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원만 이야기(14) – 성선공
작가 : 구양자운 정리
[정견망 2002년 10월 7일]
성선공(成仙公)의 본명은 무정(武丁)이며 계양 임무현 오리 사람이다. 후한 때 나이가 13세였으며 키가 커 7척에 이르렀다. 현청에서 작은 관리를 지냈는데, 말이 없고 마음은 넓었으나 권세에 아부하지 않아 사람들은 그를 융통성이 없다고들 하였다. 타고날때부터 영리하여 어렸을 때 이미 사부 없이도 도가의 경전을 스스로 통달했다.
한번은 일이 있어 경성으로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장사(長沙)군을 지나게 되었는데, 해질 무렵이라 아직 역참(교정주 – 옛날 관리가 공무로 여행할 경우에, 연도의 지방 관리가, 숙식·말·인부·기타 일체를 돌봐 주는 곳)이 보이지 않아 황량한 들판에서 노숙하게 되었다. 홀연히 나무 위에 사람이 있어 말을 하는데, “장사에 가서 약을 산다”라고 하였다. 머리를 들어보니 나무 위에는 백학 두 마리만 가지에 깃들고 있어 기이하게 생각되었다. 그가 장사에 갔는데, 그곳에서 흰 우산을 들고 함께 가는 두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성선공은 그들을 불러 밥을 같이 먹자고 하였다. 그러나 식사 후 두 사람은 사례도 하지 않고 바로 가버렸다.
성선공은 그 두 사람을 뒤따라 몇 리를 갔는데, 두 사람은 성선공이 따라오는 것을 보고 묻기를, “당신이 우릴 이렇게 따라오는데 우리에게 무슨 볼일이 있소?”라고 하였다.
선공은, “나는 출신이 미미한데, 듣자하니 당신들에게 불로장생 도술이 있다 하여 따르는 것이요.”라고 했다. 두 사람은 서로 마주보고 웃더니 옥합에서 책을 하나 꺼내 펴보았고 그 위에는 선공 무정의 이름이 있어 그에게 환약 두 알을 주어 먹게 했다. 두 사람은 선공에게 말하기를, “당신은 응당 득도하여 신선이 되어야 하오.” 하며 집으로 돌려보냈다. 이 때부터 선공은 세상만사를 다 알 수 있었고 심지어 동물들의 울음소리도 무슨 뜻인지 알 수 있게 되었다.
선공이 돌아온 후 현에서는 그에게 태수의 봉급을 보내주게 하였다. 태수의 이름은 주흔(周昕)인데 인재를 잘 알아보았기에 선공을 한번 보자 급히 그의 이름을 물어보았다. 선공은 자신의 성은 성이며 이름은 무정으로 현에서 낮은 관리일을 한다고 하였다. 태수는 그를 매우 좋아하여 자기 신변에 있게 하였고 오래 되지 않아 그를 문학주부로 임명하였다.
한번은 동료들과 한담을 하고 있는데, 한 무리의 공작이 우는 것을 보고 선공이 미소를 지었다. 다른 사람들이 왜 웃느냐고 묻자, 선공은 동쪽에 수레가 한대 넘어져 술이 땅에 쏟아져 있는데, 이 새들이 서로 불러 거기 가서 먹자고 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동료들은 믿지 않고 사람을 시켜 조사하였더니 과연 말한 그대로였다.
당시 군의 호족 대관들 중에는 선공이 출신이 미미한데도 이렇게 파격적으로 발탁되어 온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많았다. 태수는, “진짜 원인은 너희들이 모른다.”고 했는데, 10여일이 지난 후 태수는 그를 불러 관저에서 함께 지내자고 하였다. 연초가 되어 신년축하연을 하는데 300여 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사람들이 선공에게 술을 돌리라고 하여 술이 한 바퀴 돈 후 선공이 갑자기 동남방향으로 술을 뿜었다. 자리를 메운 사람들이 놀라서 나무랐다.
단지 태수만이, “그가 이렇게 함은 필시 까닭이 있을 것이다.”라고 하면서 물으니 선공은, “임무현성에 불이 났는데 술을 뿜어 끄자고 한 것입니다.” 손님들은 박장대소 하며 그가 술에 취해 헛소리를 한다고 하였다.
다음날 사의관이 상부에 “어제 선공이 연회석상에서 한 일은 무례한 일이다.”라고 보고하여 태수는 사람을 임무현에 보내어 조사하였다. 그랬더니 임무현의 장제가 글을 올려 말하기를, “새해 첫날 현부에서 춘절 연회를 열 때 하오 3시 경, 현의 대청에서 돌연 불이나서 서북 방향으로 타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날씨는 청명하고 먼 곳에도 구름이 없어 남풍을 따라 화기는 점점 더 세어져 갔습니다. 갑자기 서북 하늘에 검은 구름이 뒤덮이더니 현성으로 급히 몰려와서 현성 위에 오자 한바탕의 비를 퍼부어서 비로소 불이 꺼졌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이 빗속에서 진한 술 냄새가 나고 있었습니다.”라고 했다.
사람들은 깜짝 놀라 그제서야 선공이 보통 사람이 아님을 알았다. 나중에 태수는 군성 내에 관저를 주어 선공의 전 가족이 옮겨 살게 하였다. 선공은 모친과 동생, 그리고 두 아이가 있었다. 이렇게 생활한지 2년이 지난 어느 날, 선공은 태수에게 병가를 요청하면서 집에서 쉬고자 한다고 하였다. 뜻밖에도 선공은 나흘 후에 죽어버려 태수는 친히 그를 위해 장례를 치렀다.
장례 이틀 후 탈상도 하기 전에 선공의 친구가 임무현에서 오다가 무창 강팽에서 선공이 흰 노새를 타고 서쪽으로 가는 것을 보았다. 그가 선공에게, “해가 곧 지는데 어디 가는거요?”하고 물었더니 선공은, “난 미계(迷溪)로 갔다가 곧 돌아올걸세. 내가 집을 나올 때 큰 칼을 집 문 옆에 두고 잊어버렸고 또 신발 한 켤레를 조롱에 두고 왔는데 자네가 우리집을 지날 때 식구들에게 좀 회수해 달라고 얘기해주게.”라고 하였다. 친구가 선공의 집에 도착하니 곡성이 나는지라 대경실색하여 말하기를, “방금 내가 무창 강팽에서 그와 이야기 하였는데, 그는 미계로 갔다가 곧 돌아온다고 하였으며 또 칼과 신을 거두어 달라고 부탁을 하였는데 어떻게 이 사람이 죽었을 수 있는가?”라고 했다.
식구들이 말하기를, “칼과 신은 같이 매장했는데 어찌 바깥에 있겠소?”라고 했다. 그래서 그들은 태수를 찾아 누구의 말이 맞는지 판단해달라고 청하였다. 태수는 관을 열어 사실을 조사하기로 하였고, 열어보니 관 속에는 단지 7척 되는 죽장 하나만 있을 뿐 성선공의 시신이 보이지 않아 그제서야 성선공이 시해(尸解)하여 선인이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나중에 사람들은 그가 노새를 타고 지나간 무창 강팽의 이름을 라강(骡冈, 노새언덕이라는 뜻)이라고 바꾸었는데 라강은 군성의 서쪽 십리에 위치해 있다.
자료출처 : 신선전(神仙传)
발표시간 : 2002년 10월 7일
정견문장 : http://zhengjian.org/zj/articles/2002/10/7/18808.html
영어문장 : http://www.pureinsight.org/pi/index.php?news=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