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자한
【정견망】
2014년 나는 동수와 함께 윤회를 화제로 이야기했다. 동수는 “속인도 자기의 윤회를 알 수 있는 사람이 있어요. 내 딸은 꿈에 자기의 윤회를 보았는데 깨어나서 말해주었어요.” 그러면서 딸의 윤회이야기를 말해주었다. 과거 어느 생에 동수의 딸은 대 부호집의 하녀로 옥아라 했는데 자살을 했다. 금생에도 당시 자살했던 부위에 일부 태기(胎記, 모반)가 남아 있다고 했다.
나중에 내가 동수의 딸을 만났을 때 그녀는 자신이 꿈에 본 것을 상세히 말해주었다. 전생에 그녀는 삼각형 모양의 송곳으로 스스로 가슴을 찔러 자살했다고 했다. 동수의 딸은 내게 자기의 모반을 보여주었는데 그 모반의 모양이 바로 삼각 송곳의 단면으로 매우 또렷했다.
올해에 나는 이 윤회 이야기를 정리해내어 독자들과 윤회이야기를 함께 한다.
옥아의 이야기
이 일은 청나라 말기에 일어났다. 당시 천진성에 철사자(鐵獅子) 골목이라는 곳이 있었다. 이 골목에 호(胡)씨 저택이 있었는데 호 씨는 한때 수공업 공장을 경영하여 이름을 떨쳤으나 나중에는 점점 쇠락했다. 이야기는 1905년 가을부터 시작한다. 호씨 집안에 가정을 장악한 사람은 호씨 할머니였다. 45세이며 똑똑하고 유능했으나 남편은 10년 전 병으로 떠나고 호 할머니가 이 집을 꾸려나갔다. 호씨는 가끔 머리를 올리기도 하고 어떨 때는 파마를 하기도 했다. 문을 나서서 일을 할 때는 전용 수레가 있었다. 할머니는 세 아들이 있는데 큰 아들 호해는 24세이며 평범하고 무능했다. 둘째 아들 호강은 22세인데 일을 잘했다. 셋째 호창은 16세인데 바로 좋은 옷을 입고 늘 먹고 마시며 기생, 도박질하며 늘 모친에게 돈을 달라고 하는 방탕아였다.
호가에서는 20여 명의 하인을 고용하고 있었다. 하녀 중에서 옥아는 16세로 예쁘고 똑똑하고 말도 잘했으며 일을 딱 맞게 처리하여 호 할머니의 마음에 꼭 들었다. 할머니는 큰 아들에게 옥아를 첩으로 들이게 하려고 옥아에게 말했으나 옥아는 큰 아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둘째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둘째는 능력이 있고 잘 생긴 데다 이미 두 아내가 있었지만 아직 아이가 없었다. 옥아는 “저는 둘째 도련님께 시집가고 싶습니다. 그래서 마님의 소망을 이뤄드리겠습니다.” 할머니는 생각해보다 그렇게 하자고 약속했다.
옥아는 아주 좋아하며 둘째 아들의 첩이 되었는데 그때가 1906년 여름이었다. 그러나 결혼 후 생활은 옥아가 생각했던 것처럼 좋지 않았다. 옥아는 생각하는 바가 높고 매우 강하며 마음속에 평등을 갈망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출신과 지위는 이 집에서 인정을 받을 수 없게 정해져 있었다. 둘째는 일이 바빠서 그녀에게 소홀했고 둘째가 옥아의 방에서 휴식할 때 두 부인은 마치 상의한 것처럼 늘 차례대로 하녀를 보내어 둘째를 찾아왔으며 둘째는 자리를 떠나야 했다. 옥아는 매우 불평했다. 결혼 반년 후 옥아가 아이를 가졌다. 시어머니와 남편은 모두 기뻐했으며 아들을 기다렸다. 하지만 옥아가 딸을 낳자 시어머니는 기뻐하지 않았고 남편도 그리 예전만 못해 옥아를 냉랭하게 대했고 옥아는 상심했다.
천진의 겨울은 매우 추운데 한번은 시어머니가 병이 들어 옥아에게 공장의 일을 보라고 했다. 옥아는 시어머니의 전용 수레를 타고 공장으로 갔다. 공장 내에서 많은 인부들이 일을 하는데 각종 철기를 가공하고 있었다. 옥아는 직공들이 아주 얇은 옷을 입고 추위에 벌벌 떠는 것을 보았다. 옥아는 시어머니가 가혹하여 직공에게 솜옷을 주지 않은 것을 알고 옥아는 그들이 불쌍하여 돌아온 후 몰래 솜옷을 많이 만들어 시어머니가 외출했을 때를 틈타서 차를 불러 공장으로 달려가 직공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직공들은 매우 감격했다. 하지만 감히 입지 못했다.
