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회이야기 – 연해타향(缘解他乡)
작가:소련(小莲)
【정견망 2007년 9월 21일】
얼마나 많은 시비를 보아내지 못하고
얼마나 많은 은원이 마음에 얽혀 있는가
수련자는 미혹을 타파하고 진상을 보나니
만사가 통달하여 마음은 저절로 맑도다
최근 5개월 동안 어느 시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한 달 월급이 800원이 되지 못하였다. 비록 생활은 빠듯했지만 지난 날들은 매우 즐거웠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추석을 보내려고 준비하면서 처갓집에 가서 장인 장모를 만났고, 결혼할 때 어르신에게 드리겠다고 한 예물을 깨끗이 갚으려고(많지는 않다. 지금 돈으로 일천 원 정도 된다) 했다. 다 갚으면 나는 채무가 없다. 이런 개인의 사사로운 일은 좀 제쳐놓고 본론을 이야기 하자.
우리 직장 부근에 어느 상점이 있는데, 파는 물건의 모델이 우리 것과 다를 뿐만 아니라 상품은 거의 사람들이 집안 내장 공사를 하는데 쓰는 것이었다.
그 상점에는 딸이 하나 있었는데, 매우 예쁘고 단정하며 지금 20세 정도 된다. 일하는 것은 총각 같았다. 그녀를 처음 보았을 때 나는 매우 익숙했다. 그녀는 늘 흰옷을 입었기 때문에 자전거를 타고 화물을 가져올 때 바람에 날려 매우 말끔하고 시원스러웠다. 당시 나는 별 생각 없이 천목으로 보았는데, 알고 보니 그녀는 관세음보살이었다! 물론 그녀가 원래의 관세음보살인 것이 아니라 나중에 수련 성취한 관세음보살 중에 하나였다.
과거에 어떻게 관세음보살로 수련성취했는가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서 따로 이야기하겠다. 이 편에서는 주로 나와 그녀 사이의 연분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치대로라면 우리 두 집 사이는 업무로 왕래할 일이 별로 없었다. 그러나 그녀의 집은 다른 한 가게와 마음이 맞지 않아 종종 우리 가게에 와서 일부 물건을 가져갔다. 우리는 점점 익숙해졌다. 나중에 물어보니 그녀의 고향과 나의 고향과 60여 리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접촉하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현재 나는 우리 사이의 인연관계에 대해 기본적으로 알고 있다.
이런 것을 쓰기 이전에 나는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이 시리즈의 문장을 쓰는 목적은 사람들에게 인과윤회와 선악유보를 알게 하려는 것이지 과거의 연분 자체에 빠져 있으라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되면 정에 빠지게 되어 저애가 된다. 수련인으로서 이런 것을 중요하게 보지 않는다. 그들은 일체를 알 수 있으나 집착하지 않고 더욱이 과거의 일체에 집착하지 않는다. 수련하지 않는 친구들로 말하면 일체는 마음에 맺힌 것을 풀기 위한 것이다.
수나라 개황 9년(589), 수문제 양견이 진(陳)을 평정하고 전당군(錢唐郡)의 이름을 항주(杭州)로 바꾸었다. 처음에는 여항이라고 했다가 다음 해에 전당으로 바꾸었다. 수 개황 11년 항주 전당현 영은산 아래 유포서로 옮기고 봉황산 주위 15킬로미터 정도를 축성하니 이것이 최초의 항주성이었다.
우리 오늘의 이야기는 막 개명한 항주성에서 발생한다. 서호 근처에 집이 하나 있었다. 이집의 주인은 27~28세 되는 젊은이였는데, 고기잡이를 생업으로 하였다. 그의 부인은 쌍둥이 자매를 낳고 몇 달 후 병으로 죽어 그를 아주 곤란하게 했다. 이 사람이 지금의 나다. 그 쌍둥이 중 큰 아이가 바로 이 여자 아이다. 작은 아이는 우리 직장 부근의 녹색 옷을 입기 좋아하는 여자 아이다.
당시 집안은 매우 빈궁해서 두 아이의 젖을 줄 수 없었다. 게다가 그는 원래 고아인데다 이곳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아,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두 아이를 어떻게 돌보아야 할지 몰랐다.
