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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산야화]―재물[財]

이덕부(李德孚)

【정견망】재물이란 사람이라면 누구나 원하는 것이다. 세상사람들 중에 재물을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은 없겠지만 그렇다고 그것에 미혹되어선 안 된다. 가령 너무 인색하여 동전 한푼도 쓰려고 하지 않는다면 황금(金)을 산더미처럼 쌓아놓았다 한들 스스로 향유할 수도 없는 것이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만약 재물에 인색하고 보물을 아낀다면, 수많은 신선(神仙)들은 당신이 오는 것을 반기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게다가 돈과 재물이란 몸밖의 물건이니 태어날 때 가져올 수 없고 죽을 때 가져갈 수도 없는 것임에랴!

나는 일찍이 집을 자기 목숨과 같이 아끼던 환자를 본적이 있는데, 그의 병은 고황(膏 )까지 깊이 들어갔음에도 여전히 집을 지키는 노예처럼 굴었는데 죽기 직전까지도 그랬다.

지에[杰=Jie]는 큰 저택을 한 채 구입했는데, 풍경은 아주 아름다웠지만 지세(地勢)가 험준했다. 그는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하여 자신의 저택이 산비탈에서 미끄러져 내려가지 않게 보전하려고 애썼다. 그러나 한동안 하늘이 돕지 않아서인지 매일 연속으로 음울한 비가 때로는 심하게 때로는 약하게 계속 내렸다. 산비탈에서 돌맹이나 진흙이 내려와 그의 저택을 덮치기 직전이었는데, 그 결과는 생각하기도 끔찍한 것이었다. 많은 할리우드 영화에서 산비탈에서 집이 미끄러져 내려가는 장면을 찍은 적이 있지만, 그것은 대부분 조작된 화면인 반면에, 이 집은 정말로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엽기적인 것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 쓰러져 가는 불안한 집을 촬영하려고 카메라를 설치하고는 놀라운 장면을 찍으려고 했다. 그 사람들 중에는 전에 지에의 집에서 세를 살다가 쫓겨난 세입자도 있었는데, 그는 악의적으로 재난을 즐기려는 목적으로 구경하러 온 것이다.

지에는 집을 마련하기 위해 빌린 대출금과 이자를 갚기 위해 동전 한푼까지 아끼면서 생활에 필요한 아주 많은 지출을 줄여버렸다. 또한 그는 세입자를 따라다니다가 그가 일을 끝내면 그곳의 전등을 껐으며, 늘 익히지 않은 음식물을 먹곤 했는데, 최후에는 온몸에 병이 들어 진료소를 찾아왔다. 그러고도 진료비를 내기가 아까워서 치료비를 줄이려는 목적으로 의사에게 치료기간과 비용을 반으로 줄여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집 때문에 늘 우울하고 근심에 싸여있었다. 한의학에서는 생각이 너무 많으면 비(脾, 역주 : 한의학의 오장 중 하나로 위와 더불어 음식물의 소화를 주관하는 장부이자 오장의 조절자 역할을 담당한다)가 손상된다고 말하는데, 근심과 걱정은 그로 하여금 기(氣)를 쇠약하게 만들었다. 비가 손상되면 비와 짝이 되는 육부 중의 위(胃)도 망가지며 이로 인해 음식생각이 없게된다. 그는 언제고 집이 무너져 내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늘 좌불안석이었으며 매일 매일을 공포 속에서 살아야했는데, 두려움과 공포는 오장 중에서 신(腎)을 손상시킨다. 이것이야말로 일이 닥치기 전에는 근심걱정이 끊이지 않고, 일이 닥친 후에는 공포가 더욱 끊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의 이런 불안한 생활이 오랫동안 누적되어 병을 일으켰던 것이다.

결국, 연속으로 며칠동안 큰 비가 내리던 어느 날, 그는 소방대원들의 강력한 경고 하에 할 수 없이 집을 나서게 되었으며, 집밖에 서서 자신이 그토록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아껴가면서 마련한 소중한 집이 산비탈에서 미끄러지면서 무너져 내리는 장면을 목격하게되었다. 나중에 집은 완전히 무너져서 나무 조각과 진흙더미로 변해버렸다. 그는 하늘을 저주하며 고통과 번뇌에 휩싸였고 며칠 지나지 않아 직접 하느님을 만나 억울함을 하소연하려는 듯이 저 세상으로 떠나가 버렸다.

그는 이 일체가 모두 자기 소유라고 여겼는데, 사실 그의 명(命)에는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지구상의 일체는 종래로 모두가 어떤 한 사람의 소유물인 적이 없었다. 사람의 몸[人身]도 마찬가지로서 잠시 빌려 입는 의복에 불과하다. 만약 정말로 사람의 몸을 가지고 가려면 수련(修煉)을 하는 외에는 방법이 없다. 그렇지 않다면 인생이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공수래 공수거에 불과하다. 나중에 깨어난 후에는 후회에도 소용이 없게된다.

발표시간 : 2003년 1월 23일

문장분류 : 전통한의

영문위치 : http://pureinsight.org/pi/articles/2003/2/27/1473.html

중문위치 http://zhengjian.org/zj/articles/2003/1/23/2016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