호 할머니가 알면 옥아가 걸려들 것이며 자기들이 일을 잃을까 염려했다. 옥아는 그래도 옷을 남겨두었다. 둘째의 정실인 이약추(李若秋)가 이 사건을 알고 시어머니에게 일러바쳤다. 할머니는 진노하여 옥아와 둘째 아들을 오라고 하여 옥아를 무릎 꿇게 하고 옥아가 제 마음대로 주인 행세를 했다고 야단쳤다. 남편인 둘째 아들은 한편에 서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할머니는 아들에게 옥아가 규정을 잘 지키게 하라고 했다.
할머니가 떠난 후 둘째 아들은 옥아를 원망했고 옥아는 분하여 말했다. “내가 이렇게 한 것이 이 집을 위해서 아닌가요? 당신이 이렇게 대하니 불공평해요.” 하고는 옆에 있던 공구 상자에서 삼각 송곳을 꺼내어 자기 가슴을 찔렀다. 남편이 놀라 옥아 옆에 무릎을 꿇고 벌벌 떨며 옥아를 안았다. 옥아의 눈은 슬픈 원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가슴을 가리키며 남편에게 말했다. “만약 내생이 있다면 다시 부부가 되면 좋겠어요.”
남편은 경황이 없는 중에 고개를 끄덕였다. 옥아가 죽자 호가에서는 소문을 내지 않고 조용히 옥아의 장례를 치렀다. 나중에 그 공장 직공들이 옥아의 죽음을 알고 조용히 상의하여 하루만에 사람이 반이 떠났다. 이때가 1090년의 겨울이었다. 당시 옥아의 딸 난주(蘭珠)는 두 살이었다.
이것이 바로 동수 딸이 꿈에서 본 자기의 윤회 이야기였다. 그녀는 “이번 생의 시어머니는 바로 지난 시어머니였고 현재의 남편이 바로 당시 남편이에요.”라고 말했다. 또 자신에게 매우 예쁜 딸이 있었는데 꿈에서 어느 무대를 보았고 춤을 추는 장면을 보았다고 했다. 무대 아래에 사람이 매우 많았는데 어쩐 일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녀의 말에 따라 내가 보니 그것은 어느 무대 위에서 한 소녀가 붉은 차마를 입고 훨훨 춤을 추는 것이었다. 소녀는 피부는 백옥 같았으며 고귀하고 쌀쌀 맞으며 아름다웠다. 나는 확신을 갖고 그녀에게 알려주었다. 네가 본 것이 바로 딸이 춤추는 장면이다.
숙명통 공능의 도움으로 나는 그녀의 딸 난주의 일생을 보았다. 나는 난주의 이야기는 전기적 색채가 있을 뿐 아니라 전생의 문제가 있다고 느꼈다. 정말 윤회 중에 또 윤회가 있었다. 이런 윤회는 전세에 사람으로 있을 때 발원한 것과 관련이 있고 이번 세에 실현되는 문제가 있었다. 이 때문에 나는 특별히 난주의 이야기를 써낸다.
옥아의 딸 난주
옥아가 자살한 후 난주는 큰 부인 이약추가 돌보았다. 이약추는 표면적으로는 난주를 매우 좋아했지만 뒤에서는 아주 미워했다. 그녀는 늘 난주를 꼬집으며 소리를 내지 못하게 했다. 난주의 몸에는 늘 꼬집혀 퍼렇게 멍든 자국이 있었다. 난주는 모친에 대한 두려움으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이약추는 취미가 있었는데 춤추는 것을 보기 즐기는 것이다. 그녀는 난주를 데리고 가서 보았고 때문에 난주는 춤에 홀렸다. 밤에 난주는 몰래 연습을 했다. 매우 노력한 끝에 그녀는 무도가 자기 마음속에 억눌린 것을 해결할 수 있음을 알았다.
