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명(玉茗)
【정견망】환각지란 사람이 피와 살이 있는 지체(肢體)가 절단된 후에도 여전히 이 지체가 존재하는 것과 같은 감각을 갖는 것을 말한다. 비록 지체는 절단되었지만 절단된 사지는 여전히 가려움, 통증, 차고 더운 감각과 뒤틀리는 감각 등을 느낄 수 있다. 환각지는 종종 사람들의 의지에 따라 자유롭게 이동하기도 하고 신체의 다른 부분들과 협조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사람 신체의 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신경의학계의 일부 학자들은 환각지가 대뇌 속에 저장된 기억에서 유래한다고 보거나 잘려진 지체의 신경이 내보낸 정보에 의한 일종의 환각으로 본다. 그러나 많은 임상실험 결과는 이와 상반(相反)된다.
당신이 만약 환각지를 호소하는 환자에게 이것은 일종의 환각이나 심리작용이라고 한다면 대부분의 환자들은 아주 화를 낼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확실하고도 절실하게 잘린 지체의 존재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의수나 의족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대개 잠자기 전에는 벗어놓는데 이 때 환각지에 끊임없이 극렬한 통증을 경험할 때가 많다. 1944년 이탈리아에서 우측 다리 대퇴부위를 절단한 윌리엄 워너(William Warner)라는 한 미국 노병(老兵)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저녁에 의족을 내려놓고 나면 아무리 해도 잠을 들 수가 없어요. 나는 일찍이 여러 의사들과 상담을 했지만 모두들 방법이 없다고 하더군요. 나는 종종 한밤에 일어나 의족을 하고 방안을 이리저리 거니는데 의족을 풀기만 하면 통증이 다시 밀려옵니다.”
연구자들이 발견한데 따르면 환각지 감각은 의수나 의족을 더욱 자유롭게 사용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이 환각지와 의수·의족의 관계는 마치 장갑속에서 손을 움직이는 것과 유사하다.
또 한가지 주목할만한 현상은, 적지 않은 사람들이 집에서 키우던 개나 고양이와 같은 애완동물들에게서도 잘린 지체에 해당하는 부위가 마치 존재하는 것과 같이 행동하는 현상을 볼 수 있다.
1. 몇가지 특수한 정황
태어날 때부터 지체가 완전하지 못한 사람들도 환각지 감각이 있다. 물론 다 있는 것은 아니며 일부는 존재하고 일부는 존재하지 않는데 약 10∼20%의 사람들에게 존재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팔이 없어서 손과 어깨가 바로 연결되어있지만 도리어 정상인의 긴 팔과 마찬가지로 감각을 느낀다. 단, 이런 경우의 환각지는 절단된 경우와 같은 통증은 동반하지 않는다. 이것은 환각지가 기억의 산물이라는 학설이 옳지 않음을 보여준다.
또 다른 특수한 정황에는 절단된 적이 없는 지체가 환각지를 느끼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척수횡단면에 손상을 입어 운동신경을 절단한 경우 지체를 조절할 수 없는데도 도리어 환각지가 존재하는 감각을 느낀다. 이것은 환각지가 단순히 신경을 통해 전도되는 것이 아님을 말해준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아주 많은 사람들이 신경이 마취된 상태에서도 환각지를 느낄 수 있는데 정형외과 수술 시에 자주 발생한다. 척추마취를 한 사람도 종종 환각지를 느낀다. 이것은 더더욱 환각지가 신경을 통해 전도되는 정보에 의해 발생한다는 학설을 부정하는 것이다.
2. 지체 절단자와 절단된 지체의 관계
각국의 민간풍속에는 절단된 지체와 주체와는 시종일관 연계되어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다. 인류학자인 제임스 프레이져(James Frazer)는 일찍이 말하기를 “서로 접촉 상태에 있던 사물을 분리시켜도 여전히 거리를 초월하여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라고 한다.
