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계항
【정견망】
청불(請佛) 의식을 하는 둘째 날 마채는 사제를 보았다. 그녀는 불상 앞에서 꿇어 엎드려 몽강에게 절을 했다. 몽강이 말했다. “공주님, 당신은 무엇을 알았습니까?” 마채는 “저는 큰 부처님이 강림하는 청불 의식에서 당신의 몸에서 하나의 형상이 나가 불상에 오르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는 알았습니다. 당신이야말로 미래에 우리를 구할 수 있는 거불(巨佛)이심을. 당신은 부동한 천계(天界)에 부동한 형상이 있습니다. 지금은 사제의 형상으로 세간에 화신(化身)해 나와 계시며 저희가 정도(正道)로 귀의하도록 인도하고 계십니다!”
몽강이 말했다. “공주님, 일반적인 예의로 저를 대해주십시오. 당신께선 존귀한 공주님이자 부처님 앞의 경건한 제자입니다. 하늘은 당신께 신성한 사명을 부여하셨고 수많은 천기를 알게 했는데 이는 천계에서 당신을 선택한 것입니다. 이 역시 당신에 대한 신불(神佛)의 자애입니다. 당신의 이 부분 기억이 아주 먼 말세에 깨어나와 세인들에게 당신이 아는 모든 것을 알려주길 바랍니다.” 마채는 “위대한 사제시오, 당신은 왜 ‘닌(您)’이란 존칭어로 저를 부르십니까? 저는 감당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몽강이 말했다. “공주님은 미래에 세인들에게 기억을 일깨워줄 직책을 맡을 것입니다. 금탑의 유래를 써내야 하며 알고 있는 일체를 세인들에게 알려주어 세세생생 기다림 중에 신불은 줄곧 세인과 함께 있으며 줄곧 인간 세상에서 항로를 알려주고 있었음을 알려야 합니다. 하지만 생명의 오래고 먼 기다림 중에서 사람은 겪은 일들을 잊어버릴 것이고 신 역시 만장한 재생과정 중에 역시 과거의 기억이 지워질 것입니다. 때가 되면 누군가 천상과 인간의 기억을 일깨워야 합니다. 공주님은 비범한 신필(神筆)을 지닌 분으로 중생의 기억을 여실 수 있습니다. 저는 중생을 대신해 공주님께 감사드립니다. 공주님께서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동시에 저는 공주님이 미래에 윤회 속에 묶이지 않고 정의 겁에 갇혀 있지 않기를 바랍니다.”
마채는 말했다. “미래 악세(惡世)에 사람 중에서 길을 잃지 않고 제가 겪은 일체 기억이 다 되살아날 수 있도록 가지해주시기 바랍니다.”
사제는 말했다. “미래 악세에 저는 당신의 불성을 보우할 것입니다. 당신도 깨어 있기를 바랍니다!” 마채는 재차 몽강에게 절을 했다.
청불 의식을 하던 삼일 째 저녁 마락은 하나의 꿈을 꾸었다. 울창한 대지 위에 수많은 불탑이 일어났는데 불탑 속에 거대한 부처님이 모셔져 있는 것을 보았다. 깨어난 후 마락은 온 천하에 모두 거불을 모시고 거불과 인연을 맺어야 함을 알았다.
마락은 사제를 만나 자기의 꿈을 설명했다. 사제는 말했다. “꿈에서 보자면 천하 창생이 모두 거불과 인연을 맺어야 합니다. 이는 중생의 복입니다. 왕명을 내리시어 전국과 우호국가 및 신하의 나라 모두에 불탑을 세워 거불을 모시며 부처님과 인연을 잊지 않도록 전하시기 바랍니다.” 마락은 왕궁으로 돌아가 명령을 발포했다. 각지에서 자재를 채취하여 불탑을 건축하고 거불을 봉양하게 했다. 또 각국 국왕들에게 마천국으로 한번 오라고 초청장을 보냈다.
예술단체의 공연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다. 그들의 공연은 큰 환영을 받았다. 도성에서 지속적으로 공연하는 중에 무대 앞에는 매일 민중들이 들어찼다. 구일 째 되는 날 마채는 일반인의 옷차림을 하고 또 연극을 보았다. 프로그램이 바뀌는 시간에 그녀는 어떤 눈빛이 자신을 주시하는 것을 보았다. “이것은 우리나라 민중이 아니며 분명 다른 나라 사람이다.” 공연 내내 그녀는 이미 그 눈빛이 늘 자기를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마채는 꼼짝도 않고 공연을 보았다.
