갚으라 요구
첫번째 이야기는 강소(江蘇) 상주(常州)에서 사숙(私塾 일종의 사립학교)을 꾸리며 생계를 유지하던 한 남자의 일이다. 아들이 세 살 때 아내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아들을 데리고 학교에 갈 수밖에 없었다. 아들이 네다섯 살이 되었을 때, 그는 아들에게 읽고 쓰는 법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아들이 15~6세가 되었을 때 사서오경을 이미 능숙하게 암기했고 또 어린이들을 가르칠 교사가 될 수 있었다.
이렇게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사숙에서 가르쳤는데, 1년 수입이 은자 40~50냥 정도 되었다. 어느 정도 돈이 모이자, 아버지는 아들을 위해 배우자를 찾아 주려 했다. 막 며느리를 들이려고 할 때 아들이 갑자기 중병에 걸려 다 죽어가면서 부친의 이름을 불렀다.
아버지가 놀라 물었다.
“나는 여기 있는데, 무엇을 하고 싶으냐?”
아들이 말했다.
“당신은 원래 전생에 나와 함께 사업을 했는데 은자 200냥이 넘는 빚을 졌습니다. 나를 이렇게 키워줬으니 이 일로 이만큼 상쇄하고 저 일로 저만큼 상쇄했고 지금은 5,300문(文)만 남았습니다. 빨리 나한테 갚으세요 나는 이만 갑니다.” 이렇게 말을 마치고는 곧 죽었다.
[역주: 명청대 은자 1냥은 동전으로 대략 1000문의 가치가 있으니 200냥이 넘는 빚 중 5.3냥(5300문)이 남은 셈이다.]
이것이 바로 민간에서 말하는 ‘빚쟁이 귀신’이다. 일반적으로 자녀가 요절한 경우는 모두 빚을 받으러 오지 않은 경우가 없다. 하지만 이렇게 명명백백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열에 한둘일 뿐이고 부모는 이런 이치를 깨닫지 못하고 오히려 몹시 슬퍼하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2. 빚을 받으러 온 아들이 떠나고 빚을 갚는 아들이 오다
모 지역에 갑(甲)이란 사람이 살았는데 집이 몹시 부유했다. 그는 사채놀이를 하면서 대출자들에게 개인 물품을 담보로 요구했다. 그는 사람이 각박해서 늘 돈을 갈취할 기회를 잡았다. 이 사람이 예순이 되었을 때, 아내와 첩들도 대부분 죽고, 어린 아들만 하나 남았는데, 그 아들도 중병에 걸려 빈사상태에 있었다.
어느 날 밤 삼경에 한 채무자가 은자를 들고 담보물을 찾으러 오자 갑은 한밤중에 문을 두드린다며 화를 냈다. 채무자는 “날이 밝으면 담보물을 찾을 방법이 없을 뿐만 아니라 추가로 이자도 더 내야 하니 전 재산을 끌어모아 기한 내에 자금을 조달해서 왔습니다.”라고 말했다.
갑은 유일하게 남은 외아들이 곧 죽을 걸 생각하자 망연자실해져서 이 돈을 받은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남을 속이고 갈취해 적지 않은 사람들을 해친 것을 참회했다. 이에 다음날 집에 있던 저당 잡은 논밭이며 옷 등을 모두 차용인들에게 돌려주고 아울러 차용증조차 모두 불태워버렸다.
며칠 후 아들이 숨졌고 갑은 한밤중에 아들의 시신을 지키며 울고 있었다. 갑자기 한 사람이 문을 밀고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전에 자신에게 돈을 빌려 간 사람이었다. 이 사람이 갑에게 말했다.
“더는 슬퍼하지 마세요. 당신의 죽은 아들은 빚을 받으러 왔을 뿐입니다. 빚을 다 갚자 자연히 죽은 것입니다. 저는 당신이 차용증을 불태운 숭고한 행동에 몹시 감격했고, 기꺼이 당신 아들로 환생해 당신의 노후를 책임지겠습니다.“
이렇게 말한 후 사라졌다. 그러자 죽었던 갑의 아들이 뜻밖에도 서서히 소생했고, 병도 곧 회복되었다.
날이 밝은 후 갑이 그 사람의 집에 찾아가 알아보니 지난밤 그가 사망했다는 사실과 그가 아들의 몸을 빌려 다시 태어났음을 알았다.
남을 해치면 원한을 맺고 남을 도우면 은혜를 베푸는 것은 확실한 것으로 모두 사람이 심은 인과(因果)다. 일념의 참회[一念之悔]로 대가 끊긴 후사를 새로 이을 수 있었다. 빚을 받으러 온 아들이 떠나고 빚을 갚을 아들이 왔는데 모두 한 몸이었다. 어떤 원인을 심었다면 반드시 상응하는 결과가 나타난다. 선악(善惡)의 보응은 이런 정도까지 이를 수 있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3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