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이야기: 예지력이 있는 손등(孫登)
작가: 주월명(朱月明) 정리
【정견망 2002년 10월 3일】
손등의 본관은 알려져 있지 않다. 그는 산림 속에 은거하며 동굴을 집으로 삼았다. 거문고(琴)를 즐겨 탔고 『역경』을 많이 읽었다. 아무리 춥거나 더울지라도 오직 한 벌의 의복만 입었다. 동지섣달 추위에 사람들은 그가 긴 머리로 몸을 덮어 추위를 막는 것을 보았다. 그는 나이보다 젊게 보였고 인물이 잘 생겼으며 몇 왕조를 지났으나 조금도 노쇠한 점이 보이지 않았으며 용모가 옛날과 같았다. 그는 항상 길에서 구걸했는데 일단 돈이나 물건을 얻으면 즉시 더 가난한 사람에게 주었고 조금도 남기지 않았다. 또한 사람들은 그가 밥 먹는 것을 보지 못했다.
당시 태부(太傅)로 있던 양준(楊駿)이 손등을 초청해 그의 생활에 대해 물었으나 대답하지 않았다. 또한 양준은 그에게 옷을 하사했는데 그는 양준의 집을 나가자마자 칼을 빌려 그 옷을 반으로 잘라 양준의 문 입구에 던지고는 여러 조각으로 잘라 찢어버렸다. 사람들은 그가 미쳤다고 여겼는데 나중에 사람들은 양준이 죄를 범해 목이 잘렸을 때에야 비로소 그때 옷을 찢은 것은 양준의 죽음을 예고한 것임을 알았다. 애초 양준은 손등이 자신이 보내준 옷을 찢었다는 말을 듣고 분노해 손등을 잡아오게 했는데 뜻밖에도 손등이 갑자기 죽어버렸다. 양준이 관을 하나 사서 손등을 진교(振橋)에 묻었다. 며칠 후 어떤 사람이 동마파(董馬坡)에서 손등을 보고는 이 소식을 낙천(洛川)의 친구에게 알려주었다.
혜숙야(嵆叔夜)라는 사람이 도를 닦으려는 마음이 있어 손등에게 가르침을 청했으나 손등은 그를 무시했다. 그래서 혜숙야는 어떤 문제를 만들어 고의로 그를 힐난했으나 그는 조금도 개의치 않고 단지 자신의 거문고만 돌보았다. 한참이 지난 후 혜숙야는 떠나는 수밖에 없었다. 손등은 “혜숙야 이 사람은 젊고 재주가 있으나 고루(孤陋)하고 견문이 좁아 자신을 보호할 줄 모르니 어찌 그 재능이 그를 보호할 수 있겠는가?” 과연 얼마 안 되어 혜숙야는 범죄를 저질러 목이 베이고 말았다. 혜숙야는 거문고에 출중했으나 손등은 한 줄만으로도 곡 하나를 다 연주할 수 있었다. 혜숙야는 이 때문에 손등의 거문고 솜씨에 탄복해 마지않았다.
(자료출처:신선전)
발표시간:2002년 10월 3일
정견문장 : http://zhengjian.org/zj/articles/2002/10/3/1876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