공연이 끝난 후 마채는 좀 불안했다. 그녀는 사제를 보러갔다. 사제는 신불에게 절을 올린 후 그녀에게 말했다. “멀리 루시국(婁施國) 국왕이 왔습니다. 그는 거불과 인연을 맺으려 합니다. 그런데 또 공주님을 연모하는 마음이 생겨났습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일인데 공주님은 당연히 눈치 채셨겠죠?” 마채는 화들짝 놀라며 말했다. “저는 확실히 느꼈습니다. 신운(神韻)의 무대를 볼 때 한줄기 눈빛이 저를 주시하는 것을 알았는데 자신의 마음을 알리려는 것 같았습니다.”
사제가 말했다. “공주님께선 어떤 생각이 있으십니까?”
마채는 좀 생각하다가 말했다. “저는 평생의 정력을 신불에 대한 예불에 바치고 싶습니다. 속세의 연모는 제겐 일종의 속박이니 거절하겠습니다. 제가 왜 다른 사람의 주의를 끌었는지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제가 신불에 대해 전심전력으로 공헌하지 않았고 심령이 순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제가 한마음으로 부처님을 향하고 내심의 순정이 신체의 표면까지 스며들었다면 사람들에게 성결한 느낌을 주었을 것입니다. 제 마음속에 아직도 속세의 사랑에 대한 갈구가 있나 봅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이 저를 본 후 마음이 싹트게 되었는데 이건 저의 문제입니다! 마땅히 산속의 은자처럼 마음을 조용히 하고 수행해야 합니다.”
사제는 말했다. “공주님, 꼭 은자처럼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공주님도 알다시피 거불의 강림을 청하는 의식에는 산속의 은둔한 수도자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그들도 다 거불의 전설을 알고 있는데 그들은 왕실의 직책을 알고 왕실의 조치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어떤 수련자는 청불과정 전체를 보았고, 어떤 이는 산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공연을 보고 있습니다. 우리의 공연은 부처님에 대한 연출자의 경건한 신앙이 있기 때문에 춤이든 가창이든 모두 신불의 가지를 받고 있습니다. 천계에서 보면 모두 빛이 번쩍이고 있습니다. 공주님께서는 또 하나의 사명이 있는데 아직 왕실에서 사명을 완수해야 하니 지나치게 자책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마채는 말했다. “사제님, 저는 제 생각에 솔직해져야 겠습니다. 저는 더는 혼인에 미련을 갖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신혼부부가 제게 존경의 예를 올릴 때 저는 미소로 그들을 축복했습니다. 하지만 마음속에 어떨 때는 한 가닥 유감이나 그리움의 감정이 튀어나옵니다. 내심 불변하는 정의 인연과 연애 감정을 버리지 못하고 갈망하는 듯합니다. 한번은 꿈속에서 대락을 보았습니다. 그는 미소를 짓고 있었는데 제가 그의 손을 잡으려 했지만 오히려 미치지 못했습니다. 깨어난 후 눈물을 흘렸으며 아직 그 정을 버리지 못한 것을 알았습니다. 여전히 그 총애를 회상하고 있었으며 이 때문에 주저하고 죄지은 느낌이 있었습니다. 마지막에 절망하고 있을 때 거대한 부처님이 제 고통을 소멸시켜주었으며 인생을 인도해 주셨습니다. 사제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인명과 천명 사이에서 저는 천명을 선택할 것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소란한 생각이 저를 잡아끄는데 마음속에 작은 가시가 자란 것처럼 미세한 자극이 가볍게 요동하며 제 마음을 불안하게 합니다.”
사제가 말했다. “공주님 제 말을 들어보세요. 우리는 세세생생 생명의 윤회 중에서 각종 정의 감정을 쌓았습니다. 그것들은 마치 잡초처럼 어느 때인지 모르게 나타나는데 만약 주의하지 않으면 너무 웃자랄 것입니다. 공주님은 자기의 일사일념을 파악하여 의지력으로 식별하고 그 생각을 없애기만 하면 됩니다. 속세 중에 있는 이 역시 수행이 아닙니까. 사실 혼인에 들어가든 말든 모두 일종 생활 방식의 선택이며 속세에서도 마찬가지로 자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마채는 사제의 점화에 감사드렸다.
마채는 왕궁에 돌아온 후 어떤 사람이 예물함을 가져오고 오빠의 수중에 서신이 있는 것을 보았다. 마락이 말했다. “멀리 루시국 국왕이 미복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와 도성에 머문 지가 한 달이 넘었다고 한다. 거불을 앙모하며 우리 문화를 앙모한다면서 내게 인사를 드리고 싶다는구나. 우리는 예의를 갖춰 이 국왕을 대해야 한다.”