그래서 그는 땅에 꿇어 앉아 통곡을 했다. 얼마 후 문밖에서 두드리는 소리가 나서 급히 눈물을 닦고 문을 열었더니 바깥에는 한 여도사가 서 있었다. 그는 급히 예를 행하고 물었다. “누추한 저희 집에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내가 길을 가다 보니 어떤 남자가 막 태어난 아이를 어떻게 키울까 하고 대성통곡을 하는 것을 듣고 한번 보러 왔네.” “기왕 오셨으니 안으로 드시지요!” 여도사는 사양하지 않고 안으로 들어왔다. 막 잠든 두 어린 아이를 보고 손으로 뭘 헤아리는 듯하더니 나에게 말했다. “소흠(小鑫 -큰 아이)과 소영(小影-작은 아이) 이 두 아이는 물론 자네가 잘 돌보아야 하네. 왜냐하면 얘들은 과거 전쟁 연대에 얘들 엄마와 한 단락의 은원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생에 어미의 사랑을 받지 못하며 또 자네는 이전에 얘들에게 많은 빚을 졌기 때문에 아이들을 대신 돌보아야하네. 또한 얘들은 원래 인간의 아이가 아니고 천상에서 온 것이라네. 인간에서 어느 정도 고통과 연마를 겪은 후 돌아갈 수 있다네. 그러니 자네의 책임을 완성해야 한다네.” “저는 여기서 아는 사람도 거의 없고 아이를 키워본 경험도 없으니 또 잘못될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건 걱정말게, 내가 도와주지.” 말을 마치자 도사는 사라졌다.
조금 지나자 아이들이 하나씩 깨어났는데 모두 울면서 배고프다고 보챘다. 나는 그 여도사의 말을 이리저리 생각하고 있었다. 이때 집밖에서 양의 울음소리가 들려 왔고 나는 즉시 그 여도사의 말이 영험하다고 생각하여 밖으로 나가니 과연 한 마리의 양이 있었는데 젖이 통통했다. 그래서 그릇을 가져와서 젖을 짜서 조금씩 두 아이에게 먹였다. 아이가 기저귀가 없을 때 들보에서 몇 개의 기저귀가 나타났다…… 어쨌든 어떤 곤란이 있어도 모두 해결할 방법이 있었다. 이렇게 두 아이는 점점 자랐다. 그 아이들이 네 살 정도 되었을 때 너희들은 엄마를 보고 싶지 않느냐고 물어보았다. 아이들은 “보고 싶어요!” 그래서 또 꿈에서 볼 수 있느냐고 물었다. “꿈에서만 보는게 아니고 엄마와 늘 같이 노는 걸요. 엄마는 매우 예뻐요! 됐어요. 아빠한테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엄마는 우리를 놀러가게 해요.” 이 아이들은 보통 아이가 아니구나! 그러나 얘들이 말한 엄마는 누굴까? 나는 생각하고 하다가 잠이 들었다. 꿈속에서 그 여도사를 만났는데 그녀가 말했다. “이 두 아이는 하늘의 몫(天份)이 있어 많은 신들이 모친의 형상으로 얘들을 돌봐주면서 어린 시절을 지내도록 수행하고 있다.” “그럼 이후에는 어떻게 됩니까?” “너는 그 중 하나와 이별할 것이며 다른 하나와는 서로 명을 의지하게 될 것이다.” “왜요?” “기연 때문이니 많이 물을 필요 없다.” 말을 마치고 여도사가 떠나자 꿈에서 깼다.
깨어난 후 나는 이 천진난만한 아이들을 보면서 마음이 매우 괴로웠다. 하루 종일 그들의 옆을 지키며 그날이 언제 올까 두려웠다. 그러나 드디어 그날이 왔다. 어느 날 아침 이웃에 어떤 일이 있어 내가 도우러 갔는데, 잠시 후 돌아와 보니 작은 딸 소영이 보이지 않았다. 침상 옆 탁자에 종이가 한 장 있었는데 이렇게 씌여 있었다.
오늘 당신과 소영(小影)의 연분이 다 하니
나는 소영(小影)을 안고 수행하러 갑니다
친정(親情)은 끊기 어려워도 끊어야 하며
고해(苦海)의 끝에 정(淨)이 피안입니다
한참이나 보다가 나는 혼잣말을 했다. 누가 쓴 것인지 운(韵)도 맞지 않고 이해도 안 되네. 무엇이 고해(苦海)이며 또 “정(淨)”은 뭐지? 오, 아이는 아무 생각이 없으니 정말 너무 힘들겠군. 깊이 잠든 소흠을 보며 속으로 나는 어쨌든 이 아이만은 잘 돌보아야겠다고 느꼈다.