난주가 13살 때 어느 여름날 오후 무의식적으로 옆에서 두 하인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그들은 둘째 나으리 이야기와 옥아의 죽음을 말했고 난주가 옥아를 닮았다는 등등의 이야기였다. 난주는 그날 오후 자기가 모르는 가족의 비밀을 알았다. 자기와 긴밀한 이야기를 들었고 마음에 큰 충격을 받았다. 이런 일은 한갈래 번개처럼 난주의 인생에 획을 그었다. 난주는 모친의 일생을 상상하기 시작했으며 영문 모르게 모친의 감정을 생각하는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모친에 대해 난주는 멀고도 생소한 형상이었으나 마음속으로는 자를 수 없는 감정이었다. 아복이란 하녀가 난주에게 잘 대해주었는데 난주는 몰래 그녀에게 모친에 관한 일을 물었다. 아복은 난주가 자기 어머니 일을 묻자 매우 놀랐다. 그래서 난주의 모친은 매우 영리하고 강하며 아름다운 여자였으며 첩이 될 여자가 아니라고 했다. 옥아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으며 난주의 상상의 공백을 채워주었다.
그 후 난주의 심리에 변화가 생겼다. 그녀는 엿보는 눈빛으로 호가의 하인을 포함하여 매 사람을 관찰했다. 그들이 한때 모친에게 어떻게 대했는지 더욱이 부친이 모친에 대해 한 감정을 헤아렸다. 반복하여 따져본 결과 난주는 결론을 얻었다. 부친은 모친을 사랑하지 않았다. 다만 모친을 대를 이을 도구로 삼았을 뿐이다. 모친은 부친을 진실한 사람, 평생을 맡길 사람으로 여겼다. 난주는 모친이 불쌍했다. 또한 할머니가 왜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지 자기를 보는 눈빛이 전염병 보듯 피했는지 알았다. 그녀는 이 집을 미워하기 시작했다. 이 집이 자기 모친을 해쳤기 때문에, 현재의 모친을 두려워했다.
어느 날 밤 그녀는 거실을 지나다가 무심코 할머니와 부친의 대화를 듣게 되었다. 그녀는 몰래 옆으로 숨었다. 할머니는 “난주가 자라니 정말 옥아를 닮았어.”라고 했다. 부친은 “그래요?” 잠시 멈췄다 말했다. “저는 이미 옥아의 얼굴도 잊어버렸어요.” 할머니는 “네 말이 기억나는데 옥아가 죽기 전에 너더러 나중에 일부일처로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잊은 게냐?”라고 말했다. “그건 황당무계한 말이죠. 이후의 일을 누가 알 수 있겠어요?”
“아마 네가 옥아를 첩으로 받아들인 일이 잘못인가 보다. 옥아는 너에게 일편단심이었는데 너는 아무 감정이 없었으니 말이다.” “신분이 미천하잖아요. 사올 때 겨우 6살이었고 나는 12살이니 그 아이를 볼 때 그저 불쌍한 아이였어요. 다시 말해 그녀를 매매하는 건 아무것도 아니었어요.”
잠시 후 할머니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옥아의 성격이 그렇게 강할 줄 몰랐구나. 뜻밖에 죽어버렸으니 나는 마음속으로 견디기 힘들다. 내가 그 아이를 네게 보낸 걸 후회한단다. 당초 비단 가게 유진(劉真)이 나더러 옥아를 달라고 부탁했는데 내가 다 거절했지.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그리로 시집을 보내는 게 나았을 텐데. 또 부잣집과 친구가 되기도 하고.”
부친은 놀란 음성으로 말했다. “유씨 집 아들이요?” 거실에서 한참 침묵이 흘렀다. 난주는 조용히 뒤로 물러나와 방안으로 돌아와 난주는 누워서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부친이 모친을 잊어버린데 상심했다. 부친은 자기의 존재를 보면서도 모친 생각이 나지 않는다는 말인가?
난주가 13-15살이 되어 모친에 대한 각종 감정의 헤아림 속에 살며 그녀는 거울을 모보면 자기의 얼굴을 그렸다. 점점 뚜렷한 모친의 형상이 눈앞에 떠올랐다. 호가의 일을 맡은 큰 하녀가 둘째 나으리에게 시집을 가서 갈망하던 행복은 얻지 못하고 비참하게 죽었다. 난주는 그림속의 사람과 대화를 하며 그녀의 감정을 분석했다. 또한 자기의 고뇌를 호소하고 그녀를 자기가 의탁할 사람으로 여겼다. 아무도 난주의 심리 변화를 알지 못했는데 그녀는 여전히 아주 영리한 여자아이였고 갈수록 예뻐졌다. 할머니는 이미 손녀를 위한 남편을 물색했다. 가끔 손녀를 데리고 연회석에 참석했으며 난주의 미모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어느 날 하녀 아복이 당황한 듯이 난주에게 알려주었는데 비단 가게의 유 사장이 많은 예물을 가지고 혼담을 넣었다고 했다. 호가에 자금을 대고 난주를 첩으로 들이겠다는 것이다. 할머니는 빙그레 웃으며 응낙했다는 것이다. 난주는 기억이 활짝 열렸다. 아복에게 물었다. “그 사람 이름이 유진 아니예요?” 아복 “그래요, 차를 따를 때 내가 붉은 돈봉투를 보았는데 거기에 ‘유진 올림’이라고 쓰여 있었어요. 유진은 둘째 나으리보다 몇 살 위인데 이건 아니지요.”
