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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로성연: 마천국과 피라미드 (12)

작자/ 계항

【정견망】

마채가 거락국에 온지 3년 째, 마지국(摩地國)의 젊은 국왕 강락(剛樂)이 거락국에 도전해 왔다. 대락은 병사를 이끌고 나가 응전하기로 결정했다. 신묘(神廟)에서 대락은 신령에게 절을 올리며 신령의 보우를 기도했다. 월진은 국왕과 왕후의 연분이 거의 다 되었으며 마천국에서 연결된 인연의 선이 아직 단단히 왕후의 발에 묶여 있고 거대한 건축물과 연결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월진은 국왕이 이번에 가면 좋은 일보다 흉한 일이 많으며 왕후가 마천국으로 돌아가는 국면을 맞이할 것을 알고 침묵했다.

전투 중 양국 군대는 두 차례 치열하게 교전한 후 승부를 가릴 수 없었다. 승리에 급급한 강락이 함정을 설치하였는데 대락이 그 함정에 빠져 함정에 장치된 칼에 찔려 비참하게 죽었다.

대락이 비참하게 죽기 하루 전날 마채는 꿈을 꾸었다. 왕궁 상공에 검은 구름이 잔뜩 끼어 있고 한 갈래 번개가 쳤으며 귀를 찢는 우레소리가 진동하는 가운데 왕궁의 기둥이 굉음을 내며 넘어져 산산 조각이 나는 것을 보았다. 구름 속에서 한 마리 새까만 짐승이 날아와 그녀의 앞에 네발로 땅에 내리더니 그녀를 태워 재빨리 날아갔다.

마채는 놀라 깨어났고 가슴이 미친 듯이 쿵쿵 뛰었다. 그녀는 침상에서 무릎을 꿇고 두 손을 가슴 앞에 얹고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 이 꿈은 대락이 어려움을 만날 징조이며 자기가 끌려갈 것을 예시함을 알았다.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 마채의 마음은 안절부절하여 한잠도 이루지 못했다.

이틀 후 대락의 죽음이 왕도에 전해졌고 왕궁은 온통 슬픔에 잠겼다. 마채는 흰옷을 입고 남편을 애도하며 극히 상심했다. 그녀는 열 살 때 부모가 차례로 세상을 떠나고 오늘 또 남편이 떠난 것을 생각하니 운명이 왜 이럴까 하며 애통하여 거의 혼절할 뻔 했다. 이렇게 상심하여 이틀을 울고 난 후 마채는 제대로 먹지 못해 많이 허약해졌다.

삼일째 그녀는 혼자서 억지로 버티며 벽에 의지하여 꼼짝하지 않고 멍한 눈빛으로 있었는데 갑자기 눈앞에 황금색의 빛이 나타났고 빛 중에서 거대한 부처님이 나타났다. 부처의 상은 곱슬머리에 가사를 걸치고 주변에는 부드러운 빛이 발산되고 있었다. 부처님은 자비롭게 그녀를 쳐다보았다. 마채가 올려다보자 자비로운 부처의 빛을 느꼈으며 고통이 좀 줄어들었고 신체도 과도한 슬픔으로 인한 경직에서 점점 부드럽게 변했다. 마채는 마음속에 광명과 힘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마채는 부처님의 자비로운 음성을 들었다. “얘야, 좀 강해져야 한다.” 일순간 마채의 눈은 눈물로 충만했으며 몽롱한 눈물 사이로 여전히 부처의 빛을 느꼈으며 마채는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려 그녀는 얼른 눈물을 닦았다. “얘야, 너희들이 미래의 악세에 있으며 도덕이 땅에 떨어져 극에 달할 때 내가 와서 너희들을 구할 것이다.” 그 음성은 꿰뚫는 힘이 있어 신체의 미시적인 곳을 관통하고 기억 속에, 혈맥 중에 낙인되었다. 마채는 마음속에 말할 수 없는 감격이 솟아올랐다. 그녀는 두 손을 합장하고 무릎을 꿇어 세 번 절했다. 마채가 일어났을 때 부처는 천천히 멀어졌으며 사라지기 전에 그녀는 반짝이는 금탑을 희미하게 보았다.