다음날 마음을 달래려고 소흠을 안고 서호에 경치를 보러 나갔다. 서호변에 앉아 있는데 갑자기 소흠이 말했다. “매우 예쁜 선녀가 동생을 데리고 가는 것 좀 보세요. 마침 재주를 연마하고 있네요!” “어디?” “호수 중심에요.” “나도 동생하고 같이 재주를 연마하고 싶은데 그 신선 언니가 안 된다고 해요. 나는 아빠를 따라가야 한대요.” 그녀의 말을 듣고 나는 비로소 마음을 좀 놓았다. 그러나 아직도 좀 마음이 걸렸다.
밝은 달이 하늘에 걸린 어느 날 밤, 딸이 어디선가 종이 한 장을 들고 와 달빛에 비추어 보고 있어 내가 호기심에 한번 보니 뒤에는 몇 행의 이해하지 못할 글이 있었다.
수련의 기연이 닿아
소영만 안고 가니
수련하여 하늘로 돌아가는데
멀리 인간을 보며 웃는다
나는 딸에게 “이건 또 무슨 시이니? 몇 구절이 더 있나?”라고 하면서 내가 자세히 보니 뒤쪽 네 변두리에 한 구절이 있었다. 한동안 생각한 끝에 연결한 것이 이 몇 구절이다.
정면은 누르지 않고 뒷면을 누르네
사람의 마음이 너무 드러나면 두 눈이 멀고
눈은 아무리 밝아도 알아보지 못하네
선(善)을 쌓아 진신(眞身)을 얻길 권하네
읽은 후 자세히 생각해보니 깨닫는 바가 좀 있었다. 당시 내가 본 그 시는 압운이 맞지 않아 불평했는데, 이는 오성이 낮은 탓이 아닌가? 이는 장님과 마찬가지가 아닌가? 사람들은 덕을 쌓고 선을 행하면 불괴의 신체를 얻을 수 있다고 하는데, 그것이 아마 “진신(眞身)”일 것이다!
소흠이 점점 자람에 따라 바깥의 각종 신기한 도움도 점점 적어졌고 단지 내가 땀 흘려 이 아이를 키우는 수밖에 없었다. 아이가 점점 자람에 따라 가정환경도 점점 좋아졌다. 소흠이 일을 도울 나이가 되어 우리는 거리에 작은 가게를 열었다. 십년 후 우리는 그곳에서 찻집을 열어 여러 가지 차로 남북으로 오가는 여행객들을 대접했다.
소흠이 출가할 나이가 되어 한번은 내가 물었다. “어떤 총각을 좋아하니?” 의외로 그녀는 단호히 말했다. “난 시집 안갈 거예요! 누구한테도 안가요!” “왜 그러니?” “왜는요, 그냥 시집안가요!” “그럼 내가 죽으면 누가 널 돌보니?” “아버지는 어떻게 아버지가 나보다 일찍 갈지 알아요? 어쩌면 우리는 함께 죽을지도 모르잖아요? 그쪽에 엄마와 동생을 보면 신선 언니와 함께 날고 있는데, 같이 경치를 구경하면 얼마나 좋아요?” 이 말에 나는 머리가 아찔했지만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몰랐다.
이렇게 하여 우리 부녀 둘은 한평생 서로 명을 의지하며 살았다. 이 일생에 우리는 덕을 쌓고 선행을 하고 좋은 일을 많이 했다고 할 수 있으며 심성도 많이 승화되었다. 최후에 내가 70여 세가 되었을 때 한번은 소흠을 데리고 서호에 놀러갔을 때, 바람이 한바탕 불어 작은 배가 뒤집혔다. 우리는 호수에 빠졌으나 인간 세상에서 수련한 것에 잘 수련된 부분이 있어 천천히 한송이 구름을 타고 하늘로 날아갔다. 주위에는 미묘한 음악 소리가 울렸고 이 때 나는 작은 딸 소영을 보았는데, 그녀는 오색 선녀 옷을 입고 그곳에서 우리를 영접하였다……
(계속)
발표시간:2007년 9월 21일
원문위치: http://zhengjian.org/zj/articles/2007/9/21/4848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