난주는 “알았어, 고마워.”라고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규방에는 사치품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난주는 건드리지 않았다. 난주는 어떤 정도 믿을 수 없다고 여겼다. 유진은 자기를 장난감으로 삼을 뿐이다. 모친을 얻지 못한 결손을 채우려고 하는 것이다. 그녀는 이 집을 떠날 계획을 세웠다.
어느 날 밤 난주는 돈을 품에 넣고 아복의 도움 하에 호가를 떠났다. 그녀는 천진 부근의 어느 도시로 가서 호화로운 무도장에 가서 사장을 만나게 해달라고 했다. 사장은 40세였는데 입이 무거운 사람이었다. 그는 꼼짝도 않고 눈앞의 이 대가집 규수의 기질을 가진 예쁜 아이를 헤아리며 속으로 호기심이 충만했다. 여자아이는 자기 이름은 묵가(默可)인데 무녀(舞女)가 되고 싶다고 하며 조건을 내놓았다. 나이와 걸맞지 않는 성숙함이 엿보였다. 사장으로서는 이같이 예쁘고 관중을 흡인할 눈을 가진 여자라면 그는 놓칠 수 없었다. 그는 이 수수께끼 같은 여자에 흥미가 일었고 그는 묵가의 조건에 응낙했다. 또 한 가지 약정을 했는데 이 계약은 묵가에게 매우 유리했다.
사장은 무낭(舞娘)에게 묵가를 가르치라고 했다. 무낭은 묵가의 허리가 매우 유연하고 이해능력도 뛰어나며 고생을 겪을 줄 알고 매우 놀라 만족해했으며 사장에게 말했다. “당신은 금비녀를 얻었어요. 그녀는 분명 포성을 울릴거예요.” 두 달 후 묵가가 무대에 올랐고 예명을 일장홍(一丈紅)이라고 했다. 그녀는 붉은 치마를 입고 예쁜 얼굴로 무대에서 회전했는데 아름답고 전심전력을 다한 격정은 사방으로 퍼졌으며 무대 춤추는 자세에는 사람의 혼을 끌어들이는 것이 있었다. 사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의 춤을 보았으며 흐뭇한 미소를 끊임없이 띠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일장홍의 춤을 보려고 모여왔고 곧 그곳의 유명인사가 되었다. 28세의 북평상인 김진(金辰)이 묵가를 좋아하였고 직관적으로 묵가는 대가의 규수라는 것을 알았다. 김진은 묵가를 불러 차를 마시며 이야기 했으며 조금도 자기의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약속하기를 묵가를 아내로 맞을 것이며 절대 첩으로 맞이하지 않겠다고 했다. 묵가의 아름다운 얼굴에는 냉랭하고 심령의 무거운 짐이 있었으며 무기력하게 낮은 음성으로 김진과 사귀었으며 조금도 경솔함이 없었다. 또한 부귀영화를 바라지도 않았다. 예의 있고 담담하게 소원함이 있으며 조용히 김진의 말을 들으며 김진의 상황을 알았다.
김진의 부친은 일찍 세상을 떠났고 모친은 작년에 떠났다. 집에는 선량한 둘째 어머니가 있는데 점쟁이는 김진에게 일찍 결혼하지 말라고 하여 줄곧 단신이었다. 묵가는 김진이 자기에게 대하는 정을 관찰하고 김진은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느껴 사랑을 느꼈다. 하지만 여전히 꼼짝하지 않았다. 그녀는 먼 곳에서 한 가닥 자기를 쳐다보는 눈빛이 있음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묵가의 사장이 묵가를 좋아하여 줄곧 사람을 시켜 묵가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는 묵가를 자기의 아내로 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도 묵가의 신세를 알고 싶어했으나 묵가는 말을 하지 않았다.