순간 심령에서 오는 진감이 있어 마채로 하여금 오빠와 함께 금탑을 지을 때가 생각나게 했다. 그녀는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나는 오빠 곁으로 돌아가야겠다. 가장 가까운 사람이니까.’ 암암리에 마채는 자기가 중대한 사명을 완성하지 못한 것을 느꼈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자신도 몰랐다. 집에 돌아간다는 생각이 북처럼 절박하게 울리고 있었다.

왕궁의 하인들은 왕후가 더 이상 상심하지 않고 얼굴에 의연한 표정이 드러난 것을 보았다. 왕궁에는 부단히 전쟁에 패한 소식이 들려왔는데 강락이 미소, 대선, 난시를 공략했는데 마채는 어떤 소식을 들어도 표정이 침착했고 놀라지 않았다. 그녀는 꿈이 이미 전조를 보여주어 적군이 도성을 함락하고 자기를 끌고 갈 것임을 알았다. 마채는 질서정연하게 사병들에게 명령하여 도성에서 효과적인 방어를 하되 지나친 인명을 상하지 않도록 하라고 했다.

마채는 경건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왕궁을 나서서 사제 월진을 만났다. 마채가 말했다. “이것은 나라의 운수 왕의 겁난입니까?” 월진은 “하늘의 뜻이 이렇습니다. 통천기가 이미 일찍이 국운을 예지했습니다. ‘멸(滅)’자가 바둑통 속에서 아직도 계속 뛰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동남쪽의 전쟁의 화란에 대응하는데 ‘화(火’)자와 ‘수(水)’자의 바둑알도 역시 이상한 움직임이 있습니다. 국가의 서북쪽에 한재, 수재가 나타날 징조입니다.”

마채는 말했다. “국왕은 인자하고 백성을 사랑했는데도 참극은 예측하지 못했고 왕의 운명이 이같이 슬프게 거꾸러지니 사제께서 제게 길을 가르쳐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세의 과보는 전세에 원인이 있습니다, 왕은 여러 세 전에 역시 왕이었는데 한때 적국을 쳐서 이긴 다음 적국 국왕의 옥체를 온전히 하지 않았고 왕후를 포로로 잡아 강제로 아내로 삼았습니다. 이번에 적국이 복수를 하는 것입니다.”

마채가 말했다. “꿈에 내가 도성을 떠나는 것을 보았는데 사제께서 최후의 방향을 제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월진은 말했다. “왕후는 신이 보우하는 사람이며 마지막에 자기 나라로 돌아가서 숙원을 완성할 것입니다. 이전에 몇 가지 징조가 이미 국운과 왕운을 알려주었습니다. 국왕의 혼례식에서 저는 세 송이 혼인의 꽃(姻緣花)을 보았습니다. 그것은 국왕과 왕후는 삼년밖에 인연이 안 될 것을 예시한 것입니다. 국왕이 궁전을 건설하려 할 때 왕후께서 5마리의 악귀를 보았는데 그것들은 오방 저승사자이며 국난이 여러 방면에서 일어날 것임을 예시한 것입니다. 국왕이 병사를 이끌고 전쟁할 때 신전에서 저는 국왕과 왕후의 혼인의 인연이 곧 끝날 것을 보았습니다. 현재 나라의 동남쪽에 전쟁이 끊이지 않고 무수한 가정이 파괴되며 남자는 죽고 여자는 모욕을 당하며 서북쪽에는 한재, 수재가 있는데 이런 각종 일은 모두 하늘이 정한 것이며 사람으로 하여 죄업을 소멸하게 하는 것입니다. 저는 신에게 우러러 뜻을 물었는데 왕후는 전 국민을 보전할 수 있음을 알았습니다. 왕후께 간청하건데 신 앞에서 국민을 위해 복을 구하고 재난을 없앨 것을 기도하기 바랍니다.”

신전에서 마채는 신상 앞에 무릎을 꿇고 말했다. “하늘이 안배하여 국운이 쇠하고 국왕이 목숨이 다했으며 만민이 고통을 받고 창생이 어려움을 당하고 있습니다. 만일 내가 국가를 평안하게 하고 생령들이 도탄을 면할 수 있다면 저는 전쟁의 화를 그치고 만민을 평안하게 하기 바라옵나이다. 한재, 수재를 줄이며 거락국이 신의 관용을 얻을 수 있다면 신의 은혜에 감사드리며 하늘의 안배를 따르겠습니다.” 잠시 멈추고 마채는 또 말했다. “제가 고통스러울 때 힘을 주시고 점화해주셔서 신, 불의 자비에 감사드립니다. 위대한 부처님이 늘 마음속에 있기를 원하며 위대한 부처님이 말세에 저를 구도해주시기 희망합니다.”