왕궁에서 마락은 루시국 국왕 루익(婁益)을 접견했다. 루익은 풍모와 기풍이 당당했고 수족을 움직이는데도 왕의 풍모와 위엄이 있었다. 그는 마락에게 예를 갖추고 마락과 함께 거불에 예불 올리기를 희망했다. 그는 이것이 자기에 막대한 영예라고 생각했다. 마락은 그의 청을 들어주기로 했다.
신불에게 예를 드린 후 루익이 마락에게 말했다. “우리나라에 거불을 모시길 희망합니다. 만민이 거불과 성스러운 인연을 맺어 말세에 거불과 인연을 맺은 백성들이 구도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왕으로서 최대의 소원입니다. 저는 곤륜을 빌려 우리나라에서 불상을 주조하도록 도와주시길 간절히 청합니다.” 마락은 루익의 청을 응낙했다.
왕궁 연회에서 루익은 마채를 보았다. 마채는 루익의 그 빛나는 눈빛을 느꼈고 눈빛 중에 정이 있음을 알았다. 술잔을 들어 축하할 때 마채가 루익에게 말했다. “존귀하신 국왕님 저는 당신이 이 먼 길을 오신 것이 거불의 전설을 들으셨기 때문이라는데 탄복합니다. 당신이 하신 모든 것은 국민의 복지를 위한 것이니 당신은 위대한 국왕입니다. 당신은 자신의 국민을 위해 가장 순결한 소원을 내었습니다. 신불은 당신의 이 금과같이 순정한 마음을 보았으니 반드시 당신의 부탁을 가지해주실 것입니다.”
루익은 존귀한 예로 마채의 축복을 받아들였다. 그는 “저는 공주님의 명성을 앙모합니다. 십년 전 공주님이 금탑 건축에 참여했을 때, 마천국이 외부와 전쟁을 했을 때 공주님의 사적, 마천국에 돌아온 후 공주님의 동요속의 지위를 느꼈습니다. 저는 공주님은 매우 대단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존경심을 받아주십시오. 제가 공주님께 한 가지 여쭙고 싶은 게 있는데 괜찮으시겠습니까?”
마채가 말했다. “당신은 멀리서 오신 존귀한 손님이니 당신의 질문에 제가 모두 명확히 답할 것입니다.” 루익이 말했다. “왕실 성원은 모두 국가의 직책을 맡고 있는데 부동한 시기에 부동한 감당을 합니다. 공주님은 신성한 직책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마천국에 위대한 대가를 치르셨습니다. 제가 알고 싶은 것은 공주님께서 앞으로 어떤 소원이 있으신지요?”
마채는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저는 부처님과의 인연을 단단히 잡아 미혹에 빠지지 않고 일생의 정력을 신불께 예를 올리는데 쓸 것입니다. 이 땅에서 계속 자신의 사명을 완성하기를 희망합니다. 우리나라 백성들과 함께 자신의 심령을 순정히 하고 신불께 절을 올릴 것입니다.”
마채가 말하는 사이에 루익은 그녀의 얼굴에서 천인(天人)처럼 빛이 언뜻 드러나는 것을 보았다. 루익은 마채에게 탄복했으며 속으로 자신에게 말했다. ‘너의 최대 소원은 백성들을 이끌어 거불과 연을 맺는 것이다. 네 소원 중에서 마땅히 이것을 가장 크게 여겨야 하며 마음속에 튀어나오는 그런 생각을 거두어 그 생각을 없애야 한다. 신불에 대해 경건하지 않고 성결하지 않게 하는 그런 잡생각들이 끼어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많은 나라 국왕은 계속 마천국에 도착했다. 부동한 나라에 모두 하늘의 뜻을 아는 사람이 있었기에 그들은 모두 거불의 전설을 알았고 위대한 거불이 요원한 후세에 세상 사람을 구할 것을 알았다. 이 때문에 그들은 자기 나라에서 거불을 모시기 희망했고 그들은 마락과 함께 사제의 인도하에 거불에 절을 했다.
각 나라 국왕은 마천국의 연극을 보고 찬탄을 금치 못했다. 그들은 이런 성대하고 아름다운 연극은 마천국을 떠나 각국 사람들이 다 감상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들은 마천국에게 이런 부탁을 했다. 마락은 옆에 선 제사장의 얼굴에 미소가 넘치는 것을 보았다. 마락은 그들의 청을 수락했고 각국 왕들은 예술단이 자기 나라에서 공연하도록 요청하고 다투어 미리 공연시간을 예약했다.
곤륜은 대량으로 거불 그림을 그렸고 건축가들은 대량으로 금탑 건축의 밑그림을 그렸다. 마락은 이것을 각 나라 왕에게 주었다. 왕들은 돌아간 후 모두 불상을 다 조각했고 불탑을 건축했으며 매우 번영했다.
(계속)
원문위치: http://www.zhengjian.org/node/2426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