어느 날 호강(胡江)이 이 도시로 가서 어떤 사람의 초대를 받아 일장홍의 춤을 보았다. 호강은 놀라서 일장홍을 쳐다보고는 자기의 딸임을 알았다. 그는 놀라움으로 가득했다. 호강은 난주를 찾아가 집으로 돌아가자고 했으나 난주는 거절했다. “어려서부터 나를 안았는데 내 몸에 늘 퍼렇게 멍이 든 것을 보았지요?” 호강은 말을 하지 못했다. 호강은 열흘이 넘게 거의 매일 난주를 보러왔다. 그는 줄곧 난주를 데리고 가려 했다. 그는 난주가 매우 고집이 센 것을 알았다. 난주는 하나의 춤을 새로 만들어 내었는데 “그리움”이라는 춤이었다. 호강은 이 춤을 보고 자살한 첩이 자기에 대한 정을 표현한 것을 알았고 매우 놀라 고민했다. 난주가 이 일을 아는가?
어느 날 난주가 부친과 차를 마실 때 재차 부친의 돌아가자는 청을 거절했다. 그녀는 부친에게 “할머니는 아직도 나를 유진에게 첩으로 보내려고 해요?” 호강 “네가 첩이 되기 싫으면 내가 다른 집을 찾아보마, 정실로 삼도록.” 난주 “아버지는 그 춤을 보고 뜻을 이해했어요?” 부친은 어렵사리 고개를 끄덕였다. 난주 “아버지는 모친에게 한 약속을 기억하세요?”
호강은 의혹의 눈으로 딸을 보았다. 난주는 “엄마는 아버지와 내생에 일부일처가 되기를 희망했는데 응낙하셨잖아요? 잊으셨어요?” 호강은 난주를 쳐다보았고 난주는 진지하게 말했다. “아버지가 만약 모친의 청을 기억하고 약속한 것을 기억하신다면 우리 내생에 일가를 이루어요. 제가 두 분의 아이가 될께요.” 호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딸이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고 뭔가 말할 수 없이 심란했다.
그날 밤 호강은 돌아갔고 난주는 밤새 거주지를 떠나 김진과 함께 떠났다. 약 반년 후 호강이 그 도시에 도착했을 때 아직도 딸을 보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으나 이미 떠나고 없었으므로 매우 실망했다. 같은 시각 북평의 어느 정원에 아름다운 부인이 네 살 아들을 품고 놀고 있었다. 아름다운 여자아이가 붉은 치마를 들고 달려와서 말했다. “어머니 이건 누구 치마예요?” 모친은 꾸짖으며 “염옥(念玉)아, 넌 회옥(懷玉)을 놀라게 하지 말고 엄마 옷장을 뒤지지 말아라.” 딸이 말했다. “엄마가 말해주지 않으면 아빠한테 가서 물어볼래요.” 시원한 음성이 전해져 왔다. “염옥아, 아빠한테 산수와 여자가 배울 공부를 물어 봐야지?” 아이는 입을 삐죽하며 치마를 몸 뒤로 숨겼다. 부친은 그녀 앞에 나타나서 온화하게 말했다. “옷을 내게 주고 공부하러 가자.”
아이가 떠난 후 남자가 말했다. “난주, 나는 이 치마를 보면 그때 당신이 생각나. 당신은 나를 깜짝 놀라게 했소. 첫 눈에 반했소. 참, 이번에 천진에 가서 당신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소. 부친도 많이 늙으셨을 텐데 한번 만나 뵙고 싶지 않소?”
난주는 고개를 흔들었다. “우리는 내세에 일가를 이룰 테니 금생에는 보지 않는 게 좋아요. 이런 일을 알려주고 아버지를 도와줘서 고마워요.” 남자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인데 뭘. 다만 내가 알고 싶은 것은 내세에 나는 어떤 위치에 있을지 궁금하군.” 난주는 웃으며 눈에 웃음기가 충만했다. “반드시 좋은 위치일거요, 가족이겠죠!”
김씨 집안의 불당에서 난주는 불상 앞에서 경건히 꿇어 엎드렸다. 10여 년이 지나도록 그녀는 내내 발원했다. 내세에 모친의 아이가 되고 부친과 모친이 함께 있게 해달라고 중얼거렸다. “어머니 만일 내생에 함께 있다면 우리는 당신의 생전의 상처를 기록으로 삼겠습니다. 우리 일가가 반드시 함께 있기 바랍니다.”