마채의 마지막 말에 사제는 매우 놀랐다. 왕후가 기도를 끝낸 후 신전의 방에서 월진이 물었다. “왕후께서 위대한 부처님의 점화를 본 것이 이렇습니까?” 마채는 “그렇습니다.” 마채는 사제에게 자기가 본 부처의 형상, 들은 음성과 자신이 느낀 부처의 무상의 자비를 설명해주었다. 월진은 그 말을 들으면서 신체가 생명의 지극히 깊은 곳에서 오는 일종의 강렬한 진동을 느꼈다. 이 진동은 신체의 극히 미시적인데서 오는 것으로 층층이 진동을 일으켰고 매 한층의 진동은 다 희미한 빛을 번쩍였다.

월진은 오른 손을 왼손 어깨 앞에 두고 감동적으로 말했다. “저는 오래된 예언 중에 어느 신의 분부를 보았는데 어느 외국 여인이 우리나라에서 위대한 주불의 예언을 볼 것이며 외국의 장인이 위대한 불상을 주조하여 불상을 거대한 금탑 중에 봉인할 것이며 불상은 만민을 보우하고 나라를 구분하지 않고 등급도 따지지 않으며 모두 부처의 수기를 얻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수기에 의지하여 만악독세(萬惡毒世)에 부처님과 그의 제자의 축복을 얻어 마의 잔학한 지배에서 벗어나 광명계로 들어간다고 합니다. 저는 왕후께서 본 것은 바로 위대한 주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중생을 이끌어 광명계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월진은 또 말했다. “의문이 하나 있는데 왕후께서 답해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왕후께서는 출중한 재능이 있다고 여겼는데 줄곧 자신의 재능을 숨기고 계셨습니다. 그게 좀 의아합니다.” 마채가 말했다. “우리 모국의 사제는 저더러 재능을 드러내지 말고 제 지혜가 부군을 초월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국가를 관리하는 일은 남자의 일이니 나는 그의 권고를 따랐습니다.”

월진은 탄식하며 말했다. “알았습니다. 사람 밖에 사람이 있다더니, 고인은 이미 하늘의 뜻을 예지했군요. 하늘밖에 하늘이 있듯이 하늘의 뜻이 모든 것을 안배한 것이군요. 만일 왕후께서 자신의 재능을 드러냈더라면 국왕과 왕후의 정은 더욱 깊었을 것이고 이런 겁난 중에 왕후는 더 고통스러워 벗어나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왕후는 겹겹의 보호를 받는군요. 하나는 사제가 왕후에게 깨닫게 해주고, 둘째는 팔찌가 보호하는 빛이 있어 국왕과 왕후를 순정하게 하고 감정에 길을 잃지 않도록 했습니다. 셋째는 주불이 자비롭게 왕후의 면전에 나타나 미래를 알려주셨으니 이는 인류의 복음입니다. 신의 뜻은 당신 눈앞의 창문을 닫았지만 반드시 문 하나를 열 것입니다. 왕후는 정말 행운이며 신에게 선택받고 사명을 받은 사람이군요.”

마채는 “아마 제가 세상의 물건에 대해 좀 미혹되어 마음속에 아름다운 생활에 대해 아직 미련이 좀 있고 아마 아직 자아를 내려놓지 않아 신이 내가 길을 잃을까 염려하여 나에게 이중으로 보호하는 것일지 모릅니다. 저는 신령의 은혜와 부처님 자비에 감사드려야 합니다.”

월진은 또 말했다. “저는 귀국 사제 몽강이 통천기의 주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왕후께서는 통천기를 가져가 마천국 사제에게 바치기 바랍니다. 그는 성자입니다.” 그래서 마채는 통천기를 가져가기로 약속했다.

월진은 또 말했다. “사람의 바다는 망망하니 이후에 다시 못 만날지 모릅니다. 왕후께선 마지국을 잊지 말고 이곳 민중을 기억해주기 바랍니다.”

(계속)


원문위치
: http://www.zhengjian.org/node/2421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