《Veterans of Foreign Wars》라는 잡지에 실린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일리노이주 잭슨빌에서 병원의 보일러 수리공으로 있던 윌리엄 크래독이라는 노인은 병원에서 근무할 때 항상 세심하게 잘려진 지체를 잘 감싸곤 했는데 이렇게 하면 확실히 지체가 편해졌다. 그는 지체가 절단된 후에 극렬한 통증에 시달리던 한 사람이 최후에 별다른 방법이 없자 이미 땅속에 묻었던 지체를 꺼내어 편안하게 해준 후에야 통증이 소실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또 한 사람은 잘린 손가락을 병에 담아 보관하고 있었는데 언젠가 절단된 손가락 부위에 이상한 냉기가 느껴졌다. 의사가 그에게 “잘린 손가락은 어디에 있나요?”라고 묻자 그는 어머니가 따뜻한 지하실에 보관하고 있다고 했다. 의사는 모친에게 전화를 걸게 하여 손가락을 담은 병이 어떤 상태인가 물어보게 했다. 환자의 모친은 별로 내키지 않아 하며 내려가 조사해보았더니 지하실의 유리창이 깨져 있었고 병과 유리창은 불과 몇 인치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잘린 손가락을 따뜻하게 해준 후에야 이 사람의 냉감이 사라졌다.
이런 일들은 환각지가 전혀 환각이나 심리작용이 아니며 진실한 존재임을 설명해준다.
3. 환각지에 관한 신경계통의 연구
어떤 의학계 인사들은 볼 수 없고 만질 수 없는 것은 모두 신경계통이나 대뇌에서 만들어진 환각이라고 본다. 환각지의 경우도 실제로 잘린 지체가 느끼는 것이 아니며 대뇌 속에서 느끼는 것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들은 대뇌의 구역을 나누어 각 구역이 각기 다른 신경에서 오는 정보를 처리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환각지와 환각통은 도대체 어디에서 생기는 것일까? 의학계는 대뇌와 신경계통에 대한 대량의 실험을 통해 해답을 찾고자 하였다. 처음에는 절단된 부위의 신경에 의해 생기는 것이라고 가정했다. 이에 환각통을 없애기 위해서 연구자들은 잘린 지체의 신경을 절단하거나 말초신경을 절단하거나 척추부근에 있는 신경절들을 잘라보았지만 통증은 소실되지 않았다. 이런 관점은 동시에 선천적인 지체부자유자들도 환각지 감각이 있음을 설명하는데도 문제가 있다.
나중에 사람들은 척추신경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여 환각통은 잘린 지체에 의한 신경정보가 척추신경의 항진을 야기하여 발생한다고 가정하였다. 이들은 처음에 서로 다른 척추신경통로를 자르면 통증이 없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환각지와 환각통은 여전히 존재했다. 이 학설은 동시에 척추신경을 절단하거나 심지어 더 위에 있는 경추신경을 절단한 사람들도 환각지 감각이 있다는 사실을 설명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환각퇴(幻覺腿)를 느낄 때 이런 식으로 신경을 절단하면 신경 반응은 이미 신경이 절단된 부위를 지날 수 없기에 대뇌에도 반응을 일으킬 수 없어야 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환각지의 기원에 관한 추측은 더 나아가 대뇌까지 연구하였다. 즉, 잘린 지체에서 오는 신경정보를 받는 대뇌 구역을 잘라내면 통증이 소실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그러나 이 경우도 환각통을 없애지 못했다. 최후에는 대뇌 감각피질을 절단하는 수술까지 해보았지만 이 시도 마저 실패하고 말았다.
지금까지 신경계통이나 대뇌피질에서 환각지의 원인을 찾으려는 시도는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환각지 현상은 해부학, 신경의학에 중대한 도전이다. 이 현상을 진정으로 이해하려면 우리 의학계는 근본적으로 연구방법과 인식방법을 개변시켜야 한다. 만약 기계적, 물질적 사유의 틀을 돌파하고 인체를 하나의 영성(靈性)을 지닌 여러 층차로 구성된 생명이라고 인식할 수만 있다면 현대의학도 면목을 일신할 수 있을 것이다.
문장발표: 03/8/27
문장분류: 인체생명우주>생명탐구
http://zhengjian.org/zj/articles/2003/8/27/23177.html
[이 게시물은 최고관리자님에 의해 2012-12-31 11:18:45 인체와 수련에서 이동 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