김진의 계모는 난주의 처지를 알고 난주에게 아주 잘 대해주었다. 하인들이 보기에 그들은 진짜 모녀 같았다. 계모는 난주의 소원을 알고 속으로 생각했다. ‘내세에 나도 김진, 난주와 함께 있고 싶고 하늘에서 소원을 이루어줬으면 좋겠구나.’
연분이 모여 한 가정을 이루다
인간 세상에서의 소원은 정말 중요하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얽힌 관계는 아무 이유가 없는 게 아니다. 사람의 업력, 원력, 각종 요소가 한데 얽혀 윤회를 이룬다.
이번 세에 옥아가 전생한 동수 딸은 똑똑하고 능력이 있었으나 그녀의 남편은 지난날의 풍채를 잃어버렸다. 여기서 우리는 부부를 옥아와 소강(小江)으로 부르기로 하자. 옥아는 결혼 후 아이를 갖고 싶지 않아 몰래 피임약을 먹었다. 시어머니가 그걸 알고 약을 먹지 못하게 했다 “아이가 태어나면 내가 아이를 봐줄게.” 아이를 밴 것을 알고 옥아는 몰래 낙태하려고 했는데 병원에서 허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를 낳은 후 시어머니는 도와주지 않았고 옥아는 더 아이를 싫어했다. 이 아들의 전생이 바로 호강의 정실 부인 이약추였다.
소강은 아들을 좋아했으나 옥아는 이 아이를 싫어했다.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면 아이를 때려 분을 풀었다. 아들이 열 살 때 옥아는 남편에게 불만을 품고 이혼할 생각을 했다. 이때 그녀는 또 임신한 것을 알았다. 그래서 이혼할 생각을 버렸다. “이 아이가 결혼생활을 구했어요.” 2015년 둘째 아들이 태어났다. 아이는 매우 사랑스러웠다. 그가 바로 지난날의 난주였다. 옥아는 느낌에 이 아이가 한때의 딸이라고 느꼈다. 그녀는 이 아이를 정말 좋아했고 남편은 그녀가 편애한다고 말했다.
6개월짜리 어린이는 손으로 형의 얼굴을 꼬집기 좋아했고 형이 소리 질렀는데 반대로 동생이 놀라 울었다. 그래서 동생이 다시 형의 얼굴을 꼬집을 때 형은 다시 아픔을 참고 소리를 지르지 않았는데 동생이 놀랄까 염려했다. 이것은 정말 하나씩 갚는 것이었다. 전생에 호강의 큰 부인이 난주를 꼬집을 때 난주에게 소리를 내지 못하게 했는데 금생에 동생이 형을 꼬집으니 바로 되돌아온 것이다. 난주의 남편이었던 김진은 금생에 그의 작은 이모가 되었다. 이모는 자기 언니를 매우 좋아하여 두 사람의 마음에 격의가 없었다. 이모는 2017년 딸을 낳았는데 이 딸이 바로 옛날 하녀 아복이었고 이모의 부친은 전세의 둘째어머니였다.
윤회 중에 인연이 있는 사람은 모였다 흩어지고 돌고 돌아 이번 세에 또 함께 모였으니 정말 기기묘묘하다. 사람의 원력(願力)은 정말 장난이 아니구나. 옥아는 호강과 내세에 부부가 되길 희망했는데 이번 세에 마침내 소원을 이뤘다. 설령 이번 세에 그녀가 이혼할 마음을 가졌으나 그것 역시 사람이 업력의 장애에 미혹된 것이었다. 난주는 자기 부모와 한 가정을 이루기 희망했고 그녀의 간절한 소원은 마침내 실현되었다. 난주의 남편 김진은 아내가 하녀 아복에 대해 말했기 때문에 아복에 대해 감사하는 뜻이 있었으며 이번 세에 두 사람은 모녀가 되었다. 김진은 마찬가지로 난주의 계모 이약추에 감사했는데 그녀가 난주가 춤과 인연을 맺도록 해주어 자기가 난주를 알게 해주었기 때문이었다. 이 일세 두 사람은 이모와 큰 외생질의 관계가 되었다. 이모는 두 외생질에게 매우 잘 대해준다.
여기에서 나는 다시금 연분의 얽힘을 감탄한다. 진심으로 사람들이 연분 중에 선연을 널리 맺고 악연을 선해하기 바란다.
원문위치: http://www.zhengjian.org/node/251310